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아리랑과 잉카를 함께 쓰고 있습니다.
비교를 목적으로 번갈아서요.
재미있네요.^^
이렇게 멋진 블레이드들을 제공해 주신 탁구닷컴에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제 주력 러버 P7을 두 블레이드 공히 양면에 사용하면서 둘을 비교해왔고, 요 하루 이틀 전부터는 티바의 에볼루션 시리즈를 조합하고 있는데...
우선 간단하게나마 두 블레이드의 기본적인 차이점들만 언급해 볼까 합니다.
에볼루션 시리즈와의 조합 후기는 천천히.^^
아리랑은 얼마 전 사용기에도 썼듯이 제 2년 주력이었던 칼릭스를 단방에 물리치고 주력 자리를 꿰어참과 동시에 칼릭스 당수(자칭) 지위마저 코난님께 넘기고 새로이 아리랑 당수(역시 자칭)에 취임토록 해 준 엄청난 블레이드입니다.
지금 양면 P7 조합으로 제 주력으로 확정된 상태입니다.
그러던 차에 이미 출시된 지 꽤 되었지만 이 아리랑과 많이 닮은 형제 사이라는 잉카가 궁금해졌고(많은 분들이 그렇듯이) 탁구닷컴의 배려로 이렇게 비교사용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주일 정도의 간단한 시타를 마친 지금, 간단히 두 블레이드를 비교하자면...
형제 맞습니다. 그런데 어찌 보면 많이 비슷하고 또 어찌 보면 많이 다릅니다.
우선 기본적인 반발력은 그 자체만으로는 거의 같다고 느껴집니다. 그러나 타법에 따라 많이 다른 결과를 보입니다.
포어핸드 롱 랠리를 시작하면 잉카가 빠릅니다. 백핸드 하프발리 역시 잉카가 빠릅니다.
이런 단순한 타법에서 잉카는 단단하고 경쾌하면서 짧은 울림을 가지며 임팩트 시 힘의 강약을 조절하여 공의 비거리 조절을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줍니다.
아리랑은 잉카에 비해 부드럽고 둔중하게 울리며 묻혀서 잡았다 던지는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힘과 비거리 조절보다는 각도와 스윙 궤적을 조절하게 됩니다.
회전을 주지 않는 단순한 플랫 타법에서 잉카는 각을 열어서 두껍게 맞춰 힘조절을 하게 되고 아리랑은 약간 단힌 각으로 스윙을 채 올려서 전진회전을 주고 싶게 만드네요. 그렇게 할 때 각각 기분이 좋아집니다.
잉카는 블레이드 전체 두께가 공을 단단히 받쳐주는 기분을 경쾌하게 느끼게 합니다. 뒷면 러버가 단단하고 무거우면 앞면 공에 힘이 훨씬 더 실릴 듯한 기분입니다. 뒷면 러버가 가볍고 부드럽고 얇으면 앞면에서도 공이 날릴 것 같습니다. 블레이드와 앞 뒤 러버의 일체감이 느껴집니다.
아리랑은 표면에서 잡아주면서 전체 두께의 중간 정도 깊이까지 묻히는 기분을 받습니다. 무척 깊이 묻히지만 마치 뒷면 러버는 영향을 받지 않게 하려는 듯한 묘한 기분입니다. 약간은 기계적인 맞물림... 오스카도 좀 그런 기분이었다는 기억이...
파트너에게 좀 강하게 공을 때려보도록 주문하고 블록을 댑니다.
잉카는 역시 열린 각으로 두껍게 받아들여 힘을 죽이게 만듭니다. 그렇게 할 때 컨트롤이 잘 되고 블록의 효과가 좋아지니까요.
잉카의 블럭은 칼릭스2의 그것과 너무나 흡사합니다. 최고의 힘조절을 가능하게 합니다. 공을 그냥 죽여서 떨어뜨립니다.
아리랑은 마찬가지로 오는 공의 힘을 잘 죽이지만 잉카와는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블레이드 전체가 힘을 흡수하지 않고 표면과 중간층 정도까지만 작용하여 순간 공을 물컹 움켜잡았다가 놓아주면서 상대의 회전과 힘을 죽여 내려놓는다고나 할까요... 이게 말로는 참 표현하기 힘든 감각인데... 순간 잡아서 다스려서 온순하게 만들어서 내려놓는 기분?^^
잉카가 직접적인 블록 감각으로 공을 빠르게 맞이하여 죽인다면 아리랑은 일단 잡아서 그러면 안돼~ 하고 뭔가 타일러서 살짝 내려놓는 듯한...ㅋㅋ
잉카의 블록은 칼릭스2와 정말 많이 비슷하고 아리랑은 칼릭스와 더 비슷하지만 칼릭스보다도 더 오래 붙잡았다 내려놓네요.
이제 제가 드라이브를 걸어 봅니다.
잉카는 때려서 두껍게 걸 때 힘이 나고 잘 들어갑니다. 힘과 거리를 조절하게 됩니다.
아리랑은 잡아 채듯 길게 끌고갈 때 힘이 나고 잘 들어갑니다. 각과 스윙을 조절하게 됩니다.
플랫타법에서의 느낌과 거의 같네요.
같은 방식으로 드라이브를 할 때 비거리는 아리랑이 더 길게 나오는데 이는 제 드라이브 스타일 때문이리라 생각합니다.
플랫타법에서는 잉카가 빨랐는데 말이죠... 두껍게 때리는 드라이브를 하면 잉카가 더 강할 것 같네요. 제가 실전에서는 그런 때리는 드라이브를 거의 구사하지 않기에 연습 때 몇 차례 시도만 해 보았는데 기분도 그렇고 실제로도 그런 것 같습니다. 잉카가 때리는 스타일에는 더 좋습니다.
(이건 P7에서 얘기고 MX-P는 조금 달랐습니다. 그 얘긴 좀 더 써 보고 다음에 올리겠지만... MX-P 조합에서는 모든 타법에서 잉카가 더 짜릿하네요. 아리랑에 MX-P는 비거리가 너무 길게 나와서 단기간에는 적응이 아마도 힘들 것 같습니다.ㅎㅎ 주욱 끌고가는 제 타법에 아리랑과 MX-P 조합은 너무 잘 나갑니다... 때려도 잘 나갑니다. 세세한 조절이 힘들 정도로 오버미스가 작렬하네요. 아마 시타 며칠 후에는 떼어낼 듯. 잉카에는 아주 좋습니다. 제 경우에 한해서입니다.^^ 길게 끌리는 궤적의 묵직한 드라이브를 원하시는 분께는 강추조합이죠. 저는 워낙 사이드 라인을 끊는 깊은 각의 짧은 드라이브를 선호해서...ㅋㅋ)
스매쉬를 해 봅니다.
잉카는 시원하게 캉캉거립니다. 공도 쭉 뻗구요.
아리랑은 여기서도 또 붙잡고 있네요.ㅎㅎ 덕분에 컨트롤은 좋습니다. 잉카의 스매쉬가 캉캉이라면 아리랑의 스매쉬는 퍼엉퍼엉거립니다.
두 블레이드의 공격력과 스매쉬 속도 등은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기본 반발력이 비슷해서겠죠. 치는 사람의 기분이 다를 뿐입니다.
단, 아리랑은 바로 때리는 것보다는 약간의 전진회전을 섞어주는 편이 안정감이 배가됩니다.
서브나 리시브, 대상 기술들은 그리 큰 차이가 없네요. 물론 감각적으로 미세한 차이는 있지만 적응하면 금방 못느낄 정도입니다.
스톱이나 리시브에서 잉카의 중심부가 아리랑보다 좀 더 튕기는 기분이 더 있다는 것이 좀 다릅니다. 살살 쳐야 되네요.^^
그립감이나 무게감은 동일하군요. 설계가 같으니까 당연하겠죠.
저는 86그람 아리랑과 85그람 잉카를 사용합니다. 그립은 둘 다 ST입니다.
결론적으로...
둘은 형제 맞는데, 기본 성능과 스펙은 많이 닮았지만 타구감과 성격, 쓰임새는 꽤 다른 개성 강한 형제입니다.
칼릭스와 칼릭스2 형제의 차이보다 감각적인 면에서 더 다르다고 봅니다.
칼릭스 형제는 감각은 비슷하지만 힘이 다른 형제라면, 잉카와 아리랑은 힘은 비슷하지만 감각이 다르고 취향이 다른 형제입니다.
둘 중 개성은 잉카가 훨씬 강합니다.
아리랑은 사실 거의 누구나 쉽게 적응할 무난한 성격입니다. 거기 반해 잉카는 짧은 기간으로는 좀 힘들 법한 뚜렷한 개성을 지니고 있네요. 꾸준한 임팩트 능력이 부족한 분들은 네트 미스와 오버 미스를 남발하시겠습니다.^^
잉카는 단단하고 경쾌한 감각으로 힘을 조절하여 두껍게 치는 스타일, 아리랑은 부드럽고 깊이 잡아주는 감각으로 끌고가는 회전 위주의 스타일에 어울리겠습니다.
파워 위주의 게임을 하신다면 잉카, 여러 가지 기술들을 즐기며 올라운드 플레이를 하신다면 아리랑이 낫겠습니다. 하지만 둘의 파워는 다 강합니다.^^ 기분이 다를 뿐입니다.
에볼루션 시리즈와의 조합은 좀 더 사용해보고 천천히 올리겠습니다.
공룡.
첫댓글 예전부터...잉카 한번써보고싶었는데...기회가되면 써봐야겠네요...빨리...^^
이런 정보가 고급 정보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