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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어천서각공방 원문보기 글쓴이: 우광성
7. 콩과 팥과 녹두 농사 [種大豆小豆菉豆]
【직설】 콩과 팥과 녹두 심는 법.
[【콩은 토끼날[卯日], 말날[午日], 병자일丙子日, 갑일甲日, 을일乙日을 꺼리며,
원숭이날[申日]과 쥐날[子日]이 적합하다. 팥 역시 같다.】]
콩과팥을 심는 일은 모두 올심는 방식과 늦심는 방식이 있다.
【올심는 것은 우리말로 봄갈이[春耕]라 하고, 늦심는 것은 우리말로 그루갈이[根耕]라고 한다.
[그루갈이란 보리와 밀의그루를 갈아서 심는 것이다.]】
올심는 방식은 3월 중순부터 4월 중순 사이에 갈 수 있다.
밭을 다스릴 때는 지나치게 물러지지 않게 하며,
씨앗을 심을 때는 포기[科] 당 3, 4개를 넘지 않도록 한다.
【많이 심으면무성하고 빽빽하지만 알은 잘다.
그러나 밭이 기름지면 드물게 심고, 밭이 메말랐으면 배게 심는다.】
밭이 만일 척박하면 거름재를 쓰[되 조금 쓰는 것이 좋]고 호미질은 [많을 필요가 없으니]
두벌을 넘지 않도록 한다. 【꽃이 필 때 호미질을 해서는 안 되니, 호미질을하면 꽃이 떨어진다.
잎이 다 떨어지면 거두어들이니, 거두기가 끝나면 그 밭을 갈아서
이듬해 농사를 헤아려둔다.】에서 갈고 메고 거두는것은 모두 올심는 방식과 같이 한다.
단, 씨앗을 심을 때는 포기 당4, 5개로 한다.팥의 그루갈이는 콩의 그루갈이와 같다.
단, 보리·밀 그루에 흩뿌려 심고, 마치고 나면이를 뒤덮어갈며[覆耕], 호미질은 초벌만으로 그친다.
또 한 가지 방법이 있으니, 밭이 적은 자는 보리와 밀에 아직 이삭이 패지 않았을 때,
양쪽 두둑의 사이를 얕게 갈아 콩을 심고, 보리·밀의 수확이 끝나면
다시 보리·밀의 그루를 갈아서 콩의 뿌리를 북돋는다.
밭에 콩이 자라는 사이에서 가을보리를 심거나 밭에 보리·밀이 자라는 사이에서
조를 심는 것도 모두 이 방법과 같이 한다.
소입에 부리망을 씌워서 양편 두둑 사이를 가는 것은 조밭에서 하는 것과 같다.
잡초가도로 무성해지면 다시 이를 갈아낸다.
녹두는 메마른 밭이나 황무지 모두에서 심을 수 있다. 드물게 심고 호미질은 초벌만 한다.
【흩뿌려 심는 것 역시 가능하다】.
변두藊豆【우리말로 동부[同輩]】는 5월 중에 메마른 밭에 심고,
한 번 호미질을 하며 익는 대로 딴다.
화목
8. 보리와 밀 농사 [種大小麥]
보리[와 밀] 심는 법 [【봄보리 심는 법을 붙임】]
[【보리는 쥐날[子日], 소날[丑日], 무일戊日과 기일己日을 꺼리며, 밀도 마찬가지이다.
돼지날[亥日]과 토끼날[卯日], 용날[辰日]이 적합하다.】]
보리와 밀은 햇곡식과 묵은 곡식을 잇는 먹을거리로 농가에서 가장 급박한 것들이다.
메마른 밭은 백로절白露節에, 중간 가는 밭은 추분 때에,
좋은 밭은 추분 후 십일에 심으면좋다. 너무 이른 것은 좋지 않다.
【옛말에 이르기를 “올심으면 벌레가 끼고 마디가 생긴다.”고 했다.】
먼저 5, 6월 중에 갈아서 햇볕을 쪼이고 써레를 써서 반반하게 다지며,
심을 때 다시 갈아낸다. 심는 작업이 끝나면 쇠스랑이나 써레를 써서 모두 삶는다.
작은 두둑을 촘촘히 지어서, 두둑 사이에 거름재를 섞은 종자를 흩뿌려 심으며,
숙성한 똥거름을 펴고 덮기는 두텁게 하는 것이 맞다.
【 올심으면 뿌리가 깊어 추위를 견디며, 늦심으면 이삭이 작다】.
이듬해 3월 중에 초벌로 호미질을 한다. 보리그루밭이면 위의 방법대로 하고,
기장·콩·조·메밀그루밭이면 곡식을 걷기 전에 미리 자루가 긴 낫을 써서
풀과 나무가 누렇게 되기 전에 베어 밭두렁[田畔]에 쌓아두고,
곡식 수확이 끝나면 그 풀을 밭 위에 두텁게 펴고불을 놓은 뒤 종자를 흩뿌려 심으며,
재가 흩어지기 전에 밭을 간다. 메마른 밭은 펴는 풀을 배로 늘리며,
만일 풀을 벨 수 없으면 콩과 팥을 심는 법처럼 거름재를 쓴다.
혹시 그 밭에서 먼저 녹두나 참깨를 심었다면 5, 6월간에 덮어갈고,
풀이 썩기를 기다려 심을 때에또 갈아서 심는 것은 앞의 방법과 같다.
밀을 심는 것은 8월의 첫 무일上戊이 윗길이고, 마지막 무일下戊이 중간이며, 9월이 아랫길이다. 【보리를 심는 길일로는 경오일, 신미일, 신사일, 경술일, 경자일,
신묘일과 8월에든 세 번의 토끼날三卯日이 모두 적절하다.】
봄여름 사이에 가느다란 버들가지를 꺾어서 외양간이나 마구간 바닥에 깔아 놓고, 6, 7일마다 꺼내서 쌓아두면 거름이 되는데, 보리에 가장 좋다.
보리와 밀은 익자마자 베어내서 즉시 마당에 거두어들이고,
거적을 가져다가 덮어서 비를 막는다.
만일 마당에 옮길 형편이 못되면, 밭두렁의 높은 곳에 가지고 가서 덮어두었다가
밤을 타서 옮겨 들인다. 날이 좋으면 보리를 마당에 얇게 펴고
【두텁게 펴면 잘 마르지않는다.】 마르는 대로 턴다. 【털다[輾]의 우리말은 타작打作】
농가에서 급한 일은 보리보다 더한 것이 없다.
【옛말에 “보리 구하기는 불에서 구하기와같아 조금이라도 늦출 수 없으니
늦추면 끝내 재해를 입어 손상된다”고. 하였다.】
봄보리는 2월에 양기陽氣가 따뜻하고 온화한 날에 가는 것이 좋고,
2월 안에 마쳐야 한다. 심는 법, 매는 법, 걷는 법은 가을보리와 같다.
【보리 까끄라기와 벼 까끄라기가 눈 속에 들어가 나오지 않는 것은,
흰 양하白蘘荷 뿌리줄기에서 즙을 짜 눈에 부으면 즉시나온다.】
7월에 백양白蘘164)의 연한 가지, 상수리나무[櫟] 가지와 잎, 싸리나무[杻] 가지를
베어다가 작두[斫刀]【모종하는 아래의 방법을 서로 참조할 것】로 절단하여 구덩이를 파서
쌓아둔다. 외양간에서 받아둔 물[廏池水]을 부어 적셔두거나,
외양간과 마구간에서 밟히게 해서 뜨기를 기다렸다가 밭에 거름으로 준다.
이렇게 해서 잡곡을 심으면 무성하지 않은 것이 없고, 특히나 보리와 밀에 좋다.
상수리나무의 가지와 잎은 가을이 되면 베어두고,
겨울을 나면서 외양간과 마구간에서 밟힌다. 【영남좌도에서 이렇게 한다.】
보리와 밀을 거둘 때에 농사일이 바야흐로 다급해지면 보리를 베어 단을 만들고,
밭두렁높은 곳에 긴 나무로 흙집 모양처럼 서로 얽어서 장차 보릿단을 쌓는다.
이삭이 안을 향하고 뿌리는 밖을 향하게 하며, 물고기 비늘처럼 순서대로 빽빽하게 쌓되,
한쪽 면은 구멍을낸다. 그리하면 바람이 불어도 썩지 않고, 비가 와도 새지 않으니,
농사일을 쉴 때 타작해서 들인다.
단지 마당 가장자리에는 혹시 위와 같이 쌓더라도 반드시 나방이 생기니 이는꺼린다.
〖찬요〗 봄보리를 갈 때는 무씨를 섞는다.
메뚜기를 물리치는 법은 말뼈를 빻아 물로끓여서 찌꺼기를 제거하고,
여기에 씨를 담갔다가 햇볕에 말리는데, 하늘이 흐린 날에는담그지 않는다.
이와 같이 3, 4번 반복한 뒤 씨앗을 뿌리고,
나머지 즙으로 밭을 적시면 싹도 이삭도 메뚜기 피해를 입지 않는다.
【나의 견해】 이 방법은 반드시 지극히 맑고 햇볕이 쨍쨍한 날에 시행한다.
만일 날씨가 흐려서 즉시 볕에 쪼여 말리지 못하면,
씨앗이 젖어 손상을 받을까 하는 걱정으로 두렵다.】
【나의 견해】 『농사직설』에 “팥의 그루갈이는 보리·밀 그루에 흩어 뿌리고,
마치고 나면 이를 뒤덮어 간다.”고 하였으니, 이는 참으로 좋은 방법이며,
밟아 심기[足種]의 공력도 덜수 있다.
그러나 만일 고르게 심는 길을 논한다면 밟아 심기만큼 뛰어난 것이 없다.
【삼농三農의 때에는 하루 일손 내기도 극히 어려우니,
만일 흩어 뿌린다면 두 사람이 하루 일하는 공력을 덜 수 있다.】
【나의 견해】 보리와 밀의 근경법은 절로 옳은 것으로 통용되는 농법이지만,
대우법代耰法만큼 오묘하지는 않다.
이른바 대우代耰라는 것은 보리와 밀이 있는 두둑으로 나아가 호미로 흙을 긁어모으고
콩이나 팥을 심으므로, 호미로 곰방메를 대신하여 간다는뜻에서 나온 이름이다.
마땅히 3, 4월간에 보리와 밀의 배가 맺힐[胚胎] 때, 콩과 팥의 종자를 오줌재와 섞어서
종다래끼[杻器]에 담는다. 두둑 사이로 나아가서 흙을 긁어모아 씨앗을 심는데,
매 포기마다 종자 3, 4개씩으로 한다.
그 보리와 밀을 베어서 수확한 뒤에 호미로 잡초를 제거하고,
또 후치後庤의 방법을 써서 보리그루를 갈아서 덮고, 그 싹의 뿌리를 북돋우니,
뿌리내린 것이 자연히 견고해져 바람과 가뭄을 견딜 수 있다.
또한 삼농三農으로 극히 바쁜 때에 그루갈이하는 공력을 덜고,
혹 가뭄과 장마를 만나 갈고 심는 일이 모두 어려울 때,
대우법으로 모가 나서 이미 싹이 무성하게 되어 있으니,
이는 농가에서 만전을 기하는 방도이다.
그러나 농사짓는 풍속이 각기 다르고 토성도 같지 않아,
혹 그루갈이에 적합하고 대우치기에 적합하지 않은 땅이 있을 수 있다.
그러니 비록 마을마다 강제로 시켜서 이를 행하게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만일 대체로 농사짓는 방법을 논한다면 이 방법만큼 긴요한 것은없다.
마땅히 점차로 적절한지 살펴서 두루 시행하도록 해야 한다.
【만일 이 방법을 시행한다면, 비록 일찍 서리가 내리는 해에라도
곡식이 익는 데에 걱정할 것이 없다.】
【나의 견해】 『농사직설』의 메밀 심는 법은 “혹 그 밭에 먼저 녹두나 참깨를 심었다면
5, 6월간에 덮어갈고, 풀이 썩기를 기다려 심을 때에 또 갈아서 심는다.”라고 하였는데,
이 방법은 메마른 땅을 기름지게 바꾸는 방법으로는 참으로 좋다.
그러나 다만 녹두와 참깨는메밀과 마찬가지로 모두 곡식이니,
어찌 이를 위해 바야흐로 자라고 있는 싹을 먼저 덮어버리고 메밀을 갈 수 있겠는가.
차라리 풀을 베어 거름으로 사용하는 것만 못하다.
【나의 견해】 『농사직설』에서 “보리와 밀은 묵은 곡식과 햇곡식 사이를 잇는 식량이니
농가에서 가장 급박한 일이다.”라고 하였으니, 이 설은 참으로 옳은 논의이다.
대저 보리와 밀은 농가의 가장 긴요한 곡식이다.
다만 재해로 손상을 입기 쉬운 곡식도 보리와 밀만한 것이 없다.
비록 이삭이 패서 익어갈 때라 하더라도, 혹여 며칠만 짙은 안개를 만나면 바로 누렇게 바래는
위황병萎黃病이 들어 영글지 않는다.
또 봄과 여름이 교차할 때, 비가 오지 않아 문득 가뭄을 맞는 일이 많은데,
비록 싹이 무성하여 이삭이 팰 때에 이르렀어도 만일 수십 일의 가뭄을 만나면
곧바로 시들어서 손상을 입고 영글지 않는다.
재난을 피해서 기필코 여물게 하는 방도로는 양지바른 밭에서
일찍이 가는 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다.
대개 가을보리는 등고登高【9일이다.】 전에 양지바른 밭에서 간다.
겨우내 오줌에 적셨다가 땅이 풀릴 때 또 거름을 더하여,
그 곡식 뿌리가 정기를 머금고 힘을 모아 그 언 것이 녹는 바에 따라 싹이 자라면,
배 맺히기[胚胎]도 이르고 이삭 패기[發穗] 또한 빠르니,
따라서다른 밭에서는 이제야 이삭이 패기 시작할 때 쯤에 가을보리는 이미 모두 영글게 된다.
따라서 황금빛 구름이 밭을 뒤덮거나, 가뭄이 들거나 안개가 짙어도 더 이상 재해를 입지 않는다.
일찍이 신사년辛巳年 4월에 극히 가물어 보리와 밀이 거의 다 시들어버리고,
게다가 날마다 큰 안개가 뒤덮어 이삭이 모두 위황으로 누렇게 바래 알곡이 영글지 않았다.
오직 우리 집에 심은 밀만은 일찍이 갈았고,
또 양지바른 곳에 오줌에 적신 거름을 더하여 인력으로 할 수있는 모든 것을 다했었다.
그랬더니 과연 많은 싹이 났고, 일찍 팬 이삭이 가뭄과 안개가 닥치기 전에 이미 다 익어서
재난이 실제 재해로 되지 않았으니, 이는 이미 증험된 일이다) .
【나의 견해】 농사짓는 집에서 일하는 동안의 먹을거리는 전적으로 보리와 밀에 달려있다.
만일 보리·밀 농사에 흉년이 들면, 여름내 일하면서 먹을 것에 대한 대책이 없으니,
더불어 가을농사까지 폐하여 잃는 지경에 이른다. 대개 흙의 성질은 해에 따라 변하고,
곡성穀性(곡식의 성질) 또한 해에 따라 쇠하기도 하고 성하기도 한다.
하늘이 낸 백곡은 모두 쓰일 데가 있으니, 귀리[耳牟]를 심지 않을 수 없다.
또 귀리는 메마른 밭에 적합하니, 봄보리와 가을보리를 갈아 심는 것 외에,
마땅히 귀리 농사에도 힘써야 한다. 이른바 외꽃조[苽花粟]는 여러 곡식 중에
가장 빨리 자라 봄보리에 곧 이어서 익으니, 이 또한 농가의긴요한 곡식이다.
마땅히 갈아 심어서 보리·밀 흉년의 근심에 대비해야 한다.
갈아 심는방법은, 즉 습하지 않고 건조하지도 않은 밭으로 나아가 갈고,
다스리기를 아주 물러지도록 하고, 씨앗을 오줌재에 섞고 좁은 두둑을 만들어서 흩어 심는 것이다. 그 모가 일어서기를 기다렸다가 호미질로 잡초를 다스리고,
이어서 오줌으로 적시거나 아니면 오줌재를덧뿌린다.【세잎조[三葉粟] 역시 마찬가지이다.】
【나의 견해】 그루갈이로 심는 콩과 팥 사이에 메밀을 흩어서 심는 일이 많으니,
이를 세내서 심기[雇種]라고 한다. 대개 콩과 팥을 주인이라고 보고
메밀은 흩어져 들어가니 세 드는[雇] 셈이 된다. 발뒤꿈치로 자국을 져가며 밟아 심는 것[足種]은 어울려 심기[和種]라고 하는데, 콩과 팥을 메밀과 서로 섞어서 사이심기[間植] 하는 것을 이른다.
그러나 흩뿌려 심는 것은 밟아 심는 것만큼 알곡이 여물지 않는다.
【나의 견해】 『사시찬요초』에서 말한바 봄보리를 갈 때 무씨와 섞어 뿌리라는 설은 대개
농가에서 채소를 먹기 위한 편의적인 방법을 말한 것이다.
그러나 밭에 다른 물종[他物]과 섞어 심어 지력을 분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나의 견해】 가을보리의 종자는 묵은 것이 좋다.
밀[小眞麥]은 묵으면 싹이 나지 않지만, 가을보리는 묵어도 싹이 난다.
따라서 묵은 것으로 씨앗을 삼으면 밀이 보리에 해를끼치는 일은 절로 없을 것이다.
9. 참깨 농사 [種胡麻]
【직설】 참깨[胡麻] 심는 법. 【우리말은 참깨[眞荏子]. 여덟모가 진 것이 기름이 많다.
검은것은 이름이 거승巨勝인데 약용藥用으로 쓰인다】. 들깨[油麻] 심는 법을 붙임
성질이 거친 땅에 적합하다. 【흰색 토양이 더욱 좋다.】
4월 중 비가 온 뒤에 땅을 갈아 씨앗을 흩어 심는다.
【비로 인해 젖지 않으면 살아나지를않는다.】
곰방메[檑木]로 흙덩이를 깨뜨려서 흙으로 덮고, 호미질은 두 번을 넘지 않게 한다.
익는 대로 베어내서 단으로 묶되 작게 하고【묶은 단이 크면 말리기 어렵다.】,
대여섯묶음을 서로 기대서 세운다. 꼬투리가 벌어지면 단을 하나씩 거꾸로 세워놓고,
작은 지팡이로 가볍게 두드려서 깨를 턴 다음, 다시 세워놓는다.
3일에 한 번 두드려 4, 5차례 하고마친다. 만일 해마다 농사짓는 숙전熟田이라면,
4월 상순에 거름재를 섞어서 드물게 심는다. 3월 상순이 윗길이고,
4월 상순이 중간이며, 5월 상순은 아랫길이다.
각 달의 보름이되기 전에 심는 것이 알곡이 많다.【『사시찬요초』에도 나온다.】
또 한 가지 방법은 흰 참깨[白胡麻] 3에 늦팥[晩小豆] 1로 서로 섞어서 심는 것이다.
혹은녹두 2에 참깨 1로 서로 섞어도 된다. 밭갈이를 마치고 두둑을 만들어서,
종자를 섞은 것을 고르게 뿌린 뒤 흙으로 덮는다.
호마胡麻【『본초강목』에는 백유마白油麻라 했고, 중국 사람은 지마芝麻라 부르며,
속간에서 이른바 참깨[眞荏子]라고 한다.】, 수소마水蘇麻181)【속칭 들깨[水荏子]】,
유마油麻【우리말은 들깨[水荏]다.】는 길가나 밭두렁이 심기에 적당하니,
포기들을 서로 한 자씩 떨어뜨려 심는다. 【빽빽하면 가지가 없고 알이 작다.】
속방俗方에 4월 상순에 씨를 붙여두고, 보리·밀의 그루갈이를 할 때
두 두둑 사이에 옮겨 심는데, 포기 간격은 한 자쯤으로 한다.
【비올 때에 맞춰 옮겨 심는다.)
【나의 견해】 흰 참깨[白胡麻]는 성질이 모래돌과 거친 땅을 좋아한다.
따라서 묵혀진 거친 땅을 따비[手耒]로 개간해 일으키고,
흙으로 덮어가며 돗자리처럼 두둑을 지어서 흩어심는다.
새로 개간한 거친 땅이 아니라 길든 땅[熟地]이더라도 지대가 높고 파삭한 곳이심기에 적합하니,
질고 습한 곳에서는 되지 않는다.
【나의 견해】 참깨는 종자를 옮겨 심는 법이 없으니, 옮기는 것은 좋지 못하다.
그러나 들깨[油麻]는 옮겨 심지 않으면 무성해지지 않는다.
참깨는 지나치게 기름진 땅에 적합하지않지만, 들깨는 기름질수록 더욱 좋다.
참깨는 성질이 본디 빠르므로 일찍 서리가 내리는해를 만나도 손해를 볼 염려가 없다.
그러나 들깨는 원래 성숙이 빠른 종자와 느린 종자두 가지가 있어서,
만일 느린 종자가 일찍이 서리를 만나면 채 못 익을지 모른다는 걱정이있다.
또 기름진 밭에서는 싹이 너무 많이 나고 점점 더 늦어지기만 하니,
반드시 빨리 익는 종자를 취해야 잘 된다.
10. 메밀 농사 [種蕎麥]
【직설】 메밀[蕎麥] 심는 법 【우리말로 메밀[木麥]】. 메밀은 제때에 심어야 좋다.
【때를 놓치면 서리를 만나 수확을 못한다.】
입추가 6월에 들면 입추 전 3일 안이, 입추가 7월에 들면 입추 후 3일 안이 곧 그 때이다.
거친 땅에 적합하다. 5월에 갈고, 풀이 썩기를 기다렸다가 6월에 또 갈며,
파종할 때에 또 밭을 간다. 종자 한 말에 거름재 한 섬을 표준으로 삼는다.
【재가 적으면 종자를 담가두는 방법도 괜찮다.】
밭이 비록 메말랐더라도 거름을 많이쓰면 수확할 수 있다.
그 알곡이 반은 희고 반은 검을 때 베어서, 거꾸로 세워두면 모두 검어진다.
일찍 서리가 내리는 곳은 일찍이 가는 것이 마땅하니,
입추의 전후 3일 되기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만일 산림이 우거지고 땅이 기름진 곳이면,
그 땅에 불을 놓아 갈아서흩어 뿌리면 수확량이 보통의 두 배가 된다.
【 모두 『사시찬요초』에도 나온다.】
종자를 담그는 방법. 소와 말의 똥을 태워서 재로 만들고,
외양간이나 마구간에 받아둔 물[?池水]을 나무구유 안에 받아서 메밀 종자를 담근다.
반일이 지나면 건져내서 재 안에 던져 재가 종자에 들러붙게 한다. 【『사시찬요초』에도 나온다.】
【나의 견해】 메밀의 가장 어려운 점은 그 때를 맞추는 일이다.
만일 일찍 갈아 늦더위에꽃이 피면,
꽃은 찌는 듯한 더위에 숨도 못 쉬고 색이 바래서 열매를 맺지 못한다.
만일 늦게 갈아서 이른 서리를 만나면 씨가 검은 빛으로 변하지 않고 시들어버린다.
그래서 옛 사람들이 입추 전후 3일의 설을 말한 것인데,
근래의 기상변화[運氣]가 옛날과 판이하여 그설 또한 고수할 수 없다.
다만6 월 20일부터 그믐 전까지 갈아 심을 따름이다.
【나의 견해】 메밀은 성질이 본디 마른 것을 좋아하지만,
약간 축축한 곳이라도 혹 무방하니, 황무지의 풀이 우거진 곳에 풀을 베고 갈아서 심는다.
혹시 높고 파삭한 건답으로, 못비[秧雨]가 때를 어겨 묵어지게 된 곳을 갈아서 심는 것도 괜찮다.
단지 만일 지나치게 습한 곳이라면,
바짝바짝 말라들어 물이라고는 없는 때를 만나 메밀을 갈아도 아무 소득이없을 것이다.
나중에라도 비를 만나게 되면 진흙이 있고 습기가 차올라서 열매를 맺을 수없기 때문이다.
수확
11. 목화 농사 [種木花]
목화 심는 법. 【어떤 것은 『농사직설』에서 나오고, 어떤 것은
『사시찬요초』에서 나온 것이다.】 목화의 성질은 모래가 섞인 파삭한 밭이 적합하다.
2월 중순에 갈아엎고,3월 상순
에다시 갈아서 써레로 삶으며, 씨앗을 뿌릴 때에 고쳐서 간다.【혹 3월 3일에 파종하면 수확이 배나 많다. 곡우穀雨에 파종하거나
입하立夏 전에 파종하는 것이 대개 일찍 가는 것이니,
비록 서리가 내리더라도 열매 맺는 것이 반드시 많을 것이다】 .
목화씨는 우선 소똥으로 주물러 비벼서 목화씨의 흰 색이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기준이며, 오줌재를 많이 묻힌 다음 마른 재의 위에 굴려서 크기가 개암만 하게 만든다.
두둑을 지은 뒤에 아래가 뾰족한 곰방메[?木]로 두둑 위를 때려 구멍을 만든다.
【두둑의 넓고좁음에 따라 구멍을 많거나 적게 한다.】
오줌재나 마소의 똥거름을 가지고 먼저 갈면서구멍에 펴서 넣고
【구멍을 아주 넓게 하면 씨앗이 떨어져도 떨기로 모여서 나는 일이 없다.】,
뒤에서 흩어 뿌린 뒤 밀개로 흙을 덮는다. 호미질은 많이 할수록 좋다.
자라기를 기다려서 두둑 사이에 풀이 무성하면 한 마리 소를 써서 입에 부리망을 씌우고
천천히 몰아서이를 갈아낸다. 【손상되지 않게 하라.】
세간에 밭에 거름을 주는 자들이 밭갈이를 하기 전에 밭에 거름을 뿌리는데,
그 힘이 오로지 뿌리로 몰리는 것이 아니므로, 이 방법만큼 좋지 않다.
속간俗間에 사람들이 참깨와 푸르대콩[靑太]을 사이심기[間種]하여
목화에 손해를 끼치는 것을 모르고 있는데,
오로지 목화 따기만을 업으로 삼는 자는 절대로 사이심기를 하지않는다.
산골짜기나 평원의 거친 밭은 우선 얼음이 풀린 뒤,
정강이가 빠질 만큼의 깊이로 구덩이를 파고, 넓이는 방석 크기와 같이 하며,
목면을 심을 때에 오줌재와 마소의 똥거름으로구덩이를 채우고, 거기에 새 흙을 더한다.
그리고 면화씨를 소의 오줌이나 숙성시킨 재거름에 굴려서,
밤알만큼 커지면 한 구멍에 5, 6개씩 심는다. 일고여덟 치 정도로 자라기를기다려서
가지 끝을 제거하면, 가지는 무성하고 열매가 많아져 수확량이 배로 많아진다.
이듬해에도 구덩이 옆에서 또 이와 같이 하면, 3년 뒤에는 마침내 기름진 밭이 되어,
밭을개간하는 수고를 들이지 않고도 최고의 이득을 볼 것이다.
【위의 조항은 윤조원尹調元의 방법이다.
도처에서 이와 같이 한다면 갈지 않고도 숙전熟田을 만들 수 있다.】
【나의 견해】 목면을 갈아 심는 것은 날씨가 따뜻하고 맑은 날이 가장 좋다.
밭을 다스리는법은 거듭 다스릴수록 더욱 좋고, 호미질 역시 공을 많이 들일수록 더욱 좋다.
종자를 떨굴 때에는 마땅히 뇌목檑木【우리말로 곰배[古音培]】으로 두둑 위의 씨 붙일 구멍을
두드려 만들고, 재를 펴서 씨앗을 떨어뜨리는 것이 윗길이다.
두둑을 부드럽게 숙치한 뒤에 발로 밟아 자국을 내서 씨를 떨구는 것은 그 다음이다.
【나의 견해】 밭에 거름을 주는 것은 바야흐로 그 씨를 떨구고 흙을 덮은 후에,
마소의 똥으로 두둑을 따라가며 흩어 뿌리는 것이 윗길이다.
영남 사람들은 연한 솔가지를 잘게 잘라서 흩어 뿌려 거름으로 삼는다.
【나의 견해】 논과 밭의 호미질은 풀이 모두 없어질 때까지 하지만,
면화 밭은 풀이 없더라도 반드시 호미로 매고 또 매어, 꽃이 필 때가 되어서야 멈추도록 한다.
대개 각종 곡식들은사람이 극도로 공을 들이면,
수확이 반이 더 나오거나 혹은 두 배가 되기도 하지만, 서너 배의 수확을 얻기는 어렵다.
오직 면화 밭만은 사람의 힘이 닿는 대로 푹 삶고 거름을 더하고호미질을 거듭하면 할수록,
수확량이 대여섯 배나 일고여덟 배에까지도 이른다.
【나의 견해】 면화씨는 높은 곳에 보관하면 겨우 가지 끄트머리에서만 열매가 맺히는데,
그나마 드물고 성기다. 낮은 곳에 두어야만 아래에서부터
열매를 맺고 또 많이 열릴 것이다. 한두 해 묵은 씨가 대단히 좋아서,
대개 묵지 않은 씨앗보다 두 배는 많이 열매가 맺히며, 또 쌍으로 씨앗을 맺는 것도 많다.
이것은 이치에 닿지 않는 일 같지만, 실제로 여러 차례 증험한 일이다.
【나의 견해】 목면의 싹이 무성하게 자라 가지를 치고,
장차 꽃이 맺히려 할 때에 손으로 가지 끄트머리를 따내면,
또 다시 곁가지가 나서 배 이상 열매를 맺는다.
【나의 견해】 어떤 곡식이든 모두 열매를 이루고 온전히 실팍해지는 것은,
종자가 지닌 원기元氣의 힘을 입는 바가 크지만, 목면은 이 점이 더욱 절실하다.
면화씨는 반드시 일찍맺어서 일찍 딴 꽃을 취하여 종자로 삼는 것이 좋다.
가장 먼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종자가 가장 좋기는 하지만 양이 충분치 않다면,
그 다음으로 맺힌 것이 나무의 모든 기를받아들인, 온전히 실팍한 씨앗이다.
따라서 이 종자를 취하는 것이 극히 좋은 방법이다.
지금 사람들이 전혀 종자를 고르려들지 않고,
혹은 서리가 내린 뒤에 늦게 꽃핀 것을 씨앗으로 삼거나,
혹은 시장에서 사들인 잡된 꽃으로 씨앗을 삼고 있다.
그러니 그 열매가 맺힐 때에 번번이 실팍하지 않다고들 탄식하게 되는 것이다.
대단히 애석한 일이다.
우하영의 천일록 --농가총람 중에서...
첫댓글 광성님 청장년회정기모임때 뵙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