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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나라 사람 중에 술을 만들어 파는 사람이 있었다.
술도 넉넉히 주고 친절하여 손님들이 많았는데 언제부터인가 점점 손님이 줄어들더니 급기야 손님이 뚝 끊기고 문을 닫을 지경이 되었다.
주인은 마을에서 가장 지혜롭다는 어른을 찾아가 그 이유를 묻자 그 어른은 이렇게 대답한다.
“너희 집 개가 사나워 그런 것이다.
너희 집에 손님이 오면 개가 그토록 짖어대고 동네 아이들이 술심부름이라도 오면 사납게 짖어대며 위협을 하니 누가 너희 집에 오겠느냐? 손님이 끊기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韓非子에 나오는 猛狗之患 (맹구지환) 이야기이다.
狗猛則人畏 (구맹즉인외)
개가 사나우면 사람들이 두려워한다.
주막집에서 개의 역할은 무엇일까?
도둑을 잘 지키고 집안사람을 반기면 되는 일이다.
개는 영리해서 집식구를 만나면 온갖 재롱을 다 부린다.
특히 먹을 것을 주는 집식구에게는 온몸을 던져가며 갖은 재롱 다 부린다.
물론 천성적으로 사나운 개는 주막에 키울 수도 없고 키우지도 않는다.
대부분 주막집 개의 역할은 재롱을 떨며 손님을 반기라는 역할이 주어지게 마련이다.
그렇다면 주막집 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맹구’는 한자로는 사나운 개를 뜻하지만
한글로 표기되면 우리를 즐겁게 해주는 개그맨을 연상시킨다.
개그맨 ‘맹구’는 바보 캐릭터로 표현된다.
말 할 때면 버벅 대고, 남의 말은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허둥대며 과장된 몸짓을 하고 넘어지고 떨어뜨리는 등 실수를 연발하고 분위기 파악 전혀 못하고 .......
실제로는 개그맨들이 일반인보다 훨씬 명석하고 지혜롭다는 것이 통설이다.
그러나 바보흉내를 내며 늘 밝은 표정으로 남을 즐겁게 해 주는 역할을 한다.
사람들은 개그맨이라 바보흉내를 낸다 여기지만 그 개그맨을 바보라여기는 사람은 바보 같은 어린아이일 뿐이다.
생전에 자신을 낮추어 ‘바보’라 하셨던 김수환 추기경이시지만 세상사람 누가 김수환 추기경님에게 ‘바보’라 할 수 있을까?
우리사회의 크고 작은 조직이던 옛날 주막집이던 ‘주막집 개’의 역할은 사나운 ‘猛狗’가 아니라 오히려 한글로 표기되는 ‘바보 맹구’ 역할이라 여겨지는데 오히려 사나운 ‘猛狗’의 모습으로 착각하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