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수), KGC인삼공사 대 현대건설 경기를 되돌아 봤습니다.
오늘(23일, 토), 조금 있으면 현대건설 대 도로공사 빅매치가 열리는데요. 어제 승부를 예상해보는 글을 쓰기도 했지만, 현대건설의 경기력을 한 번 체크해보고 싶었습니다.
우선 이날 경기, 양팀의 스타팅라인업을 소개합니다. 인삼공사에서는 알레나 선수가 스타팅으로 복귀했고, 현대건설에서는 고유민 선수가 먼저 코트를 밟습니다. 보도된 바로는 황민경 선수가 무릎 부상이 있어 휴식을 줬다고 하네요.
경기는 네이버스포츠의 Full 중계영상으로 3세트 15 대 9, 현대건설이 앞선 시점까지 봤습니다. (그 뒤론 더 안봐도 될 것 같아서...)
우선 현대건설의 경우 황연주 선수 컨디션이 확실히 좋아보이더군요. 그렇게 높이 점프하는 것 같지도 않아 보이는데, 힘을 모았다 팍팍! 간결한 스윙으로 스파이크하는 모습이 조금 과장하면 메디(現 IBK)와 같아 보였습니다. 이날 경기 엘리자베스와 함께 16득점. 공격성공률은 41.38%를 기록했습니다.
서브득점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양효진-김세영 선수의 까다로운 서브도 인상깊었습니다. 특히 김세영 선수 서브는 코트를 넘어오다가 갑자기 뚝뚝 떨어지는 것이 꼭 야구의 너클볼을 보는 듯 했습니다. 오지영 선수 등 인삼공사의 리시브라인이 애를 많이 먹었을 겁니다.
반면 인삼공사는 알레나 선수가 지난 경기보다는 좀 더 나아진 경기력을 보였으나, 여전히 아쉬움 많이 남는 결과였습니니다. 1세트부터도 이전의 알레나라면 확실히 득점이 나와야하는 순간에 해결이 안되고, 또 여전히 제 컨디션이 아닌듯 수시로 아웃되어버리는 공격들과 범실이 많았습니다. 이날경기 14득점에 공격성공률을 34.21%, 범실은 7개나 기록했습니다.
또 올시즌 거의 매일 지적하고 있는 인삼공사의 다른 국내 공격수들... 지민경, 최수빈, 한송이 선수까지... 오늘 경기도 역시 역시나였습니다. 지민경-최수빈 선수가 각각 4점에 한송이 선수는 2득점. 공격성공률은 16~21%대! 그렇다고 리시브가 되는 것도 아니고(3명 통합 리시브 시도 47/정확8, 정확도 17%)... 수비가 흔들리다보니 한수지-유희옥 등등 그나마 있는 센터자원들도 활용 못하고, 이재은 세터까지도 크게 흔들리며 완패를 자초했습니다(세트 시도 58/성공 13).
솔직히 이날 경기는 현대건설이 크게 잘한 것이 아니라, 인삼공사가 너무 못했던 결과였습니다. 사실 현대건설이 스스로 흐름을 상대에게 내어주는, 또 점수차를 벌려야할 때 그러지 못한 장면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삼공사가 처음부터 끝까지 너무 꾸준하게 못한 경기였습니다.
현대건설도 딱히 현건다운 경기력이 아니었기에 뭔가 평가할만한 것도 없고, 또 조금 이따 펼쳐질 도로공사와의 경기가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네요. 인삼공사도 당장 일요일(24일)에 있을 IBK와의 경기가 매우 걱정되고, 빨리 우리 GS와 만났으면 하는... 그 정도 수준이었습니다.
이날 경기, 제가 꼭 다시보기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이유 1순위. 현대건설 고유민 선수가 오랜만에(?) 풀타임 활약했기 때문인데요. 나름 황민경 선수의 대체자로써 활약을 잘해줬습니다. 종종 몸을 던지는 디그도 인상적이었고 3득점 했네요. 1995년생으로 2013-14 드래프티입니다.
이번 2017-18 신인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 4순위로 프로에 입단한 이영주 선수의 프로 첫 득점도
축하합니다. 2세트 19 대 12를 만드는 서브득점! 이후 이다영 선수의 엄청난 축하를 받던데, 환하게
웃는 얼굴이 꼭 이다영 주니어(Jr.) 같기도 했습니다.ㅎㅎ
신인지명순서에 개의치 말고 꾸준히 노력하고 또 발전해서 오래도록 팬들의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
습니다. 강한 자가 오래 남는 것이 아니라, 오래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 같아요.
p.s. 1999년생 161cm 58kg, 구단 프로필상으로는 리베로 포지션입니다. 배번 18번.
이다영 세터(오른쪽)는 황연주 선수와도 그렇고,
양효진 선수와도 호흡이 참 잘 맞아 보입니다.
아직까지는 종종 큰 기복을 보이기도 하지만(팀이 아주 무기력하게 올시즌 완패한 경기가 몇 경기 있기도 했죠)
분명 현대건설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이고, 또 올시즌 첫 풀타임 주전 세터로서 잘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KGC인삼공사는 이번 정규시즌 꼴찌 자리를 걱정해야 할 정도로 현재 분위기가 너무 안좋습니다.
지난해는 알레나 매직에 서남원 감독의 지도력으로 '모두의 예상밖의' 플레이오프행을 이루기도 했지만, 올시즌은 힘들어 보이고요.
많은 팬들은 지원에 인색한 모기업에 대한 비판을 많이 쏟아내시던데, 어떻든 분명 획기적인 분위기 전환이 필요해보이기는 합니다.
계속 이야기 나오고 있지만, 한송이 선수(186cm) 영입은 실패로 보이고요. 앞선 KOVO컵 때 잠깐 반짝하긴 했지만 역시나였습니다.
지난 시즌 GS에 있을 때에도 제가 많이 비판했었는데, 베테랑이 보여줘야할 리더십 없이 본인부터가 스스로의 플레이에 의기소침해 분위기를 더 떨어뜨리고, 잦은 에러와 침통한 수비력으로 팀에 마이너스가 되고 있습니다. 지민경 선수는 지난 시즌 신인왕 출신으로 키(184cm)가 아까운 경기력이고요. 최수빈 선수(174cm)도 확실히 지난해 반짝이었네요(25경기 165득점).
단순히 현재의 성적만으로 성급하게 이들을 평가하는 건 아닙니다. 많은 팬들 계속 지켜보십시오. 이 선수들은 이 정도 수준입니다.
서 감독님이 이날 경기 중에도 계속해서 "자신감 있게 해라"고 힘을 불어넣어주려 하시던데, 분명 어린 선수들에게 자신감이 중요하긴 하죠. 그래도 요즘 인삼공사의 경기력이 단순히 자신감 회복만으로는 해결이 안되어 보입니다.
알레나가 부상과 통증에서 회복되면? 국내 선수들은 계속 들러리만 서고? 악조건 속에서도 한 세트라도 따내려는 투지,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악착같은 플레이가 現 인삼공사에서는 안보입니다. 차라리 몇 해 전 암흑기의 인삼공사를 지탱했었던, 혼자서라도 계속해서 계란으로 묵묵히 바위를 쳤던 백목화 선수가 그리울 정도입니다.
선수들, 힘내십시오!!!
지민경 선수에게 힘을 주는 유희옥 선수(No.14). 모두모두 끝까지 힘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