<회원 글>
가끔씩 떠나는 단풍산행,
2년 전 다녀온 곳이라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단풍 시기를 정확히 맞추기가 어렵고 더구나 하루 일정의 산행과 단풍을 즐기기엔 부담이 되어 하루 전 떠난 답사여행..
위치와 고도에 따라 너무 다른 모습으로 반겨주는 단풍,
어디선가엔 이미 떨어진 낙엽이 자리 잡고 있고, 아직 푸른색이 가시지 않은 낙엽은 지나간 여름이 아쉽다고, 노랗게 물든 낙옆은 가을이 어서 깊어 가라고 마구 손짓하는 듯하고,
어느 순간 걸음이 느려짐을, 이상하리만큼 천천히, 더 천천히 걷게 만들고, 발걸음마저 한 박자, 두 박자 느려지고,
눈길마저 이곳저곳을 빠르게 훑지 말라고 재촉 하는 듯하고..
노랗게 불타듯이 번져가는 단풍은 눈이 부실만큼 황홀한, 감성적인 교감을 한층 끌어올리고,
드넓은 능선을 따라 웅장한 무토의 대지위에 뿜어내는 하늘 풍경은 그 자체로 깊은 감동을 자아내고,
굽이 굽이진 산길을 올라 노랗고 푸르른 물결의 호수와 숲을 보는 순간 왜 사람들이 Bishop, Bishop..
말하는지 이유를 알 수 있는 듯하고..
하늘은 참 푸르고 아름답고, 산 길을 휘감는 바람은 상큼함을 넘어 가슴까지 아리게 하고, 엊그제까지 뜨거웠던 햇살은 따사롭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고,
시원한 물 흐르는 계곡에 떨어진 노오란 비늘, 산 길은 한 잎 한 잎 낙엽으로 덮여 있고,
맘껏 즐기라고 1, 2진으로 나누어 산행하다 보니 이미 도착한 1진은 너무도 멋지고 아름다운 풍경에 흥겨운 산악 노래자랑이 펼쳐진 듯 떼창의 노랫소리가 무전기를 통해 들려오고, 갈 길 바쁜 2진도 덩달아 엉덩이를 들썩이며 춤을 추고,
어른은 어른인데, 오늘은 엉뚱한 행동을 하고, 너무도 밝고 낭만의 웃음에 나이 듦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 너무도 자연스럽고 뻔뻔해지고, 수줍음을 잃어버린 날인 듯하고,
파란 하늘아래 더 푸르게 펼쳐진 호수도 반기고, 살짝 싸한 달콤한 바람도 사각사각 귓가에 “오늘 마음껏 즐기라고..” 속삭이는 듯하고,
호숫가 큰 나무밑에 차려진 숲 속 식당에선 하나하나의 음식이 너무도 푸짐하고 든든하여 웃음이 떠나질 않고,
깊은 생각에 빠져 잔잔한 실웃음으로 너무도 황량한, 아무것도 없는 바위산을 바라보니 아무런 요동없이 너무도 고요한 세상에 그 틈에서 자란 작은 나무들이 더 아름답고 소중하게 느껴지고,
오늘은,
멋지고 아름다운 풍경 찾아 4시간여 산 넘고 길 건너 찾아왔기에 더 즐거운 날,
가장 가을의 향기를 잘 맡을 수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서 마구 뿜어져 나오는 가을내음에 흠뻑 취한 날,
꽉 막힌 틀을 벗어나 밖으로 멀리 떠난 산행, 모든 것 잠시 까맣게 잊고 세상 심부름, 세상 소풍 나온 날,
가을단풍의 절정기, 여기저기가 노랗게 물든 최고의 아름다움에 감탄사가 멈추지 않은 날,
가을이 되어 덜어내고, 비워내고, 털어내서 텅 비어있는 마음에, 쓸쓸하고 외로운 마음에 풍성함과 감사함을 한 아름 선물받은 날,
굳어있던 가슴을 뛰게 만들고, 지친 삶을 윤기 있게 만드는 설렘이 가득한 날, 그래서 살맛 나고 세상이 행복한 날,
모든 것이 마냥 즐거워 앞발이 뒷발을 쫓아오는지, 그림자가 벗겨졌는지, 발목이 걸렸는지 아무래도 모두 좋은 날,
호수 보며 앉아 웃고, 단풍 보고 일어서서 춤춘 날,
비와 눈, 어머니 글자만 봐도 금세 눈물을 보이고, 세상이 안타깝고 서러워서 울 때가 대부분이었는데, 오늘은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여서 눈물이 난 날, 가슴이 뜨거워서 눈물 흘린 날,
좀 늦은 시간 도착해 멋진 여행의 뒷풀이로 한참 취해 “고마워요, 감사해요” 짧은 편지 쓰고 바로 쓰러진 날..
◇ 산행일정 안내할 때 눈을 떼지 않고 집중해 주셔서 감사했어요!
◇ 같이 걷고 모두 정상에 올라 마음껏 즐겨주신 분들 너무 감사했어요!
◇ 푸짐한 식사를, 맛난 음식을 넉넉히 차려 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 모든 것 가리지 않고 잘 먹는데, 특히 팟빵을 5개나 선물 받아서 너무 고마웠어요!
◇ 지친, 짜증 난 얼굴 없이 딱 거기까지만 행복해서 고마웠어요!
◇ 잠깐의 작은 문제가 있었지만 내일처럼 나서 잘 처리하고 모두 안전하게 잘 도착하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한번 읽어보고 자려는데, 시작부터 목이 메어 한동안 말을 잊지 못하고 그냥 실컷 울고 쓰러진 날..
신계행 님의 '가을사랑' 노래는 몽롱한 상태로 듣다 전부 듣지도 못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