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잔의 커피를 만드는 원두는 우리에게 60여 가지 유익한 아이디어를
준다." ---작곡가 베토벤의 고백입니다.
커피 한 잔에 정확하게 원두 낱알 60개를 세어 넣었던 그는 아침식사 후 커피를 내리면서 자신만의 악상을 떠올렸을 텐데요. 커피애호가 하면 나폴레옹도 빼놓을 수 없죠. 그는 전투에 출전하기 전 병사들에게 커피를 한 잔씩 주어 사기를 북돋웠다고 하는데요. 자신에게 빚진 친구에게 "나에게 빚진 돈을 갚지 않아도 좋으니 커피를 주시게"라고까지 말했을 정도입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간 288잔 커피 마셔
오늘날 커피는 가히 인류적 기호 식품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전 세계인이 한 해 동안 마시는 커피 양은 자그마치 4,000억 잔. 커피는 원유에 이어 세계 무역거래량 2위를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습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생두 및 원두 수입량은 약 11만톤에 달하는데요. 이를 원료로 실제 커피를 만들 경우 총 108억 잔으로 국민 1인당 한 해 동안 288잔의 커피를 마신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커피가 우리나라에 처음 선보인 때는 지난 1986년. 아관파천으로 러시아 공사관에 머물던 고종황제는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커피를 맛봤죠. 이후 독일인 손탁이 정동구락부에서 커피를 팔기 시작하면서 민간에서도 차츰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국내 커피시장은 약 2조 원으로 추산되고 있는데요. 이중 가장 큰 시장은 커피믹스와 인스턴트커피로 약 1조원을 차지하고 있죠. 커피전문점 시장(5000억 원)과 원두커피완제품(2,000억 원), 기계, 원부자재시장이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최근 커피?을 가지 않고 집에서 직접 커피를 만드시는 분들이 많죠. 그 만큼 커피가 대중화되었다는 의미일텐데요. 커피 기구를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집에서 커피를 내리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드립커피 기구들과 핸드드립커피를 잘 내리는 비법을 알려드릴께요.
(참고로 우리가 이야기하는 드립커피란, 볶아서 간 커피 콩을 거름 장치에 담고, 그 위에 물을 부어 만드는 커피를 말하고, 에스프레소 커피는 고압·고온의 물을 미세하게 분쇄한 커피 가루에 가해 추출해내는 고농축 커피를 의미합니다)
[핸드드립 커피에 필요한 기본적인 기구]
1.페이퍼 필터: 커피 가루를 걸러주는 역할을 합니다.
2. 드립퍼: 세가지 종류의 페이퍼용 드립퍼가 있는데요.
모양과 추출 구멍 갯수에 따라
카리타와 메리타, 고노로 나뉩니다.
3. 서 버: 드립퍼를 받치는 주전자를 말하며, 내려진 커피가
담기는 투명 용기를 말합니다.
4. 드립포트: 주둥이가 좁아 물이 수직으로 일정하게
떨어질 수 있는 것이 좋습니다.
[핸드드립 커피를 잘 만드는 방법]
1. 서버 위에 드리퍼, 드리퍼 안에 페이퍼, 페이퍼 안에 갓 갈아낸 커피를 넣습니다. 커피 가루를
넣은 뒤 드립퍼 끝을 가볍게 흔들어 가루를 평평하게 만드는 것도 좋습니다.
2. 88∼92℃로 끓인 물을 주전자에 담아 가운데부터 달팽이 모양을 그리며 전체적으로 적셔주는
데요. 이 때에는 가는 물줄기로 3∼4㎝ 높이에서 수직으로 부어주세요.
3. 커피 거품이 부풀어 오르는 25초 동안 뜸을 들입니다.
4. 다시 더운 물을 커피가루 표면에 천천히 붓습니다. 페이퍼 필터 안의 물의 양을 일정하게 유
지하면서 물을 붓는것이 중요한데요. 특히 드립할 때 물이 직접 페이퍼에 닿지 않게 합니다.
5. 커피가루 표면이 움푹 들어가고 추출액이 전부 떨어지기 전에 서버와 드립퍼를 분리합니다.
마지막까지 추출하게되면 좋지 않은 잡맛이 나오기 때문이죠.
최근 한 업체가 직장인 1,8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가장 즐기는 음료로 커피가 1위(73%)를 차지했는데요. 물은 13%, 차와 탄산음료는 6%에 그쳤죠. 미국 플로리다 콜린스대 크라머 경영대학원 앨런 쿠페츠 교수는 '한국 커피시장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커피전문점이 한국인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흥미롭게 분석했는데요. 그는 "한국의 커피전문점은 집과 직장의 스트레스에서 해방된 제3의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와이파이 등 인터넷 접속 환경도 좋기 때문에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커피믹스의 원조는 어디?
현재 국내 커피시장은 7대 3 정도로 아직까지 인스턴트커피 소비량이 월등한데요. 하지만 커피전문점이 활성화되면서 원두 소비의 비중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생두 수입량은 9만 6,928톤으로 2008년 9만 7,820톤보다 9.1% 줄어든 반면, 볶은 상태로 수입되는 원두는 같은 기간 3,801톤에서 3,534톤으로 14.7% 늘었죠. 생두는 주로 국내 커피믹스 회사로 가서 가공과정을 거쳐 인스턴트커피로 만들어지고, 원두는 커피전문점들이 공급받게 됩니다. 원두뿐 아니라 고급 생두 수입도 늘었는데요. 브라질, 콜롬비아 등 프리미엄 커피 생두 수입도 매년 10% 이상 증가하고 있죠.
<이미지출처-한계레>
인스턴트커피 중에선 커피믹스의 파워가 위력적인데요. 이마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할인점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상품은 커피믹스입니다. 지난 1~5월 전국의 이마트 79개 매장 상품 판매 동향을 분석한 결과, 커피믹스(433억 원)가 1위를 차지했는데요. 이어 봉지라면(421억 원), LCD TV(310억 원), PDP TV(304억 원), 팬티형 기저귀(292억 원) 등의 순으로 팔렸습니다. 개당 100원 꼴인 커피믹스가 할인점 판매 상품 28만 종 중 당당하게 1위에 오른 것이죠.
커피믹스는 원두커피의 위력에도 굴하지 않고 지난해 25.8%의 성장률을 보이는 등 국내 커피시장을 지배하고 있는데요. 업계에서는 이를 정수기 활용이 일반화되고 식당에서 커피믹스를 서비스로 제공하게 된 점을 시장 확대의 원인으로 꼽기도 합니다. 일부에서는 "커피믹스를 세계 최초로 개발한 나라는 우리나라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기도 하는데요. 외국에서 커피를 믹스 형태로 만들고 있는 나라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커피믹스를 최초로 개발한 동서식품 측은 이를 공식화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밝히기도 했죠. 어쨌든 커피믹스는 현재 동남아시아를 필두로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으로 수출하는 효자 상품이 되었습니다.
개당 3~5만원대 유명 브랜드 텀블러 밀수입하려다…
국내 커피전문점들의 숫자가 늘면서 웃지 못 할 사건이 벌어지기도 하는데요. 지난 7월에는 해외 유명커피브랜드의 텀블러(원통모양의 컵)를 밀수입해 판매한 한 남성이 대전세관에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텀블러는 세계 4대 커피전문점에서 제조·판매하는 휴대용 보온컵으로 일회용보다 보온 기능이 뛰어나고 커피를 구매할 때 할인도 받을 수 있는데요. 개당 3~5만 원대의 고가임에도 젊은 계층에게 인기리에 팔리고 있죠.
세관에 적발된 남성은 미국 시애틀에 거주하는 유학생 신분으로 S사의 텀블러를 인터넷을 통해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정식으로 수입통관을 통해 판매할 경우 관세 등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유학생 신분으로 밀수입한 것이라고 하네요. 그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 960여개의 텀블러를 밀수입해 인터넷으로 전국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남성은 텀블러 판매 시 '정식 세관 통관을 거친 제품' '식약청 안전검사를 통과한 제품'으로 속여 판매했는데요. 대전세관은 혐의자를 관세법 위반혐의를 적용해 처벌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커피믹스 봉투에 표시된 숫자로 설탕량 조절한다?
"커피믹스에 표시된 1~10까지 번호를 보고 설탕량을 조절하는 거야."
아직도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 참 많죠. 포장지에 적힌 숫자 1은 설탕함량이 가장 낮고, 7번이 가장 맛있다는 둥 검증되지 않은 이야기에 솔깃하셨을지 모르는데요. 하지만 이는 설탕함유량이 아니라 제품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쉽게 확인하기 위해 새겨놓은 것입니다. 숫자는 커피 당도를 표시한 게 아니라 품질관리를 위한 단순한 표시였던 셈이죠. 이런 소문 때문에 해당업체 고객상담실에서는 여전히 숫자의 의미를 묻는 전화가 걸려온다고 하는데요. 칼로리에 민감한 분들은 커피믹스 대신 칼로리를 반으로 줄인 다이어트 커피 제품을 이용하는 게 어떨까요? :)
[아직도 모르시나요? 커피 가공법에 따른 분류법]
커피는 가공법에 따라 크게 에스프레소 커피와 인스턴트커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에스프레소는 원두를 분쇄하여 뜨거운 물로 추출해 낸 것이고 추출한 원액을 분말로 만들어서 간편하게 마실 수 있도록 한 제품이 인스턴트커피죠. 커피 메뉴의 종류는 첨가한 부재료나 만드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데 대략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습니다.
▦에스프레소-에스프레소는 원두커피에 뜨거운 물을 넣고 압력을 높여 추출한 커피를
말합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정부가 가격을 통제할 정도의 생필품으로 자리 잡고 있죠.
▦카푸치노-에스프레소와 거품 낸 우유를 같은 양으로 혼합한 커피
▦마끼아또-거품 낸 우유로 무늬를 만든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뜨거운 물을 첨가해 농도를 엷게 만든 에스프레소
▦라떼-증발시킨 우유와 거품을 낸 우유를 위에 가득 얹은 에스프레소로 카푸치노 보다
우유의 함량이 높습니다.
▦꼬레또-꼬냑와 같은 강한 술을 가미한 에스프레소
▦리스뜨레또-일반적인 에스프레소 보다 두 배 진한 에스프레소
▦까페오레-우유를 첨가한 프랑스식 커피
▦데미크림?커피 50%에 크림 또는 우유 50%를 넣은 커피
▦모카?에스프레소 1/3, 초콜릿 1/3에 거품1/3을 혼합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