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동 주동마을 산해정서 출발
- 주능선 합류점~정상 오른 후
- 천진암~은하사까지 10㎞ 코스
- 초보자는 평균 5시간 잡아야
- 해발 약 350m 봉우리 넘은 후
- 뒤덮인 낙옆·나뭇가지에 지체
- 철쭉 군락지 산불 흔적 아쉬워
- 종착점 고찰·산림욕장 여유도
신어산은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경남 김해시를 대표하는 명산이다. 신어는 금관가야의 시조인 수로왕릉의 정문에 새겨진 두마리 물고기를 뜻하면서, 동시에 수로왕의 왕비인 허 황후의 고향 인도 아유타국와 가락국의 상징이기도 하다. 이름에서부터 금관가야 탄생 설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해발 630m 높이의 신어산은 김해시 삼방동을 중심으로 동서로 뻗어있으며, 북동쪽으로는 낙동강이 감돌아 흐르고 남쪽에는 광활한 김해 평야가 펼쳐져 있다. 김해시민은 물론이고 인근 지역 주민들에게 여느산보다 친숙한 산이다. 당연히 '근교산&그너머'에서도 여러번 소개됐다. 하지만 같은 산이라도 언제 누구와 혹은 어떤 기분으로 오르느냐에 따라 느낌은 전혀 다르다. 산꾼들이 같은 산을 수십 번, 아니 수백 번 오르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하물며 코스가 달라진다면 같은 산이라 하더라도 산행 자체가 완전히 달라진다.
■예하 봉우리 거쳐 주봉으로 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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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김해시 신어산 정상에 조성된 쉼터에서 등산객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근교산팀이 신어산을 오른 날은 가시거리가 짧아 삼방동 등 김해 시가지 전경이 흐릿하게 보인다. 맑은 날은 멀리 김해평야와 부산 강서구까지 선명하게 볼수 있다. |
신어산은 김해의 중심에 자리잡은 명산답게 등산 코스도 다양하다. 이번 산행은 일반 등산객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길을 따라 감으로써, 신어산 산행의 또다른 묘미를 느낄수 있다. 신어산 '예하'의 봉우리 몇 개를 오른 후에 '주봉'쪽 등산로에 합류하는 식이다. 산행 코스는 '대동면 주동마을 산해정~369m 봉우리~주능선 합류점~정상~천진암~은하사'로, 출발지 반대편에서 산행을 마무리한다. 산행 거리는 10㎞ 정도로, 시간은 5시간 이상은 잡아야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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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 대동면 주동마을의 산해정 전경. 조선시대 유학자인 남명 조식 선생은 처가가 있던 주동마을로 내려와, 18년 동안 이곳에 머무르며 후학을 가르친 것으로 전해진다. |
김해시 대동면 국도변에서 조금 들어간 곳에 위치한 주동마을에 들어서는 순간, 산에 폭싸인듯한 마을 모습이 풍수를 모르는 사람이 봐도 명당인듯 했다. 마을 안 끝자락에 조선시대 기와 지붕 형상의 건물 하나가 보이는데, 산행 출발 지점인 '산해정'이다. 산해정은 조선시대 대표적 유학자인 남명 조식 선생이 기거하며, 후학을 가르치던 곳이다. 이곳은 남명의 처가가 있던 곳이기도 하다. 잘 정비된 산해정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오른쪽으로 돌아갔다. 산해정 뒤에서 곧바로 산을 정면으로 오른다. 약간의 '준비운동'도 없이 처음부터 꽤 가파른 경사길을 따라갔다. 한사람이 겨우 다닐수 있는 좁은 등산로지만 마을사람들이 밟고다닌 자국이 제법 뚜렷해 길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이날은 초봄같은 기운이 들 정도로 겨울답지 않게 포근했다. 때문에 산을 오른지 얼마 되지 않아 금세 땀이났고, 입고 있던 점퍼를 벗어 배낭에 집어넣어야 했다. 약 20분 정도를 열심히 오른 끝에 봉우리를 하나를 밟고 넘어섰다. 앞에는 또다른 봉우리 하나가 더 버티고 섰다. 그 뒤쪽으로 보이는 봉우리까지 해발 약 350m 높이의 봉우리 2개를 더 넘어야 한다. 문제는 지금부터는 제대로 된 길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등산객의 발길이 적어 길이 낙엽으로 뒤덮인 것이다. 게다가 어지럽게 널린 부러진 나뭇가지까지 막고 있다. 같은 거리라도 당연히 힘이 두배로 드는듯 했다. 조금 전에 밟은 봉우리를 포함해 남은 두 봉우리까지 오르는데 걸린 시간은 대략 1시간. 신어산 정상도 시야에 확연히 들어왔다. 신어산 주봉까지는 아직 많이 남은듯 했다. 문제는 벌써 상당한 체력이 소진된 느낌이 들었다. 신행팀은 신어산 정상을 보며 왼쪽으로 나아갔다. 지금부터는 비교적 평탄한 능선길이 이어졌다. 능선길을 걷기 시작한 지 얼마 안돼 갈림길 하나를 만나는데 왼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된다. 오른쪽은 독지곡으로 가는 길이다.
■산행 마무리로 사찰 구경은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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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어산 하산길에서 만난 출렁다리. 정상 근처에 위치한 나무로 만든 다리의 출렁거림이 등산의 재미를 더한다. |
계속해서 능선길을 30분쯤 더 걸으니 또 하나의 오르막길을 만났다. 오르막길을 오르는 발걸음이 어느 정도 무뎌질 무렵, 임도인 잘 닦인 등산로가 나타났다. 선암다리쪽에서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다. 마침내 신어산 주능선에 합류한 것이다. 지금까지 온 길이 힘들어서인지 오히려 정상을 향한 지금부터의 산행은 별로 어렵지 않은 듯했다. 정상을 조금 못미친 지점에서는 백두대간에서 떨어져나온 낙남(낙동강의 남쪽)정맥갈림길을 만난다. 지리산 영신봉에서 시작한 낙남정맥은 이곳을 거쳐 상동면 매리에서 끝을 맺는다.
거의 4시간만에 정상을 밟고 올라서자 흐린 날씨에도 김해시내는 물론이고 김해평야의 모습까지 눈앞에 펼쳐졌다. 정상 근처 철쭉 군락지는 얼마 전 산불로 그을린 흔적이 남아 있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복원을 위해 등산객들의 접근을 철저히 막고 있었다. 이 때문인듯 정상에는 산불감시 초소가 설치돼 있고, 감시요원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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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어산 정상석 |
하산은 정상에서 곧바로 내려서는 영구암쪽을 택하지 않고, 천진암을 둘러가는 방향으로 잡았다. 산행을 마무리한 지점은 은하사 입구 광장 주차장이다. 이번 산행 종착점에는 은하사를 포함해 동림사 영구암 천진암 등 유서 깊은 고찰들이 자리잡고 있다. 산행을 끝내면서 절을 둘러보는 것도 괜찮을듯 하다. 또 근처 산림욕장도 등산객은 물론이고 김해시민들이 즐겨 찾는 공간이다.
첫댓글 남태숙 산행신청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