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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국내] 안성여행 | 여행일기 | 2004/10/12 00:33 |
http://blog.naver.com/mcgyv2r/6505063 | |
![]() 비가 올 것 같다는 일기예보와 달리 화장했던 10월 10일 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 서둘러 나설 준비를 했다. 눈도 뜨지 않는 원준이 흔들어 깨워가며 부랴부랴 준비했다고 했는데도 벌써 10시 30분. 애가 없었으면 벌써 여행지에 도착해 있을 시간이다. 그래도 어째~~~ 데불고 가야지.
정준이랑 고모까지 합세해 나선 곳은 안성. '안성맞춤'의 고장이라고만 알고 있던 곳인데, 얼마전 신문에서 봤다며 원준엄마가 들고 온 여행기 하나만 믿고 길을 나선 것이다. 지도를 살펴 보니 여름에 다녀왔던 '한택식물원'에 가까운 곳이었다. 그 때는 너무 더워서 식물원만 보고 서둘러 돌아왔던 것 같은데, 이날은 날씨가 선선해서 아주 좋았다.
첫번째 방문지는 청룡사. 원래 칠장사에 가려고 했으나 아이들이 있어 되도록 여행경로를 줄이다보니 이곳에 들리게 되었다. 칠장사는 고려시대 절이라고 하는데 여러번 중수했다고는 하지만 첫눈에 오래된 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보통 차를 세워두고 절까지 이르는 10분 내지 20분 동안의 산책로가 절 구경의 백미인데, 칠장사는 아쉽게도 주차장 바로 옆에 절이 있어 그런 맛은 없었다.
[절에 가면 역시 물맛을 봐야...]
여담이지만, 어느 절이나 차를 세워두고 나서 절까지 이르는 길은 되도록 사람만 다니도록 했으면 좋겠다. 사천왕상을 지나는 문이 세속과 절과의 단절을 의미하듯이, 차를 놓고 절까지 걸어올라가는 그 길에서 짧게나마 단절을 통한 상념에 젖어보는 것도 꽤나 운치가 있지 않을까? 그런데 요즘 사찰길은 온통 먼지바람 흩날리는 고급승용차나 음식점 차가 점령해 버렸다. 부처님 앞으로 나아가는 그 짧은 길도 못 걷겠다고 버티는 중생들이라니!
여행 TIP: 산본에서 안성 가는 길은 산본-49번 국도-평택안성간 고속도로-경부고속도로-안성 IC를 이용하는 것이 여러 모로 편리하답니다.
두번째 들린 곳은 윤희네 포도농장. 원래 포도밭에 주렁주렁 달린 포도를 기대하고 찾아갔으나, 아뿔싸, 포도는 추석 근처가 한철이라! 이곳 저곳을 잘 안다고 자부하지만 역시 외지인은 외지인이라고 유홍준 교수가 책에 쓴 절구가 기억나는 대목이다. 아뭏든 포도 다 떨어진 포도나무 밑에서 애덜 좀 놀게 하면서 포도랑 포도즙이랑 듬뿍 사왔다. 가끔 이렇게 사는게 더 속는거 아니냐는 의문을 갖고 사시는 분덜도 계신데, 여행의 추억정도로 알고 사는거지 꼭 産地에서 사는게 더 낫기 땜시 사는 건 아니다는 점을 강조한다.
세번째 들린 곳은 서일농원이라고 경기도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slowfood 사업의 대표주자라고 한다. slowfood는 fastfood의 맞은 편에 선 개념이라는군~! 처음에 농원에 들어서면 우와 뭔가 대단한 것이 있는 것 같은데, 실상 둘러보면 볼 것은 그리 많지 않더라. 그래도 깨끗하게 단장된 동네공원 같은 곳이라 아덜 풀어놓고 잠시 담소 나누기도 좋고, 개운한 된장 청국장에 점심 한 그릇 비우고 나오면 우리 농산물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볼 계기가 될 것 같다. 비싸긴 하더만 우리 청국장, 된장 등을 판다고 한다. 웰빙족덜은 관심 가져볼 만 하다.
여행 TIP: 들어가자마자 밥 시키고, 전화번호 적어놓고 농원 한바퀴 둘러보면 시간이 딱 맞는다. 손님이 워낙 많아 밥 나오는데 보통 30분 정도 걸리기 때문. 돌아보고 나와서 밥먹자고 한 우리처럼 낭패보기 쉽다.
[뒤에 보이는 것이 서일농원의 자랑, 장독이다]
마지막 행선지는 너리굴 문화마을. 산꼭대기에 누가 지어놓았는지는 모르겠으나 1박 2일 체험코스로 훌륭히 추천될만한 곳이다. 주로 수공예품 만들기, 천연염료 염색하기 등등을 체험하는 코스로 이루어진 것 같은데, 그냥 놀러간 우리덜은 사진만 열심히 찍고 공예품 몇 개 사는데 만족했다. 아덜은 사슴과 염소에 환장해 이리 저리 뛰어다녔다. 산꼭대기에 있어 공기도 좋고 사진찍는 폼도 나더라. 식당, 찻집 모두 경관이 좋을 것 같았지만 아덜 피곤해 하는 것 같아 서둘러 내려왔다.
[문화마을에서 바라본 전경. 작품사진을 노렸으나 실패했다]
[이것들은 사진만 찍으면 포즈가 왜 이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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