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령-가지산-석남령-능동산-배내재…영남알프스서 춤추는 낙동정맥
석봉산악회 제1676차 낙동정맥 18구간 산행
대상산 가지산1240m 경북청도군 운문면 경남밀양시 산내면 울산시 상북면 날짜 2010년 1월 31일(당일)
산행회수 석봉 제1676차 낙동정맥 종주 18구간
산행 거리 산행 시간 10.1km(도상) 5시간55분
출발 일시 장소 31일 08시 영광도서 앞
산행 시작 장소 31일 9시20분 운문령(청도군 운문면 울주군 상북면)
산행 매듭 장소 31일15시15분 배내고개 (울주군 언양읍상북면)
부산 도착 시각 16시30분 동래 온천장 금강공원 입구
산행 코스 주요 지점 및 시각
09:20 운문령600m-4.4㎞/145분-11:45 가지산1240m-12:20 헬기장서 식사 후 출발-2.5㎞/63분-13:23 석남령770m-2.5㎞/67분-14:40 능동산983m
-0.7㎞/35분-15:15 배내고개660m-15:20 배내고개서 버스 출발
참가회원 38명 장선수 서진경 노직수 김영희 조종임 노병복 전광우 김사일 권선희 박동진 조정선 최계순 김수환 이선화 이상민 김경이 김숙여 한영우 최남준 김인철 이선균 김종배 이미옥 강태석 유순옥 김종길 조영제 오필업 박운하 유은주 전병목 반영숙 이정완 구순자 강해룡 최종문 전영택 김철우
회비 30,000원 지도 국립지리원발행 1:50000 언양
날씨 맑음 바람 약간 싸늘하지만 산행하기 적당
교통편 45인승 관광버스
산행대장 김철우
기타 부산 동래온천장서 목욕 후 평생교육원 입구 기사 식당서 식사.
산행 코스 상세한 통과 지점
09:20 운문령서 산행시작-09:50 상운산 갈림길 휴식-10:00 휴식 후 산행시작-10:20 귀바위 전망대-10:35 상운산1114m-10:45 임도 산길 진입-11:00 쌀바위 앞 임시휴게소-11:45 가지산-12:20 정상 바로 아래 헬기장서 점심 식사 후 출발-13:23 석남령-14:40 능동산981m-15:15 배내고개
성금 성품
조종임 야쿠르트 김철우 밀감한상자 중국술 한병
경비 관련
회비 37⨯30,000=1,110,000원
지출
기사비280,000원 목욕비 125,000원 식사비 210,000원 술값 24,000원
계 639,000원
잔액 471,000원
산행 이모저모
등산하기 안성맞춤의 날씨. 더구나 오늘 산행은 낙동정맥 종주산행에서는 아주 드물게 38명이 참가했고 거기다 운문령에서 배내고개까지는 부산 산꾼에겐 집 안마당이 다름없는 너무나 낯익은 등산로.
운문령 고개마루의 오른편 포장 안 된 임도가 들머리. 한명을 제외한 37명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앞으로 나아간다. 참 많은 인원이라 대장인 나는 이 산행대열을 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하다.
낙동정맥 종주에 이렇게 많이 오다니. 겨울 가지산의 매력, 익숙한 코스지만 다시 확인하고픈 호기심이 참가 동기 일 것이다. 하지만 호쾌한 하늘금을 만드는 영남알프스의 산줄기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에 목마른 산꾼이 많았을 것이다. 가지산은 사철 언제나 마음을 흔드는 산이다.
임도가 있지만 산길을 따라 능선을 오른다. 임도를 서너번 건너자 본격적인 산줄기 길이 열리고 작은 소나무와 참나무 류가 숲을 이뤘다. 앞에 우뚝 선 바위가 귀바위. 이 바위를 지나 된비알을 올라서자 상운산(1117m)이다. 표석과 이정표가 반긴다.
상운산은 고스락이 좁지만 그래도 툭 트여 볼거리가 대단하다. 우선 17구간 때 올랐던 고헌산이 오른편에 솟았다. 언양 일대와 들판 너머로 문수산이 고개를 들었다. 쌀바위와 가지산이 우뚝하다. 신불산 간월산과 두 산을 잇는 낙동정맥이 부드러운 곡선을 만든다.
상운산에서 서북쪽으로 산줄기가 길게 뻗어가 저 먼 곳에서 아슴푸레 끝난다. 산줄기 왼편은 학소대 폭포가 있는 학심이골, 오른편은 울창한 숲과 물이 넘치는 계곡이라 여름철은 도로가 온통 주차장으로 바뀐다.
이 계곡 이름이 신원천. 신원천은 운문령 턱밑에서 발원하는데 물길 따라 상류 오른편은 문복산(1013.5m), 중류어림에 옹강산(832m)이 솟았다. 상원산에서 가장 가까운 봉우리가 1038봉이고 그 너머 고개가 배넘이재다. 배넘이재에서 올라간 봉우리가 지룡산 상봉으로 823m이고 진행방향의 왼편 기슭에 사리암이 있다.
지룡산 상봉에서도 한참동아 산줄기를 타야 우리가 지룡산이라 부르는 658.8봉에 당도한다. 이 봉우리에서는 주로 북대암으로 하산한다. 상원산에서 지룡산을 잇는 산줄기를 타면 등산의 장쾌한 맛과 멋에 흠뻑 빠져든다. 부산근교에서 드물게 만나는 상쾌한 종주 코스다.
상운산에서 낙동정맥은 내리막이고 곧 임도다. 임도에서 다시 산길을 탄다. 주로 임도를 걸어 쌀바위로 가는데 낙동정맥 종주는 산줄기 길을 가야 한다. 이미 37명 대열은 선두, 중간1, 중간2, 후미의 4패로 나누어 져 끼리끼리 산행을 한다. 인원이 30명이상일 때 일사분란하게 산행을 하는 건 무리다. 산행에 대한 간섭이 심하면 개인이 추구하는 산행을 방해할 수도 있다. 탈락 등 위기사태가 아니면 개인의 자유로운 등산, 무질서 속에 질서가 있는 등산이 되게 해야 한다.
쌀바위 아래 간이휴게소는 그 앞에 나무로 만든 전망대와 함께 산꾼들에게 오르든 내려가든 잠시 쉬는 쉼터로 안성맞춤. 오늘은 바람이 심하게 불지 않아 햇볕이 부서지지 않고 온전하게 내린다. 하지만 따뜻하고 아늑한 숨결은 찬 공기 탓에 느낄 수 없다. 쌀바위 뒤편 능선은 한결 고도를 높인 탓에 아래편보다 공기의 맛이 한결 담백하고 감미롭다.
한 겨울 가지산은 눈이 많은데다 혹한으로 고생하기 마련인데 오늘은 전혀 그렇지 않다. 우선 눈이 없고 얼어 붙은데도 보이지 않았다. 정상 밑 음지의 급경사에는 나무계단이 생겨 옛날처럼 빙판길은 없다.
눈이 없는 가지산, 혹한이 없는 가지산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데 오늘 실제상황은 눈도 혹한도 없다. 내려오는 산꾼도 있지만 예년처럼 크게 붐비지 않는다. 많은 산꾼들이 눈 많은 산을 찾아 몰려 간 때문이다.
선두와 후미 사이도 크게 벌어져 시간의 틈도 30분정도 넓어졌다. 오늘 산행 중 제일 높은 가지산 1240m에 올랐다. 영남 알프스의 주봉답게 풍광과 전망이 끝내준다. 한겨울에 가지산 고스락 바위봉에 눈이 없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바람조차 그렇게 차지 않아 발아래 이곳저곳을 보고 또 보면서 ‘경치의 바다’ 속으로 깊이 가라앉는다.
문뜩 다시 세상으로 돌아와 바로 아래편 헬기장으로 내려가 점심식사를 한다. 이 시간이 가장 재밌고 즐거운 시간임을 산꾼들은 다 안다. 식사 후 다시 고스락을 오르지 않고 고스락 아래편 기슭을 가로지른다. 이 길은 올라오는 꾼들도 많아 여기저기서 잠시 멈춰 길을 튼다.
한겨울 눈이 없는 가지산, 얼음조차 없는 가지산을 뒤로하고 석남고개에 섰다. 아래편 석남터널은 이제 차들이 뜸하다. 그 아래편 산자락에 더 멋진 터널이 뚫려 언양과 밀양을 이어주므로 굳이 꼬불꼬불한 이 도로를 올라 그 위에 있는 터널을 통과할 차는 없다. 간혹 등산객을 태운 차가 외로움에 떨고 있는 터널을 위로하듯 굉음을 토하면 지나갈 뿐이다.
낙동정맥은 석남고개를 곧바로 지나 능동산으로 간다. 왼편은 언양 땅이 펼쳐지고 오른편은 밀양 땅과 가지산-운무산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능선을 따라 걸을수록 풍광이 조금씩 바뀐다.
능동산을 오르는 길은 나무계단으로 바뀌었고 이 계단이 끝나는 곳에서 오른편이 고스락으로 가는 길, 왼편은 배내재로 내려가는 낙동정맥인데 이곳도 나무계단이다. 능동산은 갈림길에서 5분 거리이므로 올랐다가 내려가는 게 좋다.
능동산 고스락(983m)에서는 천황산-재약산, 간월산-신불산-영취산 산줄기가 물결로 다가와 산행의 피로를 씻어준다. 능동산에서 배내고개까지는 내리막으로 20분정도. 배내고개는 창고 같은 집들이 많이 들어섰다. 석남사 쪽에서 오는 포장도로는 270도를 돌 정도로 ‘구절양장’인데 이를 고치는 도로 직선화 공사가 한창이다.
애초 계획은 간월고개까지 산행을 하려했으나 그곳까지 버스가 올라갈 수 없어 오늘 산행을 여기 배내고개에서 접었다. 9시20분에 산행을 시작해 오후3시15분에 산행을 끝냈다. 10.1km를 5시간55분 동안 산행했다. 인원이 많은 데다 잘 아는 코스라 효율적인 산행보다 자율에 맡기는 산행을 하다 보니 예상보다 시간이 좀 더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