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가톨릭 성지순례
20. <스페인> 그라나다(Granada) 대성당과 왕실예배당(Capilla Real)
예수 십자고상(十字苦像) / 내부 모습 / 그라나다 대성당 정면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지방의 고대도시 그라나다는 기독교와 이슬람이 부딪히던 역사의 장소로 볼거리들이 엄청 많은 관광명소인데 이슬람(무어인)들의 건축인 화려한 알람브라(Alhambra) 궁전과 그 궁전을 지키는 알카사바(Alcazaba) 요새, 그리고 술탄(Sultan)들의 여름 별궁이었던 헤네랄리페(Generalife) 정원 등이 있고, 다로(Daro) 강을 사이에 두고 그 건너편 언덕은 그라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인 ‘알바이신(Albaicin)’ 지구와 ‘사크레몬테(Sacro Monte)’ 언덕이 있다.
그라나다 대성당(Catedral de Granada)은 도시의 중앙에 있는데 대성당 앞 광장과 주변은 온갖 상점들이 모여 있고 대성당 자체도 규모가 엄청나게 크다.
원래 이슬람 사원의 모스크가 있던 자리에 1523년부터 1703년까지 180여 년에 걸쳐 성당을 지었다는데 탑은 아직도 미완성인 채 남아있고, 초기에는 고딕 양식으로 시작하였으나 나중에는 르네상스 양식이 가미되었다고 한다.
또, 이 지역을 오랫동안 지배했던 이슬람교도들의 영향으로 내부 장식은 무슬림 양식도 활용되었다.
대성당의 주 예배당은 에스파냐에서 가장 화려한 건물에 속하는데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와 황금빛 내부 장식이 특징이며, 창문의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에는 신약성서의 내용을 주제로 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도시 가운데에 있는 대성당과 붙어서 이사벨 1세 여왕 부부의 유해를 모신 왕실예배당인 ‘카피야 레알(Capilla Real)’도 있다.
이사벨 여왕 가족 묘실 / 화려한 왕실예배당 내부 / 왕실예배당 입구 / 이사벨 여왕
대성당과 붙어서 바로 옆에는 왕실예배당(Capilla Real)이 있는데 1504~1521년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은 화려한 건물로, 예배당 안에는 스페인 통일의 주인공 이사벨 여왕과 페르난도 부부의 묘가 안치되어 있다.
그라나다를 이슬람의 손에서 되찾은 스페인의 이사벨 여왕과 페르난도 왕은 그라나다를 너무나 사랑해서 자신들의 묘소를 이곳으로 정하고 공사를 시작하지만, 완공을 보지 못하고 둘 다 사망한다.
그러나 1521년 준공식과 함께 부부의 유해는 결국 이곳에 안치되었으며 나중 차녀 후아나 1세와 사위 펠리페 1세도 이곳에 묻히는데 내부에는 이사벨라 여왕의 수집품과 다양한 성화들로 장식하여 옆에 있는 대성당보다 더 화려하고 오래되어 오히려 역사적인 가치가 더 높다고 한다. 예배당 한가운데에는 지하로 내려가는 좁은 계단이 있는데 열 계단쯤 내려가면 극히 소박하게 꾸며진 이사벨 여왕 부부의 관이 놓여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관은 모두 다섯 개인데 나머지 하나는 포르투갈 왕실로 시집간 장녀 이사벨의 아들 미겔 왕세자의 관으로, 왕세자는 두 살 때 죽었다고 한다.
대성당 앞은 ‘이사벨 라 카톨리카 광장(Plaza Isabel la Catorica)’이라 부르는 광장인데 중앙에 이사벨 여왕을 찾아와 대항해의 꿈을 밝히고 지원을 요청하는 콜럼버스의 모습을 조각한 동상이 서 있다.
당시, 콜럼버스의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은 모두 허황한 꿈이라고 미치광이 취급을 하면서 거들떠보지도 않았지만, 이사벨 여왕은 자신이 시집올 때 가지고 온 패물까지 처분하여 과감히 돈을 대주며 계약서를 쓰는데 그것이 바로 ‘산타페 협약’이다. 이런 이사벨 여왕의 과감한 투자로 스페인은 해양대국(海洋大國), 스페인 무적함대(無敵艦隊, 중남미(中南美)에 광활한 식민지를 거느리는 강대국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다. 이사벨은 1496년 바티칸 교황청(교황 알렉산드르 6세)로부터 ‘가톨릭의 왕(Los Reyes Católicos)’이라는 칭호를 받는다.
이후, 이사벨 여왕은 ‘가톨릭교도 이사벨(Isabel la Católica)’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렸다고 한다.
21. <스페인> 발렌시아(Valencia) 대성당
발렌시아 대성당(정면) / 화려한 성당 내부 모습 / 기념사진
발렌시아 구도심 가운데에 있는 발렌시아 대성당(Valencia Catedral)은 13세기 중반, 이슬람 사원이 있던 자리에 건축했다는데 그다지 크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 복합적인 건축 양식을 보인다.
성당 건물을 보면, 정문은 18세기 바로크(Baroque) 양식, 후문은 로마네스크(Romanesque) 양식, 측면의 문은 고딕(Gothic) 양식... 하는 식이다. 암튼 굉장히 고풍스럽고 내부 장식 또한 화려하다. 그런데 이 발렌시아 대성당이 유명한 것은 예수님이 제자들과 최후의 만찬 때 사용하였던 성배(聖杯) 진품을 보관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성배(Grail)라면 최후의 만찬 이후 사라진 성배를 찾기 위해 엄청난 희생을 감수하며 찾아 헤맸던....
‘성배(聖杯)를 찾아서’ 등 영화로도 수없이 찍었고, 실제 중세 유럽에서는 기사단을 조직하여 수없이 성배를 찾아 떠났다고 하는데 성배는 죽은 사람도 되살리는 신비한 힘이 있다고 믿었다고 한다.
중세의 고전 ‘아더왕(King Arthur) 이야기’에 성배를 찾아 나서는 기사들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이후 수많은 문학 작품에 나타났을 뿐 아니라 영화로도 셀 수 없이 많이 제작되었다.
인디아나 존스의 ‘성배를 찾아서’에서는 엄청난 모험 끝에 마침내 찾아내는데 성배는 신비한 힘이 있어 수많은 종류의 잔 중에서 가짜를 잡으면 잡은 사람이 잿더미로 변하고, 진짜 성배는 물을 담아 상처에 부으면 감쪽같이 상처가 아물어 죽은 사람이 살아나는 것으로 나온다. 영화를 보면 찾아낸 성배(聖杯)는 그 후 또다시 영원히 사라지는 것으로 나온다.
성배(聖杯) / 성배 보관 벽감 / 다양한 성배들......
발렌시아 대성당은 성당 문을 들어서면 옆쪽으로 회랑이 쭉 이어져 있는데 회랑을 지나 문을 들어서면 소박한 박물관이 있다. 성당의 역사를 보여주는 여러 가지 유물들을 전시하여 꾸며 놓았는데 이 방을 지나 지하로 내려가면 옛날 지하묘지로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동굴이 나타나고 실제로 해골(骸骨)도 비치되어있다. 다시 미로(迷路)처럼 얽힌 여러 개의 방을 지나며 귀중한 성화(聖畫)와 성물(聖物)들을 감상하고 위로 오르면 드디어 성배(聖杯)를 전시한 방이 나타난다.
방안에 들어서면 장 속에 수십 개의 잔을 전시해 놓은 모습이 보이는데 영화에서처럼 수많은 잔 중에 어느 것이 진짜 성배일까?
2000년 전, 예수님이 다락방에서 열두 제자들과 같이 앉아 빵을 나누면서,
‘이 잔은 내 피의 잔이니...’ 하시며 포도주를 담아 제자들 입에 대어 주셨던 바로 그 잔!!
큰 잔, 작은 잔, 황금 잔, 은색 잔, 옥색 잔.... 화려한 장식을 한 잔, 소박하게 아무런 장식이 없는 잔...
마지막 사진의 나무로 깎은 것처럼 보이는... 저 잔이 진짜 성배가 아닐까?
전시품에는 아무런 설명도 없어서 어느 것이 진짜인지 알 수가 없다.
참고로 두 번째 사진의 저 벽감(壁龕)의 한 가운데 유리 상자 속에 저 마지막 잔이 들어있다.
마지막 사진은 내가 인터넷에서 따다 옮겨 올린 사진인데 너무나 진짜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