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The Handicap Principle: A Missing Piece of Darwin's Puzzle
글쓴이: Amotz Zahavi, Avishag Zahavi
Oxford University Press, 1997, 286쪽
다윈은 수컷 공작의 꼬리가 왜 그렇게 크고 화려한지를 설명하고 싶어했다. 얼핏
생각하면 자연 선택에 모순되는 것 같아 보이기 때문이다. 꼬리가 크고 화려하면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더 큰 에너지를 소비해야 한다. 게다가 거추장스러워서 움직임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포식자에게 잡히기도
쉬우며 화려하기 때문에 포식자의 눈에 더 잘 띈다.
다윈은 성 선택으로 이 현상을 설명하려고 했다. 암컷 공작이 꼬리가
화려한 수컷을 좋아하기 때문에 수컷이 번식에 성공하려면 꼬리가 화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맞는
설명이다. 하지만 온전한 설명은 아니다. 왜 암컷이 꼬리가
화려한 수컷을 좋아하는지를 설명해야 하기 때문이다.
피셔(Ronald Fisher)는 줄달음 선택(runaway selection)으로 이 현상을 설명하려고 했다. 여기서
줄달음 선택에 대해 설명하지는 않겠다.
http://en.wikipedia.org/wiki/Fisherian_runaway에
짧막한 소개가 있다.
자하비(Amotz Zahavi)는 「Mate selection - a
selection for a handicap(1975)」에서
핸디캡 원리로 암컷의 선호를 설명하려고 했다. 이 설명은 직관적으로 보면 단순해 보인다. 골프나 바둑 같은 게임에서 핸디캡을 주고도 이겼다면 그만큼 실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마찬가지로 수컷 공작이 화려한 꼬리라는 핸디캡이 있음에도 살아남았다면 그만큼 건강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온갖 골치 아픈 문제들이 등장한다. 자하비의
이 설명은 십여 년 동안 생물학계에서 조롱거리였다. 뭔가 그럴 듯하면서도 조금만 생각해 보면 말도 안
되어 보이는 측면도 있기 때문이다. 자하비 부부(Amotz Zahavi, Avishag Zahavi)는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꾸준히 핸디캡 원리를 옹호했다.
아마도 핸디캡 원리가 조롱거리를 벗어난 데에는 그레이픈(Alan Grafen)의
「Biological
signals as handicaps(1990)」가 큰 기여를
했던 것 같다. 자하비가 직관에 의존했던 반면 이 논문은 핸디캡 원리를 위한 수학적 모델을 제공했다. 그 이후 실제 동물계의 여러 현상들이 이 수학적 모델에 부합한다는 것이 드러나면서 핸디캡 원리는 점점 주류
진화 생물학에 편입되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아직 이 논문을 비롯한 핸디캡 이론의 수학적 모델을 다룬
글들을 아직 읽어 보지 못했다. 따라서 충분히 이해하지 못했으며 누구 말이 맞는지 확신하지 못하겠다.
자하비 부부의 책 『The Handicap Principle: A Missing Piece of Darwin's Puzzle』의 큰 장점을 쉽고 재미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핸디캡 원리를 동물계의 온갖 현상들에 적용한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모든 것을 핸디캡 원리로 설명하려고
한다.
이해관계가 충돌하기 때문에 속임수가 개입될
수밖에 없는 개체들 사이의 의사소통 또는 신호라는 문제가 이 책의 핵심 테마다. “무엇이 신호의 정직성을
보장하는가?”라는 화두에 자하비 부부는 핸디캡이라는 답을 내놓는다. 그
와중에 신호에 대한 집단 선택설적 설명을 비롯한 순진한 설명들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하지만 쉽다는 것이 곧 단점이기도 하다. 그레이픈이 논문이 나온지 한참 후에 출간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핸디캡 이론의 수학적 모델을 전혀 다루지 않는다. 자하비 부부는 수학 쪽으로는 매우 무능한 것 같다. 그들은 해밀턴(William Hamilton)의 친족 선택 이론을 터무니 없는 방식으로 비판하는데 해밀턴의 논문을 읽어보지도
않았거나 해밀턴의 수학적 모델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따라서 이 책을 보고 핸디캡 원리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기대한다면 착각이다. 핵심적인 수학적 모델이 빠졌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김빠지는
책이다.
어쨌든 핸디캡 원리를 알고 싶은 사람이 처음으로 읽을 책으로는 가장 나은 것 같다. 그레이픈 이후에 나온 수학적 모델을 모른다면 결국 직관의 늪에서 헤멜 수밖에 없다는 것만 명심한다면 말이다. 엄밀한 이론적 접근을 위한 준비 단계로서 이 책에 나온 수 많은 사례들을 접해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Acknowledgements
Introduction: The Gazelle, The
Wolf, And The Peacock's Tail
Part I.
Partners In Communication
Chapter 1. Prey-Predator Interactions
Chapter 2. Communication Between Rivals
Chapter 3. Mate Selection
Part Ii. Methods Of Communication
Chapter 4. The Fallacy Of Species-Specific Signals
Chapter 5. Movements And Ritualization
Chapter 6. Vocalizations
Chapter 7. Body Parts That Serve As
Signals
Chapter 8. The Use Of
Color For Showing Off
Chapter 9. Chemical Communications
Part Iii. The Handicap Principle In Social Systems
Chapter 10. Testing The Bond
Chapter 11. Parents And Offspring
Chapter 12. Babblers, Competition For Prestige, And The Evolution Of Altruism
Chapter 13. The Social Insects: Why
Help The Queen?
Chapter 14. The Parenting Couple
Chapter 15. Social Amebas (Cellular
Slime Molds)
Chapter 16. Parasite And Host
Chapter 17. Information Centers
Part Iv. Humans
Chapter 18. Huma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