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제행사에 음식관광이 무엇보다 중요

[유화 임정희]

[사설] 국제행사에 음식관광이 무엇보다 중요

제2의 한류(韓流)를 꿈꾸며 한식(韓食)의 세계화가 국가차원에서 추진되는 가운데, 전주비빔밥이 프랑스 파리에 진출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대구에서 인터불고 호텔 등을 운영하고 있는 권영호씨가 대표인 인터불고네덜란드BV가 루브르박물관 인근에 전주비빔밥 전문점인 오페라점을 개설한다는 것이다. 파리점은 전주에서 보내는 콩나물과 고사리, 호박, 취나물, 표고버섯, 고추장 등 10여 가지 재료를 기본으로 해서 메뉴를 내놓는다고 한다. 음식수출과 관련해 대구로서는 전주가 부러울 따름이다.

영남일보가 어제(15일) '한식세계화 현장을 가다'라는 기획물 연재를 마치면서 대구음식 세계화를 위한 전문가 좌담회를 보도했다. 이 좌담회에서는 '대구만의 음식이 과연 있느냐'라는 회의적인 말도 나오긴 했지만, 대구음식을 홍보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이 제시됐다. 관련공무원이나 음식점 주인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내용들이다.

음식칼럼니스트인 박진환씨는 수성구 들안길을 예로들며 대구가 전국에서 가장 음식산업화가 잘 돼 있다고 말했다. 20여가지무료안주가 나오는 구이집과 생고기(뭉티기), 양푼이 갈비찜은 대구가 아니면 맛볼 수 없는 음식문화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대구 막걸리를 띄우기 위해 국제적인 축제를 열고, 지역여론선도층이 솔선수범해서 막걸리로 건배제의를 하자는 하오명씨의 제안도 괜찮아 보인다. 곱창이나 찜갈비 등 대중적인 것이 국제화하기가 좋다는 패션디자이너 변상일씨의 의견도 일리가 있다.

대구는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비롯해 굵직한 국제대회를 잇따라 개최한다. 국제대회에서 관광객을 사로잡으려면 음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좌담회에서도 나온 말이지만 우리주변에 대중적으로 퍼져있는 값싼메뉴가 오히려 세계화 품목이 될 수 있다. 따로국밥, 납작만두, 누른국수, 뭉티기, 찜갈비 등 대구십미(大邱十味)는 훌륭한 관광음식이다. 대구는 또 수성구 들안길이나 동인동 찜갈비 골목 등 남들이 가지지 못한 골목길 음식문화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 대구가 강점인 이런 음식문화를 외부에 많이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음식점의 친절과 청결은 가장 기본적인 에티켓이다.

2009-10-16 07:18:59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