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령 ~ 배내고개
1. 산행 일정
1) 일 시 : 2011. 05. 21. (토) 09:40 ~ 16:00(날씨 : 흐리며 햇살)
2) 주요산 : 상운산(1114m) / 가지산(1240m) / 능동산(981m)
3) 소재지 : 경북 청도 운문면, 밀양시 산내면 및 울산시 상북면
4) 동 행 : 구름과 나비
5) 산 행 : 운문령 - 상운산 - 쌀바위 - 가지산 - 중봉 - 석남터널 - 능동산 - 배내고개
2. 운문령 ~ 배내고개의 개요 (약12.7km)
운문령(약640m)에서 경북과 경남의 경계능선을 따라서 고도를 높이며 헬기장, 산불감시초소, 헬기장을 지나 귀바위 및 상운산에 도착한다. 상운산에서 고헌산과 문복산, 언양 등의 전경을 보고 내려서면 낙동정맥과 쌍두봉 갈림길인데 좌측 쌀바위를 택한다. 전설에 쌀바위에서 쌀이 나왔는데 과욕으로 이제는 물만 나온다고 한다. 현재 쌀 대신 주목나무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잘 성장하면 가지산의 명물이 될 것이다. 쌀바위부터 바위능선으로 주의가 요구되어도 시원한 전망으로 속이 후련하다. 학소대가는 헬기장을 지나면 철쭉군락지 보호구역이며 영남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가지산이다. 가지산에서는 운문산, 고헌산, 능동산 등의 영남알프스 전경이 펼쳐지고, 동쪽에 석남사, 서북쪽에 운문사와 서북능선, 원시자연의 학소대폭포 등이 자리한다. 가지산에서 동남방향의 중봉을 거쳐서 석남터널(위)까지 하강한 후 5km정도의 완만한 능선을 걸어서 약200m 상승하면 능동산에 이른다. 능동산에서 낙동정맥으로 돌아 나와 하강하면 배내재(690m)다.
3. 산행의 흐름과 메아리
1) 들머리에서
일기예보에서 전달하는 봄비 소식에 갈등이 증폭되어 준비과정도 갈등이 심하다. 비가와도 산행하겠다는 결심을 세우니 심신이 안정을 찾는다. 사람은 전·후·좌·우가 있어서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심리적으로 불안감이 조성되므로 자신의 심리적 혼란을 막기 위하여 명백하게 결정을 내려야 불안 심리를 떨쳐낼 수 있다. 그러므로 갈등이 발생할 때는 안절부절 못하는 것보다 침착하게 문제에 임하는 습관을 기르자. 새벽은 흐려서 산행하기 안성맞춤이다.
2) 운문령 - 760 - 임도 - 귀바위 - 상운산 - 쌀바위 - 1118 - 가지산(09:40~12:30)
활동시간임에도 인적이 드물고 고요하다. 가을의 번잡함을 떠 올리며 고개를 갸웃거리며 임도를 버리고 나무그늘이 제공하는 낙동정맥을 따른다. 봄꽃과 야생화 위로 연주되는 새소리에 신바람이 일어나며 헬기장, 산불감시초소, 헬기장을 지난다. 산불조심은 미연에 방지하는 예방체계가 중요하지 시설이 산불을 방지하는 것은 아니다. 작금은 산에서 담배피우는 것이 예사라, 산불감시요원에게 적발건수에 따라서 수당을 주는 방법도 고려하였으면 하며 임도를 만난다. 유혹과 거부의 갈등에서 정도를 따르자, 정도를 따라야 후한이 없다며 상운산 이정표를 따라 능선으로 접어든다. 연산홍에서 구슬땀의 가치를 찾고, 꽃들을 날아다니는 나비에서 자유를 본다. 곤충들도 방종이 아닌 영역의 범위에서 자유를 만끽하리라. 정상부에는 모난 바위들이 위용을 떨치는데 ‘모난 바위 정수리 맞는다.’라는 속담이 떠오르며 상운산이 젊구나. 정수리를 맞지 않고 세월을 버티는 것에 감탄하며 ‘모나지 말고 부드럽게 살아라.’ 고 이야기한 것이 부끄럽다. 세월이 흐르면서 정의보다 타협에 안주하고, 불합리해도 권위적 복종의 협의에 위안을 삼는 것에 상운산이 ‘할’하며 정신을 일깨워준다. 젊음은 상운산으로 싱그러운 봄기운이 달려온다. 대자연의 싱그러움에 가슴이 벅차고 삶이 젊어지며 많은 사람들이 이 대자연을 보아야 될텐데. 고헌산과 문복산, 물결치는 대지의 기상에 희열과 열정을 품으며 쌀바위와 운문사 갈림에서 쌀바위 이정표를 따라 주목나무 복원사업이 한창인 쌀바위에 이른다. 식수하는 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로켓발사를 대기하는 쌀바위 전설에서 욕심으로 많은 것을 잃었구나. 쌀바위 전설이 전해주는 교훈에도 불구하고 자연을 송두리째 잘래내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지. 사람은 욕심으로 이루어서 욕심으로 망하지만 자연은 아픈 상처만 남고 치유할 방법도 없다. 쌀바위 능선부터 전망이 좋고, 시원한 바람이 아픔을 떨어낼 때 예쁜 야생화가 평온함을 심어주는 헬기장에는 학소대가는 길이 있다. 철쭉군락지로 날아오르면 철쭉꽃은 떨어지고 잎만 무성한데, 몇 송이 연산홍이 그윽하게 미소 짓는 가지산 정상으로 안내한다. 영남알프스에서 가장 높은 가지산에서 영남알프스가 제공하는 봄의 전경을 만나니 탄복할 뿐이다. 학소대에서 날아온 학을 타고 운문산, 구만산 등을 유람하며 자연은 목적물이 아니라 존재적 가치로 보아야 한다.
3) 가지산 - 중봉 - 나무계단 - 석남터널 - 춤추는소나무 - 능동산 - 배내재 (12:30~16:00)
가지산을 중심으로 뻗어내린 능선들이 얽히고 섥혀도 서로 의지하며 맑은 물로 계곡을 만들어서 속세를 정화해 가듯이, 답답하고 일이 풀리지 않을 때는 자연에서 자신을 돌이켜 보라. 대자연은 자연의 이치처럼 삶을 풀어가라며 교훈을 주고, 그것으로 자신이 안정되면 가정과 세상을 재조명할 수 있다. 울퉁불퉁한 바위길, 나락으로 빨려드는 아찔한 길, 의지하며 위험을 극복하라는 길, 부드럽고 넉넉함으로 사랑을 키우는 길, 초원에서 자신을 버리고 자신을 찾는 길 등에서 정신을 정화하며 까치봉과 나무계단를 거쳐서 석남터널에 안착한다. 겨울설경을 구경할 때는 길이 푹신푹신하고, 매끄러웠는데 봄의 행로는 거칠기 따로 없다. 본질을 보면서 이런 험한 세상을 만든 것도 사람이며, 복원해야 할 의무도 사람에게 있음을 새기며 이정표가 번잡한 돌탑에 희망을 올리고 능동산으로 향한다. 낙엽이 바스러져 푹신푹신하고, 적당한 나무그늘 아래를 걷는 것이 여유롭고 흥겹다. 이 부드러운 능선도 자세히 보면 급경사로 끝이 안 보인다. 안전 속에서 위험이 도사림을 인지하며 나비의 나플거림을 즐긴다. 나비의 우아한 비행을 따라가면 파리들이 벌이 없는 꽃에서 노닌다. 아름다운 꽃도 벌이 없으니 파리를 붙들어 수정을 하는구나. 벌들의 개체수가 현저하게 줄어들어 농사도 걱정인 현실에서 자연의 꽃도 벌만 기다리지 않고 새로운 매개체를 찾는구나. 자연은 그리운 님을 기다리다 그대로 바위가 된 망부석이 아니라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의 소유자로다. 소나무가 춤을 추며 또 다른 환경을 보여준다. 사방팔방으로 가지를 뻗어서 쉼터를 제공하는데 머무르지 않을소냐? 춤추는 소나무가 들려주는 개성의 중요성을 인지하며 성공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끝이 안보여도 신념을 가지고 죽을 각오로 임해야 성공의 그림자가 다가온다. 나무계단이 가도 가도 끝이 없어도 언젠가는 끝이 있어서 능동산이고, 영남알프스 영취산여정을 그려준다. 능동산에서 배내고개가는 삼거리로 돌아와 배내고개에 도착한다. 6.25전쟁도 몰랐다는 깊은 배내고개가 불야성이다.
4) 날머리에서
산행인의 도움에 감사드리며 덕을 입었으니 보답을 받은 덕을 더 쌓아야 할 것이다. 눈앞의 목표를 갈망하면 큰일을 망친다. 욕심을 자신이 아닌 대중의 전체이익으로 바꾸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