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동초도 고정되어 있는 공간 게시물이나 조형물들이 많다ㆍ늘 그곳에 있다ㆍ달라지지 않는다 그새 수없이 오고간 아이들에게 얼마나 많은 공감을 주었을까 싶다 하지만 최근에 동시수업에 앞장서고 계신 4학년 안지현 선생님의 영향으로 복도에는 이안시인과 송선미 시인의 동시수업 작품들로 가득해졌다 덕분에 5학년 복도에도 아이들의 동시 작품들이 게시된다 식당가는 길목이라 지나가거나 기다리는 길목이라 꽤나 시선을 붙잡는다 방학전주에는 각 교실마다 주제가 있는 게시물을 복도에 내보여서 주렁주렁 맺혀있다
드러내기에 부담을 가지는 선생님들도 많으신데다 각 선생님들의 주체적인 선택이 아닐 때는 반감이나 찬반도 있어 보인다
그래도 표현한 결과물들을 공유하는 이런 열린공간은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각 반마다 게시판은 수시로 주제를 달리한다 그 많은 표현물들이 수십명과 공유하고 끝내기보다 수백명과 공유할 수 있다면 더 의미가 있지 않겠는가
많은 선생님들이 지금 있는 공간에서 아이디어를 찾거나 공유하기보다 커뮤니티 공간에 많이 기대고 있는 단점도 극복할 수 있지 않겠는가
공간은 빈 것이 아니라 힘이다. 아무나 그곳에 들어갈 수 없고, 아무나 그곳을 바꿀 수 없다. 집, 사무실, 교실, 학교 공간들이 다 그렇다. 그래서 목적을 살리려면 구성원이 쓰는 공간을 잘펴야 한다.
쌍령초에는 20년도 넘는 영어 관련 전시물이 학교 곳곳을 채우고 있다. 층마다 고정 그림이 들어가 있어서 바꾸기도 쉽지 않다. 반면에 학생들 작품 전시될 공간은 거의 없다. 벽은 벽이고 영어 전시물은 전시물일 뿐이다. 누가 했는지 왜 그것이 그곳에 계속 있어야 하는지 묻지 않는다. 그러니 누구도 쉽게 치울 수도 없다.
좋은 학교는 학생이 알리고 싶은 층위에 따라 교실, 학년복도, 건물 가운데 현관을 구분할 줄 안다. 좋은 학교는 학생이 문제가 있을 때 문제 성격에 따라 부모, 담임, 부장, 상담, 교감, 교장, 부장, 학급회장, 학생회장인지 구별할 줄 안다.
알리고 싶은 것과 알리고 싶은 것을 드러내는 공간은 하나로 묶여 돌아간다. 알리고 싶은 것이 있어도 알릴 사람과 공간이 없을 수도 있다. 문제가 숨었다가 한꺼번에 터진다. 학교 교육력이 낮다. 알리고 싶은 것이 있을 때, 알릴 사람과 공간이 있는 학교도 있다. 교육력이 높은 학교다.
쌍령초는 학생과 교사가 알리고 싶은 것을 알리 쪽으로 변하고 있다. 알린 내용과 사용한 공간을 보면 이들의 바람이 무엇이고 무엇을 지원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혼자 할 수 없다. 구성원과 이야기를 하며 대안을 찾고 이에 따른 예산을 마련할 길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