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에는 3종이 있다. 명나라 홍자성이 지은 359장의
[홍자성 채근담], 청나라 홍응명이 지은 383장의 [홍응명 채근담],
우리의 한용운이 지은 [한용운 채근담]이 그것이다.
[한용운 채근담]은 [홍응명 채근담]을 중심으로 우리 사정에 맞게
재구성한 것이다. 어느 [채근담]이든 유불도가 융합되어 있어
사상공부와 인생공부에 비할 바 없는 텍스트가 된다.
[홍자성 채근담]에 있는 대표적인 군자 관련말씀을 뽑아보았다.
번역은 도광순 님의 것을 참고하였다.
세상살이에 경험이 얕을수록 세속에 전염됨도 얕으며,
세상일에 경험이 깊을수록 권모술수도 또한 깊다.
그러므로 군자는 세상에 닳아 빤질빤질하기보다는
무뚝뚝하고 우둔한 편이 나으며,
약삭빠르게 계산에 능하기보다는
허술하면서 뜻이 고상한 것이 낫다.
涉世淺 點染亦淺,
歷事深 機械亦深.
故君子 與其練達 不若朴魯,
與其曲謹 不若疎狂. (주1)
군자의 마음씨는 마치 하늘이 푸르고
해가 빛나는 것처럼 투명하게 가짐으로써
남이 알아보지 못하게 하지 아니하며,
군자의 재주와 지혜는 마치 주옥처럼
깊숙하게 저 밑에 감추어둠으로써
남이 쉽게 알게 해서는 아니 된다.
君子之心事 天靑日白 不可使人不知,
君子之才華 玉온珠藏 不可使人易知. (주2)
군자는 본래 군주나 재상에게 농락되지 않는다.
사람의 힘이 일정하게 되면 하늘을 이기게 되며,
뜻이 한결같으면 기질도 변하게 할 수가 있다.
군자는 또한 조물의 형틀에 속박되지도 않는다.
君子固不爲君相所牢룡.
人定勝天,
志一動氣.
君子亦不受造物之陶鑄. (주3)
간이 병들면 눈이 보이지 않고,
콩팥이 병들면 귀가 들리지 않나니,
병은 사람이 보이지 않는 곳에 생기지만,
반드시 사람들이 함께 보는 곳에 나타난다.
하여 군자가 밝은 곳에서 죄를 얻지 않으려거든
먼저 사람이 보는 안 보는 곳에서 죄를 짓지 말 것이다.
肝受病 卽目不能視,
腎受病 卽耳不能聽,
病受於人所不見,
必發於人所共見.
故君子 欲無得罪於昭昭
先無得罪於冥冥. (주4)
쇠퇴해가는 모습은 흥성한 속에 있고,
새로이 피어나는 움직임은 영락해가는 속에 있다.
하여 군자는 편안한 때에 마음을 굳게 지켜서 후환이 없게 할 것이요,
이변을 당했을 때에는 백 번을 참아 성취를 도모해야만 한다.
衰颯的景象 就在盛滿中,
發生的機緘 卽在零落內.
故君子居安 宜操一心以慮患,
處變當堅百忍以圖成. (주5)
산이 높고 험한 곳에는 나무가 없으되,
계곡이 감도는 곳에는 초목이 우거진다.
물살이 센 곳에는 고기가 없건마는,
못물이 고이면 고기와 자라가 모여든다.
이렇게 너무 고상하고 성급한 마음을
군자는 깊이 경계할지니라.
山之高峻處無木,
而谿谷廻環則草木叢生.
水之湍急處無魚,
而淵潭停蓄則魚鼈聚集.
此高絶之行褊急之衷
君子重有戒焉. (주6)
군자는 환란에 처하여 근심하지 아니하되
즐거운 잔치를 당해서는 근심하며,
권세있는 사람과 부자를 만나서는 두려워하지 아니하되
의지할 곳 없는 외로운 이를 대해서는 안타까와 하느니라.
君子處患難而不憂 當宴遊而척慮,
遇權豪而不懼 對경獨而驚心. (주7)
주1) [홍자성 채근담], <전집>, 2.
주2) [홍자성 채근담], <전집>, 3.
주3) [홍자성 채근담], <전집>, 42.
주4) [홍자성 채근담], <전집>, 48.
주5) [홍자성 채근담], <전집>, 117.
주6) [홍자성 채근담], <전집>, 196.
주7) [홍자성 채근담], <전집>, 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