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뚱맞다.
금산군 행정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금산 문화의집 남산 광장에 어린이집을 짓는 일을 두고 하는 말이다.
남산 광장에 '푸른 어린이집'이 지어진단다. 금산군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기존 시내 어린이집 건물은 다른 사회단체에서 활용하기로 했다. 옮길 장소가 마땅치 않아 남산광장으로 온단다. 관계 공무원의 얘기다.
24일 남산광장 공사현장에서 주민들이 포크레인을 막아서며 고성이 오갔다. 남산 주변 하옥리 주민들이 공사를 제지시킨 것.
"세상에 수십년간 주민들의 문화-체육공간으로 활용됐던 남산광장에 어린이집을 짓는 다네요. 그리되면 남산광장도, 어린이집도 효용가치가 떨어져 둘 다 죽는 거지요. 근데 주민설명회 한번 없이 막무가내로 짓겠답니다. 주민여론을 무시하는 군행정에 울분이 터집니다" 주민들의 말이다.
지금 관내 곳곳에 문화-체육공간을 여럿 조성했다.
지역별로 많은 주민들이 일상의 쉼터로, 운동 장소로 활용하고 있다.
근데 이상하다. 한쪽에선 돈들여 공원을 조성하고, 한쪽에선 멀쩡한 공원을 자투리내고 있다. 금산군 근시안적 행정에 어이가 없다는 원성이 나오는 이유다.
두가지 가치가 충돌한다.
물론 꿈나무들의 교육장소인 어린이집 건립 필요성도 있다. 또한 많은 주민들에게 수십년간 문화-체육공간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남산광장의 온전한 보전 또한 중요하다.
두 가치가 충돌할 땐 어떤게 최선인가?
작은 가치를 포기하거나, 다른 곳으로 옮기는 거다. 푸른 어린이집 이전을 꼭 남산광장으로 할 게 아니라 다른 장소를 물색해야 한다. 조금만 고민하면 어린이집을 지을 장소는 얼마든지 찾아낼 수 있다.
"좋은 문화-체육공간은 거의 수북쪽에만 유치하고, 항상 수남쪽은 찬밥이여. 다락원은 주차공간이 부족하다며 수십억원 들여 공간을 확보하면서 남산은 쪼매 있는 것도 없애려고 해"
진부하다. 여기서까지 수남-수북지역을 구분해 지역적 박탈감을 얘기하는 건 고리타분하다. 근데 남산쪽 수남지역 주민들 항의 목소리엔 지역적 소외감이 묻어있다. 왜 일까?
남산공원은 주민들의 정서적 고향이다. 새벽부터 밤늦게 까지 수백명의 주민들이 일상의 피곤함을 달래는 휴식처다. 문화의집을 민간에서 위탁경영하며 모처럼 활기를 되찾은 남산.
▶3년전 월드컵 응원열기를 기억하는가? 수천명의 주민들이 남산광장에 모여 태극전사들의 승리를 기원하던 뜨거운 함성을...▶해마다 추석 전날이면 '남산 추억의 콩쿨대회'에 참여하는 수 많은 주민들의 웃음 띤 모습을 기억하는가.
▶휴일이면 길거리농구하는 청소년들의 땀 젖은 열정의 표출을 이제 남산광장에서 포기해야 하는가.
▶산뜻한 금산의 새벽을 여는 남산광장 에어로빅 모습은 이제 볼 수 없단 말인가.
군행정은 주민들의 바람을 새겨 들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