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땐 CEO가 최고의 영업사원"
해외 현장에서 발로 뛴다
"불황인데 영업사원이 따로 있습니까. CEO가 바로 최고의 영업사원이지요"
쌍용건설 김석준 회장이 경기 침체 돌파를 위해 직접 해외 현장에 뛰어들엇다. 쌍용건설은 지난해 1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국내외에서 이미 7조원 규모의 공사를 수주애놓은 상태. 하지만 김 회장은 "다가올 글로벌 불황 돌파를 위해선 적극적인 수주 활동이 필요하다"며 자신의 지인 네트워크를 총동원, 해외 정치 지도자나 경영자들을 계속해서 직접 찾아가 만나고 있다.
지난달 말 페루에서 알란 가르시아 페레스 페루 대통령을 만난 것도 신흥 해외 시장을 통해 불황을 돌파하기 위해서였다. 김 회장은 지난 몇 달간 아닌 네트워크를 총동원, 페레스 대통령과의 면담을 시도했다. 그가 페루에 주목한 것은 페루가 전 세계 매장량 1위의 은 등 천연자원을 풍부하게 갖고 있는 데다 매년 7~9%씩 경제 성장을 해 온 나라이기 때문.
특히 페루는 내년에만 약 87억달러 규모의 댐.상하수도.도로공사 발주를 계획하고 있다. 김 회장은 "대통령과의 면담자리에서 국가 건설 인프라의 중요성과 쌍용건설의 해외 실적을 설명했고, 대통령은 아주 관심 있게 설명을 들었다"고 말했다.
페레스 대통형은 김 회장의 노력에 감탄, 예정에 없던 교통통신부, 주택건설부, 투자진흥청 등 장관 및 청장과의 실무 면담을 즉석에서 주선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한국에서 낯선 나라이지만 페루는 공사 발주량이 급증하고 있고 급성장하고 있어 쌍용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초에는 사우디로 날아가 현지 유력 기업인 자밀그룹의 모하메드 자밀 회장 등을 만났고, 지난 여름에는 두바이에서 역시 아랍에밀히트 건설협회장으로 활동하며 현지 건설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벨하사 회장을 찾아가 건설 기반 확대에 관해 논의했다.
쌍용건설의 대규모 수주도 이런 노력들이 하나 둘씩 쌓이면서 이루어졌다. 실제 쌍용건설은 지난해 9월 김 회장이 싱가포르에서 투병중인 현지 발주처의 고위 인사 집까지 직접 찾아가는 노력에 힘입어 7억 달러 규모의 마리나 베이 샌즈호첼 공사를 따냈다.
2006년 인도에시아의 47층 규모 주상복합.오피스 복합 타운 수주전에서는 현지 일본 대사관까지 동원한 일본 건설사를 물리치기도 했다. 김 회장이 나서 친하게 지내는 현지 인도네시아 주요 지계 인사들을 중심으로 진작부터영업활동을 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김 회장은 "국내외 견설 경기가 어둡지만, 지금 노력한 것들이 나중에 빛을 볼 것이란 생각으로 뛰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곤 쌍용그룹 창업주의 둘째 아들인 김 회장은 지난 1983년 쌍용건설 사장에 취임한 이후에 매년 추석과 연말이면 해외 오지에 위치한 쌍용 건설 현장을 차례로 방문하면서, 근로자들을 격려하며 그들과 함께 명절을 지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때문인지 쌍용건설은 건설업계에서도 임직원들의 충성심과 단결력이 강한 회사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