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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번째 토론연수회, 잘 마쳤습니다.
이번 연수회도 혼자 힘으로 할 수 없는 큰일이었습니다. 준비에서는 군포 모임 선생님들이 많이 애써주셨고, 진행에서는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았지만, 특히나 서울 모임 선생님들께서 애써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지난 2박 3일을 위한 준비와 그 진행 그리고 마치는 이야기입니다.
준비
2015년 6월 22일 토론연수회 알리는 글을 아주 간단하게 카페에 올렸습니다. 신청은 6월 28일부터 받았습니다. 6월이 끝나기 전에 참가자가 45명을 넘었습니다. 신청 수로 정한 50명은 충분히 넘을 수 있기에 50명에 맞춰 모든 준비를 맞췄습니다.(다만, 신청이 50명을 넘겼으나 연수회를 앞두고 10분 남짓 신청을 취소하시는 바람에 우리 총무님이 애 많이 쓰셨네요.) 장소는 공병묵 선생님의 추천으로 우리 회원들이 많은 서을경기에서도 가까운 인천에서 할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연수 진행: (연수 내용은 공병묵 선생님이 정리해 주신 글을 참고바랍니다)
2015년 8월 21일
오후 6시, 연수를 시작합니다. 처음 계획은 오후 2시 시작이었습니다. 그런데 개학한 학교가 있다고 해 의견을 물어 시간을 늦춰 진행했습니다. 그렇기에 저녁은 김밥으로 대신 했습니다. 김밥과 함께 먹을 것을 나름 준비했습니다. 강의하러 들린 공주산성시장에서 포도 두 상자, 사과 50개, 오이 30개 그리고 강냉이 뻥튀기까지 샀습니다. 먹을 것을 가득 싣고서 연수 장소로 가니 마음도 행복이 가득. 아, 우리 텃밭에서 딴 방울토마토도 가득 가지고 가서 나눠 먹었습니다.
6시 20분에 연수 시작을 알립니다. 첫날은 진행하기로 한 시각에 시작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생각보다 오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분도 계시고 찾는데 애 먹은 분도 있으며 학교 마치고 오느라 늦는 분도 계십니다. 그렇지만 더는 늦출 수가 없어서 연수 시작을 알립니다.
여는 강의는 [박창용 선생님의 따뜻한 교실토론]입니다. 두 시간 동안 쉬지 않고 강의와 실습(4단논법, [한자병기]를 논제로 짝토론과 2대2 토론)을 했습니다. 처음 오시는 분들께는 우리 모임이 추구하는 교실토론을, 기존 회원분들께는 다시 한 번 정리하는 시간입니다.
마치고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 분씩 앞으로 나와 자기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차례는 지역으로 나눠서 했습니다. 먼저 경상도를 시작으로 했는데, 사는 곳이 경상도이신 분은 없고, 태어난 곳이 경상도이신 분들이 나와 소개하십니다. 그러니 경상도 어디에서 태어나 어디를 거쳐 지금 어디에 산다는 족보가 절로 나옵니다. 그러며 왜 그곳으로 옮겨 갔는지도 함께 겯들입니다. 시간 제약을 두지 않아 충분히 말할 수 있는 시간을 드렸습니다. 그렇게 1시간 동안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에피소드: 연수회 참가자 수가 줄면서 회비로 연수 진행이 빠듯합니다. 시작하며 준비한 먹을거리로 연수회비를 다 썼습니다. 닭강정과 다음날 먹을 맥주 살 돈도 없습니다. 기존 우리 회에서 모아둔 돈으로 쓰려고 했는데, 딱한 처지를 헤아려 그 자리에서 돈을 걷자는 제안으로 다음 날 먹을 돈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이렇게 첫날 일정은 마치고 방에서 이야기 나누며 쉬었습니다.
2015년 8월 22일
다음날 일정 시작으로 밥을 먹습니다.(저는 새벽에 일어나 정순샘을 태우러 갔습니다. 정순샘은 전날 학교 행사로 참여해 이튿날부터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태우러 가며 저는 아침 운동으로 배드민턴을 칠 수 있었습니다) 연수원에서 해 주는 밥은 다섯 끼니 모두 맛있었습니다. 그건 저만 그런 생각을 가진 건 아니지 싶습니다. 여러 반찬에 따뜻한 밥과 끼니마다 다른 국이 참 좋았습니다.
둘째날 진행은 이선구 선생님이 해 주셨습니다.
둘째날 오전 여는 일정은 [백현민 선생님의 참사랑땀 반 토론수업 참관기]입니다. 백현민 선생님께서는 교원대 대학원 파견 중으로 올해 논문을 씁니다. 논문 주제가 ‘토론으로 아이들 생각이 바뀌는 까닭’인데 그 대상을 저희 반(이영근 선생님의 참사랑땀 반)으로 했습니다. 그래서 주마다 한 번, 화요일마다 참사랑땀 반에서 한 학기를 지냈습니다. 때로는 연구자로, 때로는 수업자로, 때로는 수업보조교사로, 때로는 학생들과 상담과 놀이로 함께 했습니다. 토론수업 참관기에 앞서 한 학기 동안 지낸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주는데 그 추억에 저도 마음이 뭉클합니다. 이후 참관기록을 여덟 가지 물음에 선생님들과 함께 생각하며 이야기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우리 반 민낯을 보이는 것이라 때로는 부끄럽고 때로는 쑥스럽기도 했습니다. 보여주는 영상 만으로도 내 모습을 보며 돌아볼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이어, 군포모임 [김영진 선생님의 듣기]와 서울모임 [고영란 선생님의 말하기] 공부 나누기 시간입니다. 두 선생님 모두 6월에 발표 주제를 받고서는 방학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낯선 주제(듣기와 말하기)에 다른 사람들 앞에 서 공부를 나눠야 하는 부담감이 정말 컸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발표를 하시며 두 분 모두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이런 기회가 있어 제대로 공부할 수 있었다고. 배움을 나누기 위해 참 많은 배움을 쌓으셨습니다. 그 덕분에 함께 한 많은 분들께서 듣기와 말하기로 여러 자료와 생각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점심을 먹고는 사례발표 시간입니다. 공지한 서울모임 [김현경 선생님의 독서토론]과 군포모임 [이세영 선생님의 자치회 주관 토론]으로 사례를 나눠주셨습니다. 두 분 모두 토론을 오랫동안 해 오신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한 학기 동안 아이들과 책을 읽어주거나 읽게 하고서 독서토론한 사례, 어린이 자치회 행사로 연 토론 대회(상을 주지는 않음)는 지금까지 듣지 못한 사례라 상상력을 키워주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어 연수 준비로 보내주신 글 가운데에서 세 분 사례를 더 들었습니다. [한지효 선생님의 토론하는 교실], [최미랑 선생님의 월드카페], [조호정 선생님의 동학년 토론 공부 모임]까지 앞 두 분과는 또 다른 사례라 발표에 계속 집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잠시 바깥에 나가 공창수 선생님 진행으로 놀이를 했습니다. 특히나 아메바를 잊을 수 없습니다.
남은 한 시간은 분임 이야기 나누기를 했습니다. 다섯 분임으로 나눠 방에서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분임 발표는 다음날_3일차 아침에 가졌습니다.) 분임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제일 좋았다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연수를 계획할 때 선생님들께서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했는데, 이번에는 시작 시간이 늦어져 분임 시간이 세 번에는 한 번으로 줄었습니다. 그 점이 아쉽습니다.
저녁을 먹고 저녁에는 대회토론을 실습했습니다. 군포모임 김영은 선생님과 참가자에서 희망하신 성진규 선생님 그리고 서울모임 이선구 선생님과 참가자에서 희망하신 최정현 선생님께서 퍼블릭포럼디베이트로 토론했습니다. 논제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한자병기해야 한다]로 했습니다. 처음인 분이 많은데도 모두가 차분하게 정말 잘 하십니다. 그러면서도 쟁점(학습부담, 학교 책임)이 잘 맞아 치열합니다.(동영상은 다음에 올릴 예정) 마치고 하나같이 소감은 토론을 해 보니 정말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셨습니다.
토론을 마치고서 [한자병기]에 대한 선생님 생각을 설문했는데, 23:1로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이렇게 많은 선생님들이 반대하고, 그 근거가 또렷한데 한다고 한자병기 하겠다고 발표해버리는 정책이 문제가 많다는 생각입니다.
이어 307호에서 뒤풀이를 합니다. 뒤풀이에 함께 한 시각은 사람마다 다 달랐습니다. 가장 끝까지 뒤풀이를 즐긴 사람들은 3시 반에 잠을 잤습니다.(그 소리가 커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 나누기 힘들었다는 점에는 반성하나) 물론 모두가 다음날 오전 강의에 참가했으니 다행입니다. 뒤풀이에서는 즐기는 게 좋은 사람도 있고, 즐기면서도 편하게 이야기 나누는게 좋은 사람도 있는데 이번에는 넓지 않은 한 방에 있다 보니 그랬던 것 같습니다. 어쨌든 무척이나 즐겁게 보낸 밤이었습니다.
2015년 8월 23일
역시나 아침 밥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속풀이까지 됩니다.
분임발표를 마치고는 사람책을 했습니다. 이번에 사람책으로는 [김혜숙 선생님의 설득], [공병묵 선생님의 티이티], [공창수 선생님의 놀이]로 열었습니다. 원하는 사람책과 함께 한 시간 이야기 나눌 시간을 가졌습니다. 모두가 참 열심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참 좋았다고 말합니다. 사람책은 어느듯 우리 연수회의 빛깔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미리 사람책을 선정해두지 않고, 오신 분들게 자기가 할 수 있는 사람책 주제를 받은 뒤 설문으로 사람책을 선정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치고는 모두가 돌아앉아서 연수회 평가회를 가졌습니다. 연수회를 하며 좋았던 점, 아쉬운 점 그리고 바라는 점으로 이야기 나눴습니다. 한 분씩 돌아가며 말씀해주시는데 어떤 때는 깊은 감동을, 어떤 때는 뭉클한 행복을, 또 가끔은 미안함을, 많은 부분에서는 앞으로 열 연수회 그림을 그리기도 했습니다. 한 말씀도 놓치지 않고 다음 연수회에서는 조금 더 나은 연수회가 되도록 애쓰는 바탕으로 삼겠습니다. 종이와 밴드로 잘 담아뒀습니다.
(이세영 총무 선생님께서 회비 정산을 하는데, 아주 조금 모자랐을 뿐 거의 맞아 떨어졌습니다. 함께 걱정해주시며 보태주신 덕분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특히, 이세영 총무 선생님께는 더 없이 고맙습니다.)
연수회를 열 때마다, ‘이걸 왜 열어야 하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처음에는 혼자 아니 정순샘과 둘만 고민하니 더 그랬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생각도 조금 덜 합니다. 함께 해 주시는 군포, 서울모임 선생님들이 계시니 그렇습니다. 연수회를 여는 까닭은 '행복'입니다. 연수회에 함께 하신 선생님들께서 행복한 기운으로 학교에 돌아가 아이들과 함께 행복한 교실을 만들 수 있다면 연수회를 여는 과정이 조금 힘들더라도 큰 보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연수회를 열 때면 몇 가지 생각하는 게 있습니다. 먼저 장소입니다. 조금 더 편하면서도(거리, 시설) 배움을 나눌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면서도 돈을 생각합니다. 물론 돈 생각하지 않고 장소를 정한다면 더 편한 곳에서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회원들, 또는 오시는 분들이 내는 돈을 조금이라도 아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적은 돈으로 알차게 공부할 수 있는 장소와 운영을 늘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환경을 생각합니다. 이번에도 우리는 종이컵을 하나도 쓰지 않았습니다. 과자 같은 먹을거리도 먹지 않았습니다. 과일과 채소로 먹었습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작은 노력으로 할 수 있는 일이기에 늘 신경쓰고 있습니다. 아울러 연수 진행에서는 선생님들께서 함께 참여하며 배움을 찾을 수 있도록 궁리합니다. 토론 참가, 분임 이야기, 사람책 같은 시간이 함께 하는 시간인데 이 시간을 조금 더 늘리면 좋겠다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강의와 실습 그리고 이야기 나누기가 더 잘 조화되도록 해야겠습니다.
또 6개월 뒤면 열 번째 연수회로 선생님들을 만날 것입니다. 다른 장소(아마도), 다른 주제, 다른 선생님(?)들과 연수회를 갖습니다. 지금까지 아홉 번 연수회를 잘(?)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열 번째 연수회를 지금부터 조금씩 만들어가도록 해야겠습니다.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게 고마운 마음 가득 담습니다.
첫댓글 애 쓰셨습니다. 힘찬 걸음으로 2학기를 시작합니다^^
사진으로 봐도 너무 알찬 내용이네요. 무엇보다 종이컵을 사용하지 않고, 간식도 과자 대신 과일을 먹었다는 내용에 참 맘이 갑니다. 다음 연수에는 꼭 참여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