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는 맹물을 마셔도 꿀물 같죠. 등산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먹는 음식, 꿀맛 아닌 게 있겠습니까만, 유난히 '달다고' 소문난 음식점은 존재하게 마련이죠. 등산객들에게 인기 높은 서울과 전국의 명산(名山) 아래에 몰린 식당들 속에서 맛있다고 꼽히는 곳을 가렸습니다. 쏟아낸 땀과 에너지, 맛있게 재충전하세요.
청계산
●옛골토성_ 청계산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들른다는 식당 중 하나. 오리훈제바베큐(1마리 4만원)가 가장 인기다.
참나무로 훈연한 뒤 손님이 참숯에 직접 한 번 더 구워 먹는다. 오리 특유의 냄새가 없고 촉촉하다. 고소하고 기름진 껍질이 특히 맛나다. 가마솥선지해장국(6000원)은 이 식당을 유명하게 만든 효자 메뉴. 한우 사골과 우거지, 선지를 넣고 구수하고 개운하게 끓인다. 서울 서초구 신원동 옛골버스종점(청계산 입구 들어가지 않고 직진해 2㎞ 길가 오른쪽). (02)578-0808, www.tobaq.com
●소담채_ 옛날보리밥(6000원) 식탁에는 봄동·원추리·유채·취나물·고사리·된장에 무친 얼갈이배추 등 열 가지쯤 되는 나물들이 계절 따라 다르게 올라온다. 석쇠구이쌈밥(9000원)엔 고추장 양념에 24시간 재웠다가 숯불에 두 번 구운 생삼겹살이 추가된다. 주중 여성 손님이 유난히 많다. 원터골 등산로 입구. (02)3462-8592~3, 574-0764
●강원순메밀막국수_ 손님의 주문을 받으면 메밀과 전분을 9대 1로 섞어 반죽을 만들고 국수를 뽑아 삶는다. 메밀은 강원 봉평산. 오이와 무채, 김가루, 흑설탕, 겨자, 들기름, 참깨, 식초, 고추장 양념을 얹어 낸다. 살얼음 동동 뜬 동치미국물을 입맛대로 부어 먹는다. 국산 메밀만 쓰는데다, 메밀 함량이 다른 막국수집에 비해 높다. 구수한 메밀 향이 강하다. 경기 성남 옛골 개천가. (031)751-1441
관악산
●관악산회관_ 200명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넓은 공간이 단체모임에 적격. 주차장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해장국(4000원), 보리밥(6000원), 돼지갈비(8000원)가 있다. 서울대 코스로 올라가는 길 관악산휴게소 2층.
(02)873-0943
●과천하이트광장_ 낮에는 식사를, 저녁에는 맥주를 판다. 참나무장작닭구이(1만6000원)가 특기. 해물돌솥밥(6000원)은 주변 직장인들이 선호하는 식단. 하산길 해단식 장소로 편리하다. 지하철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11번 출입구 옆 고려빌딩 지하. (02)504-6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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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계산 '소담채' 옛날보리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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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계산 '옛골토성' 오리훈제바베큐 / 북한산 '산두부' 모둠두부
- 청계산 '강원순메밀막국수' / 북한산 '한우향기' 대창
도봉산
●콩사랑두부_ '도봉산 콩사랑'으로 통칭되는 곳. 도봉산 하산주와 해단식의 명소다. 하얀색과 검은색, 파란색과 빨간색 4가지 두부를 쟁반에 담고 동동주 한잔에 '곤드레만드레'를 외치는 산꾼들 모습이 정겹다. 순두부찌개 5000원, 두부보쌈 1만8000원·2만3000원. (02)955-6016
북한산
●한우향기_1++등급 한우만 사용한다는데, 시내보다 30%쯤 싸게 낸다. 경상도 사나이답잖게 사근사근한 주인이 강원 횡성·봉화, 경기 북부 등 한우산지에 가서 직접 사오기 때문이다. 스테이크처럼 두툼하게 썰어 참숯에 굽는다. 곱이 가득 든 대창도 훌륭하다. 한우생등심 2만8000원(150g), 한우생갈비 3만9000원(250g), 대창 1만8000원(180g), 특양 2만원(180g). 식사는 등심된장찌개(2인분 4000원) 강추. 평일 점심 등심떡갈비정식(1만원)이나 등심불고기(1만5000원)도 실하다. 이북5도청 직전. (02)379-2001
●산두부_ 강원 고성에서 가져온 콩으로 직접 만든 두부를 낸다. 평일에는 새벽에 한 차례, 주말에는 하루 대여섯 차례에 걸쳐 두부를 만들어 손님상에 올린다. 순두부찌개백반·김치순두부백반·된장순두부백반(각 5000원)이나 두부버섯전골(1만2000·1만8000원)도 좋지만, 갓 만든 두부의 유순한 촉감을 만끽하려면 두부새우젓국백반(5000원)이 낫겠다. 새우젓으로만 간한 투명한 국물 속 두부의 맛이 최대치로 드러난다. 구기동 북한산국립공원 입구 근처. (02)391-0085, 0204
●옛날민속집_ 전직 대통령들이 들렀다는 구기동 터줏대감. 직접 만든 두부와 버섯, 채소를 조개 육수에 끓인 두부버섯전골(1만5000·2만·2만5000원)이 대표 메뉴. 구기터널 근처. (02)379 -7129(본점), 6100(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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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악산에 오르기 전 그 산세(山勢)를 눈으로 먼저 즐길 수 있는
- 대승폭포 입구 장수대 식당.
설악산
●백담순두부 돌이네집_ 내설악 백담사 입구에 큰 돌을 쌓아 만든 외관이 눈에 확 들어온다. 바닷물을 간수로 쓴 순두부는 보기엔 밍밍하고 투박한데 한술 뜨면 순식간에 한 뚝배기 뚝딱 비울 정도로 입에 착착 붙는다. 정경림·고윤옥씨 내외가 백담사를 드나들던 혜수(慧修) 스님으로부터 불가에서 내려오는 두부 제조법을 배워 부근 콩밭에서 난 콩으로 두부를 직접 만든다. 설탕·소금·화학조미료 등 이른바 '삼백(三白)'을 피하고 감초·엿·전통 간장으로 맛을 낸다. 정경림씨는 "밑반찬으로 나오는 나물취, 가시오가피 새순 같은 장아찌는 식당 뒤 장독대 수십 개에 종류별로 쟁여둔 것을 철에 맞춰 조금씩 꺼내는 것"이라고 했다. 오전 7시~오후 7시. (033)462-9395
●등불_ 장마가 길고 동해안 지역의 기온이 낮은 덕에 매년 음력 6월에 나오는 여름송이가 올해 풍작이다. 저온 현상 때문에 벌레도 거의 먹지 않아 가을송이 못지않게 실하다는 게 양양 사람들의 주장. 설악산 오색약수로 가는 길목, 7번 국도에 있는 넓고 깔끔한 식당 등불은 주변 송이상(商)들이 캐온 향긋한 버섯을 부새우(동해에서 나는 아주 잔 새우) 젓갈, 명태식해, 석이버섯 무침 등 강원도
토속 밑반찬과 함께 낸다. 국물 자작한 불고기에 향긋하다 못해 달콤한 송이버섯을 작작 찢어 올려 내는 송이불백(1인분 2만5000원)을 먹었더니 두 시간이 지나도록 송이 향이 머리에서 맴돌았다. 불백에 송이를 추가해 먹을 수 있는데 '추가분 송이'에 대해서는 신용카드 결제가 안 되는 게 아쉽다. (033)671-1500
●용바위 식당_ 내설악 백담사 입구, 미시령과 진부령 갈림길 부근 용대리는 춥고 바람 많고 눈 많이 온다. 명태를 말려 황태를 만들기 위한 최적의 조건. 자연스럽게 이 일대엔 겨우내 직접 덕장에서 말린 황태 요리를 내는 식당이 모여 있다. 매바위 폭포옆에 있는 용바위 식당은 30년 넘게 운영 중인 덕장에서 만든 황태를 요리해 낸다. 통통하고 담백한 황태구이 한 마리, 대충 떠도 숟가락 수북이 담겨 나오는 넉넉한 황태국이 밥과 함께 나오는 황태구이 정식(8000원)은 밑반찬이 단출해 오히려 깔끔하다. 황태국밥은 6000원. 오전 8시~오후 7시. (033)462-4079
●설악산 회관_ '설악동 B지구' 상가 입구에 있다. 산자락 토속음식점으로 표고버섯전골(2인분부터, 1만7000원),
황태해장국(7000원) 등 전형적인 산촌 음식을 낸다. 산행하러 올라가는 길이라면 마늘·무장아찌를 넣은 주먹밥
(2000원)을 포장해가는 것도 좋겠다. 해 뜰 때부터 밤 10시30분까지. (033) 636-7478
●장수대 가든_ 음식은 밋밋하지만 풍광만은 일품이다. 설악산의 명소이자 '한국 3대 폭포' 중 하나인 대승폭포로
올라가는 출발지에 있으며 미륵장군봉, 삼형제봉, 대승령 등 울룩불룩한 설악산 산세가 병풍처럼 주변을 감싼다.
매점이 있어 가벼이 음료수 한 잔 하고 가도 부담 없다. 산채비빔밥 6000원. (033)463-5292
지리산
●느티나무집_
경남 함양군 마천면 강청리 백무동계곡을 끼고 있는, 산 사람들의 아지트 같은 식당 겸 산장이다.
지리산 나물을 함께 내는 백반 1인분 7000원, 닭백숙 4만원, 흑염소불고기 1인분 2만원. (055)962-5345
●달궁식당·산장_ 성삼재에서 출발해 지리산 종주를 할 경우 베이스캠프로 이용할 만한 식당 겸 민박집.
달궁계곡 옆,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 상을 놓고 흑돼지(1인분 1만원)를 구워 먹다 보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063)626-3473
●거목산장_ 천왕봉으로 오르는 길목인 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에 있다. 식당에서 천왕봉이 보인다.
산행 중 먹을 도시락(4000원)도 판다. 흑염소석이버섯불고기 1만5000원. (055)973-9415
●백제회관_ 전남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 온천 부근에 있어 산행하고 온천에서 몸을 푼 후 들르기 좋다.
산채 백반 1만원. (061)783-2867
청량산
●까치소리_ 낙동강변(경북 봉화군 명호면 관창리)에서 청량산을 바라보는 전경이 일품이다. 황토로 지은 건물에서 민박도 가능하다. 부근에서 나는 향긋한 더덕을 내는 '더덕정식'(1인분 9000원)이 맛있다. (054)673-9777
●오시오식당_ 주인 할머니의 넉넉한 인심 덕에 자꾸 발길이 간다. 청량산도립공원 입구(경북 봉화군 봉성면 봉성리)에 있어 찾기도 편하다. 고려 현종 때부터 이 지역 특산물로 이름을 날렸다고 전해지는 돼지숯불구이(1인분 8000원)에 솔잎을 함께 구워 냄새를 줄인 게 특징이다. (054)672-9012
덕유산
●용추폭포가든_ 칠연계곡과 가까운 무주군 안성면 사탄리에 있다. 식당 바로 앞이 용추폭포다. 덕유산에서 나는
버섯을 소고기 육수에 담아 내는 버섯전골(3인용 2만원, 공깃밥 별도 1000원)이 유명하다. (063)323-0838
저는 산에서 먹는 울님들이 싸온 도시락이 젤 맛있습니다~~
첫댓글 참고로 공기 좋고 물맑은 김천 직지사 황악산에 밑에 있는 식당에서 파는 산채정식과 산채비빕밥,동동수 파전도 맛이 일품이랍니다
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직지사내 찻집이 있는데 겨울철 눈이 왔을때 분위기 끝내주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