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 경기도장애인종합 복지관에서 장애인 전용 풋살 구장인 ‘히딩크 드림필드 Ⅲ’ 준공식이 있었다. ‘히딩크 드림필드 Ⅲ’는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전 국가대표팀 감독 거스 히딩크가 운영하는 히딩크 재단이 시각 장애 아동들이 안전히 축구를 즐길 수 있게 만들어진 공간이다. (*풋살: 정규 축구를 초심자들에게 맞게 축소한 미니 축구, 한 팀 인원이 5~11명)
충주성심맹아원(2007년)에 설치된 히딩크 드림필드 1호와 포항 한림대학교(2008년)에 마련된 2호에 이어 세번째로 건립된 ‘히딩크 드림필드 Ⅲ’ 준공식에는 교구장 이용훈 주교와 거스 히딩크 감독, 그리고 재단 설립의 조력자인 히딩크의 여자친구 엘리자베스를 비롯한 재단 관계자, 경기도 행정 1부지사, 연예인 박경림 씨 등 내빈과 도내 장애인 복지 시설 관계자들, 그리고 이 풋살구장을 이용하게 될 장애인들과 자원 봉사자들이 다수 참석하여 준공을 축하하였다.
"와~ 진짜 히딩크다!" "어머나, 박경림도 왔네!"
거장 히딩크의 방문에 몰려든 취재진들의 낯선 취재 풍경도, 준공식을 한층 빛내는 데에 한몫 했다.
장애 청소년 장단놀이패 에반젤리의 '난타' 공연으로 시작된 준공식에서는 경기도 장애인 복지관을 이용하는 장애인 박근희(50세) 씨가 한국정서가 느껴지는 사물놀이 그림을 그린 ‘핸드 페인팅 공’을 히딩크 감독에게 선물했고, 2009 장애인 풋살 대회 시상식 및 제막식이 이어졌다.
드림필드 Ⅲ 구장에서는 이용훈 주교와 히딩크 감독의 시축이 있었으며, 장애아동 및 참여자들이 맞춘 ‘히딩크 드림필드Ⅲ 전경 퍼즐’의 마지막 2조각을 히딩크 감독과 엘리자베스가 함께 맞춰 완성하고 친필 사인을 남겼다.
이용훈 (마티아) 주교는 “장애 아동들에게 꿈과 희망의 날개를 달아 준 히딩크 감독과,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전한다”며 “혼자가 아님을 느낌으로써 장애우들이 힘을 얻어 밝은 내일을 기약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전하면서 “어려운 여건 속에 살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 주는 것은, 건강하여 도울 능력이 있는 사람의 몫”임을 강조했다.
한편, 준공식에 앞서 드림필드 Ⅲ 구장에서는 2009 경기도 장애인 풋살대회의 결승(광명시 장애인복지관:성남 서중학교)과 3․4위전이 열렸다. 히딩크 감독 앞에서 축구를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맹연습을 했던 선수들은, 친구들의 응원을 받으며 치열한 접전을 벌인 결과 광명시장애인종합복지관이 우승을 차지했고, 성남서중,고양고,성안고가 각각 2~4위를 차지했다. MVP는 고양고 신지용 (27득점) 학생이 수상하게 되었다.
성안고 노성민(17) 군의 어머니 이은숙 씨는 “무기력한 모습에서 벗어나 활기찬 모습을 보니 너무 좋다”며 기쁜 소감을 말하였고, 3,4 위전을 치르고 경기장에서 휴식을 취하던 고양고 이태현(18) 군은 “난 국가 대표팀 선수가 될 거예요!”라는 강한 포부를 밝혔다.
이날 구장 필드를 밟으며 결승을 치른 선수들은 히딩크 감독 못지 않은 취재진들의 주목을 받았으며, 많은 인터뷰와 카메라 플래시에 어색해하면서도 연신 즐거워하였다.
“2002년 월드컵 경기가 열렸던 한국의 모든 도시에 시각 장애인을 위한 축구장을 만드는 게 목표이고, 시각 장애 아동 뿐 아니라 다른 장애가 있는 아동, 비장애인들도 이 구장을 많이 활용했으면 좋겠다”고 말한 히딩크 감독은 “모두가 마음의 후원자가 되어 주길 바란다”며 “사실 우리 모두가 조금씩의 장애를 갖고 있지 않냐”라는 말로 인사말을 마쳤다.
히딩크 감독은 선물을 전달하기 위해 무대에 오르는 박근희 씨의 휠체어를 직접 밀어주기도 하고, 핸드 페인팅 공에 그려진 그림에 대한 설명을 정성을 다해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감사합니다”라는 수화를 즉석에서 배워 청각장애인들에게 인사를 전하기도 해 거장다운 면모를 보였다.
이날 히딩크 감독에게 선물을 전달한 장애인 박근희 씨는 “사실 나도 건강했었지만, 2002년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었었고, 깨어났을 때가 마침 월드컵 4강 진출을 했을 때였다”며, “희망을 놓고 싶었던 그때 내게 당시 4강 신화는 새로운 재기의 힘이 되었다”고 당시를 회상하며 히딩크 감독에게 선물을 전한 특별 소감을 전하기도 하였다.
경기도장애인종합복지관 드림필드 Ⅲ 풋살 전용 경기장은 길이 40m, 너비 20m 크기로 장애인들이 안전하게 '풋살'을 즐길 수 있도록 쿠션이 강화된 인조잔디와 충격 완화 펜스가 설치돼 있다. 복지관에서는 이곳에서 매년 장애인 풋살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배정애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