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과응보 (因果應報)
그렇다. 말 그대로 유머란에 글을 써보면
좋은 글은 좋은 반응을 얻고 나쁜 글을 나쁜 반응을 얻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확인할 수 있다.
가끔 자신의 글은 수준이 매우 높은데
읽는 사람이 수준이 낮아 인정받지 못한다고 우기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은 말로만 그러지
돌아서서는 더 재미있게 쓸 궁리를 한다.
결국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다가 치질에 걸리고 만다.
좋은 글은 좋은 반응을 얻게 되기 마련이다.
2. 사칙연산(四則演算)
글을 쓰고 게시판에 올리고 나면 그 어느 누구보다 머리 회전이
빨라지게 된다. 즉, 조회수와 추천수가 가지는 오묘한 관계에
대하여 빠르게 반응하게 되는 사이
자신도 모르는 사칙연산의 능력이 탁월해진다.
이런 시람들은 나중에 시장에서 물건값 깍을 때 또는 은행에서
돈 꾸면서 이자계산할 때 남보다 빠른 계산력으로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다.
은행직원들에게 사칙연산 기능을 키우기 위해 의무적으로
유머란에 글을 쓰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소문도 있다.
3. 타산지석 (他山之石)
글을 쓰려면 남의 말을 잘 경청해야 한다.
비록 보잘 것 없는 말이라도 자신의 옥(玉)으로 만드는데는
얼마든지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래서 얼마전에 유머란에 있었던 룸싸롱 아르바이트기를
열심히 봤다. 이제 룸싸롱에서 아르바이트하면 잘 할 수 있다.
또한 주변의 썰렁한 사람의 매섭도록 추운 농담도
잘 들을 수 있게 된다. 물론 남이 써놓은 글들도 열심히 읽게
된다. 모두가 피가 되고 살이되는 것이다.
그럼 그러다가 모든게 피가되고 살이 되서 뚱뚱해지면
어찌 하려느냐고? 푸하하하... 그래서 다음 글을 준비했다.
4. 발분망식 (發憤忘食)
무언가 열심히 하려면 먹는 것도 잊게 마련이다.
따라서 유머란에 글만 열심히 써도 저절로 다이어트가 된다.
다이어트가 남의 일이던가? 그리고 이거 하려면 돈도 수억 든다.
운동하러 가야지, 음식 조절한다고 더 삐싼 다이어트 식품
먹어야지, 운동하러 가기 싫다고 집에 비싼 운동기구
들여놔야지.... 그렇다고 성공이나 하면 모를까.
다이어트에 성공하기란 하늘의 별따기 아닌가?
바로 그런 다이어트를 유머란에 글만 열심히 써도 된다니
이야 말로 꿩먹고 알먹고다.
다이어트를 필요로 하시는 분,
지금부터 유머란에 글을 쓰도록 하자!
5. 문일지십 (聞一知十)
여기까지만 읽어봐도 저 알듯말듯한 한자가 무슨 뜻인지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렇다. 유머란에 글쓰면 저렇듯 한가지를
봐도 열가지를 알게 된다. 예를 들어 사오정 시리즈를 보자.
사오정은 3장법사가 나오는 서유기고 이와 함께 3국지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한 사오정이 자주 등장하는
엘쥐 공19 CF도 있다. 그러니 사오정 얘기만 들어도 기본적으로
52가지를 알게 되는 것이다. (3국지 + 엘쥐 공19 + 3장법사)
그런데 나와 있는 숫자를 다 더했는데 왜 25가지가 아니고
52가지냐고? 그건 고스톱 좋아하는 옆사람에게 물어보면 된다.
3장법사에 나오는 ‘장’이란 글자가 어떤 숫자를 의미하는지.
6. 한중진미 (汗中眞味)
글을 쓰고 있는 동안은 그야말로 한가운 가운데
참맛을 느끼게 된다.
뿐만 아니라 글을 쓰려고 생각하는 시간도 한가로울 것 같지만
기분이 좋아지는 참맛을 알게 된다.
따라서 유머란에 글을 쓰면 일단 지하철이 지루하지 않다.
오래 생각할 수 있는 기회가 저절로 제공되기 때문이다.
주로 지하철에 타면 짐 올려놓는 선반을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신문이라도 발견되면 무척 반가와 하는 사람들이 있다.
더욱이 스포츠 신문이라도 건지면 침까지 흘린다.
그런 사람은 주로 유머란에 글쓰지 않는 사람이다.
7. 다문박식 (多聞博識)
우선 아는 게 많아진다. 아는 게 많아 질 수 밖에 없다.
유머란에 글 쓰면서 조금이라도 잘못된 상식을 옮겨보면 안다.
엄청나게 많은 메일을 받는다. 지난번에 ‘삼수갑산’을
‘산수갑산’으로 썼다가 메일이 폭주하는 바람에 전자메일 기능이
일체 마비된 적이 있었다. (물론 나중에 알고 보니
시스템 점검중이라고 했다.) 그러니 유머란에 글을 쓰면 저절로
일반적인 상식이 풍부해질 뿐 아니라 각종 시사정보, 경제 상식,
기초과학 분야는 말할 것도 없고 옆집 아가씨 귀가 시간,
거래처 김 부장 부부싸움 횟수, 철학과 김교수님 화장실 이용
시간 간격 등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국가고시 등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일단 유머란에 글을 써보라고 권한다.
8. 불요불굴 (不撓不屈)
똥고집이 는다.
글쓰다 보면 재미없는 글도 쓰게 마련, 하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계속 쓰게 된다.
하지만 그 똥고집은 인생살이에 있어서 무척 중요한 것으로
이것이 발전하면 소신이 된다.
바로 이런 소신이 사회를 지탱하는 힘이요, 또한 원리인 것이다.
사회적으로 성공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다 이거 하나로
버티지 않았던가?
물론 이것도 때와 장소를 가려서 알맞게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주변에서 손가락질 받는다.
9. 촌철살인 (寸鐵殺人)
시작은 막연히 시작하지만 글을 오래 쓰다보면
나름대로 주제를 잡을 수 있고 흐름을 잡아낼 수 있는 요령이
생긴다. 즉, 간단한 말이나 문장으로 사물의 가장 요긴한 데를
찔러 듣는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세태를 반영하기도 하고 때로는 날카로운 풍자로
열번 헐뜯고 꾸짖는 것 보다 더 무서운 한마디로
꼬집을 수도 있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유머가 가지는 가장 커다란 힘이기도 하며
또한 앞으로도 계속 발전되어야 할 부분인 셈이다.
10. 명경지수 (明鏡止水)
유머란에 글을 쓰는 사람이나 글을 읽는 사람이나
그 순간 만큼은 소박하기 그지 없다.
적어도 유머란에 글을 쓰는 시간은 잡념이나 허욕은
있을 수 없고 조용한 마음이 된다.
남에게 좋은 글을 보여주려면 자신의 마음이 평온을 찾아야
한다는 말일까?
오늘도 맑은 물에 고개를 내밀어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는 듯한
마음으로 또 한편의 글을 쓴다. 다만 자그마한 바램이 있다면
누가 이 물에 돌을 던지지 말아줬으면 하는,
아주 작은 바램만이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