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3일, 날씨가 좀 풀렸다지만 아직은 좀 바람이 차다. 내변산 탐방지원센터까지 가려면 집에서 1시간 30분은 잡아야 하니 일찍 서둘러야 한다. 배낭을 대충 꾸리고 커피와 막걸리를 챙긴다. 집 앞 근처 김밥집에서 김밥을 몇 줄 사고 고속도로에 오른다. 전주팀은 일수부대장과 회장님 차량이 움직이고 익산팀은 따로 오는 중이라 한다. 내변산 주차장에 도착하니 9시 40분이다. 잠시 후에 익산 김권희 부부가 도착하고 5분정도 후에 회장님 차량이 들어온다. 내 차와 회장님 차는 주차장에 남겨두고 권희차에 모두탑승, 남여치로 향한다. 남여치에는 방금 전에 도착한 일수 차에 전주팀이 모두 준비중이다. 오늘은 간만에 참석하는 김경아 원장님과 업저버 이종명 FC까지 모두 14명이 참석이다. 산행코스도 2개로 나누어야 하니 조심해서 산행을 잘 운영해야 하겠다.
오전10시가 약간 넘은시간, 남여치에서 월명암을 향해 오른다. 월명암은 오랜 역사를 가진 사찰이었으나 왜란과 한국동란 등 우여곡절을 거쳐 1960년대 작은 암자로 재건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대웅전을 등에지고 전망을 바라보면 꽤나 좋은 절집임을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다. 또한 여기에는 커다란 삽살개 두 마리가 방문객들을 친근하게 맞아주고 있어 포근한 느낌이다. 월명암에서 10여분 휴식을 취하고 자연보호헌장탑 방면으로 하산을 한다. 하산길은 꽤나 가파르지만 곳곳에서 나타나는 절경들이 피로를 잊게 한다. 자연보호헌장탑 근처에는 널찍한 잔디밭이 있어서 등산객들은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많이 한다. 원래 우리도 여기서 식사를 하려고 계획했지만 수정해서 조금 더 올라가기로 한다.
직소보를 거쳐 폭포까지 약간의 오르막을 숨가쁘게 올라가면 멋진 전망대에서 내변산의 비경을 감상하게 된다. 여기에서 사진 몇 장 찍고 다시 출발, 재백이고개 오르기 전 우측에 계곡길이 있고 널찍한 바위들이 많아서 식사와 휴식에 좋은 장소다. 자리를 잡으려고 보니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두 팀이 좋은 자리를 다 차지하고 있다. 그 가운데 빈자리에 돗자리를 펴고 음식들을 꺼내본다. 김밥과 막걸리, 떡, 샌드위치 등 늘상 보이던 음식이 나오고 오늘의 특식은 비빔밥이다. 권희네가 준비해 온 봄나물비빔밥(즉석에서 바다엄마가 솜씨를 발휘해준다)은 모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다양한 음식과 막걸리 그리고 유 고문님이 가져오신 매실주까지 다 마시면서 풍족한 점심과 휴식을 즐긴다. 내변산 산행은 항시 행복하다. 특히 직소폭포에서 재백이고개까지의 오솔길이 가장 멋진 곳으로 생각된다. 옆으로 천천히 흐르는 냇물을 바라보며 숲 속 산내음을 맡아가며 걷는 길은 정말 편안함과 만족감을 동시에 안겨주는 느낌이다.
재백이고개에서 원암으로 내려가는 길은 1.2km의 짧은 코스라서 여기로 내려가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일단 관음봉 3거리까지 가기로 한다. 3거리에서 내변산 쪽으로 가는 팀과 내소사방면 하산팀을 나눈다. 하산팀은 8명, 종주팀은 6명으로 갈라진다. 여기서부터는 내가 속한 종주팀이 진행한 코스만 소개할 수 밖에 없으니 양해하시라. 내변산 산행은 거의 모든 코스가 편안하다. 하지만 관음봉과 세봉을 거치는 구간은 힘들다. 나도 여기에서 땀이 많이 나는 것을 느낀다. 홍고문님도 이 구간에서만 땀이 좀 나신다고 했으니 조금 난이도 높은 곳이라 보면 된다. 어렵고 힘든 코스인 만큼 보상도 크다. 내변산의 가장 멋진 절경들을 다 보여주는 이 코스는 겨울 눈꽃산행을 꼭 다시 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한다. 이 좋은 곳엘 왜 이제야 오게 되었을까?
하산팀이 기다릴것을 생각하여 걸음을 조금 재촉해본다. 과연 주차장에 거의 도착할 무렵 하산팀에게서 전화가 온다. 어디쯤이냐고? 물론 산 속이지~ ㅎㅎ 한 10여분 후면 주차장에 도착할테니 맛난거 드시고 계시라고 전달한다. 세봉에서 내려오다 보면 가마터삼거리가 아니라 주차장쪽으로 바로 내려오는 길이 있다. 이쪽으로 오니 거리가 좀 단축되는것 같다. 지도를 잘 참조해야 하겠다. 주차장 도착 직전에 변산바람꽃 자생지가 나온다. 하얗게 얼굴을 내민 녀석들의 앙증맞은 모습이 참 이쁘다. 이렇게 총 구간 11km정도의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니 오후 4시가 약간 넘었나보다.(산행시간 총 6시간/이동시간 5시간)
주차된 차에 올라 승로 차에 권희, 일수를 보내고 우리 차는 종명이와 함께 내소사로 먼저 향한다. 내변산 안길을 돌아 내소사로 올라가는데 우리 일행들이 내려오고 있다. 식당에서 막걸리 드시는 줄 알았는데 이왕 나선 김에 전주에서 쭈꾸미 샤브샤브를 먹고 헤어지잔다. 그래 좋다~ 전주로 가자! 일행들 중 저녁에 일정있는 분들은 먼저 보내고 회장님 가족, 홍.유고문님, 그리고 우리부부 해서 모두 8명이 서신동 횟집에 모여 쭈꾸미 샤브샤브와 그 시커먼 국물에 라면사리를 넣어 저녁식사를 대신한다. 아침 일찍부터 이걸 준비하다가 국립공원 취사금지조치 때문에 포기했던 안일회 세프의 아쉬움을 이렇게 달래면서 60차 산행을 풍성하게 마무리했다. 우리는 역시 먹자파 산행팀이다. 이상으로 60차 산행보고를 마칩니다. 산행사진은 김권희 홍보이사의 작품을 따로 감상하시기 바랍니다.(등반대장 올림)
첫댓글 둘레길 산책 하듯 편안 하면서도,
너무너무 아름다운 멋진 산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