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노 역에 도착하여, 다음 열차인 아오모리행 침대특급 아케보노를 기다립니다.
비록 정식 A침대나 B침대는 아니고 고론토시트이지만, 개인적으로 침대열차를 처음 이용해 보는 터라 많이 기대가 되더군요.
옛날부터 정말 한 번 이용해 보고는 싶었는데, 우리나라에 아직 침대열차가 다닐 때에도 어떻게 하다 보니 한 번도 못 이용해 보고...
일본을 자주 다니긴 했지만 대부분 일본내에서 장거리 이동을 해 본 적이 없고, 그나마 작년 여름의 여행이 저로서는 처음으로 해 본 철도이용이 주 목적인 여행이었는데, 그때는 보통, 쾌속열차(및 급행 하마나스 자유석-당시)만 이용 가능한 HHP를 이용하였기 때문에 고론토 시트조차 탈 수가 없었습니다.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다음 기차시간까지 우에노 역 주변을 잠시 둘러봅니다. 낮에 왔으면 박물관이나 미술관이라도 가 봤을 텐데, 밤이라 별로 할 것은 없었습니다.
<사진 615>특급 미나카미/쿠사츠에서 내려 승강장에서 올라오자 바로 개찰구가 있었습니다. 위에 친절하게 특급 히타치, 쿠사츠, 미나카미 등 환승하는 곳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사진 616> 통로를 한참 지나, 코엔구치로 나옵니다. 밤인데도 찌는 듯이덥더군요. 비록 여행 초반에, 오이타에서 밤에 마츠리 구경하러 갔을 때와 같은 살인적인 열대야보다는 덜했지만, ^^
<사진 617> 시노바즈구치 방향을 내려다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 618> 야마시타구치입니다.
<사진 619> 시노바즈구치 맞은편에서 아키하바라 방면을 보고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 620> 시노바즈구치쪽입니다. 다들 어딘가로 통화를 하면서, 분주하게들 지나갑니다. 문득 여행자의 고독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사진을 찍고, 왼편 뒤로 돌아들어가서 잠시 사우나를 하였습니다. 자기 전에 땀범벅이 된 몸을 좀 씻고 싶어서~ 비싸더군요. 한시간 이내 사용에 1000엔정도 했습니다.
<사진 621> 개운한 몸으로 다시 우에노역에 옵니다. 중앙 개찰로 들어가서, 드디어 침대열차를 타러 갑니다.
<사진 622> 비록 카시오페아나 호쿠토세이는 아니지만, 기분은 그런 호화열차를 타는 듯 설레입니다.
<사진 623> 13번선 승강장의 전광판은 한 줄로 되어 있군요. 제가 탈 아케보노가 대기중입니다.
<사진 624> 차체가 번쩍번쩍 빛납니다. 기분만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초호화 열차인 진짜 "블루 트레인"을 타는 듯 합니다. 들뜬 마음으로 열차에 오릅니다.
(토호쿠본선-타카사키선-조에츠선-신에츠본선-우에츠본선-오우본선 침대특급 아케보노, EF64(우에노-나가오카)+EF81(나가오카-아오모리)+24계객차, 08.25 21:15 우에노 - 08.25 09:56 아오모리 탑승, 이동거리 772.8km, 표정속도 60.9km/h, 운임 10,500엔, 요금 3,860엔)
<사진 625> 제 자리는 기관차쪽 맨 끝인 8호차, 1번 하단입니다. 운좋게 하단에 당첨~ 왼쪽에제 배낭이 보이는군요.
<사진 626> 제 자리 바로 옆이 데크입니다. 통로 위에는 상단 이용 승객의 짐을 두는 공간이 있어서 이렇게 천장이 낮습니다.
<사진 627> 데크에는 이렇게 냉각음료수가 나오는 설비가 되어 있습니다. 음료수값이 굳습니다.
<사진 628> 상단의 모습입니다. 보시다시피 통로 위로 짐칸이 있습니다.
<사진 629> 제 자리에 앉아서 바라본 풍경입니다. 침대 옆에는 떨어지지 말라고 난간이 있고, 통로 창문 아래에는 접이식 간이의자가 있습니다.
<사진 630> 금새 미끄러지듯이 오오미야역에 도착합니다. 역시 객차인데다 침대차라 그런지, 상당히 구형 차량임에도 불구하고 승차감이 대단히 좋습니다. 정숙하기도 하고...
<사진 631> 아까 카루이자와에서 사온 '토오게노 카마메시'를 먹습니다. 900엔입니다.
<사진 632> 종이포장지를 풀면 이렇게 도기제 뚜껑이 나옵니다. '요코가와역 오기노야'라고 써 있군요.
<사진 633> 뚜겅을 엽니다. 역시 그릇도 도기제이고, 닭고기, 송이, 무화과, 죽순 등 여러 가지 재료를 넣고 찐 밥입니다. 명불허전, 유명세답게 맛도 아주 좋습니다. 무엇보다도 좀 저렴한 일본음식에서 나타나는 달고 짜기만 한 가벼운 맛이 아닌, 상당히 깊은 맛이 납니다. 최고입니다.
<사진 634> 밥을 먹고 한숨 푹 자고 나니, 날이 밝았습니다. 여기가 어디일까...
<사진 635> 잠을 깨서 조금 지나니 아키타역에 도착합니다. 이렇게 편히 누워서 오는 동안 수많은 역과 노선들을 지나왔다는 것이 새삼 신기하더군요.
<사진 636> 옛날, 침대 안에서만 금연이었던 시절의 흔적인 듯 합니다. 아마도 표지 밑에 나사가 4개 있는 부분이 원래 재떨이였나 보군요.
<사진 637> 상단으로 올라가려면 이 사다리를 통해야 합니다. 가운데로 접었다가 폈다 할 수 있습니다.
<사진 638> 통로의 모습입니다.
<사진 639> 오가선 도색의 키하 40형 차량이 보입니다.
<사진 640> 제가 있던 자리의 표찰입니다. 글씨체만 봐도 상당히 오래 되어 보입니다.
<사진 641> 데크부분의 세면대입니다. 침대열차답게 2개가 있군요. 나름대로 삼면경까지 갖추었습니다.
<사진 642> 여기에도 침대내 금연 표시가 남아 있군요. 침대 안의 조명은 조절이 가능합니다.
<사진 643> 창문 위의 작은 거울로 상단과 하단을 서로 볼 수 있습니다.
<사진 644> 침대내 금연 표지가 많기도 하네요.
<사진 645> 창문 아래의 보조의자를 펼친 모습입니다.
<사진 646> 제가 탄 차량은 오하네후 24 22였습니다. 지금은 고론토시트용으로 운행중이지만 과거 B침대였을때의 흔적이 남아 있군요.
<사진 647> 히가시노시로역입니다. 이 역에 도착하면서 안내방송이 한참 나왔는데, 장시간 정차한다는 이야기인지 다들 나와서 기지개도 켜고 하길래 저도 나왔습니다. 아침의 상쾌한 공기를 만끽합니다.
<사진 648> 히가시노시로 역은 화물역으로서의 위치도 중요한 듯, 승강장 및 역사의 규모에 비해 대단히 넓은 유치선들이 있더군요. 오랜만에 담배를 한 대 피우고 있자니, 제가 뭔가 서두르는 듯 보였는지 갑자기 왠 젊은 처자가 자기도 담배를 피우면서 일본말로 '몇 분까지 정차하니까 앞으로 몇 분 남았어요. 천천히 피우세요'라고 하더군요(제가 일본어를 잘 몰라서 들리는 몇몇 단어만으로 대충 짐작한 것입니다). 고맙더군요.
<사진 649> 후타츠이 역입니다. 작은 역인데, 의외로 정차하더군요.
<사진 650> 타카노스 역입니다. 여기도 그리 큰 역이 아닌데 정차했습니다. 여담이지만, 작년에는 이 구간을 701계 보통열차로 갔었는데, 롱시트의 압박을 제대로 느낀 구간이어서 이렇게 침대차량으로 가 보니 격세지감이 들더군요.
<사진 651> 오오다테 역을 앞두고 하나와센과 합류합니다.
<사진 652> 오오다테 역입니다. 작년에는 여기에서 열차 접속관계로 하차하여 닭고기 에키벤을 사서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만, 이번에는 패스합니다. 지난 여행기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하치공 신사 관련), 시부야 역의 하치공 동상의 주인공이 여기 출신이라 하나와선 종점역 표시에도 개 그림이 있군요.
<사진 653> 이카리가세키 역입니다. 이 역에도 정차합니다. 아케보노는 은근히 정차를 많이 하는군요. 니혼카이 같은 열차보다 많이 섭니다. 아무래도 시간대상 통근, 통학수요도 일부 커버하려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사진 654> 오래 된 차량이다 보니, 이렇게 병따개까지 있군요. 옛날 '백 투 더 퓨처'영화에서 50년대로 간 주인공이 콜라자판기에서 병콜라가 나오자 따지를 못하고 당황하니까, 과거의 주인공 아버지가 자판기 앞에 붙어 있는 이런 병따개로 간단히 따서 돌려주던 장면이 생각납니다.
<사진 655> 코난 철도와의 환승역인 오오누마온센 역입니다. 저 건너편에 코난 철도의 노란 간판이 보입니다.
<사진 656> 코난 철도의 차량도 서 있군요.
<사진 657> 코난철도주의!
<사진 658> 히로사키 역입니다. 오랜만에 꽤 규모가 있는 역입니다.
<사진 659> 작년 HHP를 이용한 아키타-홋카이도-도쿄 여행중 아주 지긋지긋하게 탔던 701계입니다. 그래도 오랜만에 보니 반갑군요.
<사진 660> 고론토시트 차량의 문입니다. 수염난 남자 곰이군요. 레이디스 고론토시트차량도 연결되어 있는데, 거기는 그림이 여자곰이었던 것 같은데, 잘 기억이 안 나는군요^^
<사진 661> 아오모리역에 도착합니다. 열차가 승강장 끝쪽으로 깊숙히 들어온지라, 베이 브리지가 뒤로 보이는군요. 장장 12시간 41분의 여정을 마쳤습니다.
<사진 662> 아오모리역 명판입니다. 그런데, 예전부터 궁금한 것이 아오모리역의 플랫폼 역명판에는 왜 다음역이 표시되어 있지 않을까요?
<사진 663> 맞은편에서도 사람들이 열차의 모습을 사진에 담고 있습니다.
<사진 664> 기관차가 분리되고 난 후에도, 헤드마크를 찍으려는 사람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다음편에는 잠시 철도에서 살짝 벗어나, JR패스로 이용가능한 JR 간토 버스를 타고 즐기는, 오이라세 계류와 도와다호의 여행이 이어집니다. 기대해 주세요~
안녕히 계세요!
첫댓글 아오모리역의 역명판에 다음 역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많기 때문입니다. 다음 역만 3개인데, 히가시아오모리역(아오이모리철도), 신아오모리역(오우본선), 아부라카와역(츠가루선)이 한쪽 방향으로만 뻗어 있기 때문이죠. 여행기 잘 보고 있습니다. ^^
아오모리까지 오셨네요. 아케보노는 당분간 더 오랫동안 운행하겠죠?
[사진 616] 공원 입구 파라솔에 앉아 어느 한 여름 저녁나절 에키펜으로 뱃속을 채우면서 고개를 들면 노을과 함께 보이던 우에노역의 모습이네요... 잠시 추억속으로..^^*
김성수/아, 그렇군요. 정말 모르는 게 없으십니다^^ 고맙습니다. E231계500번/도호쿠 본선 여행도 하고 싶었지만, 선라이즈세토, 하마나스 카페트카 예약을 모두 실패하는 바람에 그나마 운좋게 표를 구할 수 있었던 아케보노를 이용하느라 도쿄에서 단번에 아오모리로 올라와 버렸습니다. 아케보노는 아마도 당분간 다니지 않을까요? 신칸센 아오모리 연장개통때문에 승객이 줄어들 것은 같습니다. cyberbit/저도 나름대로 우에노역과 추억이 많은편인데, 반갑습니다. 찌는 여름날, 햇살에 빛나던 로댕의 조각, 어느 연말 겨울밤의 흥청이던 거리... 여러 기억들이 떠오르는군요.
상단은 빈 상태인건가요? 4명 꽉 차면 ㅠㅠ
2번은 상하단 모두 어떤 중학생 일행이 차지하고 있었고, 제 자리 위인 1번 상단은 비어 있었습니다. 여행기간 도중 며칠간 계속 찔러봐도 자리가 없다가 간신히 예약했는데, 막상 타고 보니 공석이 있어서 이상하더군요. 아마도 두명이서 1번 상,하단을 예약했다가 한꺼번에 취소한 듯 합니다.
저는 하단을 한번도 배정받아 본 적이 없는데 부럽습니다. 그리고 혹시 사카다 역을 지나 후지산 다음다음으로 유명한 초우카이 산은
보시지 못하셨는지요?
아.. 고론토시트.. 지난달에 6박 7일 여행가서 그렇게 찔러보아도 안 나와서 결국은 포기했었습니다.. 꼭 한번 타보고 싶은데.. 쉽지 않군요.. ^^;
후지노미야/운좋게도 하단을... ^^ 사카타 역을 지날 때는 한참 자고 있을 때라... 작년에도 사카타역을 지난 적이 있는데, 사카타 역에서 니이가타쪽으로 좀 가니 들판 넘어 저 멀리 구름에 가린 굉장히 큰 산이 보였는데(사진도 있습니다) 그것이 초우카이산이었나 봅니다. 다음편에 사진을 올려놓을 테니 한번 보아 주십시오. 배추장사만세/저도 그나마 아케보노 고론토시트만 간신히 예약성공하였고, 원래 계획에 있던 선라이즈 세토, 하마나스의 카페트카는 실패했습니다. 더구나 선라이즈 세토 대용으로 예약한 오사카발 도쿄행 JR 야간버스는 접속 열차를 놓치는 바람에 날라가고(여행기 좀 앞부분, 시코쿠 갔을 때 쯤에 내용이 나옵니다)
아, 후지노미야님, 예전 여행기에 사진이 있군요. http://cafe.daum.net/jtrain/Ik3q/56 이 링크의 474번 사진입니다.(하이퍼링크가 안되는군요)
우와 확인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님께서 연재하신 글 중 '2009.8월 홋카이도/히가시니혼패스를 이용한 아키타~홋카이도~도쿄여행(24편: 사카타를 지나 계속
남쪽으로'에서 촬영한 구름에 가린 산이 초우카이 산 맞습니다. 평야지대에서 우뚝 솟아난 것이 특징입니다.
아, 고맙습니다. 그때도 '아, 산이 참 크다...'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구름에 안 가렸으면 더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었을 텐데... 암튼 잘 알려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작년 여름 주변에서 4박을 했었던 숙소가 우에노 근처라 낯익은 풍경이네요...^^ 여행기 잘 보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실로 오랜만에 이 글에 댓글이 달렸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