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보 경주 여행, 토요일 밤엔 '이곳'으로 - 안압지

[서마지기(兪善在)]

경주여행, 토요일 밤엔 '이곳'으로

조선닷컴 미디어취재팀 media@chosun.com

입력 : 2010.06.16 20:16

매주 토요일 안압지서 화려한 공연 열려‥

"지난 토요일 안압지에 왔다가 오늘 또 왔어요. 원래 국악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경주시 안강읍에 사는 장옥기(40,여)씨는 국악을 전공하는 딸과 함께 안압지를 찾았다. 사적 제 18호인 안압지에 세워진 특설무대에서 남원시립국악단 공연이 볼만하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맑은 날씨 덕분인지 시내는 한산한 반면 안압지 주차장은 공연 시작 2시간 전에 만차가 되었고 주최 측에서 준비한 3천석의 객석마저 모지란 상황이다. 이들보다  늦게 입장한 고객들은 공연이 보이는 곳이면 어디든지 자리해 면적 7만 141.5㎡의 안압지를 가득 채웠다.

▲ 토요일 저녁마다 공연이 열리는 안압지.

하늘에 어둠이 깔리고 안압지를 밝히는 조명이 들어오자 남원시립국악단의 국악가락이 울려 퍼졌다. 흥겨운 가락이 이곳 문화재와 잘 어울렸다. 

공연 중간에 최근 인기리에 끝난 KBS 드라마 '추노'의 OST가 국악으로 연주되자 안압지를 찾은 관객들은 일제히 탄성을 지르며 따라 부르기까지 했다. 그렇게 한 시간 동안 이어진  공연은 막을 내렸다.

이번 공연을 끝까지 관람한 손화영(65,남)씨는 "안압지는 신라 때부터 연회장소로 알고 있는데 상설공연도 같은 성격이어서 전통을 잘 살린 것 같다"며 "매주 공연을 한다니 앞으로 자주 와야 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안압지는 삼국 통일이 완성된 문무왕 때 지금의 경주시 인교동에 축조된 왕족 전용 휴식처다. 왕족들은 별궁인 임해전과 여러 부속 건물은 나라의 경사가 있을 때나 귀한 손님을 맞을 때 신라의 지도 모양으로 판 못을 바라보면서 연회를 베푼 곳 이다.

▲ 지난 6월 5일 '남원시립국악단'의 공연

이번 공연을 기획한 김정현씨는 "경주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야간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2003년 안압지 곳곳에 야관경관등 400여개를 설치하고 이듬해부터 주말 밤마다 공연을 마련하고 있다"며 "2008년 15만여명이 관람, 최고를 기록하는 등 매년 12만명 이상이 주말 야간공연을 찾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어 올해 계절별 테마공연을 준비하고 무대 시설을 대폭 정비해 최상의 조건에서 공연과 관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2010 안압지 상설공연 포스터

지난 5월 22일 개막한 2010 안압지 상설공연은 10월 말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마다 다양한 공연이 펼쳐지는데 이번이 세 번째 공연이다. 2007년 4월 17일 첫 무대를 시작으로 벌써 144회를 맞았다. 경주시민은 무료, 타지역 관광객들은 1천원이다. 문의는 054)748-7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