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돌 갈아먹는 도깨비 용용이-3. 용용죽겠지를 당한 하북위례성 사람들
#전국지명밟기운동본부
#역사소년 신새날
3. “용용 죽겠지”를 당한 하북위례성 사람들.
벌금 폭탄에, 툭 하면 고발을 당하다보니 너무나도 억울했던 히북위례성 사람들은 대법원 판사를 찾아가서 사또 용용이를 고발하게 되었습니다.
“하북위례성 원님 용용이의 업무를 정지 시키고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주십시오. 판사님”
모든 사정을 찬찬히 들은 판사님은 하북위례성 백성들에게 말했습니다.
“용용이를 탄핵하려면 3개월 동안 10만 명의 백성들 동의서를 받아오셔야 하는데 어떻게 가능하시겠습니까?”
“가능합니다.”
“가능하게 해야죠.”
“이번에 반드시 요용이를 탄핵해야 합니다.”
“용용이의 못된 입에 재갈을 물리고 사또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야 합니다.”
용용이의 탄핵에 앞장 선 최호 위원장은 하북위례성 사람들에게 매일 동의서를 받으러 다니는 게 일이 되었습니다.
아침이면 사람들이 출퇴근하는 역이란 역은 다 돌아다녔고, 점심이면 상가라는 상가는 안 돌아다녀 본 곳이 없을 정도로 발품을 팔았죠.
저녁이면 사람들이 모인다는 동호회 자리며, 친목회 자리를 모두 찾아다녔습니다.
“어디 두고 보자. 용용이. 우리 백성들이 힘을 모아 너를 반드시 탄핵을 해서 원님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말 것이다.”
“위원장님. 힘내세요. 저희가 도와드리겠습니다. 으라차차”
최호위원장과 백성들이 자신을 탄핵하기 위해 동의서를 받으러 길로 나섰다는 소리를 들은 용용이는 등골이 싸했습니다. 잘못하면 쫒겨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던 거죠. 그래서 자신이 숨기고 있는 여러 개의 얼굴 중에 가장 착해 보이면서 누가 툭하고 살짝만 건드려도 눈물을 왈칵 쏟아내는 얼굴을 골라서 갈아 쓰고는, 최호 위원장이 돌아다닌 상가들이며 친목회, 동호회를 집중적으로 찾아다녔죠. 나중에 자기 혼자는 버겁다는 생각이 들자 동헌에서 일하는 육방들을 동원하여 최호 위원장의 활동을 조직적으로 방해하고 나섰습니다.
“나는 위례성 사람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기 위해 세금을 거뒀을 뿐입니다. 지금 최호 위원장과 그 추종자들이 하는 말은 저를 못된 사람으로 만들기 위한 거짓 내용일 뿐입니다.”
“저에게 불편한 점을 얘기하시면 즉시에 해결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용용이는 항상 여러분들의 옆에 있습니다. 일을 주시면 머슴처럼 일하겠습니다.”
이러한 용용이의 행동에 하북위례성 사람들은 서서히 헷갈리기 시작했고, 마침내 용용이의 거짓된 말과 눈물에 속아 용서를 해주자는 사람들이 속출하기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동의서를 판사님에게 가져다주는 날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고생해서 모은 동의서를 최호 위원장이 대표하여 판사님에게 제출하였습니다.
“자. 그럼 지금 이 자리에서 받아오신 동의서가 10만장이 맞는지 정확하게 세어서 증명해주시기 바랍니다.”
한 장씩 세어보던 최호 위원장과 사람들은 망연자실(茫然自失)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9만9천9백9십9.’
1장 모자라는 10만장.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분명 10만장이 넘었는데?’
최호 위원장과 함께 간 하북위례성 백성들은 ‘9만9천9백9십9.’이라는 숫자에 웅성웅성대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던 최호 위원장과 용용이 탄핵을 지지한 사람들은 동의서를 세고 또 세어 보았습니다.
그러나 동의서는 어김없는 9만9천9백9십9장.
‘도대체 어떻게 된 거냐고?’
최호 위원장이 아무리 생각해보고 되짚어봐도 분명 10만장이 넘었는데, 귀신이 곡할 노릇이지 글쎄. 1장 모자라는 10만장이 눈앞에 있는 겁니다.
“아. 동의서가 9만9천9백9십9장이군요. 이렇게 된다면 용용사또의 탄핵은 불가능합니다. 이로써 사또 용용이의 업무는 계속하는 것으로 판결하겠습니다.”
마침내 판사님은 용용이를 탄핵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고, 하북위례성 사람들은 슬픔에 잠겨 한동안 말을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아깝고도 슬픈 일이었지만 어찌 할 재간이 없는 일이었죠.
아! 슬프다.
하늘도 하북위례성 사람들의 아픔을 모르는 척한단말인가?
정의(正義)를 원하는 하북위례성 사람들에게 하늘은 이렇게 등을 돌리는 것인가?
아! 하늘이 원망스럽고 원망스럽도다.
그 이후 ‘9만9천9백9십9.’라는 숫자는 하북위례성 사람들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아픔의 숫자로 남게 됩니다.
과연? 왜?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10만장이 넘는 동의서가 1장 모자라는 10만장인 ‘9만9천9백9십9.’가 된 걸까요?
한편 승소 판결을 받은 용용이는 신이 나서 소리를 쳤습니다.
“하데스님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열심히 금은보화를 모으겠습니다.”
왜? 여기서 용용이는 하데스를 찬양했을까요?
사실은 판사 뒤에도 하데스가 있었던 겁니다.
판사는 하데스의 명령을 받고 짧은 시간과 많은 동의서를 받아오도록 가짜 방법을 알려줬던 겁니다.
하데스의 강력한 힘으로 판사는 이렇게 조정당하고 있었던 겁니다.
그렇다면 ‘9만9천9백9십9.’ 사건도 하데스가 연결된 걸까요?
그렇습니다. 이 조작된 사건이 가능했던 것은 지옥문을 지키는 하데스의 개 ‘케르베로스’에 의해 일어나게 된 겁니다.
최호 위원장과 백성들이 꽁꽁 숨겨놓은 곳을 ‘케르베로스’는 쉽게 찾아냈고 그 장소를 용용이에게 알려줌으로써 10만장의 동의서 숫자를 ‘9만9천9백9십9.’로 바꿀 수 있었던 겁니다.
이 판결이 있은 후, 잠시 동안이긴 했지만 그렇게 사람 좋은 얼굴로 울며 잘하겠다는 약속하던 용용이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이 사라지고 다시 비열하기 짝이 없는 얼굴로 돌아온 얌생이 용용이.
그는 탄핵을 주도했덪 사람들을 향해 말했습니다.
“용용죽겠지. 날 잡을 테면 잡아봐라. 내가 너희에게 잡힐 거 같으냐?”
이 모습을 바라보는 하북위레성 사람들은 얼마나 속이 끓겠습니까!
“용용 죽겠지” 사건 후 하북위례성에 사는 초등학생들 사이에는 유행하는 노래가 생겨났다고 하네요. 어디 한 번 들어볼까요!
“용용이 얼굴은 도대체 몇 갤까?
용용이 진짜 얼굴을 찾아보아요.
용용 죽겠지. 용용 죽겠지.
용용이 진짜 얼굴 찾는 사람은
고발당해요. 벌금을 많이 많이 물어요.
용용 죽겠지. 용용 죽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