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오마하에 대한 전반적 내용이 소개가 됐으니 워렌 버펫의 삶을
추적해 보자. 우리의 투자영웅 워렌은 어린 시절 할아버지가 경영하는 식료품 가게인 ‘버펫 앤 선’에서 꼬마 알바생으로 일하며 생에
처음으로 돈을 벌기 시작한다.
1869년 시드니 버펫이란 사람이 오마하에서 식료품 가게를 시작한다.
오마하의 성장과 함께 가게도 성장하며 1915년 사업에 합류한 시드니의 아들 어니스트 버펫이 1933년 두 번째 가게를 오픈한다. 이가 워렌의 할아버지이며 여기에서 워렌 그리고 찰리 멍거도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어쨌든 어니스트의 아들 프레드릭이 1929년 사업에 합류하여 1969년 문을 닫을 때까지 사업은 계속된다. 프레드릭이 워렌의
삼촌이다.
원래 이 가게가 없어져서 별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우연히 택시에서
주총 가이드북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이 가게가 원래 위치에 복원돼
있다고 나오는 거다. 주총 가이드 북이라고 해서 별 내용은 없다. 외부
방문객을 위한 오마하 안내서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나는 그 때 주주티켓을 확보한 이후였지만 정상경로가 아니었기에 가이드북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래서 지금 필자가 가지고있는 가이드북은 택시 기사 죠의 것을 뺏은 것이다. 정확한 이름이 기억나지 않지만 죠라 부르면 될 것 같다. 그는 나랑 친하게 지낸 택시 기사로 산타 클로스 같은
외모에 한국을 여행한 적이 있다고 한다. (부여를 가봤다고 했다. 남
부여를 말하는 게냐…) 왜 친해졌는지는 다음 후기에 나온다. 그리고
부인이 예전에 주한미군에서 근무한 적이 있어서 간단한 한국말도 할
줄 알았다.( 김치, 불고기, 빨리빨리 같은 거…. )
여기 사람들은 보통 동양인 그러면 중국이나 일본을 떠올리지 한국이라고는 잘 생각하지않으며 코리아를 모를 수도 있으나 사우스 코리아라고 하면 다 알아듣는다. 말 나온 김에 교통얘기 좀 하겠다. 오마하를
여행할 때는 될 수 있으면 렌터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뉴욕 같은 대도시는 다르겠지만 오마하에서는 길에서 버스나 택시를 볼 수 없다.
필자가 오마하에 있는 동안 버스는 한 번도 못 봤고 택시 2~3번 정도
봤을 뿐이다. 그럼에도 전에 쓴 것처럼 도시는 넓고 건물의 간격은 커서 걸어다닐 수는 없다.
실제로 운동하는 사람 외에 길을 걸어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또 비가 와도 우산을 쓰지 않는다. 산성비가 아닌데다 건물 사이를 항상 차를 이용해서 이동하기 때문에 비를 맞을 일이 별로 없다. 그래서 남자가 우산 쓰고 다니면 동성애자로 본다기에 필자도 비 맞고 다녔다. 실제로 그 동안 비도 오고 토네이도도 왔지만 우산 쓴 사람 한명도 못 봤다.
택시도 모두 콜을 해서 불러야 한다. 길에 없으니 당연히 전화를 하는
수밖에.. 게다가 다른 물가는 싼데 택시 비는 무지하게 비싸다. 팁까지
포함하면 한국의 3~4배에 해당한다.( 필자가 택시를 타고 다니자 유학생들이 모두 놀라며 필자를 부자로 알더라.) 도로 배열이 간단한데다 교통 정체도 없어서 조금만 지나면 익숙해지고 주소 체계가 잘 되어 있어서 주소만 보고 번호대로만 들어가주면 목적지를 잘 찾을 수
있으니 지리를 잘 몰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필자가 오마하에서 놀란 이유 중 하나는 한국차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현대와 기아, 대우까지 없는 차종 없이 다 있었고 어느 동네,
어느 거리를 가나 꼭 한국차가 눈에 띠었다. 근데 너무 파격적인 서비스를 하는 것 같아서 돈을 벌고있는지는 의문이었다. 필자가 차를 좋아하는 관계로 좀 더 얘기하자면 오마하에서 화려한 차를 본 적은 없었다. 페라리 같은 건 보이지 않았고 눈길을 끈 건 AC코브라 정도…
그리고 워낙 구형에 고물차를 많이 타고 다녔다. 클래식 말고 진짜 고물 말이다. 또 미국차는 엉성해 보이고 고물 같아도 잘 굴러가는 특이한 캐릭터이고 워낙 당당하게 사람들이 타고 다녀서 상당히 어울려보이는 부분이 있다. 근데 유럽차가 드문 것은 의외였다. 재규어 같은 건
말할 것도 없고 BMW나 메르세데스도 많이 보이지 않았다. 역시 많이
보이는 건 일본차였는데 유학생이나 교민들 중에도 일본차를 많이 타고 다녔다. 미세스 오의 남편인 닥터 오도 도요다 캠리를 타고 있다.
참고로 미세스 오는 뷰익 파크 애비뉴를 타더라. 다음은 닥터 오와 필자의 대화다.
"이봐요. 미스터 노.. 나는 캠리를 타는데 우리 병원 직원은 렉서스를
타고 다녀요. 그러면서 돈이 없다고 끙끙거리지. 내가 주는 봉급이 뻔한데도 말이야. 그래서는 돈을 모을 수 없어요."
"맞아요. 전 소득이 많은 것과 부자가 되는 것은 다르다고 봅니다. 아무리 고소득이라도 지출이 많다면 부자가 될 수 없죠. 소득보다 작은
돈을 쓰고 남는 돈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투자하고 또 재투자해 나가는 지가 부자가 되는 기본 원리 같아요."
"그렇지. 미국은 그런 식으로 거의 부자가 되요. 특히 오마하엔 그런
사람이 많지."
오마하는 워렌 버펫의 영향인지 미국에서도 인구대비 부자의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한다. 얘기가 너무 흘러간 것 같아서 다시 버펫 앤
선으로 돌아가겠다.
DURHAM WESTERN HERITAGE MUSEUM
필자가 여기 갔을 땐 이미 주주 티켓을 손에 쥔 후였다. 그래서 무료
입장이 가능했다. 벅셔 주주 티켓을 가지면 상당히 대우 받는 부분이
있는데 역시 위력을 발휘했다. 뭐 다른 특별한 건 없지만 자회사에서
할인 혜택도 있고 이런 무료 입장도 있다. 거기다 자동으로 신분 보장이 되지 않나…적어도 벅셔 주주정도는 되는 것이다. 암행어사 마패라고 할까.. 암행어사 출두요~ 왠지 그런 기분이었다. 벅셔 주주 입장이요~
헤리티지 박물관의 웅장한 모습…여기 지하에 가게가 복원되어 있다.
박물관 1층 로비다. 간단한 카페와 기념품 점이 있다.
이런 것도 전시돼있다. 미 서부 개척의 다양한 역사가 복원 전시되어있다.
19세기 열차의 1등 석의 휴게실을 재현한 곳이다. 이 할아버지는 홀
승무원 복장을 하고 방문객에게 설명을 해준다. 언뜻 보면 차장이나
웨이터 같지만 승무원으로 너무 어울리지 않는가…뭔가 있어보인다.
오마하의 휴일에 나온 오드리 헵번ㅡ이건 분위기 전환용으로 예뻐서
찍었다. 가끔 이런 사진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 얼마 전 그레고리 펙이 타계했지만 필자 개인적으로 옛날 배우 중 그레고리보단 험브리
보가트를 잉그리드 버그만 보단 오드리 헵번을 더 좋아한다.
오마하를 빛낸 인물들과 사건들-명예의 전당쯤 될 것 같다. 90년대
들어 워렌 버펫도 보인다.
저 멀리 '버펫 앤 선'의 간판이 보인다.
'버펫 앤 선'의 정면-실제 가게보다 길이가 짧긴 하지만 모습은 버펫이 일하던 당시와 똑같이 복원된 것이다.
아…이건 무슨 예술 사진 같지 않은가…가게의 내부 모습이다.
가게 앞에서의 필자-모든 시리즈에 필자가 출연할 생각이다. 목에 걸고 있는 것이 주주티켓이다.
JOSLYN ART MUSEUM
오마하의 유명한 미술관이며 끝나는 시간이 오후 4시로 빠르기 때문에 늦게 가면 중간에 그냥 나와야 한다. 나처럼…..그래도 볼 건 다 봤다. 3월부터 5월까지 워렌의 아들인 하워드 버펫의 작품도 전시되어
있다.
그리스 신전 같은 느낌을 준다. 중세 유럽에서 현대의 미국까지 시대
순으로 정리가 되어있다. 예전에 이곳에서 벅셔 주총이 열린 적이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