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은혜, 축복의 日常에 감사하는 삶
이문호칼럼-17
한남 한가족 깊은 정 만끽한 08월19-21일 釜山 CBMC 36차 한국대회
19일 수요일 아침 대치동 서울교회 옆 도로에 모인 한남CBMC 회원 40명...우리를 태운 우등고속 리무진 버스 2대가 7시35분 출발했다. 원래 28인승인지라 자리가 남아돌아 쾌적하다. 이른 새벽 은마시장 아줌마를 깨워 찰옥수수 쩌온 김신영 사장님 덕분에 버스속 분위기가 한결 풍족해진다. 맛있는 샌드위치와 포도까지 곁들이니 평소 집에서 챙겨주는 아침보다 성찬이다. 화장품 선물도 빠짐없다. 김해중 회원은 홍삼즙, 정유근 회원은 쌀과자를 돌린다.
중부고속과 영동고속도로를 거쳐 중부내륙고속도로에 진입한 버스는 괴산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 경주시내 황남동 오릉 옆 원풍식당에서 한식 점심을 마친 일행은 오후 2시 전에 釜山 숙소인 샌텀호텔에 도착, 여장을 풀었다. 세계 최대라는 신세계백화점과 대회장인 벡스코 (BEXCO) 바로 옆에 위치해 있는데 옛날 수영비행장을 매립한 자리라고 한다. 개별적으로 내려온 7명의 회원이 현지에서 합류했다. 38년 전 마지막 본 수영비행장과 인근 벌판은 다 어디 가고 고급스런 고층 건물들이 하늘을 찌르다니 그야말로 桑田碧海다.
CTS 채널로 생중계되는 대회장엔 ‘하늘에 뿌리 내린 기업’ ‘비즈니스 세계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게 하라’ ‘내일을 향해 도전하라’는 글귀들이 장식돼 36차 대회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CBMC는 6.25가 한창인 때 부산에서 창립됐다. 나로호 발사 연기와 김대중 전 대통령 국장 결정 같은 빅뉴스도 대회장 열기에 휩쓸려버린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계속되는 강행군에도 땡땡이치는 회원 한 사람 없다.
사역팀 간증 때 추운 바다는 썰렁海, 따뜻한 바다는 사랑海인데 그 ‘사랑해’란 말이 듣고 싶은 부인의 힌트에도 불구하고 꽉 막힌 남편이 ‘熱바다(열받아)’라고 대답했다는 조크도 나왔다. 해외에서 참석한 귀빈 가운데 찰스 밀러 국제이사가 한국전 참전용사라고 소개되자 길고 우렁찬 박수가 뜨겁게 장내를 달궜다. 한국사회 리더 그룹에 속하는 CBMC 회원들은 6.25 참전용사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점에서 분별없는 從北좌파들과 확연히 구분됨을 실감한 장면이었다.
해외 지회들의 보고는 대체로 지루했는데 한남 CBMC 임원회의나 월례회 때 “보고는 유인물로 대신합시다”고 동의하는 배한욱 회원이 침묵을 지켜 아쉬웠다는 중평...신용한 직전 중앙회장의 4년 임기 국제이사장 취임 축하 세리머니가 진행되기도 했다.
줄 서서 기다리고 음식은 고갈되고 자리도 부족한 식사시간은 역시 문제였다. 제한된 장소에서 많은 사람을 먹이려면 별 뾰족한 수단이 없겠지만 식사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다른 아이디어도 있음직 한데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식사시간을 좀 여유 있게 하고 지회 별로 인근 식당이나 숙소에서 해결하는 방법은 전혀 불가능할까...끼니마다 비슷한 메뉴에 자리 찾아 헤매고 일행과 헤어져 뱃속 채우는 데만 급급한 현재의 방식을 개선할 필요는 있겠다.
저녁 식사 후에는 박나림 MBC 아나운서가 사회를 본 초청의 밤 행사와 김하중 전 통일부장관의 간증이 진행됐다. 매일 장시간 기도로 성령님과 소통하면서 성령을 따르는 삶, 자신의 모든 걸 버리는 삶을 살아온...잘 알려지지 않았던 그의 면모가 회원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다만 한 나라의 장관이고 대사인 공직자가 많은 현실적 문제에 기도로만 대응한다면 그건 좀...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그의 간증에 현실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건 역시 신령한 사람과 육신에 속한 자의 차이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무슨 큰일이 있을 때마다 성령님께 물어보는 그에게 부인이 “이번엔 제발 물어보지 말아줘”라고 사정했다는 청첩장 송부 문제 대목에선 웃음이 터졌다.
밤 9시30분 호텔로비에서 뿔뿔이 자기 방으로 해산했다. 그러나 일부 회원들은 의리 없이(?) 자기들끼리만 광안리해변으로 진출하여 高聲放歌하며 광안대교의 夜景을 즐기기도. 이날 나온 조크 가운데 백미는 ‘남편이란 존재는 집에 남겨두면 걱정덩어리, 데리고 나가도 짐덩어리’라는 여성들 공세. 그러나 “밤길 위험한데 여자들이 나다닌다”는 그야말로 뭘 모르는 걱정에 ‘데려감을 당한 남편이 한턱 쐈다’ ‘마늘깍이로도 데려가지 않을 테니 부질없는 걱정 말라’는 남성들 반격이 치열하게 충돌한 것이었다. 그런데 집에 계시거나 밖에 나가시거나 걱정덩어리, 짐덩어리어서 골치덩어리에다 구박덩어리인 분은 혹시 안 계신지...(내 얘기 하는 것도 같고...)
둘째 날은 새벽 동백섬 산책으로 시작됐다. 우리 젊었을 땐 해운대호텔과 극동호텔 두 개만 덜렁 있었는데 빽빽한 고층 빌딩群, 숨 막히는 아파트 숲...옛날 해운대 주변의 그 맛있던 소금구이 집들은 다 어디 갔는가...
최근 서초동에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러 양재동 온누리교회를 떠난 敎界의 떠오르는 해, 한홍목사의 ‘물 위를 걸어 가십시오’ (마 14:22-33) 강연은 “폭풍이 불어도 두려워하지 마라. 하나님은 우리를 버리시지 않는다. 하나님은 반드시 우리에게 오신다. 광야에서나 폭풍 속에서도 절망하지 말고 기도할 때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계시는 예수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배안에 웅크리고 앉아만 있지 말고 하나님이 준비한 물위로 걸어 나가라. 놀라운 기적을 체험하리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I'm 로빈훗, 윌리암텔, sorry" 얘기를 소개하며 “목사도 아니고 교수도 아닌 평신도 입장에서 얘기하기가 未安”하다고 시작한 신헌철 SK에너지 부회장의 경영특강도 은혜로웠다. 특히 “나, 가진 재물 없으나...나, 남이 없는 것 있으니...나, 남이 못 본 것을 보았고...나, 남이 듣지 못한 음성 들었고...나, 남이 모르는 것 깨달았네...공평하신 하나님이...나, 남이 없는 것 갖게 하셨네”라고 읊은 송병희 시인의 동영상 ‘나’는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한성CBMC 색소폰앙상불은 4개월 훈련하고 무대에 나선 무모함과 염치없음(?)에도 불구하고 웃음과 감동을 선사했다. 앵콜 하면 할 게 없다는 하소연을 무시하고 쏟아진 앵콜을 정말 외면한 그들이 도망치듯 무대를 빠져나갈 때는 우레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그들은 이번 연주를 하면서 1000만원 헌금까지 했다고.
차인홍교수의 간증콘서트...소아마비로 불우한 유년기를 보냈으나 美 오하이오 라이트대학 바이올린 교수로 임명되면서 오케스트라 지휘도 하게 된 그의 인간성공스토리는 당시 연합뉴스 LA특파원 보도로 국내에 처음 소개되고 그것을 계기로 장인, 장모가 찾아와 화해가 이루어졌다고...차 교수가 바이올린으로 연주한 어메이징 그레이스는 감동적이었다.
저녁 국제리더십센터 기공 예배...51년 한국전 참전용사인 찰스 밀러 국제이사는 “당시 기억으로는 황량한 땅, 헐벗은 산, 폐허, 희망 잃은 사람들, 굶주리고 헐벗은 어린이들이 전부였는데 2005년 다시 왔을 땐 과거 기억을 되살리는 흔적이 아무 것도 없었다”며 “하나님이 한국인의 기도를 들어주셨다. 한국전 참전용사로서 생전에 다시 한국에 와 이런 자리에 서있다는 건 믿을 수 없는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강조하여 갈채를 받았다.
사랑의 교회 오정현 목사 강연...로마서 5:1-11 “믿음과 예수의 피로 의롭게 되고 구원받은
우리는 지금 죽어도 천국 입성한다. 지금 죽어도 우리는 괜찮다. 호스피스 활동하면서 3000명 이상의 임종을 지킨 목사님에게 크리스천에 있어 죽음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예수 믿는 사람에게 죽음은 영원한 치유다’라고 답하더라. 그러니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우리 구주 예수를 다시 보게 되기 때문에 죽음은 형벌이 아니라 치유다“고 강조.
강연 초반 돌연 강광식 회장과 박희순, 박영희 회원이 화면 가득히 등장했다. “화면에 나오려고 미리 앞줄에 자리 잡으셨다, 아니다 열심히 들으시다 보니 하나님이 축복하신 결과다”는 분석이 팽팽하게 맞섰으나 하여튼 화면 진출의 행운을 축하합니다. 대회를 통틀어 화면에 등장한 우리 회원은 이밖에도 이찬호 회원 부부, 유옥희 회원, 이승희 회원 등등 다수.
둘째 날 대회를 마친 회원들은 10시30분 금련산 정상의 찻집 구름고개 카페로 이동해서 대회를 결산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광안대교를 비롯한 휘황찬란한 부산시내 夜景을 조망할 수 있는 금련산 정상은 서울의 남산타워 같은 곳. 47명 회원 전원이 한마디 씩...새로 오신 분들은 “은혜 받았다, 앞으로 기도 많이 하겠다, 많은 깨우침 얻었다, 이런 기회 주신데 감사한다”고 했고 다른 회원들도 “이제부터는 모든 일을 하나님께 여쭈어보며 기도로 시작하겠다. 100개 성경 구절 암기에 도전하겠다. 四肢 멀쩡한 만큼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매년 재충전하러 오겠다. 늘 행복하고 기쁜 마음으로 살겠다”고 은혜로운 말씀들을 피력했는데 “시간관계상 과거 얘기 하지 말자”는 강광식 회장의 사전 엄명에 따라 간단간단하게 말들을 맺은 게 이번 간담회의 특징.
셋째 날은 오전 수업만으로 끝...이번 대회에는 4000여명이 참석했고 2010년 37차 대회는 대구에서 열린다고...전날에 이어 다시 연단에 선 오정현 목사는 “우리는 모두 왕직을 겸한 제사장이다. 소명의식을 갖고 세계를 변화시키는 주역이 되자”고 열변.
最多 등록 지회 등을 시상할 때 우리 姜회장님은 남들 잔치에 박수만 치며 ‘썰렁해’와 ‘열바다’를 왕복하고 계셨는데 수상 기회를 드리지 못한 회원으로서 그저 미안할 뿐...우리가 씨앗을 뿌린 한성이 각광 받은 시상식은 靑出於藍의 산 증거인 셈.
이번 대회는 성령충만이랄까 열정적인 갈채, 함성 같은 흥분은 없었으나 약자들의 잔잔한 성공 스토리를 통해 시련에 좌절하지 말고 도전해서 극복하자. 이 세상이 그렇게 험하지만은 않다. 건강하고 가진 자인 우리는 은혜 받았다. 하나님의 축복이다. 앞으로는 불우한 사람에게 빚진 자의 입장에서 나누는 삶을 살자. 그리고도 한없이 겸손하자...이런 걸 느낀 기회였다. 또한 6.25 참전용사에 대한 열렬한 박수, 한성색소폰앙상블의 도전적인 연주를 통해 우리 사회는 건전하다, 절망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현장이기도 하다.
헬렌 켈러는 “사흘 동안 볼 수 있다면”이란 수필에서 먼동이 트며 밤이 낮으로 변하는 기적의 순간, 석양에 빛나는 노을,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들, 바람에 나풀거리는 들꽃과 나뭇잎들, 설리번 선생님 얼굴, 네온사인 찬란한 쇼윈도, 박물관, 오페라하우스와 영화관, 출근하는 사람들의 얼굴 표정을 보고 싶다고 했다. 건강한 우리에겐 아무렇지 않은 일상사가 실은 얼마나 큰 축복이고 은혜인가 새삼 깨닫게 해준다. 우리가 내일이라도 불 수 없고, 들을 수 없고, 말할 수 없게 된다고 가정할 때 지금 우리의 일상은 그 자체가 기적이고 은혜고 축복이다. 하나님에게 매일매일 감사기도를 들여야 될 판이다. 말로서 빚을 갚는 게 염치는 없지만 우선 기도부터 열심히 합시다. 이번에 재확인한 진리이다.
일정을 마치고 김인식, 배원기, 배한욱 회원 부부와 백승원 회원 등 7분은 대마도로 떠났다. 개별로 귀경하기로 한 몇몇 분들을 제외한 나머지 34분 회원들은 1시30분 상경 길에 올랐다. 울산에 들려 현대중공업 내부를 둘러보면서 엄청난 규모에 놀라고 누가 이 나라의 진정한 일꾼, 애국자인가를 확실히 알았다. 귀로 문경새재 공원 입구의 문경산채비빔밥 집에서 정갈한 비빔밥으로 저녁을 먹고 10시께 대치동 서울교회에 안착, 아쉬운 작별을 고한 후 각자 집으로 향했다.
강광식 회장과 이갑수 총무, 김성수, 윤석민 부총무, 이준호 회계 그리고 이영기 전도분과위 부회장, 이찬호, 윤영귀 회원과 그밖의 많은 찬조 회원들의 노고와 기여에 감사합니다. (끝)
첫댓글 와~우~ 역시 최고의 프로답게~~~ 너무 간결하면서도 상세한 글을 올려주셨네요~~ 감사합니다 !!!
윤석민 사무장님이 댓글에 일등이시네요~ 제가 그 자리 탐내고 있다는거 기억해주세요~~~!!!아자~
역시~~논설위원이십니다!!! 김하중장관 간증에 가슴이 불타 말문이 막혔지만 꾸준이 제길을 갈려고합니다. 이번에도 저는 대어를 낚었어요~월척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