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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초등참사랑, 초등토론교육연구회 이영근입니다.
3월에는 강의 요청이 많았습니다. 작년에도 많았는데, 올해는 더 많은 곳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그만큼 토론에 관심이 많아졌다는 사실, 우리 토론교육연구회가 잘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참 좋았습니다. 달에 두 번 수요일 수업 마치고 나가니, 못 가는 곳이 많습니다. 못 가는 곳에서 몇 곳은 우리 회 임원들이 나눠서 가고 있습니다.
따뜻한 교실토론을 더 많이 나눌 수 있도록 배움에 더 애쓰겠습니다.
1. 첫 토론 흐름
3주 동안 준비한 토론을 했습니다.
- 첫 시간: 논제 만들기(학생들 의견에서 [급식은 남김없이 먹어야 한다])
: 학생들에게 우리 교실에서 일어나는 일을 말해달라고 했습니다. 모두에게 들었으며, 그 가운데 급식으로 논제를 잡았습니다. 두 가지 까닭입니다. 삶에서 논제를 잡기 위함이 첫 번째고, 논제를 스스로 만드는 게 두 번째입니다.
- 두 번째 시간: 논제 분석, 찬성과 반대 근거 찾기
: 두 번째 시간에는 논제 분석을 했습니다. 급식의 뜻을 학생 나름의 가치사전으로 정의(학교에서 나오는 점심시간에 먹는 밥)했습니다. '남김없이'도 한계(받는 양은 조절이 가능하나 모두 받고, 받은 것은 모두 먹는 것)도 정했습니다. 아울러 급식을 받을 때 기분도 이야기 나눴습니다. 좋은 기분이 드는 까닭, 좋지 않은 기분이 드는 까닭을 이야기 나누는데 이런 까닭이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함께 급식이 집에서 먹는 밥과 맛이 다른 까닭(만드는 사람이 다르고 만드는 기준_집에서는 식구 입맛, 학교에서는 보통의 맛_이 다르다는 말)도 이야기 나눴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찬성과 반대에서 나올 수 있는 근거를 함께 찾았습니다.
- 세 번째 시간: 4단 논법
: 토론 준비 마지막 시간입니다. 4단 논법(주장-근거-자료-주장확인)을 하나하나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한 주 동안 시간을 주며 토론 준비하도록 했습니다.
4주: 짝토론 -> 학급전체토론(2시간)
: 드디어 토론합니다.
마치고, 남자 아이들끼리 하는 말이 들립니다.
"와, 토론 재미있다."
"어, 정말 재미있어. 딱 내 스타일이야."
이 말에 자신감을 얻어, 아이들에게 말했습니다.
"토론으로 잘 놀았죠?"
"네. 또 하고 싶어요."
2. 토론교실문화_청소를 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청소를 하지 않는다.(예나, 지원, 인의)
예나: 복도 청소를 하는데, 쓰레기가 쌓여있다.
지원: 점심시간에 영규를 우리 반 이름 만든다고 청소를 하지 않았다.
인희: 급식 청소인데 재현이가 나가서 놀아서 청소를 하지 않았다.
: 시온, 현성 – 원래 방식으로 그날 하지 않으면 다음 날 두 번 하면 좋겠다.
(이전 우리 반 약속: 청소하지 않은 학생은 다음 날 두 번 한다.)
1. 모둠마다 검사하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예나)
2. 누가 할 것인가? 모둠에서 검사하는 사람을 정하면 좋겠다(★ 수민이)
(모두가 돌아가면서 검사하면 좋겠다는 내 의견은 소수 의견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3. 청소를 하지 않으면 : 남아서 청소를 한다.(★수빈, 예나 의견)
(이틀 동안 혼자서 하자는 의견도 있었는데, “그건 너무 심하다.”며 채택되지 않았다.)
(2015.04.03. 참사랑땀 반 16기. 군포양정초 5-3)
3. 전교어린이회 자치 활동_점심 음악 방송
(제 업무가 어린이자치입니다. 작년에 이어.)
전교어린이회의에서 '점심 음악 방송'이 건의사항으로 나왔다.
담당자로 교장 선생님과 어린이자치회 대표들이 만나기 전에 가능한 지 알아본다.
- 방송실 담당 교사는 가능하다고 말한다.
- 방송실 담당 실무사도 일주일에 두 번 정도이면 학생들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단다.
- 방송실 아나운서와 기술 담당 학생을 불러 물으니 할 수 있단다(의욕이 넘친다).
전교어린이자치회 회장, 부회장(2)과 교장 선생님과 면담한다.
(사전에 교장 선생님께는 위의 진행과정을 미리 알려드렸다)
(교장 선생님 부탁) 교육을 염두로 두고서 가사를 따져보면 좋겠고, 가요만이 아니었으면 한다.
방송을 수, 금요일에 20분으로 하기로 했다.
아나운서를 다시 불러, 백창우 CD를 도서관에서 구해 줬다. 20분 방송할 노래를 정하고, 그것에 맞는 멘트를 준비하라고 일렀다.
드디어 우리 학교에 점심 음악으로 첫 방송에 아나운서가 하는 말.
"(노래가 나오고서) 네. 짧은 노래에 우리 어린이 마음이 잘 담긴 것 같습니다. 다음 노래는 '연필'이라는 노래인데요. 먼저 시를 감상해 보시죠. (시 낭송) 네. 그럼 이어서 노래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멘트와 노래 소개로 매끄럽게 진행한다.
(도서관 것을 계속 쓸 수 없어, 백창우 CD 여섯 개를 따로 어린이자치회 예산으로 신청했다)
수요일은 백창우 노래와 같은 동요, 금요일은 학생들 추천을 받아 방송할 예정이다.
방송반에서 학생들 추천 노래 신청 사연을 넣는 종이가방을 걸어뒀다. 그리고 어린이자치회 안내판에도 노래 추천 받는다는 내용을 종이에 꾸며 붙여뒀다. 알아서 이렇게 잘한다.
4. 학생과 교사를 함께 죽이는 5학년 사회 교과서
(피가 끓고 애가 타는 마음으로)
(일기로 글을 써 페북과 인디스쿨에 올렸는데 내 주장에 반론이 없고, 찬성만 있다. 누군가는 '그렇지 않다. 네가 잘 못 가르쳐서 그렇다.'며 반론으로 토론을 걸어오길 바라는데. 그 글을 편지로 나눕니다.)
5학년을 3년째 하고 있다. 아이들은 좀 알겠다. 아이들과 수업하며, 다른 교과는 가르치고 함께 배우는데 큰 어려움을 모르겠다. 그런데 사회는 정말 미치겠다. 아이들은 눈이 풀리고, 그 아이들 아무리 꼬드겨도 사회가 어렵다고 말한다. 물론, 교재연구를 하고서 가르치지만 그 능력이 모자란 내 탓이 크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면서도 교사가 교재연구를 하면서도 지도하기 어렵다면 어쨌든 문제라 생각한다.
그냥 짤막하게 내 기분을 쓰는 글이라, 자세하게 하나하나 밝히지는 못한다. 그냥 일기 쓰듯 내지르려고 한다.
11쪽에서 16쪽까지 우리 국토의 위치를 지도서는 한 차시에 가르치게 되어 있다. 그러며 우리 국토 모습을 퍼즐로 시작한다. 그것까지는 좋다. 이어 우리 국토를 남북은 길고, 동서는 짧고 육지가 바다 쪽으로 나와 있다고 한 줄 설명한다. 그러고서는 바로 아래에 아직 배우지 않은 아시아 대륙 지도를 내 보이고서 우리나라가 아시아 대륙 동쪽에 있고, 중국, 일본, 러시아가 주변에 있으며 반도 국가란다. 해외 진출에 유리하고 교류하기도 좋단다. 이것으로 한 차기가 끝이라도 적지 않은 양이다. 그런데 14쪽은 황당하다. 지구본을 두고서 경도, 위도를 설명한다. 그러며 16쪽에서 우리나라 위치를 동경과 북위로 표시하게끔 한다. 한 차시에.
25쪽에서 29쪽까지 우리나라 지형의 특징도 한 차시 양이다. 25쪽 들어가는 쪽은 시원스레 사진으로 산, 강, 평야, 해안을 드러낸다. 시작 괜찮다. 한 장 넘기는 우리나라 큰 지도에 산맥과 강과 평야 그리고 산을 써 넣게 한다. 정말 주입식 그 자체다. 이것 찾아 넣는 것으로도 한 차시 양이다. 그런데 아직도 27, 28, 29쪽이 남았다. 27쪽을 요약하면 우리 국토는 약 70%(아직 %를 배우지 않은 5학년이다)가 산지, 북쪽과 동쪽은 높고 험하다는 설명에서 산맥을 설명하고, 산을 설명한다. 그러며 우리나라 단면도 지도를 보여주면서 동쪽은 높고 서쪽은 낮은 지형이란다. 그 아래에는 북, 동쪽의 산에서 시작한 강이 남, 서로 흐르고 그 하류에 넓은 평야가 나타난다고 설명한다.(뭐 이리 많아) 아직 28쪽 29쪽이 남았다. 28쪽에는 해안의 특징을 설명한다. 동해안, 서해안, 남해안 설명을 지도와 사진으로 하고서는 그래도 욕심이 났는지, 만과 곶 그리고 반도도 함께 설명한다. 이건 정말 얼마큼이나 우리 아이들에게 주입하려는 것인지. 헥헥 29쪽이 남았다. 아, 이건 지식 더하기로 제주도 설명이다. 도저히 이건 못 하겠다.
이게 시작이라면, 가장 미쳐버리게 만드는 게 우리나라 기후의 특징이다. 30쪽에서 35쪽까지 이어진다. 역시나 여는 한 쪽은 그래도 괜찮다. 30쪽은 일기로 계절을 설명한다. 어쩜 이 내용이 여기서 가르치는 내용으로 적당한 양인 것 같다. 그런데 이건 가르치는 게 아니다. 그냥 흘겨 넘겨야 한다. 그래야 뒤에 내용을 한 차시에 할 수 있다(물론 한 차시에 못 하고 두 차시로도 벅찼지만) 31쪽에서 기후 개념을 말하고서 특징을 살피는데 기후도로 살핀다. 그러며 등온선을 읽는데 제목이 ‘할 수 있어요’이다. 그런데 5학년 학생들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몇몇은 하지만 대부분은 그것에서 던져주는 물음(연평균 기온이 11도인 곳 등온선 따라 그리기, 춘천의 연평균 기온과 비슷한 지역은 어디?)과 지시문 여섯 개 하고나면 한 시간 끝이다. 그런데 아직 네 쪽이 남았다.
32쪽은 충격이다. 1월과 8월 평균 기온과 강수량이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5학년 아이들이 평균이라는 말을 처음 듣는다. 물론 선행학습을 한 아이들은 알겠지. 그런데 작년 기준 5학년 말에 나온 평균을 설명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다가 쉽게 설명하려고 한다. 그래도 이해하지 못한다. 평균으로 20분간 씨름하다 돈으로 억지로 아는 것처럼 하고서 1월과 8월 기온과 강수량 기후도를 보고 아래 물음 다섯 개 답해 본다. 그래도 양이 많고 어렵다고 생각해 학생을 고려한 것인지 OX 문제다. 다섯 문제를 이해하는 데도 어려워하는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친다 말인가. 자, 그 다섯 문제는 뒤에 남은 것을 다 하고서 함께 풀자고 말하며 넘어가자. 아직 세 쪽이 남았다.
33쪽은 글이 많다. 그러며 첫 문단은 남북은 위도 차이로 생기는 기온 차이를 설명하고, 두 번째 문단은 동서 기온 차이를 해안과 내륙지역으로 설명하면서도 태백산맥과 동해의 영향까지 말한다. 이건 나도 몇 번 읽고서 알겠다. 에이 정말. 마지막 한 문단은 계절에 따른 기온 차이다. 이번에는 더 친절해 태평양에서 불어오는 바람과 시베리아에서 불어오는 바람까지 설명한다. 그냥 과학 수업을 하라고 해라.
34쪽은 연평균 강수량을 우리나라 지역별 강수량을 드러낸 지도와 함께 묻고답하기를 하도록 세 가지 물음을 던졌다. 어렵다. 그러며 그 아래 설명에서 연평균 강수량이 세계 평균에 비하면 비교적 많은 편이다고 한 줄 써 뒀다. 그러면서 북과 남, 해안과 내륙, 계절에 따라 강수량 차이가 난다고 말한다. 하, 수업 마친 지 한 주가 지났는데 글로 쓰면서도 한숨이 절로 난다.
아직 끝이 아니다. 35쪽에는 이런 기후에 따른 생활모습으로 터돋움집과 우데기를 설명한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그것으로도 모자라 지식 더하기를 뒀다.
더 답답한 것은 그 뒤로 우리나라 인구밀도도 그렇다는 것이다.
모르겠다. 이 교과서로 재미있고 쉽게 수업한 교실도 있을지. 그런 교실이 많은지. 앞서 밝혔듯 이건 내가 모자란 탓이다. 그래서 부끄럽지만 나를 이렇게 부끄럽게 만드는 교과서에도 욕하고픈 심정이다. 나를 이렇게 부끄럽게 만드는 교과서에. 그리고 우리 아이들에게 사회를 정말 힘들고 싫어하게 만드는 이 교과서에.
첫댓글 4월 부터 토론에 힘쓰기로 했는데 행사가 많네요. 사회는 재구성하기보단 제거 하기로 마음 먹었어요. 놀러오셔요.
고민하시는 선생님의 모습이 아름답다고 하면 돌 맞을까요? ㅎㅎㅎ 도덕 전담이지만 토론을 해보려고 한 단원이 마칠 때 마다 주제를 정해 토론을 했더니 서둘지만 아이들이 좋아합니다. 감정 단원을 끝내고 어떤 주제로 토론을 하면 좋을지 고민이 됩니다. 5.6학년 대상으로 감정과 관련된 토론주제 좋을 것 없을까요? 플리즈~~ ㅎㅎㅎ
'화는 참는것이 좋다' 어떠세요?
@sayhappy 좋아요~ 감사합니다. ^^
5학년 가르치고 있습니다. 선생님 고민에 매우 공감합니다. 한 차시 분량이 넘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