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도 넘은 예전 글이에요
예전에 그린에이커에서 목사님 만나서 잠깐 했던 이야기인데
갑자기 생각이 났어요
싸이콜로지스트를 만나고 왔다.
호기심 반 기대 반.
처음에 GP(주치의)가 소견서를 써준 두 곳을 연락했더니
내년까지 예약이 꽉 찼다고 한다.
지피는 새로 여덟곳을 다시 찾아 소견장 써 주었다.
(그는 보기보다 오기가 있는 사람이었다)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 한 곳에 연락이 닿아 예약을 했다.
구글리뷰, 열 세 명,
모두 별 다섯개를 준 곳이다.
리뷰란게 전적으로 믿을 건 못되지만 리뷰만 읽어보면
이사람은 병자를 고치는 메시아 이다.
뻥을 보태고 양념을 보태면 말이다.
가정집에서 간판도 없이
ABN(사업자등록)을 하면 싸이콜로지스트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얼굴은 좀 고약해 보이는,
하지만, 사람에게 아주 살갑게 들이대는 고양님이 나에게 몸을 부비며 맞아주었다.
만지고 싶었지만 개님과의 의리때문에 쓰다듬지는 않았다.
그는 구글의 프로필 사진과는 딴판으로
덩치가 크고 머리를 길러 어깨까지 내려오고 달라붙는 청바지 차림이었다.
레드제플린의 로버트플랜트를 닮았다.
그는 영국출신인데 나처럼 이민을 왔다며 처음엔 환경이달라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했다.
이말이 진심인지 나와 공감대를 찾으려고 한 말인지 의중을 파악하다가 말았다.
한 시간 반이 금세 흘렀다.
오랜만에 말문이 방언처럼 터졌다.
세션이 끝나니 한국의 대중목욕탕을 다녀온 것 같은 개운함이 있었다.
내가 그동안 말이 고프긴 했다보다 했다.
그치만 시간 당 이백불치고는 좀 부실한 게 아닌가..
별 다섯개를 준 사람들이 급 궁금했다.
어쩌면 너무 힘들어서
조금만 찾아도 알 수 있는 걸 못하고
여기서 도움을 받았구나.
그게 너무 고마워서
이 사람은 병자를 고치고 물 위를 걷는 예수님이 되었구나
하늘아래 새로운 건 없다
명의도 마찬가지이다.
장삼이사도 알 수 있는 맞는 이야기도
새겨듣고 변하게 만들었으면 그게 화타이지
인간사 많은 경우는
메시지보다
메신저가 중요하다.
같은 말이라도 권위와 자격을 갖춘사람의 호소력이 있으니까.
그는 자기도 나처럼 아잔브람(Ajarn Brahm)의 영상을 찾아본다고 했다.
나는 오분이 넘는 유튜브는 지루해서 끝까지 못 본다고 했다.
그의 책장을 보니 Russ Harris의 책이 세 권이나 꽃혀 있었다.
유튜브 채널도 구독하고 있구나..
벽에는 UNSW졸업증서와 프랙티셔너 디플로마가 벽에 걸려있었다.
시간당 이백불이란 가격이 적정한가 잠시 생각했다가
남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도 무척 고역일 것라고 생각했다.
상담 중에 내가 일상에서 편도체대신 전전두엽을 쓰려한다고 하니
내 직업이 뭐였었지 다시 물었다.
대학 때 심리학개론과 뉴로사이언스를 들었다고 했다.
(상담 중에 과거의 연상이 계속 떠올랐다. )
심리학개론과 뉴로사이언스 두 과목을 같은 영역으로 묶기엔 간극이 너무 큰게 아닌가 생각했다.
하나는 19세기의 학문이었고 다른 하나는 21세기의 학문인데 말이다.
그는 나에게
현재 정기적으로 활동하는 모임이 있냐고 물었다.
없다고 했다. 금요일에 펍에서 맥주마시는 것도 코비드터진 후론 못하고 있으니까.
그는 다시 되묻는다. 그럼 과거엔?
시드니필로소피아는
앤이란 할머니가 조직한 서양철학을 공부하는 모임이었다.
어느 겨울에 그 모임에 찾아갔다.
앤은 피트스트릿에있는 칼융협회에서 18년간 활동했다고 했다.
그녀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융기안(Jungian)식 분석을 했다.
그럴때마다 나는
무서운 배운도둑질이란 생각이 들었다.
앤과 폴할아버지와 나를 빼고 다른 멤버들은 수시로 바뀌었다.
모임에 필요한 텍스트는 앤이 미리 준비해서 한아름 들고와서 같이 읽었다.
연관된 부분을 모조리 발췌해서 준비해오는 앤이 고마웠다.
키에르케고르편을 할 때였다.
이즈켈이라는 유대인 녀석이 왔었다.
그는 이삭(Issac)을 내리치는 해석에서 과몰입을하며 흥분했다.
아니 지 새끼를 죽이는 아비가 말이 되??라는 식으로 내가 말했었나 보다..
그는 언제부턴가 나를 벌레보듯 보았다.
정확히는 내가 시드니 Atheist에서 활동하는 것을 알고 난 다음부터였다.
나는 시드니필로소피아에서 2년정도 활동했다.
서양철학은 언제나 우울하고 답답한 학문이었다.
밸이 꼴릴때도 있었는데
“앤. 너 파이어볼이 뭔지 알아? 우린 죽은 파이어볼을 붙들고 있는 거야.”
“그게 뭔데”
"불알이지"
“우리 남조선에선 죽은자식 불알 만진다고 하는데 바로 서양철학이 죽은 자식 불알만지는 거야”
틀린것도 아니고
들어 맞는 것도 아니고
먹지도 못하고 버리지도 못하고 끌어앉는 게 서양철학 같았다.
서양철학이 플라톤의 주석이라는 화이트헤드의 말도 맞았고
1859년 이전의 서양철학은 깡그리 불태워버리는 편이 낫다는 도킨스의 말도 맞았다.
이제 모임을 그만 두겠다고 말하니 앤은 떠나기 전 두 세션을 맏아달라고 했다.
동양철학개관을 했고
다른하나는 토마스복음서를 했다.
동양철학을 준비하는데 동양사람이 쓴 텍스트는 거의 없다는 것이 놀랐다.
동양철학의 대가들도 죄다 영국의 철학자들이었다.
토마스복음서를 할 때
내심 이즈켈녀석은 오지 않았으면 했는데
그는 역시 오지 않았다.
(이즈켈녀석은 유대교를 믿는다)
코비드가 끝나고 이전의 거의 모든 모임들이 재개를 했다.
시드니필로소피아만 휴면상태이다.
앤이 상태가 안 좋다는 소식을 들었었다. (앤은 꽤 고령이다)
이즈켈은 내가 지적으로 오만한 무신론자새끼라 싫다고
언젠가 앤에게 말했다고 했다..
나는 그가 싫다기 보다 그 신념에 찬 눈빛이 섬뜩했다.
나는 지금은 무신론자도 아니니
왠만하면 종교와 상관없이 맞춰 줄 수도 있는데..
사람대하는 건 언제나 어렵다.
특히 경청이 어렵다
어제 만난 싸이콜로지스트처럼
그의 말을 잘 들어줬어야 했나..
(하긴 나의 그건 능력밖이다)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
그런 소통의 능력을 지녔다면
무당이다.
막힌 속을 뻥 뚫어주는
명상하면 내가 내 이야기를 들어줘야 하니까
나도 무당이고 싸이콜로지스트이다
사진 삭제
AI 활용 설정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사진 삭제
AI 활용 설정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
사진 삭제
AI 활용 설정
사진 설명을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