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장우혁.
방년 24세 꽃피는...이미 만개한 청춘.
뭐 그다지 내세울 것 없는
팬클럽 25만명에 앨범 100만장을 돌파하는
댄스 그룹 H.O.T의 멤버. [너 지금 자랑하는 거지?]
5집 들어 팬들이 날 백치청순청초요염아방 꽃수로 발탁했다는
것이 몹시도 기쁜 대한민국의 남아입니다. (필살 꽃날림- *^^*)
근데 꽃수가 터프가이의 다른 뜻이란거 맞아요?
토니가 그러던데...
그러면서 나한테 딱 어울린다며 씨익 웃어줬어요. 헤헤.
앗. 댄스팀 녀석이 방금 내 볼살을 한 번 꼬집고 달아났어요.
"아프잖아!! 이 개새끼야!!"
아우우웅. 아파라.
핫. 제가 험한 욕 해서 놀라셨어요?
우우웅. 그거 타야가 누구든지 저를 아프게 하면 욕하라 그랬어요.
미간에 세로줄 긋고 호랑이처럼 호탕하게 화내라고요.
저번에 타야가 엉덩이를 아프게 때리는 바람에 울었더니
그게 보기가 싫었나봐요. 근데 이상하게도 자기 앞에서는 울어도 된대요.
타야 정말 이상하죠?
그나저나 볼이 아직도 화끈거리네.
훌쩍. 앗. 남 앞에서 울면 타야가 화내는데. 꾹 참아야지.
가뜩이나 희준이가 자기 좀 닮아보라며 이것 저것
먹여대는 통에 볼에 핑크색 살이 조금 붙어서 고민이예요.
어휴. 이 살들을 대체 어찌하면 좋을까요?
근데 옅은 갈색머리의 끝부분을 드라이로 말고 얼굴만큼
커다란 선글라스를 낀 후 살짝 웃으면 대기실에 있던
멤버들이 코를 막고 어디론가 달려가요.
토니가 뛰어갈 때 코를 틀어막은 휴지를 봤는데 거기에
피가 한가득 묻어 있었어요. 굉장히 피곤한가 봐요.
이상하게 우리 멤버들은 제 앞에서 코피를 자주 쏟아요.
불쌍해 죽겠어요. 보약이라도 한채 지어 먹어야지. 히잉.
움. 어쩌면 나 혼자 꽃수한다고 나쁘다고 시위하는 걸지도 몰라요.
후웅. 아무래도 꽃수 행동을 자제해야 겠어요. 멤버 애들도
꽃수 될 기회를 줘야죠...[방긋]
아. 멤버들없이 혼자 뭐하냐고요? 화장실 갔다 왔어요...*^^*
대기실에 들어가야죠.
어? 멤버애들이 벽에 찰싹 달라붙어 얘기중인데요?
저 들어오는 것도 모르고 소근소근 얘기하는걸 보니 혹시
저 몰래 나이트 가자는 약속하는 걸지도 몰라요.
이상하게 멤버애들은 나이트 갈 때만 절 따돌리거든요.
그래서 저번에 화를 못참아 애들 앞에서 엉엉 울어버렸어요.
고개를 붕붕 돌리면서 우니까 애들이 미안한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고는 서로 한 번씩 품에 안아서 토닥토닥 해줬어요.
다시는 저만 빼놓고 가지 않는다 그랬었는데...
우웃. 엿들어 봐야지. [몰래 다가가는]
토니가 이마에 핏대를 세우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어요.
우와. 아주 많이 화가 난 것 같아요.
"팬애들은 톤혁을 가장 추종하고 있어. 이거 왜 이래?"
후웅. 톤혁이 뭐죠? 새로 생긴 팬클럽 이름인가? 갸웃갸웃-
토니의 말을 들은 희준이가 그 큰 눈을 내리깔며 가소롭다는 듯 웃는데요?
"캔디에서 내가 혁이를 품에 안을 때부터 준혁은 결정되어 있었어."
"형들은 혁이형보다 키가 작잖아. 나만한 근육있어? 혁타야."
준혁은 뭐고 거기에 왜 제 이름이 나오죠? 이것들 수상해~~
벽에 붙어 쭈그리고 앉아있던 다른 녀석들과는 달리 의자에
앉아 긴 다리를 겹치고 여유있게 얘기를 듣던 재원이가
피식- 하고 웃으며 말을 꺼냈어요.
"내가 갖고 싶은 것 못가진 적 있어? 어딜 넘봐. 훗. 형들이라고
봐줄 줄 알아? 어림없어. 원혁이야."
원혁이라...여러분은 원혁이 뭔지 아세요? 뭐지? 뭐지?
근데 재원이 녀석. 형들에게 하는게 버르장머리가 없네요.
희준이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빨간 머리를 겁나게 흔들어대며
달려드는데요? 앗- 근데!!
재원이가 긴 다리를 쭉 뻗어 희준이의 배를 꾸욱 눌렀어요.
그 짧은 팔이 재원이의 다리를 이길 수는 없죠.
눈에 불을 켜고 팔을 바둥바둥하는 희준이. 어휴. 불쌍해.
제가 알아들을 얘기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이트에 관한건 아니군요.
숨어있을 필요 없겠죠?
"얘들아~~무슨 얘기야, 그게?"
놀랐는지 토니는 원숭이답게 벽을 잡고 반쯤 기어오르고
희준이는 재원이의 발에 배가 눌린채로 눈을 동그랗게 뜨고
타야는 쭈그려 앉아있다가 뒤로 발랑 넘어지고
재원이는 그래도 포커페이스라는 별명답게 표정없이 저를
바라보는데요?
"다 들었어?"
허공에 걸쳐져 있던 다리를 내리며 재원이가 물어요.
"응. 무슨 얘기야? 톤혁? 준혁? 혁타? 원혁? 어? 그러고보니 다
내 이름이 들어가네?"
"훗. 팬픽 얘기."
"팬픽? 아아. 나 읽어봤어...^^"
"뭐? 네가 팬픽을 읽어?" "형이 팬픽을?" "뭘 봤는데?"
정신을 차린 세 녀석들이 비호같이 제 앞을 파고 들었어요.
전 씨익 웃으면서 얘기해줬죠.
"응. 협객기. 나 너무 꽃수답게 나오지 않았어? [발그레]"
근데 녀석들은 아주 허탈한 표정이예요.
물먹은 솜처럼 바닥에 무너지는 녀석들을 발로 치우며 재원이가
다가와 제 어깨를 툭 툭 치네요.
"그래. 장하다. 이따 베스킨 라빈스 아이스크림 사줄게."
"꺄아. 정말? 우리 재원이가 가장 좋아!!"
"그래? 그럼 뽀뽀."
"웅!!"
쪽쪽~~
헤헤. 우리 재원이 피부는 언제 봐도 부드럽다니까요.
뽀뽀하면 아주 기분이 좋아요.
앗. 근데 세 녀석들이 땅을 치고 우는 이유가 뭘까요?
밤.
안녕하세요? 전 지금 재원이랑 베스킨 라빈스에 가려고
선글라스와 모자로 무장을 한채 나서고 있어요.
재원이는 돈이 많으니까 아주 많이 사달라고 조를 거예요.
재원이가 밤이라 춥다며 제 손을 자기 주머니에 넣고 가고
있어요. 재원이는 형까지 챙겨주는 아주 착한 녀석이예요.
아까 버르장머리없다고 한거 취소할래요. 냐하하.
이 골목길만 돌면 바로 베스킨 라빈스가 나와요.
토니 데리고 나오면 안사주겠다 그래서 바지붙잡고 늘어지는
녀석 떼어놓고 가려는데 토니가 막 소리를 질렀어요.
재원이랑 둘이 가면 잡아먹힐 거래요.
그래서 쏘아붙였죠.
"계속 붙잡으면 내가 너 잡아먹을거야!!"
그랬더니 헬쓱하게 질리며 뒷걸음질 쳤어요.
그 모습에 괜히 미안해서 원숭이 골 얘기는 안했는데...
근데 끝까지 녀석이 외치더라고요.
"공은 나야!!"
녀석. 그렇게 공놀이를 하고 싶으면 나가서 농구라도 하던지.
잡아먹힐 거라는 얘기를 듣고 나와서 그런지 조금 무서워요.
근데 뭐 사람 잡아먹는건 호랑이나 곰밖에 없을텐데
그런게 동물원에서 도망쳐 나올리도 없잖아요?
토니 녀석. 모르면 가만히 있지. [모르는건 너잖아!!]
골목길만 지나면 된다...^^
어? 근데...
갑자기 까만 옷을 입은 세명의 사람이 어디선가 날아오더니
세바퀴를 공중회전해서 저희 앞을 가로 막았어요.
헉. 뭐야. 이 사람들은!!
모두 까만 천으로 얼굴을 가리고 무술 자세를 취해가며
위협스러운 눈으로 저희를 노려 봤어요.
뭐야. 결투하자는 거야? 흥. 나도 합기도 배우고 있다고!!
희준이 녀석처럼 합~~기도만 한건 아니야!!
앞에 나서려하자 재원이가 긴 팔로 절 막으며 말했어요.
"형은 저기 전봇대 뒤에 숨어있어."
"싫어!! 나도 할거야!!"
"빨리!!"
재원이가 이렇게 무서운 눈을 한건 처음 봐요.
결국 전 꼬리를 내리며 전봇대로 달려 갔어요.
까만 블랙진에 니트를 입은 재원이의 뒷모습이 너무 너무
듬직해 보여요.
"뭘 원하는 거냐."
"당신은 필요없어. 우리는 혁수 추진 위원회!! 장우혁은 꽃수다.
절대 터프가이 따위가 아니란 말이다!! 우리가 장우혁을 납치해
꽃수로 만들어 올테니 우리를 방해하지 마라!! 방해물은 전부
없앤다."
이럴 수가. 여자 목소리였어요.
근데 나 꽃수도 맞고 터프가이도 맞는데?
잠시 주춤하던 재원이가 의기양양하게 허리에 두 손을 올리며 웃었어요.
그리고는 말을 꺼냈죠.
"그건 나로도 충분하다. 난 원혁이며 원공혁수거든."
"아니. 이재원 당신이? 우리의 염원 혁수를 당신도 원하고 있다는 건가?"
여자들이 서로를 쳐다보며 소근소근 할 때 재원이 다가가 그녀들에게
끼어들었어요. 그러더니 잠시동안 무슨 얘기를 나누는 듯 했어요.
그렇게 1분 정도가 지난 후 여자들은 다시 공격 자세를 취했고
재원은 멋지게 두 주먹을 불끈 쥐고 여자들을 노려봤죠.
결투가 시작했어요. 근데 이상해요.
재원이가 헛스윙을 해도 여자들이 그냥 자빠지고 있어요.
재원이 주먹은 바람에도 파워를 넣는 건가? 긁적.
아니 근데!!
한명의 여자가 비호처럼 제게로 날아오는 거예요!!
전 합기도에서 배운 것도 잊어버리고 안절부절 하며
눈을 꼬옥 감았어요.
죽지는 않겠지...란 생각으로요.
퍼억-하는 소리가 나고 전 아픔을 예상하며 몸을 움추렸어요.
근데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는 거예요. 살며시 눈을 떴죠.
이럴 수가...
재원이에 복부에 여자의 주먹이 꽂혀 있었어요!!
"으윽..."
재원이가 바닥에 무릎을 꿇으며 배를 움켜쥐었어요.
늬들이 감히!! 늬들이 감히!!
전 재빨리 재원이 앞을 가로막은 여자의 뺨을 거세게 후려치고
재원이를 감쌌어요.
그리고 외쳤죠.
"당신들이 그러지 않아도 난 꽃수란 말야!!"
여자가 말했어요.
"정말인가요?"
"...그래!! (울먹울먹)"
"좋아요. 당신이 꽃수가 아니란 소리가 나올 때 우리는 다시 나타날 겁니다.
그러니 꽃수 역할을 잘 해내세요. 그럼."
휘익-
왔던 그 동작 그대로 세바퀴 공중회전을 하며 그녀들이 사라졌어요.
그 때까지 재원이는 바닥에 쓰러진채 숨을 헐떡이고 있었어요.
"재원아!! 죽지마!! 죽지마!! 네가 하란거 다 해줄게!! 그러니까 일어나!!
어엉...ㅠㅠ"
"형...나 소원이 있어..."
"뭔데!! 다 들어줄게!!"
"이거..."
재원이의 품에서 사전만한 책이 나왔어요. 근데 이걸 어디에 숨겨두고 있었지?
제목은 '애증'이었어요.
재원이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어요.
"이건 팬픽인데 형이 아주 꽃수로 나와...언제까지나 이 책에 나와있는
행동과 마음을 내게 보여줘. 나한테만...나하고만...내 소원이야..."
"알았어. 알았어. 그러니까 일어나."
"여기 각서...도장 없으니까 지장 찍어..."
책 안에서 하얀 각서가 나왔어요.
"이건 언제 준비했어...ㅠㅠ"
"으윽...그런건 물어보지 말고..."
"알았어..."
"내 주머니에 인주 있어. 찍어..."
"응...(뒤적 뒤적) (인주 쾅-)"
"...형은 내꺼야."
"훌쩍...응...응?"
"아악!! 이재원!! 이 새끼!! 이 각서가 대체 뭐야!!"
"훗. 희준형. 내가 그랬잖아. 내가 갖고 싶은 것 못가진 적 있냐고."
"꼬르륵- [토니 뒤로 넘어가는 소리]"
"혁타란 말야...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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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웃자고요. 하핫.
많이 웃으셨길 바래요. 이런 내용으로 진지를 한 번 써보고 싶군요.
이게 뭐야. 하고 보시는 분들...-_-;
그냥 이건 설이 아니고 웃자고 한거니까 좋게 봐주세요.
사실 이건 제가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났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하고 있던 것이랍니다. 쿨럭-
[원혁/바비] \\\그냥 웃자고...^^ (외전)\\\
훗. 안녕하겠지?
내 이름은 말하지 않더라도 알 것이라 생각한다.
저기 모르겠다고 고개 흔드는 멍청한 독자.
훗. 나의 이 거만하고도 냉소적인 카리스마의
웃음을 보고도 내가 누군지 모른다는 건가?
그대의 아둔한 머리에 심심한 조의를 표하며
내 이름을 알려주도록 하지.
당신들이 죽고 못사는...훗. [머리 한 번 쓸어올리는]
난 H.O.T의 숨은 보스
이재원이라고 하네.
당신들은 지난 6년간 H.O.T를 이만큼 키워낸 것이
25만명의 팬들, 즉 당신들의 노고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가? 아아. 물론 부인하진 않네.
그대들의 열렬한 환호와 지지는 우리 멤버들에게
큰 힘이 되었고 많은 상을 휩쓰는데 무한한 공헌을 했지.
허나. 우리 멤버들이 가요계 정상을 차지한게 자네들만의
공이라고 생각하나?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려는 거냐며 인상을 쓰고 있을 당신들의
얼굴이 생생하게 떠오르는군.
별 건 아니다. 다만 내가 얼마나 잘났고 위대한 사람인지
그대들에게 알려주려 하는 것 뿐이다.
난 우리들을 키워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고 또한
많은 것을 이루어 냈다.
각 방송국 국장들의 비리를 캐내 음성 변조된 목소리로
협박하고 온갖 가요 프로그램의 프로듀서에게 익명으로
칼을 하나씩 선물해 주었으며 우리 멤버들과 겨룰
가수 애들이 벤타고 열나게 달려올 때 검은 조직의 학생들을
시켜 벤과 충돌사고를 일으키게 하고...훗.
그러니까 우리의 발전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건 나라는 소리다.
나의 숨은 노력이 많았지. 이 자리를 빌어 많은 도움을 준
쌍날파의 재떨이에게 깊은 고마움을 전하고 싶군. 후훗.
이제 서서히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가는가?
뭐 결론을 얘기하자면 H.O.T의 총책임자는 나라는 소리지.
희준형이 리더라고 우겼었지만 4집에서 부터 서서히
드러내기 시작한 내 본판의 모습을 겪고는 순순히 리더 자리를
나에게 넘겨주더군.
훗. 당신들은 지금도 희준형이 리더라고 알고 있겠지?
외관상 리더를 바꾸면 안좋기 때문에 숨기고 있는 것 뿐이다.
이제 알겠는가? 나 이재원의 하늘보다도 더 큰 위대함을.
보고 있을지도 모를 희준형의 팬들.
다시 한 번만 희준형이 리더라고 우겨대면 저기 있는
양잿물에 처박아 주겠다. 그게 싫다면 밀수한 최신 필로폰을
선물하지. 어떤가? 난 일이 복잡하게 되는게 싫으니 마약보다는
양잿물을 권하는 바다.
아아. 저기 내 사랑. 나의 줄리엣 우혁이가 오는군.
쉿. 조용히 해라. 우혁이에게 내 본연의 모습을 보이면 안된다.
이 모습으로 우혁이를 사랑하고 싶지만 녀석의 까만 눈망울에
공포가 어리는 건 바라지 않는다.
뭐 마음만 먹으면 내 것이라는 걸 몸소 확인시켜 줄 수도 있지만
그렇게 일을 저지르면 다시는 저 예쁜 얼굴로 내게 웃어주지
않을 거란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난 한 순간의 욕망보다는 평생의
안정된 사랑을 가꾸어 나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번 각서를 받고도 지금까지 한 번도 직접적으로
손을 대지 않은 것이다.
후훗. 간접적으로는 손을 대냐고 물었나?
당신들을 얘기하는 간접적인 스킨쉽이란
이런 것을 말하는 건가? [다가오는 우혁을 한 팔에 감싸안으며]
"훗. 형. 살이 좀 빠진 것 같다?"
아니면. 이런 것? [우혁의 엉덩이를 툭 치며]
"형 엉덩이는 만질 것도 없다."
이것이 맞다면 간접적인 스킨쉽은 셀 수조차 없지.
"...치잇. 남자가 엉덩이에 살 있어서 뭐하냐?"
볼에 공기를 집어넣어 부풀리며 투덜대는 우혁의 모습.
저걸 그냥 작게 축소시켜 주머니에 넣고 다니고 싶다.
사심없는 듯한 미소를 머금고 슬쩍 우혁의 허리에 손을
끼워넣자 녀석이 방긋 웃는다. 팔에 느껴지는 잘록한
허리와 둥근 골반의 느낌. 언제 만져도 녀석의 몸은
달콤한 생크림처럼 부드럽다.
"근데 재원아. 나 [애증] 언제 읽어? 네가 빼앗아 갔잖아."
천진난만하게 웃는 녀석의 이마에 마주 이마를 대고
부비며 킥. 웃었다.
그렇게 나랑 [애증 놀이]하고 싶어?
네가 그 책을 읽는 날이 바로 네가 나한테 깔리는 날이 될거다.
"읽고 싶어?"
"약속 지켜야지...^^"
흠. 그럼 조금만 보여줄까?
품에서 사전만한 [애증]을 꺼내자 녀석의 눈이 커진다.
이게 어디서 나왔냐고 물었나?
"이게 네 품에 어떻게 들어가?"
"응. 그런게 있어. 훗. 알려고 하지 마."
당신들. 다시 한 번 그딴 질문하면 소금 치고 구워먹어 버린다.
휙휙- 책장을 넘겨 찾은 곳은 열나게 키스하는 장면.
책을 보여주자 우혁의 눈이 등잔만큼 커진다.
"재원아. 나 꽃수답게 나온다면서 왜 너랑 키스해?"
"형. 이건 키스가 아니고 형이 정신을 잃어서 내가 인공호흡
하는거야."
"그렇구나!! 근데 그래도...////"
"형. 나랑 뽀뽀하는거 싫었어?"
"아니. 좋은데...아,아니!! 좋은게 아니고...웅...////"
대기실에는 아무도 없으니 절호의 기회.
드라이로 동그랗게 만 머리를 숙이며 하늘색 티셔츠의
옷자락을 괜히 늘이는 우혁의 모습에 침이 넘어가는군.
당신들!! 왜 그렇게 좋아해!!
얼굴을 발그레 붉힌 우혁의 어깨를 움켜쥐고 벽에 밀어
붙이자 녀석의 눈이 커다래진다. 내 가슴에 닿은
주먹 쥔 녀석의 작은 손이 부들 부들 떨리고 있다.
허겁지겁 입술을 덮치며 우혁의 가느다란 허리를 조이자
녀석이 신음소리를 낸다.
"웅!!...우웅...우우우웅...하아....재,재원아...흐읍...우웅..."
바둥바둥. 내 품안에서 몸을 배배 꼬는 녀석이
너무 사랑스럽다. 미약하게 내 가슴을 밀어내는 녀석의
두 손. 훗. 그대로 일쳐? 아니지. 아니지.
단감이 익어 홍시가 될 때까지 기다려야지. 훗.
입술을 떼자 우혁이가 주르르 미끄러진다.
그토록 빨갛던 입술에 타액이 묻어 반들거린다.
"재원아..."
"응?"
"...근데 왜 인공호흡이라면서 숨은 안넣어줘?"
피식. 이 귀여운 강아지 같으니라고.
"우혁아~~"
뭐냐. 이 불청객은. 흠. 희준형이군.
빨간 머리를 흔들어가며 대기실로 들어온 희준형이
숨에 차 하닥거리는 우혁이를 보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는
날 노려본다.
"이재원!! 너!!"
희준형의 어깨를 잡아 난 속삭였다.
"형. 우혁이형 빼놓고 나이트에 갔었다지?"
"흐읏!!"
"그 나이트 주인 돌쇠 녀석한테 다 들었어.
부킹한 여자가 참 예쁘더군...어떻게 알았냐는 눈빛이군?
부킹했던 사진도 있는데...우혁이형한테 보여줄까?"
"아,아니야!! 됐어...치사한 놈..."
"훗. 철두철미한거라고 해줘."
힘없이 무너지는 희준형을 밟고 우혁이 녀석의 어깨에 팔을
두르며 나지막히 웃었다.
아아. 즐거워. 우리 우혁이는 언제 잡아먹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