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은 날짜 : 2010년11월30일(화) 5코스 걸은 시간 : 10시간 걸은 거리 : 14.7km
남원포구-큰엉입구-신그물-수산물연구센터-곤내골-올레점방-조배머들코지-넙빌레- 광장포구-예촌망-쇠소깍
올레 걷기 둘 째 날 하루를 걸었기에 자신감도 붙었고 시간과 마음이 한층 여유로워 전투적으로 걷기 보다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해안 풍광을 즐기기로 했다.
간새 대신 나무 표지판
남원포구에서 시작한 걷기는 벌써부터 해안이 보이며 엄마의 품 같은 바다에서는 작은 파도가 우리 곁으로 다가오지만 그 소리는 환영의 팡파르다. 숲속의 오솔길 좌측으로는 계속하여 바다가 보이며 우측에는 아열대 식물이 원시림처럼 널려있어 11월의 겨울이 초록 진한 여름 같은 기분이다.
둘 째 날은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쉬엄쉬엄 걸었다.
해안을 따라 오다가 나무 기둥으로 된 사진틀에서
쉬멍! 놀멍! 걸으멍! 잠시 해안에서
큰엉 입구에서 '엉'에 대한 표지판을 보니 바닷가와 절벽 등에 뚫린 바위 그늘을 일컬으며 '언덕'이라는 뜻으로 기암절벽, 해식동굴, 검은 용암덩어리로 이어지는 절벽은 상상을 초월하며 보기만 해도 아찔했다. 엉 사이사이에 올레꾼과 관광객이 넣어둔 작은 돌맹이는 운치를 더했으며 바위 벽에서 함께 자라는 각종 들꽃과 잡초는 끈질긴 생명력을 말해주고, 올레꾼을 위한 간이화장실, 음수대. 올레우체통.
큰엉 산책로에는 휴게 의자와 함께 조각상, 열대식물이 세월의 강을 건너 현대인과 함께하는 웅장함 그 자체이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 직접 큰엉을 감상하며 고개를 들어 위를 보니 오래된 해송과 주상절리(육각기둥)의 절벽은 현기증이 일며 가슴 한 켠에 커다란 돌을 넣는 기분이다. 흰색, 회색, 흑색의 신비한 조화로움과 검은 모래는 충남 보령의 머드팩이 생각나서 한 움큼 잡으니 밀가루 보다도 더 부드럽다.
큰엉을 넘고 모래밭을 지나 자갈을 밟으며 신그물에 도착했다. 안내문이 찢겨 있어 주민자치센타로 연락하여 파손된 안내문에 대해 신고 하니 직원은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올레길 지키기에 일조 한 것 같아 뿌듯하다.
슬슬 배고픔이 몰려와 수산센터로 이동하는데 마침 방어가 세일중이다. 소(小)자 방어 한 마리는 세 명이 먹고도 남아 즉석 회초밥도 만들어 먹고 매운탕은 저녁거리로 베낭에 넣었다. 한 잔의 술을 곁들이면 좋으련만 모두 술을 못하기에 음료수로.
곤내골 점방에서 유명한 올레꿀빵을 찾았으나 없어서 아쉬웠지만 다음을 기약하고 다시 걸었다. 끝없는 바다와 해안의 절경은 절정의 도를 넘어 탄식으로 2박3일동안 탁월한 선택을 했음에 웃음 가득하다.
위미바다의 서쪽 끝 해안지명인 넙빌레. 빌레는 '자갈' '돌'의 뜻으로 제주 토박어이며 넙빌레란 '넓은 자갈 마당' '넓은 돌무더기'한다. 주변에는 노천탕인 남탕과 여탐이 있는데 여름이면 마을 주민이 공동으로 사용한단다. 올레길 사이사이에 야생선인장이 즐비한데 선인장 위는 자주색 백년초가 있어 건강에 대한 관심이 일게했다. 한적한 포구의 모양을 띈 광장포구에서 잠시 휴식을 갖으며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던 올레꾼이 우리를 추월해 지나간다.
남원읍 하례리 바닷가의 예촌망은 평평한 구릉지대와 해안절벽이 다시 이어져 있는데 감귤농장 조성으로 사라진 봉수대 안내문이 옛 시간을 거슬러가게 한다. 시간이 많다고 여유를 부렸는지 벌써 어두움이 머리위에 와있다.
아!! 잠들어 버린 쇠소깍을 만나지 못해 아쉬웠다. 바다물과 민물의 최대 만남지점인데 3월에 방문할 6코스 때 다시 해후 하기로 했다. 넉넉한 마음으로 시작했던 둘 째 날은 10시간의 걷기, 마지막 점방에서도 제주꿀빵을 만나지 못하고 하루를 닫는다. 떠나는 날은 더 부지런히 길을 나서야 7코스를 돌고 비행기에 오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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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푸른비의 세상사는 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푸른비
첫댓글 해변가걷기의 낭만 좋습니다 (^ . ^)
해변도 좋았지만 최고의 연주인 파도소리가 짱이었지요.
쇠소깍에서 테우도 타보셨음 좋았을건데...
사진 잘 봤어욤^^
3월에 가보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