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텔레비젼에서 보다가 못본 부분이 있어서
도서관에서 DVD를 빌렸습니다.
일루셔니스트 --The Illusionist
2006년도 영화이군요.
에드워드 노턴이 연기한 마술사 '아이젠하임'을
'마술사 Magician'라고 하지 않고 '일루셔니스트 illusionist' 라고 부르네요.
낮은 신분 출신의 십대의 '아이젠하임'은
어느 날
길에서 마술사를 만나 환상적인 시연을 목격합니다.
그 후 그는 마술에 매료되어 몰두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귀족의 딸인 소피아를 만납니다.
신분을 초월해서 그 둘은 사랑에 빠지지만
현실은 그들을 놓아두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같이 도망을 가자고 약속을 했지만
그것이 이뤄지기 전에 발각되어 서로 만나는 것을 금지 당하자
아이젠하임은
집을 떠납니다.
15년 후에 다시 돌아와 놀라운 공연을 하는 아이젠하임은
왕자와 함께 공연관람을 온 소피아와
무대에서 재회를 합니다.
세월이 흘렀지만
서로의 사랑이 변함이 없음을 발견한 두 사람은
함께 다른 곳으로 가기를 원하지만
정치적인 야망으로 소피아와 결혼하려는 왕자가
그들을 내버려두지 않을 것을
그들은 압니다.
그들이 도피계획을 세우지만
조사관에 의해 발각이 되고
분노한 왕자에 의해 소피아가 살해당하고 말지요.
실의에 빠진 아이젠하임은 이제 무대에서
세상을 떠난 사람의 영혼을 불러내는 듯한 공연을 합니다.
어느 날, 그 공연에서 죽은 소피아가 무대에 등장하자
관객들은 묻습니다.
살해당한 거 맞느냐?
그렇다.
누가 죽였냐?
이 극장 안에 있는 어떤 사람.
왕자가 그랬냐?
소피아는 대답을 하지 않은채 사라져갑니다.
사람들은 왕자가 그녀를 죽였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살해 당하던 날
소피아가 말을 매어놓았던 마굿간에서
그녀가 목에 걸고 다니던 목걸이와
왕자의 칼에 박혀있던 보석을 발견한 조사관 '울'은
왕자의 살인행위에 대해
그리고 그의 왕위 쿠테타 계획에 대해
왕에게 편지를 씁니다.
왕자를 체포하러 사람들이 오자
왕자는 자신의 총으로 스스로를 쏘아버리고 말지요.
'울'은 망연자실합니다.
그 후 길에서
조사관 '울'에게 한 어린 소년이 봉투를 건네는 순간
모자를 쓰고 수염이 더부룩한 남자가 조사관을 스쳐지나갑니다.
'울'은
그 봉투 안에 있는 노트가 아이젠하임의 것임과
그의 주머니 안에 있던 소피아의 목걸이가 사라졌음을 발견하자
아이젠하임이 주변에 있음을 확신하고 그를 쫒아가지만
놓치고 맙니다.
기차역에서 긴 코트에 모자와 수염으로 변장을 한 아이젠하임이
기차에 올라 떠납니다.
역 플랫홈에서 움직이는 그 기차를 바라보는 조사관 '울'에게
놀라운 깨달음이 다가옵니다.
사실 소피아의 죽음도
아이젠하임의 마술공연이었다는 것,
모든 것이 illusion였다는 것을.
아이젠하임이 공연 중에 왕자의 검을 만졌던 순간
미리 검에 있던 그 보석들을 헐겁게 해놓았었고
소피아의 죽음의 원인으로 지목되었던 그녀의 피도
물감으로 만들어져
왕자가 그녀를 죽인 것처럼 그의 검에 뿌려졌고
그녀가 탔던 말에게도 뿌려졌던 것
소피아의 목걸이와
왕자 소유의 검에 있던 보석들도
소피아가 일부러 마굿간 바닥에 흘려놓았었다는 것
소피아가 호흡을 멈춘 채 물에 잠겨있던 것도
약물을 이용해서 연출했던 것이고
아이젠하임이 다시 그녀에게 약을 투입해서
그녀를 살려
빼돌렸다는 것을.
모든 것들이 illusion였다는 것을.
이 모든 것을 깨닫는 조사관 '울'의 얼굴 표정이 참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기차는 이미 떠나갔고
이제 다음 장면에서
개울을 건너는 구두발이 보입니다.
외진 지역 초원에 자그마한 오두막이 있고
아이젠하임이 달려서 그곳에 다가가자
말을 손질하고 있는 여인의 뒷모습이 보입니다.
돌아서는 그 여인...소피아입니다.
그녀를 껴안고 입을 맞추는
아이젠하임이 그녀의 손바닥에 무엇을 건넵니다.
그 둘이 강제로 헤어져야했던 15년전
아이젠하임이 소피아에게 선물했던 목걸이
지금까지의 살인사건을 조작하기 위해
소피아가 마굿간에 떨어뜨렸던
바로 그 목걸이입니다.
목걸이를 받아 든 소피아의 편 손이 눈부신 빛 속에 사라지면서
아이젠하임이 처음으로 극장 공연을 하던 장면에서 등장한
나비 두 마리가
빛 속을 날아 가며 영화가 끝이 납니다.
애절한 사랑과 놀라운 트릭이 함께하는 영화...
정말 어떤 커플들은 헤어질 수 없기도 한 모양입니다.
한편 생각하면
함께 사랑의 도피를 하려는 아이젠하임과 소피아가
왕자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운 것처럼 보여
잠깐 왕자가 안쓰럽게 느껴지려고 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그 왕자가 아버지의 왕위를 찬탈하려고 했던 것은 사실이었고
그가 죽지 않으면
아이젠하임과 소피아가 둘 다 죽을 것임이 분명하니
그냥 그 왕자의 죽음을 아쉬워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것도 스스로 죽은 것이니...저도 그들의 사랑에 눈이 먼 것일까요? ㅠㅠ
영화 속의 마술...정말 환상적입니다.
영화니까 그런 장면이 나오지
실제라면 안될 것같지만 말입니다.
아이젠하임을 연기한 에드워드 노튼이
미국 명문대학인 예일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한 수재였다는 말에
그를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그가 연기한 역할들이 참 복잡한 것들이었네요.
지금 마흔다섯살이라는데
겨우 2년전에 결혼해서 작년에 딸을 하나 낳았다고 하구요.
영화 시나리오도 쓰고 감독도 한다네요.
사회운동도 하고...
참 다재다능한 배우입니다.
이 영화가 좋은 평을 받았고 돈도 많이 벌어들였다네요.
다시 봐도 좋을 영화이니 그럴만도 하지요.
한 번 더보고 DVD를 돌려줄까합니다.
아름답고 멋진 영화...The iIlusion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