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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언트] 장영철, 정경순 - 시놉시스
SBS 창사 20주년 특별 대작
자이언트 (GIANT,가제)
극본 : 장 영철, 정 경순
연출 : 유 인식
제작 : JS 픽쳐스
1. 제목 : 2010년 SBS 특별대작 ‘자이언트(GIANT, 가제)’
2. 극본 : 장영철, 정경순
연출 : 유인식
3. 형식 : 70분 물, 50부 작
4. 개요
격동의 70대초... 오로지 한 가지 꿈을 가지고 서울로 상경한 아이가 있었다.
누군가의 음모에 의해 아버지가 죽고, 형과 여동생, 갓 태어난 막내와 함께 서울로 도망치는 도중 어머니를 여인숙에서 연탄가스로 잃었다. 천신만고 끝에 서울에 도착했지만 형과 여동생과 헤어지고 만다. 갓난아기 막내마저 아이의 품속에서 죽자, 강남의 배나무 밭에 묻어야만 했다.
아이의 꿈은 잃어버린 형과 여동생을 다시 만나는 것이다.
헤어지기 전, 아이들은 서울에서 가장 높은 빌딩에서 만나자고 약속했지만, 해마다 기록을 갱신하며 높이 솟는 서울의 빌딩 숲 어디에서 가족을 만나야 할지 몰랐다. 결국 아이가 선택한 것은 성공이다. 서울에서 가장 높은 빌딩을 짓겠다고... 그리고 헤어진 형과 동생을 다시 만나겠다고...
배나무 밭과 뽕나무 밭만이 무성했던 강남에 경부 고속도로가 개통되고 제 3한강교가 완공되면서 전 세계에 유래가 드믄 개발 신화가 시작되고 있었다.
그때, 아이는 한 사내를 만난다.
건설 회사를 이끌며 강남의 개발현장에 뛰어든 사내의 이름은 황태섭이었다.
황태섭은 물불을 가리지 않고 성공을 위해 흙먼지 속을 누비고 다닌다.
아이는 황태섭을 친아버지처럼 여기며 따랐고, 아이의 탁월한 기질을 알아본 황태섭은 아이에게 학교를 보내주며 돌봐주었다.
황태섭을 통해 아이는 강남개발의 치부를 목격한다.
돈이 필요했던 정권은 군사 작전 식으로 강남을 개발하기 시작한다.
개발은 돈을 낳고 돈은 기업을 양산했으며 기업은 그 돈을 국고에 바쳤다.
그 위태로운 먹이 사슬이 부실공사를 가져왔다. 아이는 허름한 여인숙에서 연탄가스로 죽은 어머니를 생각했다. 그리고 연탄가스 따위가 새지 않는 안전하고 튼튼한 건물을 짓겠다고 다짐했다. 그 아이의 이름은 이강모였다.
황태섭에게는 딸이 있었다. 황정연...
강모는 정연과의 첫사랑을 아픔처럼 간직한 채 1980년대를 맞게 된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만난 형과 동생... 형은 안기부 요원이 되어 있었고, 여동생은 당대의 여배우가 되어 권력의 실세를 최측근에 두고 있었다.
이때 밝혀지는 충격적인 비밀... 자신이 친아버지처럼 여겼던 그 황태섭이 바로 아버지를 죽인 장본인이었던 것이다.
강모는 황태섭의 아들이 저지른 살인죄를 뒤집어쓰고 감옥에 들어가게 되고...
황태섭은 그런 강모에게 개포동 갯벌 땅을 명의이전해주며 아들의 죄를 사죄했다. 강모가 자신이 죽인 친구의 아들임을 모른 채....
강모가 출소했을 때, 강모는 첫사랑이었던 황태섭의 딸, 정연과 헤어지게 된다. 택지개발계획이 발표된 개포지구 갯벌은 금싸라기 땅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강모는 황태섭의 수하로 들어가는 대신 자신만의 건설 회사를 설립하고...
황태섭을 사주하여 아버지를 죽이도록 한 또 다른 원수 조필연...
그의 아들 조민우가 귀국하여 황태섭이 세운 만보건설에 들어가자, 정연은 조민우와 힘을 합쳐 개포지구 건설 헤게모니를 두고 강모와 싸우게 된다. 그들은 돈과 권력으로 중무장해 있었다. 온갖 부정부패와 음모, 암투가 판을 치던 그 바닥에서 강모는 좋은 건물을 짓겠다는 소신과 기술로 대적해 개포지구 아파트 건축과 분양에서 첫 승리를 거둔다.
황태섭이 피습을 받고 쓰러지자 정연은 강모의 소행이라고 오해를 하게 된다.
정연의 의붓오빠 정식은 개포지구의 패배를 모두 정연의 탓으로 돌리고 정연을 집안에서 쫓아낸다. 강모는 돈 한 푼 없이 쫓겨나 사채시장에 뛰어든 정연을 남몰래 도와주고... 정연은 조민우가 자신을 도와준 걸로 또 한 번의 오해를 하게 된다. 사채 시장의 큰손이 된 정연은 조민우와 결혼을 해 강모에게 복수하려 든다. 그러나 서서히 밝혀지는 비밀들... 조민우와 그의 아버지 조필연의 정체를 알게 된 정연은 강모에 대한 오해를 푼다.
베트남 하노이 주택 단지 조성을 두고 강모와 조민우가 큰 대결을 하게 되고...
조민우는 국회의원인 아버지 조필연의 힘을 이용해 강모가 이뤄놓은 것을 가로채 하노이 수주를 따내지만 조필연이 그간 저질렀던 모든 악행을 알아낸 정연이 강모를 도와 마지막 반격을 하며 두 부자는 종말을 맞게 된다.
이강모는 다른 건설사들이 권력과 손을 잡고 쉬운 길을 갈 때, 더디지만 정도를 택했다. 진정한 개발은 사람을 위한 것임을 그는 굳게 믿고 있었다.
올바른 건설은 내 가족과 이웃을 위한 숭고한 작업임을 잊지 않았다.
강모는 마침내, 부정부패가 상식이 되었던 시절에 그 상식을 뒤엎고 성공을 이뤄나간다. 헤어진 형제들을 다시 만나게 되고, 그 가족의 힘으로 돈과 권력이라는 거대한 자이언트와 맞서서 진정한 거인으로 우뚝 서게 된다.
1995년, 삼풍백화점이 무너졌다.
돈과 권력이 결탁한 구조적인 모순이 사상누각과도 같은 도시의 어두운 신화를 무너뜨린 것이다. 그때, 한 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규정대로 건물을 짓는 양심업체가 전체 건설사의 2%에 불과했다.
드라마 ‘자이언트’는 바로 그 2%의 인물을 주인공에 두었다.
시대의 어둠에 맞서 진정한 건설업계의 자이언트로 성장해 가는 성공스토리에 그 뼈대를 두었다. 아울러, 각기 다른 방식으로 고난의 시대를 살아가는 가족들의 분투와 사랑을 담았다. 돈과 권력에 의존하지 않고 순전히 가족에 대한 열망과 일에 대한 열정으로 성공을 이뤄낸 주인공의 이야기는 물질 만능주의의 오늘날 진정한 용기와 사랑에 대한 이정표를 제시할 것이다.
5. 기획의도
1) 경제개발의 빛과 어둠 속에서 이루어낸 성공스토리
잘사는 것이 지상과제이던 그 시절, 권력이 개발을 주도한 강남은 일확천금을 꿈꾸며 신천지를 열망하는 인간 군상들의 집합지였다. 발 빠른 자들은 권력과 결탁하여 신흥귀족으로 떠올랐고, 도태된 자는 다시없는 기회를 잃고 천민이 되었다.
강남의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은 룰이 없었다. 음모와 암투가 판을 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돈은 권력을 끌어들였고, 권력은 돈을 벌게 해주었다. 드라마 ‘자이언트’는 그 약육강식의 밀림에서 오로지 지혜와 용기로 승리해 가는 한 인물의 성공담을 뼈대로 하고 있다. 오직 개발 일변도와 욕망의 질주로 점철된 강남의 개발사에, 그의 성공스토리는 적잖은 위안과 기쁨을 줄 것이다. 아울러, 오늘날까지도 부정과 부패의 고리가 끊이지 않는 현실 속에서 진정한 성공의 의미를 생각하게 할 것이다.
2) 사랑과 복수의 대서사시
아버지는 자신의 친구에 의해 죽었다. 그 때문에 그 아이는 어머니마저 잃고 형제들과 뿔뿔이 헤어졌다. 아버지를 죽이고 그 대가로 승승장구하던 친구는 강남 개발을 주도하는 주역이 되어 있었다. 아이는 그 사실을 모른 채, 운명처럼 아버지를 죽인 친구의 밑에서 자라게 된다. 그 역시, 자신이 죽인 친구의 핏줄임을 모른 채, 아이의 영특함을 귀하게 여긴다. 아이는 자신의 능력을 그를 위해 아낌없이 썼다. 그리고 그의 딸을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운명은 아이의 사랑을 세상에서 가장 아프게 만들었다.
권력과 손을 잡고 강남 신화를 이끌고 있는 그자의 존재는 아이의 성공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었다. 아이는 사랑과 복수, 성공의 갈림길에서 갈등한다.
드라마 ‘자이언트’에는 원죄를 갖고 있는 한 인간에 대한 복수와, 원수의 딸에 대한 아픈 사랑이 있다. 주인공은 사랑을 위해 복수 대신 용서를 선택했다.
그런 주인공 앞에 라이벌이 등장한다. 그는 성공을 위해 사랑을 이용한다.
드라마 ‘자이언트’는 사랑하는 여자를 사이에 둔 두 남자의 운명적인 대립 속에서 사랑과 복수의 의미를 되짚어 볼 것이다.
3) 가족의 의미를 묻는 드라마 ‘자이언트’
천신만고 끝에 헤어진 형제들을 다시 만났을 때, 그들은 너무도 다른 삶의 방식을 가지고 있었다. 중앙정보부 요원이 되어 오로지 부모의 복수만을 생각하고 살아온 형과, 당대의 여배우가 되어 권력층의 정부로 살아가는 여동생... 비록 가족을 다시 만나겠다는 꿈은 같았지만 성공을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도 달랐기에 그들은 얽히고설킨 운명으로 해후해야 했다.
그러나 도시는 바뀌어도 한강의 물결은 결코 거슬러 흐르지 않는다.
사는 방식은 달랐지만 그들은 한 핏줄이었다.
돈과 권력이 자신들의 숨통을 죄어오기 시작하자 삼남매는 서로를 걱정하며 감싸 안는다. 핏줄은 그런 것이다. 결코 역행하지 않는 강물처럼 끝내는 한데 모이고, 뒤엉켜 체온을 나누며, 서로를 의지하게 한다.
가족이란 이름으로 한자리에 모인 삼남매는 부모를 죽인 자들을 향해 통렬한 복수를 시작한다. 그리고 돈과 권력으로 중무장한 거대한 자이언트에 맞서서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을 펼치게 된다. 그들에게는 희생이란 무기가 있었다. 형은 동생을 위해 죽고 여동생은 오빠를 지키려다 몰락하지만 그 희생으로 아이는 권력의 검은 사슬을 끊어내고 자신의 꿈을 이루게 된다.
드라마 ‘자이언트’에는 각각의 가족들이 등장한다.
욕망으로 콩가루가 되는 집안이 있고, 희생으로 승리를 쟁취하는 가족이 있다.
사랑과 복수에 관한 장구한 대서사도 결국은 가족 안에서 펼쳐진다. 돈보다 질기고 권력보다 강하며 욕망보다 절실한 가족 간의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4) 돈과 권력, 그 비정한 먹이 사슬에 관한 보고서
정치자금이 필요했던 군사정권은 중앙정보부를 내세워 강남 개발을 배후에서 지휘한다. 권력의 비호를 받은 기업은 불법을 서슴지 않고 세력을 넓혀 나간다.
그 시절, 강남은 춘추전국시대와도 같았다. 내노라하는 기업들이 권력을 등에 업으려고 애썼고 힘을 얻으면 상대편을 공격했다. 그러는 동안 강남의 땅값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고 검은 돈들이 정치자금으로 흘러들어갔다.
권력은 매정했다. 커넥션으로 연결된 기업이 지나치게 성장하면 라이벌을 키웠다. 그리고 약발이 다하는 순간, 매정하게 등을 돌렸다.
드라마 ‘자이언트’에는 기업 간의 피 말리는 전쟁과 권력의 비정한 속성이 선 굵은 서사로 묘사되어 있다. 돈과 권력의 먹이사슬 속에서, 그들의 힘을 역이용하며 싸워나가는 주인공의 전술과 전략이 다채롭게 펼쳐져 있다.
대한민국의 근대사... 특히 개발사의 이면에는 필연적으로 권력이 개입되어 있다.
그 씁쓸한 치부가, 당당하게 싸워나가는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오히려 통렬한 즐거움과 참신한 감동을 줄 것이다.
5) 사람냄새 나는 따뜻한 드라마 ‘자이언트’
그 시절에 대한 우리의 추억을 한마디로 단정하면 가난이다.
일가족이 어깨를 맞대며 비좁게 잠을 자던 단칸방과 간간히 찾아오는 약장수, 아이들이 코를 흘리며 쫓아다니던 엿장수의 가위질과 여학생 앞에서 팬티만 입고 이를 잡아야 했던 그 모든 풍경이 가난과 연결되어 있다.
부모를 잃고 뿔뿔이 헤어진 삼남매의 고단한 여정을 통해 그 시절의 가난을 이야기 하려 한다. 배고픈 그 시절은 눈물도 많았지만 웃음도 많았다. 먹을 것 때문에 싸웠지만 서로 배고파서 나눠먹었다.
드라마 ‘자이언트’는 그 시절의 추억에 대한 이야기다.
눈물 나는 이야기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할 것이다. 물질만능주의가 지배하는 오늘날, 우리는 배고픔을 잊은 대신 눈물과 웃음도 잃었다. 많이 울고 많이 웃었던 그 시절의 가난에 대해, 그 할 말 많은 추억에 대해 다채롭게 그려질 것이다.
6. 전체 구성도
제 1 장 - 아역시대 (1부 - 8부까지, 1970년대)
아버지의 의문의 죽음과 가족들과의 이별... 황태섭과의 운명적인 만남과 강남 진출... 중학교 시절의 첫사랑... 필생의 라이벌과의 인연...
제 2 장 - 가족과의 재회, 이어지는 시련들 (8부 - 16부. 1980년대 중반)
군 제대 후, 황태섭의 만보건설을 도우며 건설현장에서 활약하다.
정연과의 무르익어가는 사랑... 극적으로 만난 형과 동생...
그러나 살인누명을 쓰고 감옥에 끌려간 후에 복역, 그리고 출소...
제 3 장 - 거인의 행보를 시작하다 (17부 - 30부. 1980년대 후반)
아버지를 죽인 진범이 밝혀지다.
한강건설 설립 후 강남 건설의 패권을 둘러싼 만보건설과의 운명적인 대립...
엇갈리는 사랑... 중견업체로 성장한 한강건설...
제 4 장 - 건설업계에 부는 새로운 바람 (31부 - 45부. 1990년대 중반)
위태로운 건설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만보건설과의 진검승부...
이강모와 조민우의 마지막 승부수... 형의 실종과 의문의 죽음들...
제 5 장 - 승자와 패자 (46부 - 50부. 1998년 IMF까지)
밝혀지는 비밀들... 무너진 백화점... 악인의 몰락...
마침내 하나가 된 가족들... 꿈과 열정으로 건설업계의 거인이 되다.
7. 인물 관계도
이미주
(당대 최고여배우)
이성모
(중앙정보부요원)
이강모
(한강건설 대표)
황정연
(제3금융권 大母)
子
백할머니
조필연
(민우父) (중앙정보부 과장)
황태섭
(정식, 정연父) (만보건설 대표)
이씨(父)
(금괴 때문에 친구이씨를 죽게 만듦) (상납관계)
황정식
(민우심복)
(키워준 父)
(정연의조력자)
(장남) (사채시장 큰손)
(연인사이) (결혼,이혼)
조민우
(만보건설 이사)
(한때 의형제, 민우의 총에 맞음)
(연적, 라이벌)
(차남)
(과거 연인)
(막내)
(미주의 조력자들)
홍사장
(여당국회의원) (서울시도시국장)
오병탁
한명석
강모 조력자 -염재수, 남영출, 박소태, 윤기훈, 차광조등..
그 외 사람들 - 주영국, 문성준 등등...
주요 등장인물
이강모 : 1958년 생 (13세 - 41세), 한강건설 창업주. 영특한 머리와 두둑한 배짱,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함 뒤에는 강력한 카 리스마를 지니고 있다. 연탄가스로 어머니를 잃고 나서,
세상에서 가장 튼튼한 집을 짓겠다는 꿈을 지니게 된다.
1970년 부산... 어머니가 막내를 낳던 날, 의문의 살인사건으로 아버지를 잃었다.
서울로 도망치는 와중에 형과 헤어지고 어머니와 동생 미주, 갓난아기와 함께 대전에 남겨졌다.
산후조리를 못한 채 쫓겨야 했던 엄마가 고열에 시달리자 강모는 남은 돈을 털어 여인숙 방을 잡았다. 여자들끼리 단체로 잠을 자는 허름하기 짝이 없는 방이었다. 돈이 없던 어린 강모와 미주는 역에서 잠을 청하며 구걸을 했다. 그러나 사람들은 본체만체 지나간다. 절망적이던 그때 미주가 나서서 멋들어진 유행가를 부르며 손을 벌리자 사람들은 주머니를 뒤져 동전을 건넸다. 그렇게 모인 돈으로 엄마에게 약과 순대국을 사서 먹였다. 엄마는 더욱 병세가 위중해져가고 있었다. 겨울비가 내리던 날, 강모는 남은 돈을 털어 연탄을 몇 장 샀다. 주인에게 연탄을 건네며 방을 더욱 따뜻하게 해달라고 부탁하고는 수돗물로 배를 채웠다.
그날 밤, 구걸한 돈으로 만두를 사서 찾아간 여인숙 앞에 경찰차와 구급차들이 늘어섰다. 연탄가스로 죽은 시체들이 하나하나 실려 나왔다. 그들 중에 차디차게 식은 엄마가 있었다. 마지막 순간, 엄마는 안간힘을 쓰며 갓난아기를 방문 밖으로 밀어냈다. 그 덕분에 아기는 구사일생으로 살았다.
강모는 자신이 사다 준 연탄 때문에 어머니가 죽은 것 같아서 오열했다.
다른 유족들은 사람이 살 방이 아니었다며 여인숙 주인에게 대들었다.
그때 강모는 다짐한다.
이담에 커서, 연탄가스 같은 것이 새지 않는 튼튼한 집을 지을 것이라고...
강모와 미주, 갓난아기는 서울로 가는 화물트럭을 얻어 타게 된다.
가는 내내 아기가 이상했다. 숨 막히게 울다가 죽은 듯이 조용해지는가 하면, 또다시 자지러지게 울곤 했다. 우유를 먹이면 토해냈다. 트럭운전사는 귀찮은 듯, 아이들을 서울 초입에 내려놓고 떠나버린다.
아기의 몸이 불덩이였다. 강모는 인근 과수농가의 헛간에 숨어든다.
배나무를 재배하는 그 집 헛간에는 저장된 배들로 가득했다. 강모가 배를 입으로 씹어 아기에게 먹여주었지만 아기는 조용했다. 잠이 든 것으로 생각하고 그렇게 잠을 청했다. 한밤중에 강모는 울음을 터뜨렸다. 그렇게 강모의 품속에서 이름조차 갖지 못한 채 죽고 만 아기는 배나무 밭 한 귀퉁이에 묻히게 된다.
배나무 밭주인인 염씨 아저씨는 따뜻한 사람이었다.
마누라의 바가지에도 불구하고 남매를 딱하게 여겨 그 집에 머물게 해준다.
강모와 미주는 열심히 밭일을 도우며 그 집에 머물게 된다.
일 년 후, 성탄절이 되자 강모는 미주의 손을 잡고 명동으로 나선다.
서울에서 가장 높은 빌딩에서 만나자는 형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인파들로 넘쳐나는 명동거리에서 형은 나타나지 않았다. 강모는 미주더러 그 자리를 지키라고 말하고 먹을 것을 사러 나섰다.
그때, 미주는 성모와 똑같은 사람을 본다. 무슨 일인지 성모는 다른 쪽으로 급히 가고 있었다. 미주는 큰오빠를 연신 불러대며 따라 나섰다. 강모가 돌아왔을 때는 미주도 보이질 않았다. 미친 듯이 명동일대를 다 뒤졌지만 끝내 미주를 찾을 수 없었다. 강모는 그렇게 아버지와 엄마, 형과 여동생을 모두 잃었다.
명동에서 구두닦이 생활을 하며 매년, 크리스마스 때마다 서울에서 가장 높은 빌딩에서 형과 동생을 만나길 고대했지만 끝내 가족들을 다시 찾을 수는 없었다.
이때 운명처럼 만난 만보건설의 사장 황태섭...
돈 앞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황태섭조차 어린 강모의 돈에 대한 집착과 이문을 남기기 위한 열정에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그 인연으로 황태섭을 따라 개발 바람이 한창인 강남에 진출한다.
황태섭은 사운을 걸고 잠실지구 공유수면 매립사업에 손을 대지만 토사량 부족으로 차질이 생기고 만다. 위기에 빠진 황태섭에게 강모는 시내에서 쏟아져 나오는 연탄재로 매립지를 메우는 아이디어를 내게 되고... 실제로 흙과 모래로 메우는 것보다 연탄재가 훨씬 튼튼한 지반을 만든다는 연구결과로 황태섭은 위기에 빠진 회사를 다시 살리게 된다. 이를 계기로 강모는 황태섭의 도움으로 학교를 다시 다닐 수 있게 된다.
이어지는 황태섭의 딸 황정연과의 첫사랑... 중앙정보부 과장인 조필연의 아들 조민우와의 운명적인 악연의 시작으로 어린 시절이 파란만장하게 흘러간다.
1980년, 강모는 군대에서 제대를 하게 되고, 조민우는 미국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다. 황태섭을 도우며 본격적으로 건설 현장에 뛰어든 강모는 특유의 영특함과 카리스마로 현장을 장악하며 만보건설의 사세 확장에 큰 공헌을 한다.
황태섭의 딸 정연과 조필연의 아들 조민우는 어릴 적부터 집안끼리 결혼을 약조한 사이다. 어릴 적부터 정연을 짝사랑했지만 한 번도 내색하지 못했던 강모... 정연 역시 언제부터인가 머릿속으로는 민우를, 가슴속에서는 강모를 원하고 있었다. 강모에게 정연은 감히 올려다볼 수 없는 존재였고, 민우 또한 이길 수 없는 신분의 벽을 가진 존재였다.
그 즈음, 권력에 상납한 비자금을 폭로하겠다는 00건설, 홍사장의 양심선언이 터지고... 비자금장부의 행방을 쫓던 강모는 홍사장집 식모로 있던 여동생 미주와 다시 만나게 되고, 안기부 요원으로 비자금 장부를 쫓던 형 성모도 해후하게 된다. 이때, 형을 통해 알게 된 충격적인 사실...
아버지를 죽인 살인범이 바로 조필연과 황태섭이란 사실이다.
십여 년 전 부산, 금괴밀수를 수사하던 조필연은 황태섭과 공모하여 강모의 아버지를 금괴 강탈에 이용하고 살해한 것이다.
혼란에 빠진 강모는 비자금 장부를 찾겠다는 황태섭의 아들 정식과 함께 홍사장을 찾아가고... 그 와중에 정식이 우발적으로 홍사장을 죽이고 만다.
그러나 정식은 그 살인죄를 강모에게 뒤집어씌운다. 졸지에 살인자가 된 강모는 일본으로 도망치려 하지만 결국 경찰에 잡히고 만다.
아들 때문에 살인자가 된 강모를 돕기 위해 나선 황태섭은, 자신 소유의 개포동 갯벌 땅을 강모에게 내주며 아들의 죄를 눈물로 참회한다. 강모는 세상에 모든 것을 폭로하고, 아버지를 죽인 죄의 대가를 법의 처벌로 받게 하고 싶었다.
그러나 개포동 일대가 택지개발지구로 선정될 것이라는 말에 생각을 바꾼다.
성공하리라... 반드시 건설업으로 성공해서 다른 식으로 복수하리라...
감옥에 끌려가 모진 고생을 하던 강모는 소중한 인연들을 만나게 된다.
건설 자재를 팔아먹다가 잡혀온 공사판 십장 출신 남영출과 보일러공인 박소태, 그들은 현장 경험이 풍부한 천부적인 기술자들이었다.
1981년, 강남구 개포지구가 택지개발 촉진지구로 지정된다.
강남구 남쪽 끝인 대모산과 구룡산, 양재천을 사이에 낀 개포 택지 개발 지구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될 것이었다. 모범수로 출소한 강모는 함께 일하자는 황태섭의 간청을 마다하고 한강건설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건설 사업에 뛰어든다.
개포동 저습지 아파트 건설 사업에 뛰어든 또 다른 인물... 만보건설을 이끌고 있는 조민우였다.
이름 없는 신생기업인 한강건설은 분양권이 팔리지 않는다.
설상가상으로 민우는 국회의원에 당선된 아버지 조필연의 힘을 이용해 은행 융자대출까지 막아버렸다. 공사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자 입주자들이 계약금을 돌려달라며 아우성이다. 파산 직전에 빠진 강모는 보일러공인 박소태의 도움으로 고온과 냉온수가 가능한 보일러 시스템을 개발한다. 이를 아파트에 도입한다면 국가 차원에서도 경제성을 인정받게 된다.
강모는 정치권의 실세인 오병탁 의원을 찾아가 이를 설명한다. 마침내 오병탁은 이강모의 아이디어와 집에 대한 확고한 철학에 마음을 움직여 은행대출을 풀어주게 되고...
그러나 그게 끝이 아니었다.
조민우가 중장비 인부들을 몇 배의 돈을 주고 빼내간 것이다.
다른 인부들도 임금을 올려달라며 단체 행동을 할 기세였다. 임금을 올려주는 방법은 간단하다. 부실공사를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강모는 확고했다. 임금을 동결하는 대신, 투명하게 재정을 공개하고 인센티브를 약속한다. 부실공사를 막겠다는 사장의 모습은 인부들에게 잔잔한 파문을 던져주었다. 평생을 공사장에서 잔뼈가 굵은 그들은 철근을 줄이고 시멘트에 모래를 반 이상씩 섞으며 일 할 맛이 나지 않았었다. 떠났던 인부들이 하나둘씩 돌아오기 시작한다. 부동산업자들의 입을 통해 강모가 지은 아파트가 튼튼하면서 최신식 난방이라는 소문이 돌며 분양권 입찰경쟁이 치열해진다. 이에 질세라, 민우역시 급속 가스 온수기를 집집마다 장착하며 승부수를 띄워보지만 결국은 강모에게 패하고 만다.
신도시(분당, 일산) 개발 사업권을 두고 강모와 민우의 치열한 경쟁이 시작된다.
장차 건설업계의 헤게모니가 걸린 중차대한 사업이었다. 개포지구의 아파트 공사실적을 눈여겨 본 오병탁은 신도시 개발 핵심으로 이강모를 선택하려 한다.
그러나 이를 눈치 챈 조필연은 무서운 결심을 하게 된다. 마침내 조필연은 사고사로 위장해 오병탁을 없애고 자신이 개발 책임자 자리에 앉는데 성공한다.
이로서 신도시 개발핵심은 조민우의 만보건설로 돌아가게 되고, 강모는 성공을 눈앞에 두고 뒤로 밀리게 된다.
조필연이 오병탁을 죽였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는 자가 있다.
조필연의 심복이자 강모의 친형인 안기부 요원 이성모다. 이를 눈치 챈 민우는 아버지를 위해서 성모의 머리에 권총을 발사하고 만다. 형이 실종이 되자 강모는 직감적으로 성모의 신상에 무슨 일이 생겼음을 알게 된다. 그러나 강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성모는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1990년대 초, 건설업계에 일대 변혁이 일어난다. 이른바 공정가격이라는 이름하에 아파트 분양 가격을 정부에서 결정했고, 미리 사두었던 땅값도 오르지 않았다. 아파트가 넘쳐나며 예전처럼 팔리지도 않게 되자 금융부채가 건설업체를 압박했고 은행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한다.
강모의 한강건설은 작지만 건실했다. 신념대로 부실공사를 하지 않았다. 로비를 마다하고 그 돈으로 좀 더 좋은 자재로 튼튼한 건물을 짓겠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다보니 높은 공사비 책정 때문에 큰 공사수주가 들어오지 않았다.
총체적인 불황속에서 강모역시 힘이 들 수밖에 없었다.
그 무렵, 제 3의 금융시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갔다.
그중, 지하경제의 대모로 떠오른 인물이 바로 황태섭의 딸인 황정연이다.
황태섭이 누군가의 소행으로 반신불수가 되어 쓰러진 후, 이복 오빠인 정식과 계모는 정연에게 돈 한 푼도 주지 않고 쫓아냈다. 정연은 만보건설을 되찾기 위해 명동의 사채시장으로 뛰어들었다. 악착같은 근성으로 동분서주했지만 자본금 없이 일어설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때, 명동의 큰손으로 군림하던 백할머니가 조건 없이 거액의 돈을 차용해 주었다. 그 돈을 종자돈으로 삼아 정연은 탁월한 수단과 빼어난 감각으로 사채시장의 큰 손이 되어 있었다. 그러나 백할머니의 돈이 강모의 돈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신도시 개발 사업권에서 강모가 밀린 이유 중에 하나가 정연을 위한 희생 때문이었음을 알 리가 없었다.
조민우가 정연에게 청혼을 한다.
사채시장의 큰 손으로 성장한 정연은 조필연과 민우에겐 더 할 수 없이 필요한 존재였다. 정연은 백할머니로부터, 그 누군가가 돈을 자신에게 전달해 달랬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백할머니는 정확히 그 돈의 주인을 알지 못했다. 민우가 도와주었다고 생각한 정연은 마침내 민우의 끈질긴 구애를 받아들이게 된다.
조민우와 정연의 결혼식.... 웨딩차가 떠나는 뒷모습을 강모가 쓸쓸히 숨어서 본다. 황태섭과 아버지의 원한 관계를 알고 난 뒤, 어쩔 수 없이 정연을 떠나보냈지만 단 순간도 그녀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그러나 정연은 오랜 시간동안 오해하고 있었다. 아버지를 해친 괴한이 원수를 갚기 위한 이강모의 소행이라는 조필연의 말을 믿고 있었던 것이다.
강모는 불황을 타개할 마지막 돌파구를 찾기 시작한다.
국내에서 아파트가 포화상태라면 해외에 시장을 개척해야 했다. 베트남 하노이에 대규모 주택단지 조성건이 있었다. 50억 달러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의 공사수주였다. 이강모와 조민우는 하노이 공사건을 두고 승부를 벌인다. 조민우가 엄청난 로비력으로 승부를 건다면 강모는 기술과 신뢰로 맞서 싸워야했다.
베트남은 비가 많고 연중 20도 이상의 기온을 가진 나라다.
강모는 스콜을 견딜 수 있는 방수 시스템과 알루미늄 샷시 창문, 절전 에어콘을 갖춘 내역서를 뽑으라고 말한다. 강모는 하노이 공사발주 대표의 건물을 일일이 분석해 놓았다. 그는 무엇보다도 튼튼하고 실용적인 건축을 했던 사람이다. 그러나 강모의 방식대로라면 높은 비용 때문에 수주를 딸 수 없을 것이었다. 강모는 하청업체들을 찾아간다. 그들을 일일이 설득하여 함께 단가를 낮추는 방법을 찾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이번에도 조민우가 강모의 뒷덜미를 잡는다. 민우는 강모와 작업했던 하청업체들에게 높은 금액을 제시하고 그들을 가로채 간다.
그 즈음, 반신불수가 된 채 요양원에 버려진 황태섭을 돌본 사람은 강모였다.
극도로 쇠약해진 황태섭의 모습은 강모에게 또 다른 아픔을 주었다. 원수이기 이전에 길러 준 아버지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강모가 황태섭을 정성껏 돌봐준다는 사실에 정연은 놀란다. 그러나 그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을 알아낸다. 황태섭이, 강모 아버지를 죽인 사건의 배후가 조필연이라는 것을 정연에게 밝힌 것이다. 뭔가 그간 있었던 일이 석연치가 않자 조사를 시작하는 정연... 그리고 속속히 들어나는 조필연과 민우의 행적들... 뿐만 아니라 자신을 도와준 사람도 민우가 아니라 이강모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정연은 갈등 끝에 민우와 이혼을 하고 만다.
민우는 위기에 몰린다. 정연의 자금력을 믿고 벌인 사세 확장과 강남 한복판에 건설 중인 엄청난 규모의 백화점 건물... 그리고 수많은 로비 자금이 민우의 발목을 잡고 있었다. 백화점 건물의 자재비를 뽑아서 충당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그 때문에 더욱 더 절실히 50억불에 달하는 하노이 공사수주를 따내야 했다.
하청업체들이 등을 돌린 강모는 결국 하노이 수주를 따내지 못한다.
승자는 조민우였다. 만보건설 이사들과 축배를 드는 그 시각, 뜻하지 않은 사건이 발생한다. 완공을 눈앞에 둔 백화점 건물이 무너져 내린 것이었다.
조민우는 부실공사의 책임을 하청업체들에게 돌렸다. 조필연이 모든 정치 인맥을 동원하여 그 사건의 확대를 막은 덕에 언론조차 크게 사건을 다루지 않았다.
조필연이 입을 열면 만보건설의 로비와 관련된 많은 정치인들이 다칠 수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즈음 조필연의 국회의원 유세가 한창이었다.
TV에서 그 모습을 보던 남루한 사내가 발작을 일으킨다. 그는 강모의 형인 이성모였다. 오병탁의원이 의문의 사고사를 당했을 때, 성모는 오병탁을 자신이 죽였다는 조필연의 육성을 녹음하는데 성공했다. 민우에 의해서 머리통에 총을 맞고 쓰러졌던 성모가 살아있었던 것이다. 머리에 총알이 박힌 채, 자신이 누군지도 모른 채 바보가 되어 목숨을 부지하고 있었다. 조필연의 육성 테잎을 동생에게 전달해주기 위해, 엄청난 두통과 정신착란을 참아내며 목숨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런 성모를 찾아 낸 사람은 정연이었다. 민우와 이혼 후, 정연은 아버지 황태섭의 온전치 못한 기억을 통해 조필연의 죄의 진상을 추적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성모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조필연은 마침내 15대 국회의원에 당선된다. 승리의 환호 속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선거 사무실... 조필연의 마이크가 꺼지더니 조필연이 오병탁을 죽였다는 육성이 전국방송으로 생생히 중계된다. 방송을 끄라고 고함치는 조필연과 조민우 앞에 정연이 성모의 휠체어를 밀며 강모와 함께 등장한다.
만보건설과 관련된 조필연 게이트에 대한 전격 수사가 이루어지고...
이와 함께 하노이 수주는 한강건설로 바뀌게 된다.
곧이어 터진 IMF... 마침내 한강건설은 만보건설을 흡수 합병하게 되고...
이강모와 정연은 축복 속에서 결혼식을 올리게 된다.
황정연 : (1958년생) 황태섭이 밖에서 낳아서 데려온 딸.
숫자에 밝고 암산에 빼어난 능력이 있다. 차갑고 도도하며 당돌한 성격. 아버지가 쓰러진 후, 강모의 한강건설에 맞서 조민우와 함께 만보건설을 이끌지만 민우에게 회사를 빼앗 긴 후 홀로서기에 성공, 제 3 금융권의 대모로 성장한다.
동갑내기 이복 오빠인 정식과 계모의 구박에도 절대 기죽지 않았다.
오히려 공짜 밥을 먹을 생각이 없다며 발군의 암산 실력으로 만보건설의 장부정리를 도맡아서 한다. 일찌감치 정연의 당찬 기질을 알아챈 황태섭은 아들 정식보다도 정연에게 더 큰 기대를 갖는다. 장부정리를 하면서 정연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뭉칫돈이 어디로인가 보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궁금해 하는 정연을 데리고 황태섭은 거액의 현금 가방을 중앙정보부의 조필연에게 직접 건네는 현장에 동행한다. 어린 정연에게는 충격이었다. 그리고 아버지가 이끄는 사업의 세계에 밀착된 권력의 실체를 확인한다. 힘이 없으면 한낱 장사꾼에 불과했다.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는 정연은 남몰래 야망을 키워나간다. 반드시 오빠인 정식을 밀어내고 아버지의 사업체를 자신이 물려받겠다고 다짐한다. 그것은 일종의 복수심과도 같은 것이었다. 정연을 낳아준 친모는 아버지에게 버림을 받았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지금의 계모에게 쫓겨난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식까지 빼앗기고 대처에서 외롭게 죽은 어머니의 불쌍한 삶을 보상 받기 위해서라도 정연은 만보건설의 후계자가 되어야 했다. 그래서 권력조차 함부로 할 수 없는 큰돈을 벌겠다고 다짐한다. 그것만이 정연이 세상에 복수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집 안에 얹혀사는 강모에게, 정연은 못되게 굴었다.
계모 밑에서 자란 열등감을 감추는 법은 한없이 도도하고 차갑게 구는 것이었다. 남들이 애처로운 시선으로 보기 전에, 먼저 그들을 경멸하고 무시해야 했다.
부모 형제도 없는 천출의 강모는, 정연에게 자신의 우아함과 고상함을 한껏 높이는 수단이자 재료에 불과했다.
중학교 때부터 친구로 지낸 조민우는 여러모로 완벽한 아이였다.
아버지와 조필연이 어린 정연을 불러 놓고 민우와의 결혼을 결정했을 때, 또래의 모든 여자애들이 민우를 좋아하듯 정연도 민우가 싫지 않았다. 장차, 자신의 신랑감으로 민우만한 아이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자신이 그토록 무시하던 강모에게 마음이 끌리기 시작한 것이다.
강모가 민우를 제치고 전교 일등을 했을 때 아버지인 황태섭 다음으로 기뻐한 사람은 정연 자신이었다. 엄마가 없어도, 피붙이 하나 없는 천애고아라도 얼마든지 일등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 강모가 내심 고마웠다. 그러나 관심이 가면 갈수록 더욱 모질게 강모를 대했다. 집도절도 없는 강모 따위에게 마음을 주는 것은 도저히 자존심에 허락되지 않았다.
스무 살이 되던 해, 정연은 민우와 약혼식을 올린다.
조필연과 황태섭은 민우가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면 곧 혼인시킨다고 약조했다. 그날 밤, 몸이 아프다는 핑계로 일찌감치 모임을 빠져나온 정연은 강모를 찾았다. 술에 취해있던 강모는 군대를 가기로 했다며 덤덤하게 말한다. 언제부터인가 정연의 마음속에 강모의 존재가 커져있었다. 그것이 절대 사랑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자신에게 늘 무덤덤한 강모에게 이상한 오기가 생기고 있었다. 사소한 말다툼 끝에 강모는 정연에게 버럭 소리를 질렀다. 예전부터 너를 싫어했다고... 앞으로도 절대 네가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그것은 강모식의 고백이었지만 정연은 이를 몰랐다. 그렇게 강모는 군대를 갔고 민우는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
강모가 제대하던 날, 정연은 남몰래 화장을 했다. 그토록 도도했던 정연 자신도 스스로를 이해하지 못했다. 왜 그토록 가슴이 뛰는지... 갑자기 자존심이 상한 정연은 화장품을 던져버리고 세수를 해버린다. 그랬다. 정연은 인정할 수 없는 것이다. 감히 강모 따위를 사랑할 수는 없는 것이다.
군 제대 후, 아버지를 돕는 강모의 모습은 정연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피도 눈물도 없는 비정한 그쪽 세계에서, 강모는 특유의 인간적인 방식으로 일을 해나갔다. 황태섭을 욕하고 손가락질 했던 강남의 사람들이 언제부터인가 아버지에게 먼저 인사를 했다. 그 모든 것이 강모 덕분이었다.
만보건설의 재무이사로 아버지를 돕던 정연은 하청업체들의 건설자재 가격이 허위로 기재되어 있는 혐의를 발견하고는 강모와 함께 일일이 현장조사를 나가게 된다. 그러나 여자의 몸으로 부닥치기에는 건설현장은 너무도 거칠기 짝이 없었다. 제아무리 당찬 정연이라도 한계를 느껴야 했다. 이때, 강모가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현장을 제압하며 정연을 도와준다. 정연은 점점 더 강모의 매력에 빠지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러나 강모는 여전히 직장 상사, 그 이상으로 정연을 대하지 않았다. 또다시 정연은 자존심이 상하며 오기가 발동하기 시작한다.
미니스커트를 입고 짙은 화장까지 한 채로 강모의 시선을 끌어보려 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 그러나 강모는 이미 흔들리고 있었다. 가녀린 여자의 몸으로 현장의 흙먼지를 뒤집어써가며 땀을 흘리는 모습에 이미 흠뻑 빠져 있었다. 그럴수록 강모는 마음을 다잡아야했다. 이미 조민우의 약혼녀였다. 또한 대 만보건설의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던 정연에게 자신의 존재는 초라하기만 했다.
마침내 하청업체들의 비리를 캐내는데 성공한 두 사람은 자축을 하며 흠뻑 술에 취하게 된다. 정연은 만취가 되어 자신을 몰라봐 주는 강모 때문에 울다 잠이 들고... 잠 든 정연의 입술에 다정하게 키스하는 강모...
그날, 유학에서 돌아온 민우는 정연의 집 앞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새벽, 정연을 들쳐 업고 오는 강모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이를 말리던 정연의 귓가에 강모의 일갈이 들어온다. 정연을 사랑하고 있다고...!
정연은 아버지 황태섭에게 민우와의 결혼을 미루겠다고 말한다.
그 무렵, 황태섭과 조필연의 관계는 소원해 있었다.
민우가 유학을 가던 해, 조필연은 국회의원에 출마했고 황태섭은 막대한 선거자금을 후원해야했다. 그러나 결과는 낙선이었다. 그리고 앞으로 일 년 남은 총선에 재도전을 하게 된 조필연은 노골적으로 황태섭에게 후원금을 요구하고 있었다. 이를 거절한 황태섭이, 총선을 앞둔 시기에 굳이 조필연과 사돈관계를 맺을 이유가 없었다.
강모의 고백으로 정연은 자신이 강모를 사랑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사랑은 오래가지 못했다. 강모가 00건설, 홍사장을 죽인 살인자가 되어버렸던 것이다. 도망자 신세가 되어버린 강모가 정연 앞에 나타난다.
정연은 홍사장을 죽인 진범이 자신의 이복오빠인 정식임을 알고는 경악한다.
아버지만큼은 궁지에 빠진 강모를 구해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아버지는 자식 앞에서 비겁했다. 진실을 밝히는 대신, 강모에게 개포동 갯벌을 내주고 사죄하는 것으로 일을 마무리했다. 죄 없는 강모는 살인자 누명을 쓰고 감방에 가야했다. 정연이 강모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허사였다.
강모가 수감생활을 하는 동안, 정연은 아버지를 도와 회사 일에 몰두했다.
오빠인 정식이 부사장으로 재직했지만 황태섭은 여전히 정연을 신뢰했다.
아버지의 후계 자리를 놓고 정연과 정식의 싸움은 치열했다.
1981년, 조필연은 국회의원에 당선이 되었고, 민우는 만보건설의 기획이사로 영입된다. 국회의원이 되어 막강한 힘을 갖게 된 조필연 때문에 민우를 받아들였지만 황태섭은 민우를 믿지 않았다.
마침내 강모가 출소하자 황태섭은 강모와 정연을 불러 부부의 연을 맺으라고 말한다. 정연이 내심 꿈꾸었던 시나리오였다. 강모와 함께라면, 만보건설을 업계 1위로 끌어올릴 자신이 있었다. 그러나 강모는 싸늘하게 이를 거절했다.
정연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것이었다. 강모는 한강건설을 설립하고 개포동 저습지 아파트 건설 사업에 뛰어들었다. 오빠 때문에 살인자 누명을 썼다고는 하지만 강모의 돌연한 변심이 이해되지 않았다.
강모가 차갑게 정연과의 이별을 고한 그날 밤, 아버지는 괴한에게 피습이 되어 쓰러지고 만다. 개포동 아파트 건설 사업을 앞두고 고군분투하던 정연은, 조필연을 통해 강모의 아버지를 죽인 살인범이 바로 자신의 아버지, 황태섭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또한 황태섭을 피습한 인물이 강모일 것이라는 조필연의 거짓말을 믿게 된다. 정연은, 강모의 목적이 결국은 만보건설을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대로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강모의 아픔을 잘 알고 있었지만, 자신의 사랑을 그런 식으로 짓밟는 강모를 정연 또한 용서 할 수가 없었다.
개포동 저습지 아파트 건설 사업에 민우와 함께 힘을 모아 강모와 대결한다.
그러나 결과는 만보건설의 패배였다. 아버지 황태섭의 빈자리가 너무도 컸다.
충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황태섭이 쓰러진 틈을 타서 이복오빠 정식과 계모가 정연을 돈 한 푼 없이 집에서 쫓아낸다. 설상가상으로 황태섭이 있는 요양원에 정연을 얼씬도 못하게 하는 것이다.
아버지의 후계를 잇겠다던 정연의 꿈은 여지없이 깨져버리고 말았다.
어릴 적에 정연은 생각했다. 권력도 함부로 넘볼 수 없는 힘을 기르기 위해선 큰돈을 벌어야 한다고... 정연은 명동의 사채시장으로 진출한다. 반드시 만보건설을 되찾고 강모에게도 복수를 할 거라는 다짐과 함께...
명동의 큰 손인 백할머니를 만난 정연은 탁월한 숫자 감각과 아버지 황태성에게서 물려받은 차가운 본능으로 돈을 굴리며 서서히 제 3 금융권의 큰손이 되어간다. 그러나 정연은 알지 못했다. 여러 차례에 걸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것이, 바로 먼발치에서 묵묵히 자신을 도와준 수호천사, 이강모 때문이었음을...
또한, 자신의 아버지를 쓰러뜨린 괴한이 바로 강모가 아니라 조민우의 아버지 조필연이였음을...
조민우 : (1958년 생) 조필연의 아들. 명석한 두뇌와 귀공자풍의 외 모.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야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처 럼 자라왔다. 이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으로, 아버지보다 더 큰 힘을 지니겠다는 욕망을 품게 된다. 정연의 사랑을 얻지 못하자 위안거리로 미주를 만나다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날, 강모의 입에서 정연을 사랑한다는 말이 나왔을 때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음을 직감한다. 정연과의 결혼식이 기약 없이 미루어지자 아버지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아야 했다. 1978년에 낙선한 이후, 조필연은 두 번째 국회의원에 도전하고 있었다. 황태섭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었다. 민우가 유학을 다 마치지 않고 온 이유도 그것 때문이었다. 정연과 결혼식을 올리고 아버지의 선거를 도와야 했지만 강모 때문에 모든 일이 뒤틀리고 말았다.
00건설, 홍사장 살인 사건의 누명을 쓰고 강모가 감옥에 들어가자 민우는 정연에게 헌신을 다한다. 그러나 정연의 마음은 여전히 강모에게 있었고, 민우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다. 강모를 만나기 위해 교도소를 찾은 민우는 그곳에서 한 여자를 만난다. 강모의 여동생 미주였다. 그 무렵, 민우는 아버지의 야망과 정연의 냉대에 지쳐있었다. 미주는 민우의 나쁜 행동들을 다 받아주며 위로해준다.
강모의 여동생임을 모른 채, 민우는 미주의 허름한 자취방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이대로 미주의 남자로 작은 행복을 꿈꾸며 사는 것도 좋겠다 싶을 때 조필연이 민우와 미주의 관계를 알아 버린다.
조필연에게 불려간 미주는 자신의 뱃속에 민우의 아기가 자라고 있음을 밝힌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미주는 정체불명의 사내들에게 어디론가 끌려간다.
조필연이 옛 정보부 부하들에게 미주를 납치하여 강제 낙태시키라고 지시한 것이다. 미주의 행방을 묻는 민우의 뺨을 조필연은 사정없이 후려친다.
민우는 조필연의 입을 통해 미주가 자신의 아기를 임신 중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악에 바쳐 미주의 행방을 재차 묻는 민우... 조필연은 미주가 낙태시키는 조건으로 거액의 돈을 뜯어갔다고 거짓말 한다. 믿을 수 없다며 민우는 미주를 백방으로 찾아보지만 그 종적을 찾을 수가 없었다.
조필연이 국회의원으로 당선되고, 만보건설의 기획이사로 영입된 민우는 택지개발지구로 선정된 개포동 갯벌이 이강모의 소유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크게 놀란다. 교도소로 찾아가 시세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제시하며 강모에게 땅을 되팔 것을 종용했지만 요지부동이었다. 신천지 개발의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선 그 땅이 절실히 필요했다. 마침내 정식이, 교도소 안의 강모를 죽여 버리겠다며 나선다. 정식은 말죽거리 파의 두목인 차광조를 청부업자로 투입한다.
그러나 이강모는 죽지 않고 예정보다도 일찍 출소한다. 차광조까지 이강모의 편이 되어 있었다.
황태섭이 이강모와 정연을 결혼시키려 하자 조필연은 눈에 불을 켜며 분개한다.
며칠 후, 황태섭은 누군가에 의해 피습을 받고 뇌에 손상을 입은 채 쓰러지고 만다. 민우는 그것이 아버지의 짓임을 직감한다.
아버지를 해친 사람이 이강모라고 생각한 정연은 민우에게 도움을 청했다.
반드시 이강모의 한강건설을 쓰러뜨리겠노라고...
개포지구 택지개발 사업을 두고 이강모와의 치열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정연은 전에 없이 민우에게 의존하며 다가왔다. 민우가 정연을 차지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강모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갖은 방해공작에도 불구하고 오뚝이처럼 일어섰다. 마침내 개포지구의 대규모 아파트 사업은 한강건설의 승리로 끝이 난다. 신천지의 헤게모니싸움에서 밀리게 된 만보건설의 주주들은 그 책임을 부사장인 정식과 재무이사인 정연에게 물었다. 그럴수록 민우의 입지는 커져만 갔다.
정식과 계모에 의해 모든 것을 빼앗긴 정연은 끝내 민우의 청혼을 거절하고 만보건설을 떠난다. 민우는 황태섭이 쓰러지고 없는 만보건설의 주도권을 서서히 장악하기 시작한다. 정식을 조종해서 정식 소유의 주식을 서서히 사들이기 시작했고, 마침내 이사회에서 만보건설의 새로운 회장으로 선출되는데 성공한다.
민우는 서울시 도시국장 한명석의 요구로 영화제작을 지원하게 된다.
그 자리에 나온 여배우는 자신에게 버림 받았던 미주였다. 화려하게 변신한 미주는 민우에게 차갑게 대했다. 미주가 주연을 맡은 영화를 남몰래 보면서 민우는 깊은 분노에 잠긴다. 그것은 추억이기도 했고, 아련한 옛 사랑에 대한 아쉬움이기도 했다.
분당과 일산 등지에 대규모 신도시 계발계획이 발표되자 건설업계는 술렁이기 시작한다. 그동안 만보건설은 민우의 탁월한 경영과 국회의원이 된 아버지 조필연의 도움으로 일취월장을 하고 있었다. 신도시개발의 핵심 사업체로 선정된다면 일류급 건설회사로 거듭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 결정권자는 권력의 실세인 오병탁의원이었다. 오병탁을 찾아간 민우는 차를 들고 나오는 여인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란다. 미주였다. 정계 최고의 거물이 그녀의 손안에 있었던 것이다. 그날 민우가 갖다 바친 고가의 고려청자는 조용히 반려되었다. 민우의 청탁 역시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들려오는 뒷소문은 더욱 놀라운 것이었다.
오병탁이 신도시 핵심사업체로 이강모의 한강건설을 밀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입에 거품을 물고 오병탁을 찾아갔던 조필연은 흙빛이 되어 돌아왔다. 오병탁의 입에서 조필연의 엄청난 치부가 들쳐진 것이었다. 십 수 년 전, 밀수된 금괴를 강탈하고 살인까지 했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조필연의 정치생명을 단숨에 끊어놓을 수도 있는 사안이었다. 조필연과 민우 부자는 예상치 못한 암초에 걸렸다.
그러던 중에, 오병탁이 의문의 사고사를 당해 죽어버린다.
궁지에 몰린 조필연이 일생일대의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때, 민우는 이강모의 친형이 바로 아버지의 심복인 이성모임을 알아낸다.
이성모는 어릴 적부터 민우와 호형호제를 하며 지낸 사이였다.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정보부 시절부터 아버지가 갖고 있던 권총을 꺼내 든 민우는 성모를 만나 머리통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아버지와 자신을 위한 비정한 결정이었다. 이로서 자신의 욕망을 저지할 장애물을 다 제거한 셈이었다.
신도시 개발 핵심 사업체는 만보건설로 결정된다. 개포지구에서 이강모에게 당한
복수를 제대로 한 셈이었다.
1990년 대... 신도시 개발 공사이후, 대형건설업체가 된 민우는 강남 한복판에 대한민국 최고의 백화점을 짓기 시작한다. 몇 년 후에 다가올 자신의 운명을 모른 채, 민우는 자이언트가 되기 위한 거침없는 행보를 계속하고 있었다.
이성모 : (1953년 생) 이강모의 친형. 중앙정보부요원. 자신을 발탁해 준 조필연이 아버지를 죽인 원흉임을 뒤늦게 알게 된다.
이후 황태섭과의 커넥션 내역을 남몰래 작성하며 복수를 꿈 꾼다. 조민우가 쏜 권총에 맞고, 머리에 총알이 박힌 채 폐 인처럼 살다가 동생에게 자신이 작성한 비밀장부를 건넨다.
1970년 부산.. 고등학생이던 성모는 아버지가 모는 트럭을 타고 군납 맥주를 가득 실은 채 미군 부대로 가고 있었다. 이때, 오토바이를 타고 트럭 앞에 뛰어든 사람은 아버지의 친구 황태섭이었다. 영문도 모른 채 황태섭의 오토바이가 이끄는 데로 어느 폐창고로 차를 몬 아버지는 그의 지시대로 맥주박스를 그곳에 내려놓는다. 박스 하나가 떨어지며 맥주가 박살이 나자 금괴들이 쏟아진다. 맥주 박스 밑창에는 군납업자들이 밀수해 온 금괴가 숨겨져 있었다. 이때 당도한 군용 지프차 안에서 대위 계급장을 단 사내가 권총 한 자루를 건넨다. 죽이라는 지시다. 그제야 음모에 휘말린 것을 알게 된 아버지가 살려달라고 애원하지만 총구는 가차 없이 불을 뿜어낸다. 트럭 뒤에 숨어서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한 성모는 죽을힘을 다해 도망친다.
지프 안의 사내는 인근 부대의 보안반장 조필연이다.
군무원들의 금괴밀수 정보를 입수한 조필연은 단속대신 강탈을 선택했다.
어차피 신고하지도 못할 물건이니 손에 넣는 자가 임자였고, 황태섭의 친구인 아버지를 이용한 것이다. 군납업자들은 금괴를 아버지가 강탈했다고 믿을 것이다. 아버지는 모든 것을 뒤집어쓰고 억울하게 죽어 갔다.
다음 날 아침, 성모가 천신만고 끝에 당도한 집은 아버지를 기다리는 밀수업자들에 의해 쑥대밭이 되어있었다. 성모는 경찰서로 뛰어간다. 아버지가 총에 맞아 죽었다고 울부짖자 경찰서장이 나온다. 이때, 함께 나온 사람은 조필연과 황태섭이다. 황태섭과 눈이 마주친 성모는 그 자리에서 얼어붙는다. 그들끼리 모종의 눈빛을 나누며 자조지종을 묻는 경찰서장에게 성모는 침착하게 대답한다. 집에 강도가 들어서 아버지를 죽였다고... 그들은 일순 안도한다. 경찰서장도 이미 한패였다. 힘없는 그들 가족들이 기댈 곳은 세상 어디에도 없었다.
성모가 경찰들을 데려 오자 밀수업자들은 크게 당황한다. 트럭 운전사가 군납품을 빼돌렸다고 얼버무리며 몇 푼의 돈을 찔러주고는 황급히 그곳을 뜬다.
아버지의 죽음을 알게 된 가족은 큰 충격에 휩싸인다. 그러나 지체할 시간이 없다. 가족은 옷 보퉁이 하나만 들고 급히 집을 나와 도망친다. 맥주박스에서 쏟아진 금괴와 아버지의 죽음...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성모는 직감한다. 금괴를 빼앗은 자들이나 잃은 자들 모두 자신들을 살려두지 않을 것이다. 어머니와 갓 태어난 아기, 성모와 강모, 미주는 가까스로 기차에 올라타며 죽음의 손길로부터 도망치기 시작한다.
기차가 대전역에 들어서자 밀수업자들이 기차에 오른다.
성모네 가족들이 기차를 타고 도망쳤다는 것을 알고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던 것이다. 성모는 어머니와 동생들과 함께 열차의 다른 칸 쪽으로 도망친다. 출발하기 전에 기회를 봐서 열차에서 내려야 했지만 이미 그자들도 성모를 보았다. 지금 내린다면 모두 잡힐 것이다.
성모는 급히 강모에게 이른다. 크리스마스 때, 서울에서 가장 높은 빌딩 앞에서 만나자고.. 내년에 못 만나면 후년, 그도 아니면 만날 때까지...
출발 직전에 어머니와 강모, 미주와 갓난아기는 열차에서 내린다.
기차가 출발하자 성모는 그자들을 최대한 천천히 열차 끝으로 유인한다.
결국 열차의 맨 마지막 칸에 다다른 성모는 달리는 기차에서 뛰어내린다.
정신을 잃은 성모를 발견한 것은 미군 지프차였다. 그 인연으로 성모는 허드렛일을 해주며 미군 부대에서 지내게 된다. 주린 배를 잔반으로 채우고 영어를 배웠다. 창고 한쪽에 샌드백을 걸어 놓고는 주먹에서 피가 배어나올 정도로 두드렸다. 장남으로서, 가족을 지키지 못한 죄책감이 성모를 괴롭혔다. 매년 크리스마스 때마다 서울로 올라가 가장 높은 빌딩을 찾았지만 가족들을 만날 수 없었다. 그렇게 스무 살이 되었다.
부대 안에서 미군과 한국군과의 권투시합이 벌어지고 있다.
미군 대표 흑인은 너무도 강력했다. 번번이 한국군 대표들이 넉아웃 되었다. 이때 우연히 샌드백을 치던 성모를 보고 부대장은 한국군 대표로 시합에 내세운다.
때마침 중앙정보부에 다니는 부대장의 친구가 방문한다.
미군과의 시합은 격렬했다. 수없이 다운을 당하면서도 오뚝이처럼 일어선 성모는 마침내 미군을 KO로 이긴다. 부대장의 친구는 피투성이의 성모를 유심히 보았다. 그는 바로 금괴 강탈 사건을 배후에서 조종한 조필연이다.
조필연이 온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 미군 부대의 기밀문서를 빼돌리기 위함이었다. 그런 조필연에게, 미군부대에서 한국인 군속으로 있는 성모의 등장은 참으로 매력적이었다. 조필연이 기밀문서를 빼돌리라고 지시하자 성모도 조건을 내세운다. 중앙정보부에서 일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중정요원이 되면 동생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침내 기밀문서를 빼오는데 성공한 성모는 조필연과 함께 서울로 간다.
이후, 군복무 후 특채로 중앙정보부에 들어가게 된다.
조필연의 소개로 황태섭을 만나게 된 성모는, 한눈에 아버지를 죽인 자임을 알아보았다. 두 사람의 대화를 몰래 엿듣다가 조필연이 금괴강탈을 사주한 인물임을 알았을 때는 그 자리에서 권총을 빼들고 두 사람을 쏘아죽일 뻔 했다.
그러나 가족들을 만나야 했던 성모는 좀 더 차분한 복수를 선택했다.
그때부터 성모는 조필연과 황태섭의 커넥션 내역을 장부에 적어 넣기 시작했다. 언제, 어디서, 얼마의 돈을 주고받았는지 검은 거래내역을 샅샅이 기록했다.
때가되면, 그 장부를 세상에 공개할 참이었다.
그러던 중에 먼저 일을 저지른 사람이 있었다.
00건설의 홍사장이란 자였다. 기존의 건설업체 지명방식에 불만을 품고 자신이 중정에 상납한 거래내역을 신문사에 공개했다. 그러나 홍사장의 비자금장부는 국민에게 알려지는 대신, 안기부에 먼저 넘어왔다. 안기부로 끌려 온 홍사장은 무자비한 봉변을 당해야만 했다.
성모는 홍사장의 실패를 거울삼아 더욱 신중하게 일을 터뜨려야 했다.
조필연으로부터 홍사장의 비밀장부 원본을 찾으라는 명령을 하달 받았다.
홍사장 집에서 식모를 하던 여자를 찾아간 성모는, 이미 황태섭 쪽에서 그 장부를 찾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성모는 그 식모를 추궁하지 않았다.
굳이 자신의 손으로 홍사장의 장부를 찾아내어 중정에 넘겨주고 싶지 않았다.
대신, 황태섭이 장부를 찾고 있다는 사실만 보고했다. 자신이 만났던 그 식모가, 오래전에 헤어진 여동생 미주임을 알지 못했다. 미주를 먼저 찾아왔던 황태섭의 수하가 동생 강모인줄을 꿈에도 몰랐다.
홍사장이 살해되고, 그 진범을 잡기위해 기록을 뒤지던 성모는 이강모가 자신이 찾던 동생임을 알게 된다. 성모는 마음이 급해졌다. 경찰에서 잡기 전에 먼저 강모를 만나야 했다. 마침내 강모가 숨어있는 은신처로 찾아간 성모는 그곳에서 미주까지 만나게 된다. 어머니는 이미 죽고 없었다. 세 남매는 반가움에 웃었고, 쫓고 쫓기는 자신들의 처지에 울었다. 성모는 동생을 일본으로 피신시키기 위해 밀항을 돕지만 간발의 차이로 강모는 경찰에 붙잡히고 만다. 강모의 억울한 누명을 벗겨주어야 했지만 성모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자칫 형제간임이 알려지면 복수를 꿈꿔온 그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지도 몰랐다.
조필연으로부터 여자를 납치하라는 명을 받은 것은 그 즈음이었다. 그녀는 바로 임신 중인 자신의 여동생인 미주였다. 일단 미주를 빼돌린 성모는 뱃속의 아기가 누구인지 추궁했다. 민우의 씨앗임을 알고 성모는 경악했다. 그리고 조필연이 아버지의 살인범이라고 말해주며 낙태를 시키려 했다. 큰 충격을 받은 미주는 홀연히 사라진다. 몇 년 후, 영화배우가 되어 다시 나타난 미주는 아기를 낙태했다고 말했다. 그것이 거짓이었음을 성모가 알 리 없었다.
황태섭 덕분에 강모는 3년 형을 언도 받을 수 있었고, 형량을 다 채우기도 전에 가석방되어 출소했다. 강모는 황태섭에 대한 응징을 자신의 손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황태섭은 강모에게 양부와도 같은 존재였다. 더군다나 황태섭의 딸을 사랑하고 있는 동생의 갈등을 성모는 충분히 이해했다.
성모는 남몰래 강모의 사업을 돕기 시작했다. 강모는 권력에 의존하지 않고 오로지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 진실한 기업을 만들고 싶어 했다. 세상에서 가장 튼튼한 건물을 짓는 진정한 건설사를 키우고 싶어 했다. 그것이 온갖 부정부패로 성장해 온 황태섭을 이기고 복수하는 길이라고 믿었다. 성모는 그런 강모를 존중했다. 그들의 복수는 단지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복수만이 아니었다. 조필연과 황태섭을 몰락시키는 것은 바로 돈과 권력으로 무장된 어둠의 자이언트를 쓰러뜨리는 일이었다.
강모를 지지하던 거물 정치인 오병탁이 의문의 교통사고로 죽었을 때, 성모는 조필연의 소행임을 알아낸다. 성모는 오병탁을 죽였다는 조필연의 육성을 테잎에 담는데 성공한다. 그 녹음 테잎을 강모에게 전달하려는 순간, 민우에게서 만나자는 전갈이 왔다. 잠시 갈등하던 성모는 강모가 아닌 민우를 만나러 가고 만다. 그리고 민우가 손 총에 머리를 맞고 저수지 아래로 굴러 떨어지고 만다.
성모는 죽지 않았다. 머리에 총알이 박힌 채 극적으로 다시 살아났다.
그러나 성모는 극심한 육체적 고통과 정신적 충격 속에서 폐인처럼 살아야 했다.
기억이 상실되어, 자신이 누군지조차 모른 채 밑바닥으로 추락해야만 했다.
성모가 품 안에 품고 있는 것이 있었다. 그동안 조필연과 황태섭의 커넥션에 관해 적어놓은 장부와, 민우가 오병탁을 죽였다는 그 육성 테잎이었다. 민우를 만나기 전에, 강모에게 건네주려고 가지고 나왔던 것이다.
성모는 본능적으로 장부와 테잎을 보관하고 있었다.
그것 때문에 총알이 머리에 박힌 채 아직까지 죽지 못하고 살아있는지도 몰랐다.
그 물건들을 반드시 동생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잠재의식 때문에....
우여곡절 끝에 성모는 동생 강모를 다시 만나게 된다.
국회의원 5선에 당선된 조필연의 기자회견장에 성모는 휠체어를 타고 나타난다. 마침내 복수의 칼을 뽑아드는 순간이었다.
이미주 : (1961년 생) 강모의 여동생. 조민우에게 순정을 바치지만
버림받은 후, 그의 아기를 낳아 몰래 키운다. 미혼모임을 숨
기고 모진 고생 끝에 은막의 스타가 되어 권력 실세인 오병
탁 의원의 양녀가 된다. 오의원이 의문의 사고사를 당한 후,
오빠인 강모와 함께 힘을 합쳐 조민우를 몰락시키지만 여전
히 조민우를 사랑한다.
강모와 헤어진 후, 고아원에서 자란 미주는 00건설, 홍사장네 집 식모를 들어간다. 밝고 당찬 성격의 미주를 홍사장네 식구들은 한 가족처럼 대해 주었다. 홍사장이 안기부에 끌려가게 되었을 때, 미주는 비자금장부를 맡아 도망치게 된다.
장부를 찾아 온 오빠들과의 극적인 해후가 있었지만 그 행복도 얼마 가지 못했다. 강모가 살인범으로 몰려 감옥에 끌려 간 것이다.
조민우를 처음 만난 곳은 오빠 면회를 위해서 갔던 교도소 앞에서였다.
처음 미주는 민우에게서, 사랑하는 가족을 감옥에 보낸 동병상련을 느꼈다.
말쑥한 차림의 민우를, 미주는 건달이라고 오해했다. 인생 그렇게 살지 말라는 충고도 해주고 빵공장에서 번 돈으로 밥도 사줬다.
민우는 자신에 관한 이야기를 입에 담지 않았다.
무슨 돈이 생겼는지 선물을 잔뜩 사가지고 미주의 집을 찾아오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미주는 훈계를 하며 그 선물을 돈으로 바꿔 민우에게 돌려주며 자신이 다니는 빵공장에서 성실하게 일하자고 설득했다.
그렇게 민우에게 서서히 마음을 빼앗기던 미주는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고민에 빠져있던 미주는 조필연에게 불려간다. 그제서야 미주는 민우가 대단한 집안의 아들임을 알게 된다.
민우와 헤어지라는 조필연의 말에 오기가 발동한 미주는 임신한 사실을 알렸다. 민우를 사랑한다며.... 반드시 아기를 낳을 것이라며... 돌아오는 길에 정체불명의 사내들에게 납치된다. 그들은 미주를 낙태시키려고 조필연이 보낸 사내들이었다. 그들 중에 천만뜻밖에도 큰오빠 성모가 있었다. 성모는 미주를 빼돌린 뒤 아이를 지우라고 한다.
그럴 수 없다는 미주에게 성모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한다.
민우의 아버지 조필연이 바로 친아버지를 죽인 범인이라는 것이다.
성모의 손에 이끌려 산부인과 병원에 온 미주는 뒷문으로 도망치고 만다.
끝내 자신의 손으로 어린 생명을 죽일 수가 없었다.
어릴 적부터 춤과 노래에 재능을 보였던 미주는 아기를 낳은 후 시내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밤무대 가수로 활동한다. 어느 날, 미주는 무대를 끝내고 테이블로 불려간다. 그곳에는 서울시 도시국장인 한명석이 있었다. 그는 서울시 개발을 일선에서 진두지휘하고 있는 실세였다. 미주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 한명석은 스스로 후견인을 자처하며 물심양면으로 미주를 도와준다. 한명석이란 존재는 미주에게 그 어떤 가족보다도 든든했고 따스했다. 그러나 한명석은 미주를 여자로서 좋아하고 있었고, 미주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한명석을 철저하게 차단했다.
어느 날, 미주는 한명석의 추천으로 영화의 주인공으로 발탁된다. 평소, 미주의 꿈을 알고 있던 한명석의 배려였다. 제작자와 만나는 자리에 뜻밖에도 만보건설의 기획이사인 조민우가 나와 있었다. 도시국장의 청탁을 못 이겨서 영화 제작비를 내야만 했던 조민우는 여주인공이 미주임을 알고는 크게 당황한다. 집으로 돌아온 미주는 아이를 안고 울음을 터뜨린다. 여전히 마음 한구석에 민우의 존재를 지워내지 못했다. 아이가 있는 한,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아픈 흔적이었다.
영화는 대성공이었고, 그 성공의 발판은 한명석이었다.
미주는 한명석의 초청으로 서울시에서 주최하는 파티에 무대에 오르게 된다.
미주의 화려한 무대매너와 미모는 파티장에 모인 재계, 정계인사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그 곳에 민우가 있었다. 그 날, 파티의 주인공은 단연 미주였다. 미주는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는 민우의 시선을 느끼고 있었다. 미주는 민우를 의식해서 더욱 화려하게 굴었다. 자신을 버린 것을 후회하게 만들고 싶었다. 민우에게 통쾌하게 복수하고 싶었다.
그날, 미주는 한명석으로부터 여당의 정치거물인 오병탁의원을 소개받는다.
오의원은 미주에게 지대한 관심을 보인다. 미주는 오병탁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서울시장을 꿈꾸고 있는 한명석은 오병탁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오병탁이 개인적인 만남을 원하는 것을 알게 된 미주는 반대하는 한명석 몰래 오병탁의 개인 별장으로 향한다. 미주는 자신과 아이를 살게 해준 은인인 한명석을 진심으로 돕고 싶었다.
그러나 호기도 잠시, 미주는 오병탁 앞에서 두려움에 눈물을 쏟고 만다.
오병탁은 호방한 인물이었다. 미주를 안심시키며 양주병을 꺼내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오병탁과의 인연은 묘한 우정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미주는 자신의 삶을 오병탁에게 이야기 했고, 미주에게 숨겨놓은 자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오병탁은 미주를 자신의 양녀로 삼는다. 피도 눈물도 없는 비정한 정치세계에서 반평생을 지낸 오병탁에게는 친구가 필요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늘 밝았던 미주는 그런 오병탁에게 둘도 없는 친구였다.
미주는 오빠인 강모를 오병탁에게 소개한다. 오병탁의 도움으로 강모는 개포지구 택지개발사업에 뛰어들어 성공하게 된다.
신도시 개발의 핵심 사업체 설정 문제로 민우는 미주를 찾아온다.
오병탁의 마음을 움직여달라는 민우의 부탁을 미주는 차갑게 거절했다.
민우는 오병탁이 아닌, 미주에게 로비를 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미주는 여전히 남아있는 민우에 대한 감정을 확인하지만 강모가 오빠임을 밝히며 자신 동원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동원해서 강모를 도울 거라고 말한다.
오병탁의 돌연한 죽음은 미주에게 큰 타격을 준다. 최대한 강모를 도우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분당 신도시 개발도, 베트남 하노이 수주도 민우에게 돌아간다. 백화점 건물이 무너지고, 오병탁을 죽인 혐의로 조필연이 무너졌을 때, 조민우의 몰락이 통쾌할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미주의 생각은 틀렸다. 가슴이 아팠다.
때마침 방에서 나온 아들이 텔레비전을 통해 민우를 보고 있었다.
미주는 아이를 가슴에 끌어안고 오열한다.
미주는 은밀하게 조민우의 도주를 돕는다.
어느 시골 마을... 조민우가 숨어 있는 곳에 미주가 아이를 데리고 나타난다.
민우는 그제야 미주가 자신의 아이를 키우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미주는 민우와 아이와 함께 아무도 모르는 아주 먼 외국의 외딴 섬으로 가자고 말한다. 모든 걸 다 덮고 거기서 세 식구가 행복하게 살자고...
그러나 민우는 다시는 아이에게 부끄러운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며 스스로 자수를 선택한다. 지은 죄에 대한 대가를 받고 나서 떳떳하게 행복하게 살자며...
조필연 : 조민우의 아버지. 중앙정보부 과장 시절 강남 개발을 배후 지휘하며 기업으로부터 정치 자금을 조달 받는다.
이후, 정계에 진출하여 승승장구하지만 강모와 성모에 의해 파멸 당한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 리지 않은 냉혈한 캐릭터
밀수된 금괴를 강탈하고, 그 돈으로 윗선에 줄을 대어 중앙정보부에 입성했다.
그 과정에서 트럭운전사였던 이씨를 죽이게 되고, 그로 인해 그의 자식들과 악연을 만들기 시작한다.
미군 부대의 기밀문서를 빼돌리는 과정에서 이성모를 만나 도움을 받는다.
성모의 강인한 됨됨이에 매료되어 중앙정보부 요원으로 특채고용하며 성모의 직속상관으로서 깊은 유대를 갖는다. 금괴 강탈에 동참했던 황태섭의 뒤를 봐주며 강남 개발에 깊숙이 관여했다. 탁월한 모사와 기질로 개발 업자들로부터 막대한 정치자금을 거두어들이며 권력의 신망을 받았다.
1978년, 중앙정보부를 그만두고 총선에 도전하지만 재산만 탕진하고 고배를 마신다. 이 때문에 오랜 동지관계였던 황태섭과 소원해지자 위기감을 느끼고 유학중이던 민우를 불러들여 정연과의 혼인을 서두른다. 끝내 혼인이 무산되자 절치부심 끝에 1981년 총선에서 국회입성에 성공한다.
자신을 홀대했던 황태섭의 모든 것을 빼앗기로 마음먹고 민우를 만보건설의 기획이사로 집어넣는다. 황태섭이 이강모와 정연을 혼인시키려 하자 황태섭을 죽이라고 지시 한다. 이 때문에 황태섭이 뇌에 치명적인 손상을 입고 일선에서 물러나자 막강한 정치권력을 이용하여 마침내 민우를 만보건설의 회장 자리에 올리는데 성공한다.
이강모가 한강건설을 설립하고 민우와 개포지구 개발 사업권으로 맞붙자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강모를 괴롭힌다. 강모에게 막대한 정치자금을 요구했을 때, 이에 굴하지 않고 강모가 00건설, 홍사장의 비자금장부 원본을 가지고 있다며 맞서자 당황하며 물러선다.
신도시 건설 핵심 사업체 선정을 두고 오병탁과 실랑이를 벌이던 중에, 오병탁이 밀수된 금괴를 강탈했던 자신의 과거를 들춰내자 충격을 받는다. 마침내 오병탁을 사고사로 위장하여 제거하는데 성공한 조필연은 아들이 경영하는 만보건설을 신도시 핵심 사업체로 선정한다. 죽은 오병탁이 자신의 과거를 알게 된 내막을 파헤치는 도중, 이강모가 죽은 이씨의 아들이며 자식처럼 여기던 심복 이성모가 강모의 친형임을 알고는 경악한다. 그러나 아들 민우가 이성모마저 제거하면서 한시름 놓게 된다.
1996년, 국회의원 오선에 당선되고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에 장내의 스피커로 흘러나오는 자신의 육성을 듣는다. 성모가 오래전부터 강모에게 건네주려던 그 녹음 테잎에서 나오는 소리였다. 오병탁을 죽였다고 말하는 조필연의 목소리에, 기자들이 모여 있던 장내는 발칵 뒤집힌다. 이윽고 정연과 강모가 밀고 나온 휠체어에는 죽은 줄 알았던 이성모가 앉아있었다. 그동안 성모가 적어놓았던 검은 커넥션 내역까지 세상에 공개되면서 조필연은 그 영욕의 세월을 푸른 수의로 마감하게 된다.
황태섭 : 정연의 아버지. 만보건설 회장. 중앙정보부의 비호를 받으며 성공했지만 결국 조필연의 아들 민우에게 회사를 빼앗기고 만다. 전쟁 통에 고아가 되어 배운 것은 없지만 탁월한 두 뇌회전과 배짱을 지녔다. 강력한 추진력으로 불도저란 별명 을 가지고 있다. 이강모가 자신이 죽인 친구 이씨의 아들임 을 알고는 눈물을 흘리며 참회한다.
1970년, 남서울 개발 계획이 발표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압구정지구의 땅을 사들였다. 그러나 무리하게 욕심을 부린 탓에 잔금을 치룰 수 없게 되자 돈을 구하기 위해 부산에 내려와서 조필연을 만난다. 밀수된 금괴를 강탈하기로 작당하고 친구인 트럭 운전사 이씨를 끌어 들였다. 황태섭은 조필연이 이씨를 죽일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조필연에게 권총을 받았을 때 자신도 곧 죽으리라는 것을 직감했다. 이씨가 죽자 곧바로 총구를 조필연에게 들이대며 협박 반, 애원 반으로 매달렸다. 살려달라고.. 끝까지 충성하겠다고... 그 모습이 조필연의 마음을 움직였고 마침내 동업자의 길로 함께 가게 되었다.
무고한 이씨를 죽인 죄책감은 두고두고 황태섭을 괴롭혔다. 그러나 피를 묻혀서까지 잡은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자신에게 할당된 금괴를 기반으로 건설사를 차리고 개발기의 강남에 뛰어든 황태섭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을 위해 몸부림 쳤다.
15세의 어린 강모를 처음 보았을 때, 전쟁 통에서 부모를 잃고 헤매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당차고 똘똘했던 강모는 모든 면에서 자신의 아들인 정식과 비교되었다. 그러나 황태섭에게는 열 아들 못지않은 딸, 정연이 있었다. 자신의 후계자로 키울 생각까지 할 정도로 정연에 대한 애정과 신뢰는 대단했다.
강모가 사랑하는 딸 정연과 연인관계에 있음을 알고는 크게 노한다.
돈은 벌만큼 벌었지만 진정한 명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자식들을 힘 있는 집안과 혼인시켜야 했다. 조필연이 사돈을 맺을 것을 제의했을 때 크게 내키지 않았다. 내심 조필연보다 더욱 훌륭한 가문을 원했다. 하지만 중정의 비호를 받고 있는 그가, 대놓고 조필연의 제안을 거절 할 수는 없었기에 마지못해 허락했었다.
아들 대신 살인 누명을 뒤집어 쓴 강모에게 개포지구의 갯벌 땅을 떼어 주었다.
자신을 위해 헌신을 다해온 강모에 대한 마지막 양심이었다.
1978년, 국회의원에 출마했던 조필연이 낙선을 하자 황태섭은 그간의 불만을 표출한다. 조필연의 선거자금으로도 이미 막대한 돈을 쏟아 부은 상태였다. 정연이 민우와의 결혼에 주저하자 황태섭은 정연의 뜻을 받아들여 파혼을 결정한다.
이참에 검은 커넥션으로 이어왔던 조필연과의 인연을 끊어낸 참이었다.
그러나 조필연이 그 다음 총선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되자 상황이 달라진다.
조필연의 압력으로 민우를 만보건설 기획이사로 영입하지만 내심 불안해한다.
조필연의 피를 이어받은 민우를 믿을 수가 없었다.
강모가 출소를 하자 정연과 혼인시키려고 한다.
강모라면 정연과 함께 만보건설을 훌륭하게 키워줄 것이라고 믿었다.
더군다나 자신이 준 개포지구에 대규모 택지조성개발 계획까지 발표가 되었으니 반드시 강모가 필요했다. 그러나 강모는 차갑게 외면해 버렸다.
그날 밤, 괴한에게 습격을 받아 뇌에 손상을 입고 쓰러지고 만다.
민우에 의해 경영권을 박탈당하고는 병석에 눕고 만 황태섭은 어렵게 강모를 찾아가 민우에게 빼앗긴 회사를 되찾아주길 간청한다.
이때, 황태섭은 이강모가 바로 자신이 죽인 이씨의 친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죽음이 임박해 오자 자신을 찾아 온 강모에게 무릎 꿇고 사죄를 한다. 그리고 자신이 죽은 이후에, 딸 정연을 보살펴 달라며 눈물 흘린다.
황태섭에 대한 복수는 이강모가 아닌, 하늘이 내린 셈이었다.
한명석 : (40세 - ) 서울시 도시국장
처음 미주를 보고 후견인을 자처한 것은 순전히 그녀의 매력 때문이었다.
아내를 잃고 혼자가 된 외로움이 미주에 대한 사랑으로 변했다. 그러나 미주의 마음속에는 다른 남자가 있었다. 젠틀하고 정확한 성격의 한명석은 가슴앓이만을 한 채 미주를 물심양면으로 도와준다.
처음에는 만보건설의 조민우와 가까운 관계였지만 이강모가 나타나면서 한강건설 쪽으로 마음이 기울기 시작했다. 이강모는 이권에만 혈안이 되어있는 다른 건설 사업가들과 달랐다. 집이 튼튼해야 서울이 튼튼해지고, 그래야만 대한민국이 잘살게 될 것이라는 강모의 말에 공감하며 돕기 시작한다.
오병탁 : 국회의원. 여당 재정위원장
한명석으로부터 미주를 소개받았다.
빼어난 미모에 춤과 노래가 능한 미주는 비정한 정치세계에 지친 오병탁을 위로하는데 손색이 없었다. 미주가 어려서 부모형제를 잃고, 미혼모인 사실을 알고는 자신의 양녀로 곁에 둔다.
미주를 통해 강모를 알게 된 후로는 강모의 든든한 후견인이 되었다.
개포동 개발을 직접 두 눈으로 본 후, 신도시 개발까지 강모에게 맡기려다가 조필연에 의해 죽음을 당한다. 내공이 깊은 정치 대가의 면모를 보이며, 강직한 성품을 지녔다. 늘 입버릇처럼 서울이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도시가 되는 것을 보고 죽겠다고 말한다.
- 이강모쪽 사람들
염재수 : 황태섭의 운전사
어린 강모가 동생들과 함께 과수농가에 숨어들어 배를 훔쳐 먹었을 때 온정을 베풀어 주었던 과수원주인이다. 황태섭에게 압구정동의 배나무 밭을 팔고 그 돈으로 노름을 해서 몽땅 잃고는 황태섭의 집안일을 도와주며 그 집 행랑채에 살고 있다. 술과 노름을 좋아하고 인정 많은 희극적인 캐릭터.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하며, 강남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자 복덕방을 운영하며 재미를 본다. 악처 같은 마누라에게 쥐어 살고 있다.
이복자 : 염재수의 아내
푼수기가 많고 속물적인 캐릭터다. 무능력하고 일만 저지르는 남편에게 바가지를 긁어대는 악처형. 처음부터 어린 강모 남매의 등장이 달갑지 않았다.
남편에게 직업을 주고 살 방을 마련해 준 황태섭 일가한테, 죽으라면 죽을 시늉을 할 정도로 무한한 고마움과 황송함을 느끼고 있다. 황태섭의 아들 정식이 강모를 미워하며 괴롭히자 덩달아 강모를 냉대한다. 천성이 모질지는 못해서 실수가 많은 편이다.
염시덕 : 염재수의 아들
어리숙하고 덜떨어져 보이지만 수학능력 하나만은 천재적이다.
염씨 집안에서 밥을 얻어먹으며 자란 강모와 친구처럼 자란다. 그러나 처음에는 황태섭 아들 정식의 꼬붕 노릇을 하며 강모를 곤경에 빠뜨리며 괴롭히기도 했다.
훗날, 강모의 한강개발에서 회계 일을 맡는다.
염경자 : 시덕의 여동생
예쁘장한 미모에, 어려서부터 날라리였다. 허구헌 날 집을 뛰쳐나가 엄마한테 머리도 숱하게 깎였다. 만보건설에서 경리일을 하며 마음을 잡는가 싶었지만 타고난 날티를 어쩔 수가 없다. 결국 도망쳐서 발견된 곳이 요정이었다.
어려서부터 강모를 흠모해왔지만 씨알도 안 먹힌다. 훗날, 강모의 도움으로 술집을 경영하며 한강 패밀리들의 아지트를 제공한다. 육덕진 외모답게 입담이 걸고 거침이 없다.
남영출 : 한강건설 현장 소장
건물 자재를 팔아먹다가 교도소에 들어온 후, 강모를 만난다.
다양한 현장 비리경험은 역으로 튼튼한 건물을 짓는 노하우가 되어있다. 강모에 대한 각별한 충성심으로, 한강건설의 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운다.
박소태 : 한강건설 기술이사
보일러공으로 잔뼈가 굵었지만 기계에 관한한 박사급이다. 교도소에서 강모를 만난 이후, 한강건설의 창립 때부터 지대한 공을 세운다.
시덕의 여동생인 날라리 경자와 우스꽝스런 연애를 하다 결혼까지 성공한다.
차광조 : 말죽거리 사거리 파 두목
말죽거리 토박이로, 일찍부터 동네 건달들을 규합하고 사거리를 장악해 왔다.
황태섭 밑에서 크고 작은 용역 뒤치다꺼리를 하며 황정식의 꼬붕 노릇을 해왔다.
정식의 명을 받고 강모를 없애기 위해 교도소로 위장 잠입하지만 강모에게 매료되어 심복이 된다. 경자를 두고 박소태와 라이벌을 형성하며 티격태격한다.
윤기훈 : 신문사 기자
강모의 중학교 때 담임선생님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민우와 수석을 다투는 강모를 대견해 했다. 강모가 부당하게 정학을 맞자 교장의 멱살을 잡고 항의하다가 해직되고 만다. 이후, 신문사에 취직하여 기자로 활동한다.
00 건설의 홍사장에게 비자금장부를 넘겨받았던 장본인이다. 야심차게 기업과 권력 간의 유착비리를 언론에 터뜨리려 했지만 좌절당하고 만다.
불의에 분개하며 행동하는 기자정신을 고수하려고 애쓴다.
훗날, 이강모가 형 성모로부터 받은 비밀장부를 세상에 공개한다.
- 황태섭쪽 사람들
오남숙 : 황태섭의 아내
사치와 과시욕이 강하다. 애써 고상한 척 하지만 천박함을 감출 수는 없다.
황태섭이 어린 정연을 데리고 왔을 때부터 구박을 해왔다. 그러나 번번이 정연의 당돌함에 찔끔 물러나곤 한다.
아들 정식을 만보건설의 후계자로 앉히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
남편이 반신불수가 되자 양주를 홀짝거리더니 알콜 중독 증세를 보인다.
황정식 : 황태섭의 아들
어려서부터 강모와 비교되면서 아버지의 인정을 받지 못하며 자라왔다.
아버지에 대한 불만과 강모에 대한 열등의식으로 술과 도박, 여자에 빠지며 방탕한 생활을 하게 된다. 아버지에게 졸라 사업을 돕기도 하지만 일처리가 미흡하고 감정적으로 처리해서 일을 망치곤 한다. 강모에 대한 미움이 강하고, 어머니의 지나친 애정으로 마마보이 기질도 보인다.
민우가 유학에서 돌아오자 그때부터 민우의 수하를 자처하며 악역을 저지른다.
주영국 : 황태섭의 심복
명동 출신의 정통 주먹파 건달이다. 황태섭이 명동에서 사무실을 낼 때부터 심복노릇을 해왔다. 만보건설 직할의 조정위원회를 지휘하며 회사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다. 강모가 어릴적 부터 삼촌처럼 따르던 인물. 우직하고 의리를 중시 여긴다. 강모가 한강건설을 창립하고 영입에 힘을 기울였지만 끝내 만보건설을 떠나지 않는다.
문성중 : 만보 건설의 고문 변호사
만보건설의 창립 멤버로 황태섭의 브레인 역할을 한다. 차갑고 비정하며, 엄하고 깐깐해서 만보건설 식구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다. 조민우가 만보건설을 장악할 때, 황태섭과 민우 사이에서 이중스파이 노릇을 하며 이후, 민우의 심복이 된다.
백할머니 : 명동 사채시장의 큰 손
걸쭉한 입담과 괴팍한 성깔을 지니고 있지만 돈에 관한한 무서우리만치 철저한 원칙을 지니고 있다. 맨몸으로 명동에 들어온 정연을 보고 한눈에 재목감임을 알아챈다. 이후, 특유의 혹독한 방식으로 정연을 조련하여 자신의 대를 잇는 지하경제의 대모 반열에 올려놓는다.
그 외 한강건설의 패밀리들, 남강건설 식구들, 중정 요원들, 국회의원들, 건설사 사장들 등등....
첫댓글 감사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