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학당으로 <허삼관 매혈기>를 들고 토론수업을 하러 가는 길에 이런 우연을 만나다니...
세상은 참으로 묘하다. 이런 가방을 들고 다니는 것도 잘 보지 못했는데 긴급혈액을 녹십자에서 지하철을 이용해 수송하는 중인 것 같다. 계속 매혈이라는 단어와 허삼관이 떠나지 않고 있었는데 하필 오늘 지하철에서 혈액을 수송하는 가방을 만나는 것은 참으로 묘하다. 꼭 저 빨간 가방안에는 허삼관의 피가 한봉지는 들어 있을 것만 같다.
독후감쓰기 수업에 각자의 독후감을 읽는 것을 시작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다.
독후1> 허삼관의 노후를 담백하게 담아낸 독후감을 시작으로 발표가 진행되었다. 허삼관이 겪는 일이 우리와 똑같지는 않지만 그의 인생이 우리의 인생이라며 허삼관의 노후의 마지막 부분만을 촛점으로 독후감을 썼다. 허삼관이 겪는 슬픔도 언젠가는 지나가듯이 지금, 이 순간 난관에 부딪혀 좌절한 사람에게 추천한다.
독후2> 아! 아버지라는 제목을 붙인 독후감은 박범신의 <소금>과 함께 섞어서 썼다. 부성의 모습이 이 사회에서 또는 가족에게서 소외당하는 것에 분노하는 면에 방점을 찍어서 썼다. <소금>의 아버지와 허삼관은 다르지만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모습의 본질은 같을 수 밖에는 없다. 우린 어쩜 핏줄이라는 이름으로 아버지에게 빨대를 꽂고 단맛만을 빼먹고 있지는 않은지에 대해 반성하게 만든다.
독후3> 허삼관과 자신의 아버지가 오버랩되는 소설을 만난다는 것은 어쩜 축복일 수 있다. 아버지를 더욱 이해하는 시발점이 되며 이런 힘이 문학이 아닐까 생각된다. 허삼관이 매혈 후 먹는 돼지간볶음, 황주와 양계장을 하시는 아버지와 소주, 뜨거운 국물은 똑같은 아버지의 고단한 인생을 의미한다. 허삼관이 일락이를 대하는 행동에 진심의 표현을 발췌해서 소감을 연결시켰다.
독후4> 에피소드 3가지를 나눠서 작품과 연결했다. 온화한 목소리는 어떤 목소리일까? 일락이에만 국수를 사주지 않고 고구마를 사줬던 허삼관이 일락이를 업고 욕을 해대면서 국수를 먹으러 가는 장면은 모두들 눈시울을 적신다. 온화한 목소리로 "그래"를 말한 허삼관의 목소리를 듣고 싶고 기막히지만 이런 일락이가 잠시나마 부러웠다는 독후감이 마음을 울린다.
독후5> 세월은 인간을 성숙시키듯 허삼관도 처음에는 소년이었던 시절이 있었고 점점 인생의 희노애락을 겪으면서 한 아버지로, 한 인간으로 성숙되어 가는 과정을 담아냈다. 소심함과 맞바람, 유치함의 용어들로 허삼관을 그렸지만 결국 허삼관이 핏줄의 장벽을 뛰어넘은 성장의 코드로 독후감을 발표했다.
독후6> 전통놀이극을 보는 것처럼 중국소설에 대한 흥미로움과 매혈을 통해 이 시대를 매혈하고 있지 않는지에 대한 자각을 보여줬다. 대출, 카드돌려막기, 장기매매, 직장생활,... 급한 상황에서 우리에게 매혈의 의미와 현대인들의 매혈에 촛점을 맞췄다. 순간 고민이 있었지만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용기있게 그려냈다.
<허삼관 매혈기>로 잠깐 자유논제와 찬반논제로 잠깐 독서토론을 했다. 독후감과 책에 대한 분석이 끝나고 하는 독서토론은 그야말로 훨훨 날개를 달았다. 토론은 주장과 생각이 달라 여러 측면에서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는 것이 효과가 아닐까 싶다. 찬반논제가 일락이의 입장에서만 선택하는 것이 조금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4주간 독후감쓰기는 각자에게 알찬 활동이었다. 7인의 색깔이 다양해서 꼭 무지개 같았다. 각자 예쁜 빛깔로 펼쳐지길 바래 본다. 크리스마스 이브날~~
<포토일기 1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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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워요.ㅋㅋ
우리가 하는 모임도 충분히 컬리티 높다는 것 알게 되었어요.
같이 윈윈해요~~
이진희 선생님의 글을 읽고 허삼관매혈기 구매했어요. 아직 시작은 못했지만 빨리 읽어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