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협 이사장, 큰잔치 조직위원장. 축사만 도착하면 바로 인쇄 (500부) 들어갑니다.
1,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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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신문학회
한글날 국경일 승격 축하 및 한글날 560돌 기념 작품전
* 가운데 마크 자리에 시화 작품을 넣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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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여는 날: 2006.9.24.오후 5시
작품전 전시 기간: 9.24<일>---9.30<토> 일주일간 열림
곳: 지하철 4호선 혜화역 내 <혜화 미술전시관>
짚 신 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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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맨 뒷장에 짚신마크와 후원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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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짚신문학회
후원: 한글학회. 세종대왕기념사업회. 외솔회. 한글날 큰 잔치조직위원회.
주식회사 유국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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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신문학회 회장 인사말
짚신의 가을 잔치
오곡이 영그는 가을! 젊음이 꽃피는 낭만의 대학로 혜화역 전시장에서 우리 짚신문학회 주최로 시.서예,수필,그림 등의 예술 작품이 펼쳐지는 가을잔치를 엽니다
지난해 12월 8일 15세기 한글 반포 이후 처음으로 한글날이 국경일로 승격되어
남북 겨레의 기쁨이 삼천리에 물결칩니다 올해의 560돌 한글날은 새 역사를 이루는
국경일로 맞이하게 됩니다 참으로 감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짚신문학회에서는 한글날 국경일 승격과 560돌의 한글날을 기념하여
우리의 미래요 희망인 젊은 발길이 홍수처럼 오가는 대학로 혜화역 지하철 전시장에서 짚신문학 작품전을 열게 되었습니다 한글 사랑 나라 사랑의 횃불이 되어 활동하는 우리 짚신회원들이 정성을 다한 작품이 50여점 전시됩니다 바쁜 시간 잠깐이라도
짬을 내서 우리 짚신 작품을 깊고 뜨겁게 감상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랑과 관심으로
우리 작품전에 들러 주신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도움 말씀이나 발전의 채찍도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한번 애쓴 회원 여러분이나 후원해 주신 단체
관람해 주신 여러분께 감사 드립니다
2006.9.24. 짚신문학회 회장 오 동 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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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계곤 한글학회 회장 축사
축 사
요즘 나라 안팎에서 한글 글꼴에 대해 디자이너들이 큰 관심을 보인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우리 나라 어느 디자이너가 프랑스 파리의 패션가에서 한글 무늬옷을 선보여 현지인들을 크게 매료시켰다는 기사가 나기도 했습니다.
한글 글꼴을 우아하게 그려내어 세계인의 눈길을 붙잡는 디자이너가 있는가 하면, 우리말을 세련되고 감칠맛 나게 살려내어 글을 쓰는 작가들도 우리 곁에 있습니다. 그런 분들이 모인 대표적인 모임이 바로 짚신문학회입니다. 짚신문학회 회원들은 나라 사랑과 겨레 사랑 정신으로 뜻을 모아 한결같이 곱고 아름다운 우리말로 시와 수필 등을 써 내고 있습니다. 더욱이 이 모임을 이끌고 계신 오 동춘 선생은 자그마치 열네 권의 시조집을 펴내면서 작품 한 줄 한 줄에 우리 말글 사랑 정신을 담아 오셨습니다. 한평생 나라 사랑 정신을 실천하고 우리 말글 사랑 운동을 펼쳐 온 선생은, 시조시인으로서 또 한글 운동가로서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오래 전부터 한글이 우리 겨레가 물려받은 최고의 문화유산이란 사실에는 온 국민이 동의해 왔습니다. 다만, 그 글자의 편리함에 젖어 있다 보니, 그것을 더욱 갈닦아 겨레의 큰 자산으로 활용할 의지가 부족했을 뿐입니다. 그러다가 지난해 우리 정부와 국회는 ‘국어기본법’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더욱이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한글날이 국경일로 제정되었습니다. 우리말과 더불어 우리글-한글이 발전할 수 있는 터를 단단하게 다져 놓게 된 것입니다. 이제 비로소 한글이 세계화할 수 있는 채비를 차렸다고 생각됩니다.
이번에 대학로 지하철 전시장에 성대하게 마련된 짚신문학회 작품전은 관람객들에게 우리 말글로 이루어진 뛰어난 문학 세계를 선보일 것입니다. 아울러 이 모임의 정신이 잘 표현된 그림과 붓글씨 작품들도 함께 전시된다고 합니다. 이번 전시회의 주제가 “한글날 국경일 승격 축하”와 “560돌 한글날 기념”이니, 작품 하나하나에 깃들어 있을 우리말 우리 글 사랑의 마음도 넉넉히 짐작됩니다. 이 전시회가 한글의 세계화에도 한 보탬이 되리라 믿으며, 작품을 내놓은 짚신문학회 회원님들과 전시회를 꾸미는 데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깊이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한글 학회 회장 김 계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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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훈 한국문인협회 이사장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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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호 한글날 큰잔치 조직위원장 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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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목록
1. 오동춘 - 한글 깃발 높이 들고
2. 국혜숙 - 모과예찬
3. 곽영준 - 계절의 길목에서
4. 김영선 - 시간 앞에
5. 김명자 - 홍시
6. 김지원 - 은갈치
7. 김의호 - 그리운 명상
8. 김샘나 - 섬 <고향에서>
9. 노학문 - 철마의 기적소리
10. 류은자 - 하얀 아침이 좋다
11. 박진명 - 그게 알 수 없어요.
12. 박진명 - 하늘만 바라봐도
13. 박경록 - 사랑이 올 때
14. 박화선 - 낮에도 달이 흐른다
15. 박명희 - 감자에게
16. 박영숙 - 안개
17. 송현국 - 생태 개펄
18. 심상덕 - 초여름밤의 음악회
19. 심인숙 - 배경
20. 신혜솔 - 푸념
21. 장병민 - 돈방석
22. 장복단 - 나뭇잎이 꽃잎보다 아름답다
23. 정지원 - 누름돌
24. 조성민 - 마라도
25. 조성민 - 어둠 깔린 카페에서
26. 조순호 - 아름다운 용서
27. 조일규 - 까치밥
28. 차도연 -능소화
29. 최원정 - 빈 의자
30. 임문혁 - 목련
31. 임숙현 - 나팔꽃 연가
32. 이춘우 - 겨울 철새
33. 이민하 - 들꽃의 잠언
34. 이재성 - 땅
35. 이혜너(은숙) - 차 한 잔의 단상
36. 이진이(이현순) - 새벽 종소리
37. 이실태 - 큰 바보입니다
38. 이정재- 어버이 날에 즈음하여
39. 오동춘 - 참스승
40. 오동춘 - 얼굴
41. 오성희-석류 .
42. 오선경 - 사랑 비
43. 옥윤철 - 송골매
44. 양순임- 도심 정사
45. 허정무 - 날개
46. 허정애 - 타자들에의 배려
47. 황주경 - 하늘나라
48. 한정숙 - 옥수수
49. 한경원 - 시인들의 참사랑
50. 한문수 - 바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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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 축하 작품>
한글 깃발 높이 들고
오동춘
우리 글도 없던 어둠
해처럼 밝힌 임금
자주 민주 세종얼로
이 땅 한글 그 큰빛
온 세계
빛나는 기쁨
한글만세 만만세
한글세대 우주선
푸른 하늘 도는 오늘
과학시대 삶의 무기
빠른 한글 힘차누나
한글로
횃불된 우리
세계 평화 이루자
한문 영어 설쳐 봐도
때는 바로 한글시대
한반도 한글 임자
임자얼 드날리며
짚신땅
꽃피는 한글
온 세계로 열매 맺자
최만리,연산군,게다발에
짓밟혔던 우리 한글
국경일로 생일 맞고
세계 축제 이뤘구나!
한글은
국제 알파벳
세계 보배 아닌가
티격태격 싸움 말고
한글 사랑 하나 되어
큰 파도 억센 힘으로
한글 발길 줄기차게
달리자
세계 벌판으로
한글 깃발 높이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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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예찬
국혜숙
모과의 향기는 그리움이다. 는개가 오듯 아릿한 그리움으로 피어난다. 모과의 향기는 코끝으로 맡는 향기가 아니라 가슴으로, 생각으로 맡는 향기이며 추억의 방향제요, 이미지로 그리는 향기이다.
모과나무는 사랑이다. 늦가을 서리가 내리도록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고 만삭의 몸으로 모진 태풍을 이겨내며 휘몰아치는 세상과 맞서는 지극한 모성애요, 의지의 화신이다.
-누가 제멋대로 생긴 모과라고 탓하였는가-
(수필 '모과예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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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길목에서
곽영준
황금빛 들판을 보며
코스모스 피어 있는
시골길을 걷고 싶다
가을이 흥건한 포도 위로
시원하게 불어 오는 바람에
온갖 얽매인 것들을
훌훌 날려 버리고
눈부신 햇살 아래
물 밀듯 밀려 오는
삶의 환희를 느끼며
성숙의 계절
그 여유와 풍성함 속에
잠시라도 머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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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앞에
김영선
장작이 활활 타오르고 있다.
불꽃 속에 뛰어든 오늘의 사유가
익숙한 몸부림으로
한데 뒤엉켜
카페 중앙에 자리한
커다란 무쇠난로 위에서
되돌릴 수도 여분도 없는
시간이 타고 있다.
결코
연습이 없는 연극 같은 삶
한 치 앞을 볼 수 없음에도
분명했던 초심들이
녹고 있다.
어제를 잊기 전에
달궈도 달궈지지 않는 오늘이
내일로 덧씌워져 가는
시간 앞에
나는 떨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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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시
김명자
파란 하늘에
대롱대롱 매달린 홍시가
퀭하니 마른눈을 혼란스레 흔듭니다
앙상히 마른 가지에
어설피 걸려
땅거미지는 동네를 붉게 물들이던 두 볼
사랑밖에 모르시던 아버님 얼굴
어머님 얼굴...
툭! 눈물이 떨어집니다
얼만큼 크게 벌리면,
얼마만큼 기다리면 내게로 안겨올까
까막까막 기다리다 입만 커지고
배만 고파집니다
울 너머로
어머님 잔소리가 들려오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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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갈치
김지원
"제발 많이 먹고 살 좀 찌거라"
비늘 벗겨 뚝뚝 뜯어낸
당신의 살점 같은 허연 살
마른 수숫대 같은
소녀의 수저위로 올려주시곤
내일이면 어린 딸 혼자
육지로 내보낼 걱정에
갈치보다 더 속이 탔을 아버지
안주도 없이
벌컥 벌컥 막걸리로 마른 목을 축이시며
눈자위로 일렁이던 붉은 노을
울컥, 씹지도 못하고 삼킨 탓에
잔가시, 밤새 소녀의 목을 찔렀다
아궁이속,
굵은 소금 옷 입고 마른 깻잎대를
침대인양 누운 갈치
타 닥, 타다닥,
소금 타는 소리와 깻잎대 타는 소리
마당 한 바퀴를 돌아
아버지와 소녀의 가슴을 넘나들며
가야금을 타던 그해 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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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명상
김의호
남달리 교육열에 불타시어
새벽 일찍 깨어나
'공자', '맹자' 외우시며
'삼국지' 이야기 들려주시던 아버지
훌쩍 떠나가신 뒤
한마디 한마디 산맥처럼 크오며
당신 심으신 가르침
가지마다 숨결이 되옵니다.
자식들 잘되라고
仁,義,愛,智,信 가훈삼아
이름지으신 아버지
그리움으로 사무칩니다.
당신 끈이은 脈
삶에 역력하옵고
그뜻따라 살아야지
명상에 잠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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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고향에서>
김샘나
강물에 골반을 담그고
수십년 앉아있다
아픈 속내 감추고
그 자리에만 앉아있다
바람기 잔뜩 묻은 바람
느끼한 손길로
옆구리를 흔들어도
엉덩이를 토닥여도
눈길도 꿈쩍않고
앉은뱅이가 되었다
반신욕만 즐기면서
앉은뱅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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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마의 기적소리
노학문
철길은 있으되, 달릴 수 없는 철마
갈 수 없는 애달픔에
서성이던 발걸음이 산마루에 닿았는데
희뿌연 안무가 눈마저 가렸구나
갈 수도 없고, 볼 수도 없는
저 북녘하늘 아래
내 부모형제 살고 있건만
오늘도 달리는 철마의
발길 묶는 최북단역 신탄리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을 담은
철마의 기적소리 귓전에 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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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아침이 좋다
류은자
전날의 마무리도 좋다만
아침의 상쾌함만 하랴
다시 태어난 기쁨으로
새벽 하늘을 올려 본다
바람 없는 스침으로
맑은 기운을 느끼니
잿빛 기억이
파랗게 지워진
하얀 아침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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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알 수 없어요.
박진명
마지막 남은
불까지 사위고 나면
검은 어둠이 몰려 왔다
또 다시 미명의 드리움
그게 알 수 없어요
얼었던 강
풀리어 물 흐르고
강 기슭 새 풀 돋는
무언의 몸짓들
그게 알 수 없어요
오늘 아침
내 방안까지 들리는
뻐꾸기 울음은
내 삶에 어떤 의미인지
그게 알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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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만 바라봐도
박 진 명
향기 품어
가슴에 피어나는 얘기
몹시 그리운 날에는
하늘만 바라봐도
가난한 마음 채우고도
남을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랑 받고 싶어라
잔가지 흔드는
아이 마음
하늘만 바라봐도
헤아리는 그 마음
부드러운 여유가 있습니다
어둠의 깊이 만큼
밝음도 더 하리니
하늘만 바라봐도
꿈은 부풀고
시린 가슴
믿음으로 빛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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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올 때
박경록
쓸쓸한 빛으로 오는
엷은울림엘랑
귀 쫑긋하지 않을래
어느 빈 가슴을
스미는 듯 저리게 할 것을
하냥 새털하늘만 바라볼래
야슬야슬한 빛으로 오는
얄따란바람엘랑
옷깃 여미지 않을래
어느 빈 가슴을
머무는 듯 시리게 할 것을
하냥 갈 곳 나부대는 무엇이랄래
아리아리랑 빛으로 오는
마흔둘어쩌나고개엘랑
시선 샐쭉이 모른달래
어느 빈 가슴을
그리는 듯 십 리 밖 앓을 것을
하냥 눈병 나 돌아앉았달래
2004. 12. 14 새벽 3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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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도 달이 흐른다.
박화선
빛의 무게가 말갛게 변한
남녘의 상현달
한저녁을 흘려보내도
떨치지 못한 마음은
빛을 가슴안에 삭이는 낮달이나
추위 속에서도 천진하게 노래하는
굴참나무 아래 서면
혼자 아픈가
혼자만 아픈가
우리가 초겨름 아침 한 때를
아픔하나 갖지 못했다면
오늘 무엇으로 행복하다 할까
슬픔이나 고통의 흔적을 숨표처럼 삼키고
제 빛 감추고 중천을 건너는 달을 바라보자
낮달처럼 소리없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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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에게
박명희
한끼 식사를 위한 예리한 칼로
너의 눈을 도려 내면서
나는 네게 불만이 많다
그 작은 몸에 그리 많은 눈이 필요 한건지
허기사 두눈으로 세상을 보기에는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지나가지만
주먹 꼭 쥐고 그렇게 여러 눈으로
세상을 노려봐도
너는 기껏 어느 식욕의
한끼 만족 밖에 되지 못하는 것을
天刑이듯 세상을 향한 네눈을 도려내며
네게 연민을 보내지만
너를 위한 묵상은 하지 않겠다
다만 네 껍질 까지도 벗겨야 하는
내 손에
너의 하얀꽃이
生의 완성으로
머물다 가기를 바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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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박 영숙
이렇게 나를 젖게 하지 마세요
오다가 말듯한
당신의 주춤거림이
눈물을 감추려는 몸짓이지만
나를
속이지는 못해요
하늘에서 내려오는
엷은 휘장같은 당신은
저 산과 봉우리 깊은 구렁에 내리면
펑펑 한낮의 소낙비 처럼
슬픔을 쏟을 것인데
이제
내가 그곳으로 가려고 해요
온몸을 쓸어내리는 그대로
당신과함께 구릉으로 내려가렵니다
떠오는 태양을 피하지 않겠어요
불지핀 햇살위에 올라앉아
손 흔드는 당신을 보게된다 하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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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 개펄
송현국
맑은 바닷물
돌 바닥 밑까지
훤히 드러나 보인다
살아 움직이는
작은 게 옆걸음치고
우렁이랑 데수리가
바위에 닥지닥지 붙어 있다
아이들이 신기한 듯
생명의 신비 발견한듯
환한 얼굴,
자연개펄 지키는
숭고한 마음이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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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겨울 밤의 음악회
심상덕
갈빛이었다.
갈빛이었다.
손떨림 돌아 나온 소리도
가죽 덮개 뚫고 나온 소리도
휴우~ 휴우~
가슴 한번 치고 새어 나온 소리도
어제까진 온통 갈빛이었다.
하늘이 까맣고.
비에 젖은 아스팔트도 까맣다.
무대 막이 까맣고
곡명 적힌 활자도
연주복도 모두 까아만데
순식간이다.
갈빛도 검은빛도 어디 갔는가
지난 긴 세월에도 변치 않은 빛이 무엇이더냐
현(絃)이 빚어 놓은 소리 빛이여
관(管)이 발라 놓은 소리 빛이여
오색이 찬란하여라.
아파 울던 제비꽃 빛도
다 쏟아내지 못해 아직 뜨거운 칸나꽃 빛도
너그러운 여러 마음 국화꽃 빛도
어느새 모두 담아 놓았더냐
너와 나의 수줍음도
너와 나의 정열도.
또 무엇이더냐
곧 가야하는데 오색 빛이 한 곳이어서
이제 그 길
하얀 빛이어라
하얀 빛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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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
심인숙
홀로 있는 나무는
겨울이 아니더라도
외롭다
들판에 혼자 피어있는 꽃이라면
아름답기 보다는
애처롭다
지저귀는 저 새를
사람들을 운다고 한다
홀로있을 때
푸른 하늘이 저 혼자 높다면
그런걸 공허함이라고 하겠지
스치는 바람조차
홀로 태어나지 않았건만
나는 항상 홀로 해냈다고 자부했다
어느 날 문득
당신 옆에
또 내 옆에
고딘 삶의 흔적을 보았다
그것이
나를 부끄럽게 했다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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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념
신혜솔
검은 바람과 함께
죽은 엄마소리가 들린다
살림밑천 첫딸도 좋지만
아까운년,아들이나 되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고
삼각산을 돌아 바람으로 왔다가
한숨 내리쉬고 돌아간다
밤 하늘엔 애닯은 기도소리만 울리고
잠시 숨이 멎는듯 가슴이 아프다
얼굴도 모르는 어린고모의 모습이
다람쥐 등을 타고 스쳐간다
멀뚱히 쳐다보는
늙은 조카의 수심 찬 얼굴
살아 생전 당신모습이 있을까
어루 만진다
어둠속 나무들이 흔들리며
삼십 몇년 전
첫애를 낳다가 하늘로 간 그의 누나가
다가왔다
내가 부럽다고
그래서 밉다고
나를 시기하는 그 목소리
하나도 밉지 않은건
마음이 맑아진 후 바람소리를 들어서였나 보다
산은
새벽 두시에 졸고
나는 그 시간에 깨었다.
나를 깨우고 간 영혼들의 숨소리가
나즉히 귓가에 맴돈다
'네가 원하는대로 해'라는
고마운 노래 소리가
불면의 밤을 다독이며
살금살금 숲을 빠져 나간다
어둠속에
메아리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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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방석
장병민
하늘이시여!
이 불효를 어이하오리가
낳으시고 기르신 은혜,
세월의 강 넘어
얼마 남지 않은 외로운 여행길에
금 지팡이 만들어 드리고
금 방석 깔아 편히 모시려했는데
지금은 텅 빈자리뿐,
때늦은 후회가 서러워
서러움이 강물 되여 흘러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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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잎이 꽃잎보다 아름답다-부제:나뭇잎의 사계-
장복단(소설 '민들레 여인' 중에서)
비 개인 아침,
난, 비로소 깨달았다
어젯밤,
비를 맞고 떨어지는 꽃잎 생각에 뒤척였던
나의 어리석음을......
꽃잎이 지고 난 자리마다 돋아난
연녹색의 여린 나뭇잎.
그랬다.
정녕 그것은 꽃잎보다 아름다운 나뭇잎이었다.
무더운 이 여름날, 시원한 나무그늘이 없다면
나그네는 어찌 길 떠날 준비를 하겠는가?
여름내 나그네의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준 나뭇잎은
가을날 성장을 하고 우리에게 작별을 고한다.
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뭇잎의 작별인사.
그는 산에서, 들에서, 마을에서, 집에서
온갖 색의 옷으로 갈아입고 생의 마지막을 장식하고 있다.
대저, 그 어느 꽃 무리가 있어,
이토록 세상을 색으로 뒤덮을 수 있단 말이냐?
그렇다.
그것은 정녕 꽃잎보다 아름다운 '나뭇잎'이었다.
깊어가는 가을날.
이제 나뭇잎은 한 잎 두 잎 자신을 떨궈
우리들을 사색에 잠기게 한다.
허나, 여기서 생을 다할 수 없었던 나뭇잎!
그는 '오-헨리'에게 영감을 주어
'마지막 잎새'를 탄생케 했고,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기도 했다.
이 얼마나 위대한 나뭇잎이냐?
정녕,
-나뭇잎이 꽃잎보다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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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름돌
정지원
겨우 내내 김치 눌러놓던 누름돌이
한여름 나더니 소금꽃이 하얗다
모나지 않아야 상처주지 않고
듬직해야 휘둘리지 않을 거라며
수년 전 단양 어느 강가에서
물살에 부대끼던 돌 중에 간택되었던 너
아무렇게나 내팽겨쳐진 기나긴 여름
베란다 구석에 홀로 꽃 피웠구나
단단한 건 속내도 없는 줄 알았는데
외로움도 깊어지면 꽃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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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
조성민
그립던 널 찾아
뱃고동 울리는
물보라
길을 활짝 연다.
물결 저 너머
수줍게 기다릴
네 생각에
가슴 마냥 설렌다.
어느새 눈앞에
팔 벌리고
달려오는 너
그토록 그리던
이 땅 막내둥이
아, 마라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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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깔린 카페에서
조성민
등잔불이 가물거리고
감미론 음악이
분위기를 자아내는
강 언덕
카페에 마주앉아
어둠 깔린
강변을 내려다보면
주마등 같이 하나 둘
피어나는 얘기꽃
커피 향에
눈동자를 살그미 심고
당신의 미소를 마쉽니다
지울 수 없는
보약이란 이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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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용서
조순호
과적의 질주
노란 점멸등이다
옆을 돌아볼 겨를도 없이
내 달리기를 강요했다
하루 열두 시간을 전쟁터의 돌격대처럼
강행군을 시켰다
깊게패인 IMF 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팽대한 이기심 이었다
성실한 남편에 대한 미안함 때문 이었다
비바람 치는 날 파르르 떨어지는 잎새같은 신음소리를 들었다
인대 협착증
그의 무릎에는 하얗게 빛나는 훈장이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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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밥
조일규
푸른 대밭 병풍 뒤에
우뚝 선 감나무
내 고향 초가지붕
장대 끝을 조롱하듯
요리저리 춤추는 홍시하나
사내 맘을 태우네.
쪽빛하늘은 물 깊은 선녀탕
날개 잃은 한 선녀가
다 벗었으니 얼굴 빨갛다
당신의 하늘 날개옷
나무꾼, 내게 숨겼건만
까치가 웃고 앉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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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의자
최원정
조금 힘들면
쉬었다 갈 수 있는
빈 의자가 되고 싶습니다.
아무 말 없이
당신의 휴식을 도와 줄
그런,
편안함이었으면 싶습니다.
내 마음이
여유로운 공간으로 남아
그대
잠시라도 머물러
새로운 희망 품을 수 있는
넉넉함이고 싶습니다.
당신을 위한
빈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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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임 문 혁
이제는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불현듯
그대 생각이
가지마다 구름송이로 피어나서
뜰에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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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꽃 연가
임숙현
흔들리는 산죽(山竹)옆에
일어서는
기나 긴 시간의 끈...
땅 속 깊이깊이
하늘로 높이높이
아득한 기억의 샘물
애정의 숨소리로
피워올리는 꿈의 보자기
이 시대에 싱싱한
그대와 나의 소리를
터트리고 싶은
하늘 닮은 나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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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철새
이춘우
칼바람에 깃 간
겨울 철새
언 노을 베어 물고
낙원 찾아 떠나니
웅크렸던 대지에
봄이 돋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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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의 잠언
이민하
푸름 짙은 여름 들녘 눈꽃 내려 앉은 듯
잔잔한 평화의 희디흰 개망초 꽃
청초히 하늘만 바라는 창조의 순수라.
때때로 폭풍우에 뿌리 채 울어도
여린 몸 서로 세워 하얗게 흐드러져
병든 땅 ,창조의 말씀을 온몸으로 살아 가네
영혼 없는 꽃들도 생명 찾아 풋풋한데
창조주 생령을 불어 지으신 사람아
인생길 슬퍼도 절망까지 울지는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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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이재성
바다를 품고 있으면서
아닌양,
그에게 무한한 자유를 주고
분노의 눈물마저
화해의 꽃을 피우고 마는
그런 너는
밟히고 밟혔던
내 어머니 슬픈 사연도
기어이
푸른 질경이 솟대 하나 세우고
한번은 꼬옥
어리석은 내 잘못들을
굵은 눈물과 깊은 한숨으로
세차게 토해 내기라도 하련만
스스로 녹아들어 네가 되어버린
내 어머니 같은 너는
언제나 그랬듯이
울지도 웃지도 않고
또다시
맑은 미소로 용서를 주는
어머니......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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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의 단상
이 혜 너(은숙)
그윽한 차 한 잔을
마주하면
파란눈물 하늘가에 퍼 올리고
입 안 가득 서러움의 세월
진한 갈색 향에
씁쓸히 곱씹어 마시면
무념(無念)의 언어들이
스물스물 녹아 내려
원고지 위로 걸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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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종소리
이진이(이현순)
사람이 산다는 것은 예절과 효를 다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참 삶이 아닐는지...삶이란 어렵고 힘겹기도 하지만 어떻게 마음 먹고 사느냐에 따라서 인생관과 국과관이 달라진다 항상 즐거운 마음을 지니고 생활하면 어려운 일도 잘 견디어 낼 수 있다 그러나
고통스럽다고 생각하면 모든 사물이 부정적으로 보이게 된다 우리 부모님들은 낳은자식들의 행복을 위하여 닥치는 온갖 고난을 다 참으며 오직 희생의 생활만 하신 것이다 어렵고 힘든 일은 몸소 감당하시면서 좋은 것은 모두 자식들에게 주시며 살아가신 것이다 묵묵히 자식들의 장래를 빌며 사랑을 베풀어 주시던 부모님 은혜를우리는 잠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수필:어버이날에 즈음하여 중에서>
우리 스승 아닌가.
해가 됩니다.
길이 뜨걸 사랑 해가.
서로를 배려하는 세상입니다.
근면 하는 나라입니다.
너와 내가 믿어지는 나라입니다.
지각을 이루는 감동의 나라입니다.
그 만을 따라가는 희락의 나라입니다.
바람이 되고 싶다.
첫댓글 한문수 부회장님! 삼복더위에 수고 많으십니다. 그리고 제 시는 제가 쓴 그대로 올려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나뭇잎의 사계'이거든요. 사계절을 보내면서 나뭇잎이 우리에게 베푼 것에 대해 표현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꼭 큰 제목 밑에 부제-나뭇잎의 사계라고 써 넣어야 합니다. 그리고 행과 연도 제가 쓴대로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리고 저 내일은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떠나는데 어쩌죠? 꼭 참석하고 싶었는데 죄송합니다. 자세한 사항 올려주세요. 감사합니다.
참, 장복단(소설 '민들레 여인' 중에서)라고 해 주십시오.
원문 그대로 옮겨 놓았습니다. 사용할 때는 ()글로 고치겠습니다.
한문수 선생님께 번거로움 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저의 시 1연의 1행 '적요한'▶'쓸쓸한'으로 수정하여 주세요. 순우리말의 시어를 찾다보니... '적요한'도 예쁜 어휘인데 한자어라서요. 감사합니다.
고쳤습니다~
한선생님 부탁이 있어요.... 처음원고 처럼 행을 나누어 놓으셨으면 해서요...감사합니다~~~
제 작품 '사랑이 올 때'는 3연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1연으로 되어 있습니다. 시화상 그리했다고 생각되는데, 시가 제 맛을 살리지 못합니다. 3연으로 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오.
[한글 2002] 에서 모두 모아 정리 한 후 이 곳으로 옮기다 보니 행간 구분이 안되고 모두 붙어 버렸군요. 모두 고쳤습니다~
한문수 부회장님, 수고가 많으십니다. 제작품은 원고접수때 올린 그대로 행을 나누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미안합니다. 다 고쳤든 줄 알았는데 잘못된 곳이 아직 있었군요.
시화전 원고 내실분이 14명 더 있습니다 박진명님이 시 한편 추가했습니다 모두 45편이 되는데 남은 5명 자리는 국혜숙님을 비롯 임원이나 참여 못한 분들의 자리입니다 선착순으로 접수됩니다 속히 작품 올려 주기 바랍니다
연샘동인 신혜솔<본명 신용미>시인,연빛 동인 송현국 시인 시 작품 올려 주어 고맙습니다 좋은 시를 올려 준 아별 박화선님 모처럼 카페에서 만나는 이름 반갑습니다
국혜숙님, 이현실님, 김샘나님, 작품 곧 도착 할겁니다.
제 글 '꽃비' 50번째로 접수합니다.
제 글 수정했습니다~~~~~^^;
허정무님 수정 - ok
김인숙회원 작품참여에서 빠지겠다고 합니다. 부회장님께서 재 확인 하시고 처리해 주세요
이현실님 작품은 안 들어왔습니다. 이제 마감 합니다.
찌끔- 빈자리 있으시면 늦었지만 양순임회원 참가희망을 해왔습니다.
좋습니다. 올려 놓으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