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그아부지(남편) 올(오늘) 콩질금(콩나물) 둥지리(둥우리) 한 개 맹글어(만들어) 주소, 어, 그건 말라꼬(뭐 할라고)? 설 데밑인데 콩질금 내야제, 가마이 있어 짚도 한단 축이야 되고, 닥도 한짐 해다 빗기야지, 그럼 해가주고 와서 퍼떡 해 주소, 자 다 됬네 한 분 달아보게,야 그라지요 왜 이리 삐딱하이껴? 삐닥하문 워떠 콩안 빠지고 물만 잘 나오문 되는거지
저그아부지 데랙기 하나 맹글어 주소, 작년에 씨든기 밑구영이 빠져서 못씨게 됬어요. 어이구 잠시도 날 가만 있기 놔두질 않어 ,저 놈의 이핀네는 사람 뽁는데는 이골이 났지,그라지 말고 하나 맹글어 주소 고만, 싸리도 물에 축이서 삣기야(벗겨야) 되고 왕골도 땋아 놔야혀, 저어마이(아내) 저기 싸리 한단 가지고 와, 야, 그 눔의 데랙기 하나 맹그는데 손이 다 갈라져부랐네, 남자가 뭐 그런것 가지고 궁시렁 기리니껴? 와따 이 이핀네 보게 남자는 말도 못한당가? 아이씨더 고만하소, 자 데랙기 다 맹글었네, 아이거 참 저그아부지 데랙기 하나는 참말 잘 맹글지요, 여기다가 꼬치따고(고추따고) 가지따고 소믹이(소먹이) 비고(베고) 해서 우리 부자되믄 좋잖아요? 그눔의 부자가 워디 갈곳이 없어서 우리집 데랙기에 담기겠어? 혹시 알아유 사람 팔자 시간 문제라잖아요.
저그아부지 올(오늘) 자(장에) 가시더?아이 자 뭐 살라꼬(살려고)? 우리 큰아 신도 한 커리 사고, 콩도 빻고, 문조우(문종이) 지고 간 지게 뿔따구에(뿔에) 꽁치 한 마리 사가주고 와야지요, 또 할매 지사도 다아오는데 쪼구도 한 마리 사고 사과 배도 사야지요,벌써 그래됬나? 오늘이 섣달 열나흘이시더 인제 미칠(며칠) 남지도 아했는데 얼른 사다 놔야지요, 잘뭇하면 이자뿌리고(잊고) 기양 지나가니더, 저어마이는 그래도 나보담 총기가(기억력이) 좋구만 ,내사 날짜가 어째 지나가는지 정신이 없네.
아부지 자아갔다(장에갔다) 오시니껴?(오셨습니까) 오냐,올 뭐 했노? 올 뭐 나무 한짐 하고 저 건네 아재네 집에가서 소 새끼놨는거 봐 줬니더,오 그랬나 암소 놨더냐 황소 놨더냐? 암소 놨어요, 그래 황소를 놔야 값을 좀더 받을낀데, 뭐 그래도 돈 벌었지 뭐,그래요
아부지요, 올 꼬치 숭그로(심으러) 가시더, 밭 다 장만 해 놨나? 야 벌써 아레(그저께) 해놨어요. 아부지는 꼬치모(고추모) 지고 가요, 나는 무지게(물지게) 하고 수대하고 물통 전부 다 지고 가께요. 오냐 알았다.
참 저 아래 근식이 한테 하루 품 받을꺼 있제, 맞아요 하루 품 받을꺼 있어요, 그라먼 가 오라케라 ,야, 근식아 올 우리 꼬치 싱구는데 하루 해다고, 그래 알았다. 아부지요? 근식이 아왔니껴 안죽 안왔다. 고놈아 왜 안죽 아오노, 한 분 전화 해봐라. 야, 근식아 니 왜 아오노? 야 조매만 있어라 어매가 아프단다 빙원에 보내놓고 내 가마,
한나질이 되 가는데 언제 올라꼬 항구(아직) 아오노 그 눔아 올 고만 때리치와뿌리라(그만두어라), 담에 해달라 캐라(해라), 애이거 고 맨잭이(바보) 그튼기(같은게) 저어매 퍼떡(빨리) 보내고 오만되지 알짱알짱 그다가 시월(세월) 다 보내고 구리가 늦어서 가도 크일이다 참,
아부지요? 미칠전에 저 아래 대식이 동상(동생) 하자 말이시더, 가가요(그애가요) 서울가서 그리키 존데 취직했다네요,그래 거 잘 됬네, 그 지지바는 약발라서 뭐든지 잘 해 누구라도 가 그튼 미느리 보믄 참 잘 살거라, 가는 눈바알이 또릿해서 비락이 두 개 떨어지믄 한 개 주 먹고 도망가는 아라카이께, 그래도 저 어매 안닮았으이 얼매나 다행이여 저 어매거트믄(어머니 같으면) 굼시렁굼시렁 거리다가 지우(겨우) 물 한 버지기(항아리) 이고 오믄 한나질이지,허리가 아파서 물도 옹가지로(물동이) 하나도 못이고 와, 아이거 그러이 저 아부지가 골먹지 아무래도 아바이(아버지) 등골 빼먹는건 전에나 지금이나 똑 같에.
보소, 왜?저짜 골집에 금수이 말인데요 그런데, 가는(그 아이는) 글쎄 어데 기생 올애비그튼 머스마를 하나 주 가주고 왔는데 뭐 연예인이라나 연극인이라나 뭐 하이튼 그런 사람인데 돈은 엄청 잘 번다 그르데요,어어 그래!! 거 잘됬네, 저 아부지는 한 핑생 쌀밥 한 그릇 못 먹고 산 사람인데 인제 딸 덕좀 볼구만, 에이거 그래도 살아봐야 하지 않겄어요? 시집 갈때는 다 잘가는거 그테도 다 그렇고 그래요, 이사람아 남의 말이라고 그라믄 안되지, 살다가 잘못 사는건 어디 남자 탓만 할수 있나? 여자 한테도 문제가 있을수 있제, 맞아요 그럴수도 있지요.
저어마이,야아~~열아흐랫날이 소산띠기(소산댁) 환갑이라네, 그래요 벌써 그렇게 됬나? 54년생이야 둘 내우(내외) 한동갑이야 아들 미느리 딸 사우(사위여그 풀밭에 누워있네요, 그럼 그러지 지깐놈이 이미가 있는데 있제 어디 가겄어, 아이고 이제 배가 고픈동 젖먹으라꼬 덤비네, 아이 이눔아 어마이 한테 어지가이 알찐거리라 어머이도 온조일 뜯어먹도 못하고 배고플기다, 됬다 고만 먹어라, 이래 새끼들은 이미 생각은 쪼매도 안해,이 사람 송아지 보고 뭔소릴 하는거여 사람도 부모은공을 모르는데 송아지 한테 뭔 화 풀이여.
저아부지요? 어? 화장실에 빈기가 맥힌는지 물이 안내리가네요, 이사람 꼬장가리로 쑤시봐 쑤시봤어요, 거 뭐 조우를 넣는 가부지(종이를 넣은가보지)아이고 날좀 뭐라카지 마소 저아부지 잔소리 하는데 내 더쩡없니더,거 참 누가 나자빠지는꼴 볼란가? 아이래요, 어데가 워떻게 맥힌는데 그런지 한번 봐요? 고만 알짱거리지 말게, 자꼬 덜컹덜컹 내리앉는걸 보이 끄내끼로 잡아매야 될시더, 뭐 알기나 하고 나불데는거여!! 정지에 있는 호수좀 가주고와,야,
아무래도 안되네 점점 물이 안내려가네 고만 때리치와뿌리소 안되믄 기술자 불러야 될시더, 돈도 없는데, 촌에는 꿈쩍하믄 돈이야, 백지로 고상만 했네, 고만 정심이나 잡수소, 됬어 이눔의 이핀네 어구시기는 둘째가라믄 서럽제, 저그아부지 그래는거 아이시더, 같이 한이불 덥고 살믄서 워찌 이리 남의 심정을 모른단가? 고만두고 서울있는 둘째 오라캐요,빈기 맥힌걸 가지고 서울잇는 애를 오라 해,그러면 어째요 가가 그래도 손재주가 질로 난데, 야 둘째야 빈기가 맥히서 그런데 너 좀 니리오믄 안되나? 어머니 저는 요즘 바뻐서 못가고요 이장님 한테 말씀 드리세요, 그래 알았다, 몸조심 하그래이
이장님 우리집 빈기가 맥혔어요,그래요? 호수를 수도 꼭지에 끼우고 물을 틀어서 변기에 쑤셔 놓으세요,그러면 물의 압력으로 막혔던 것이 내려가지요,그래요, 그런것도 모르고, 아이구 됬네요, 하마트면 서울있는 둘째를 오라 했지요 둘째가 알켜줘서 이장님 불렀어요 이제 됬네요, 이장님은 참으로 똑똑해요, 원별 말씀을, 올 적에(오늘저녁에)우리집에 오소 적 잡숫지 마시고 와요아들이 사온 고기가 좀 있는데 한잔 합시다.
아직도 시골예천에 가면 이런 말을 사용 하는데 옛날 같이 나누던 대화지만 새삼 신기하고 우숩고 그렇습니다.때로는 알아듣지도 못할때가 많지요,이 기가막힌 사투리에 고향동네 어르신들 만나면 마치 부모님 처럼 정겹습니다.
)다 올구만 그렇겄지,벌써부터 도배하고 장 봐 나르고 청소하고 소산띠기 이녁(자기) 환갑 해 먹을라꼬 바빠요, 요새야 촌에서 뭐 좀 해 멀라카믄 보인이(본인이)다 해야 하니 참 요즘은 늙으믄 파이라(큰일이라) 어애든동(어쨌튼) 젊어야지,그러이 시월(세월) 가는걸 누가 말려,애이거 뭐 하다 늙었는동(늙었는지) 그래도 자석들 전부 잘사니 할마이 복이라 이태까지 건강하고 손자까지 다 봤고 아무탈없이 살았으니 해마다 농사도 잘 짓고 택택해, 맞아요, 그래도 둘 내우 잘 만났어요,어델가도 붙어 댕기고 정이 좋아, 촌에서 그만하믄 잘 사는거지, 맞아요, 우리도 그집 만츰은 못살아도 괜찮어, 어째 저어마이는 나 만난기 후회 시런가? 아녀요, 다 사는기 그렇지요,
우리도 팥죽이라도 끼리고(끓이고)붉은 시루떡이라도 좀 해다 줘야 하지 않을까요? 내사 몰새(내야 모르겠네) 저어마이 알아서 하게 팥도 좀 줍고 따듬어야 될끼시더.
저 아부지 보소, 왜?낼은 우리 모숭거야 되지요?그럼 모숭거야 되지, 작년에 놉(품앗이) 앗아 논거 전부 받아서 하루 퍼뜩 숭거 버리자고? 그래요, 나는 배차뽑고(배추뽑고)무꾸(무우)뽑아서 짠지 담고 정구지 비서(베서)찜 해야 될시더? 그러게, 참 돌가지도(도라지도) 캐야 될시더 아이고 잇날 같으믄 그 지긋지긋한 모숭기, 몸써리났니더, 더쩡없어요(더이상 못하겟어요) 인지 닥친다믄 시껍할끼시더(기겁 할겁니다),까짓거 지금은 하루 기계로 잠깐 하믄 얼매나 핀한지, 참 잇날에 비하믄 세상 좋은거지, 자네는 술 한 말 받고 장좀 봐 오게 나는 논 장만 해야 하고 손볼기 많어,알았어요, 저아부지요 나는 참(새참) 해가주고 갈터니 날 바래지 마소 알았네, 아이구 저아부지! 무거와 죽겄어요, 이것 좀 받아요, 사람 참 적당히 해오지 뭘 이리도 무겁게 이고 오는거여,
금순어매요, 우리집 모숭기 참 잡수로 와요, 금순 아부지도 오시고요, 저 대식이네 할배요 우리 참 잡수로 오시소, 아이구 고맙기 야~~ 가지요, 아이구 워찌이리 참을 맛있게 하셨을까, 비빔밥이네, 마이 잡사요, 밥 마이 가주고 왔어요, 여그 꼬치장도 떠놓고 참지름도 노으소, 달갈 후라이도 하나썩 노오소, 술도 한잔 디릴까? 좋지요, 술 도가서(양조장) 어제 떴다네요,아주 술이 맛있어요, 아이고 배가 벌름 일어났네요, 인젠 정심 생각도 없겄네요 잘 먹었어요. 이따 정심에 또 오소, 미안해서, 괜찮아요, 이웃간에 그래야 옆집 쌀이 굵은지 잔지 알지요.
저어마이? 야,자네 소 옮기 맸는가? 아이참 소를 가 봐야 겠네요, 저그아부지? 어, 송아지가 없네요, 이사람 아까 보라카이 거 어디 살피봐, 야, 아이구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