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문화지도’‘잃어버린 우리 동네 풍경 읽기’ 등 문화 발굴 시도 어린이들이 동네 화가와 함께 꾸러기환경그림전시회를 가졌다. 동네 문화해설사와 함께 문화현장체험을 했다. 골목 벽을 스크린으로 활용해 골목영화제를 열었다….
꿈 얘기가 아니다. 제주에서 ‘우리 동네 문화지도’와 ‘잃어버린 우리 동네 풍경 읽기’식으로 동네 문화(역사)를 발굴하는 노력들이 시도되고 있다.
이는 각 동 주민자치센터 문화프로그램이 기존의 천편일률적인 내용으로 진행된 것과는 거리가 있다. 문화현장 이슈에서는 최근 변화되는 동네 문화프로그램 소개와 함께 이를 더욱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이 없는지 상하로 나눠 찾아본다.
□ 동네 문화역사도 통역이 되나요? 우리 동네 문화역사가 해당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해 새롭게 발견되고 있다. 지난해 제주참여환경연대가 제주시 이도1동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위탁사업으로 진행한 ‘사람의 만남이 아름다운 동네’(이하 이도1동 참여프로그램)사업이 그 본보기다. 이도1동 참여프로그램은 우리동네 바로알기 역사기행, 우리동네 해설사양성 프로그램, 우리마을 작은축제 등으로 운영되었다.
이도1동 참여프로그램은 무엇보다 주민들로 하여금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한 자기 동네의 여러 문화·역사·유적과 사실에 대해 새롭게 깨닫는 지적체험을 안겨 주면서 호응을 얻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강호준씨(52·이도1동 주민자치위원회 간사)는 “그 전까지도 오현단에 모셔진 역사인물이나 오현단에 대해 알지 못했다”면서 “해설사교육을 받은 이후에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설명해줄 수 있을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이도1동 참여프로그램이 동네 주민들로부터 호감을 얻자 제주시 삼양동도 올해 이 프로그램을 운영할 방침이다. 이외에 제주시 화북동의 ‘우리마을 문화재 바로 알기’프로그램, 제주시 도두동의 ‘지역문화해설사 양성과정’프로그램 역시 주민생활과 밀착된 문화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은 ‘주민생활 밀착형으로’ 이도1동 참여프로그램처럼 주민자치센터의 프로그램 변화는 더디게 이뤄진 결과물이다.
제주도내 43개 읍면동 중 34곳에 주민자치센터가 설치돼 있다. 주민자치센터별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시행해왔지만 주로 주민자치센터 공간을 이용하는 프로그램이나 건강, 풍물, 서예, 한지공예 등 획일적인 내용이 주민참여 저조와 맞물려 운용이 신통치 않았다.
전국적인 실태이지만 제주역시 주민자치센터 활동이 동사무소 여유공간을 이용한 프로그램 중심으로만 이뤄져 주민자치역량을 키우는데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관련 제도의 개선과 더불어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한 자치역량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하고도 주민생활과 밀착된 프로그램의 접근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도1동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위탁사업을 진행했던 고유기 제주참여환경연대 사무처장은 “활력있는 주민자치센터 운영을 위해서는 각 동별 역사문화바로알기 같은 체험활동을 정책적으로 시행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도1동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만을 사례로 제주지역 주민자치센터 운용이 활성화되었다거나 기능이 강화되었다고 점치기에는 아직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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