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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 암 이상인]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일

                                            전주안골노인복지관 수필창작반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창작 금요반 김세명

 

  "배가 나온 건 인격이야!"

 못먹고 못살던 때라 배가 나온 걸 그렇게 합리화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땐 배가 나온 사람은 성공한 사장이거나 직위가 높아 선망의 대상으로 알고 부러워하며, 그런 사람 앞에서는 으레 기가 죽어 살아왔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요즘 그런 사람은 풍채가 좋다고하나 그 이면에는 성인병 위험이 있다는 게 상식이고  비만퇴치에 온통  다이어트 열풍이다. 웰빙열풍이 불더니 건강한 삶의질이 관심의 대상이다. 성인뿐아니라 어린이나 청소년도 운동은 적게 하고 서구적 식생활로 인해 점차 비만한 사람이 늘어나자 보건당국은 국민건강을 위해 다이어트 식품군을 분류하여 권장하고 있다.

 사회적 관심이 그러니 운동에 관심이 많을 뿐 아니라 날씬한 외모를 가꾸기에 여념이 없어 남녀를 불문하고 뚱뚱한 사람은 별로라고 인식한다. 비만은 잘못된 식생활이거나 운동부족이 원인이다. 나도 이십대에는 건강에  자신이 있다고 큰소리를 쳤고, 기계체조로 다져진 내 몸매는 근육질로 우람하여 모든 면에서 자신감이 넘쳤다. 그러나 군에 입대하여 단체생활을 하면서 담배와 술도 배우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많이 먹고 운동은 적게하니 건강검진을 하면 과체중으로 성인병 우려가 있다며 걱정을 했다. 이런 현상이 나만이 아니고 직장생활을 한 대부분이 대동소이하여 몸이 불어 났지만 이를 다스리지 못했다. 사십대에 금연을 하여 다행이다 싶다. 그런데 주변 친구들이 하나둘 대사증후군이나 중풍으로 입원이나 불행을 당한 경우를 보면 충격이다. 노인이 되면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치부하면 할 말이 없으나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데도 게을리하여 몸을 망친다면 그보다  큰 불행이 없을 것 같다.

 대부분의 고령자는 고혈압과 대사중후군으로 혈관에 중성지방으로 피딱지가 혈관을 막거나 심장질환을 일으켜 불행을 당한다. 이런 증상의 특징은 한 번 맞으면 건강을 되찾기가 매우 어렵다.  예방은 식사와 운동 그리고 약물에 의해 3박자를 잘 다스려야 한다고 말한다. 자연현상이라고 체념하기도 하지만 습관을 고치면 많이 개선되는데 변화를 싫어하는 타성에 대사증후군을 개선하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많다. 나 또한 다이어트대열에 합류하고 식사량을 줄이면서 지방을 줄여 나갔다. 체중이 줄면서 자신감도 생기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규칙적인 식사와 먹은만큼 운동으로 빼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1년간 헬스클럽도 매일 다니고 식사조절을 하니 어느 정도 정상체중으로 돌아왔다. 아직도 중성지방 수치나 총 콜레스트롤 수치가 약간 높고 배의 지방은 더 빼야 한다.

 

  나에게도 악몽같은 일이 있었다. 충격을 받아 날짜도 기억한다. 2008년 4월 20일 결혼식장에서 식사를 하고 갑자기 배가 아픈 게 식중독 같아 예수병원을 찾아갔다. 응급실에서 고열과 통증을 호소하자 여러가지 사진을 찍어 보고는 담낭관폐쇄증으로 2주간 입원을 하며 내시경을 통하여 담석을 빼내고서  퇴원할 수 있었다. 담석이 세 개나 나왔다. 의사는 다음에 또 그런 통증이 오면 담낭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자고 하며 시금치나 멸치 같은 음식은 삼가라고 당부하며 담석을 녹이는 약을 처방해 주었다. 의사의 고마움을 그 때 알았다. 몸이 아파보니 환자들의 심정을 이해할 것 같았다.

 그 뒤부터는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았고 기름기 있는 음식은 삼가고 있다. 매일 아침에는 기린봉 정상부근에서 70대 중반인 백발이 성성한 분이 평행봉을 하는데 젊은이 못지 않았다. 신기하여 비법을 물어 보니 20대부터 꾸준히 해온 결과란다. 생각해 보니 나도 그때는 평행봉에서 못하는 게 없었다. 부러웠다.

 나도 20대부터 계속했다면 자신있게 할 텐데 생각하면서 그 분의 몸매를 보니 군살없이 날씬했다. 그 노인의 말씀이 '나무도 겨울을 나려면 잎새를 떨구고 가볍게 해야 추위를 견디는 거와 같이 사람도 건강하려면 가볍게 해야 한다'고 말씀 하셨다. 정말 옳으신 말씀이다. 몸에 군살을 줄이고 몸을 가볍게 해야 가능한 운동이 바로 기계체조다. 팔의 힘으로 몸을 자유자재로 제어하는 게 기계체조인데 이 몸으로는 어림도 없다. 생각해 보니 체중을 늘린 건 쓰레기를 짊어지고 다니는 것처럼 무겁기만 하다. 기본기를 익히고 체중을 감소하면 못할 것도 없다고 생각하나 예전의 몸으로 돌아가려는 건 과욕이려니 싶다.
 
  나이 들면 운동을 해도 근육이 생기지 않는 걸로 생각했지만 그건 아니다. 스타킹에서 70대 노인이 육체미 대회에 참가하는 걸 보면 우리 몸은 쓰면 쓸수록 발달하지만 쓰지 않으면 퇴화하는가 보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속담처럼 정신과 육체는 하나로 몸이 쇠약하거나 아프면 의기소침해지고 정신이 맑지 못한 걸 보면 몸의 건강이야말로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하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바로 시작할 때란 말처럼 소탐대실하지 말고 건강에 힘쓸 일이다.

 돈을 잃으면 일부를, 친구를 잃으면 절반을,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다는 영국 속담과 같이 건강의 중요성은 말해 무엇하리.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채식위주로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며 규칙적인 운동으로 건강을 돌볼 일이다.

                                                                    (2009년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