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 18기 9차 산행 발자국 기록(덕산재-부항령-백수리산-박석산-해인리)
산행 발자국을 기록했습니다.
좋은 날씨와 가을바람 속에.. 단풍구경도 아주 쪼금 맛본.. 즐거운 산행이었습니다.
예약된 통돼지 바비큐를 편안한 맘으로 먹기 위해 삼도봉을 바로 앞에 두고 하산하며
산행 거리가 짧아진 것은 체감하진 못했지만 산행 뒷날 여느 때와 달리 다리가 좀 더 뻐근한 걸 보니 내 무릎을 위해 적당한 코스였던 것 같습니다.
산행을 위해 버스에 올라 앉으면 항상 바로 잠이 쏟아집니다.
오늘의 산행코스 설명하는 제로대장님 목소리도 자장가 같아. 수업 중 잠을 참는 학생처럼 눈에 힘을 주어봅니다.
버스 안 잠깐의 단잠을 즐기다 보면 어느 순간.. 여기저기 부스럭 거리며 부산한 소리가들리면
목적지에 곧 도착한다는 신호입니다.
등산화 끈을 단단히 여미고.. 스틱. 모자 등을 챙기고 준비하는 이때의 버스 안은
약간 비장한 기운마저 느껴집니다.. 링에 오르기 직전.. 권투선수의 마음이 이런 걸까요..
모두 다 오늘의 산행코스를 복기하며 오늘도 무사히 잘 걷고 안전하게 돌아오리라..
다짐하는 것 같습니다..
육십령 구간이었던가요.. 산행 시작 지점이 데크계단 오름으로 시작되면서
저벅저벅 들리는 등산화 소리가.. 마치 행진하는 군인들의 군홧발 소리처럼
가슴에 묵직하게 다가왔음을 기억합니다.. 영화에서 본 로마 군인들의 당당한 행진 모습과
웅장한 배경음악이 떠올랐습니다
매번 산행의 힘든 순간.. 가끔 군 복무 시절. 기억이 떠오르곤 합니다.
여성들이 지겨워하는 남성들 얘기가 군대 얘기.. 축구 얘기라고 들었습니다...
군대에서 축구한 얘기를 하면 그 끝판왕 이겠지요..
다행히 전 축구 등 모든 운동에 젬병이라.. 군에서 축구한 경험은 없습니다.
군대 생활이 정신적, 육체적으로 쉽지 않았기에.. 전역 후 오랜 뒤까지.. 다시 입대하는 꿈을 꾸고
식은땀 흐렸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어렵잖게 듣습니다.. 저 역시 그런 경험이 있고요..
전역 후 어려울 때도 (. 특히 육체적으로 힘들 때) 군 생활이 순간들이 떠올리며 견디어 내기도 합니다.
백두대간 산행길이 쉽지 않기에.. 힘들고 어려운 순간들이 많기에
산길을 걸으며 군 복무 시절 생각을 할 때가 많습니다.
또한 산행에 함께하는 경험 많은 등산 선배님들을 볼 때도 군 복무 시절이
생각나곤 합니다..
그래서 축구 얘기 빠진.. 군대 얘기를 해보려 합니다.
저는 평소 때도 그렇지만 산행 때는 특히 더 잘 빠트리고 흘리곤 합니다.
9차 산행 때는.. 출발 전 덕산재에서 고글 렌즈가 바닥에 떨어진 것을.. 얘기해줘 주었고
점심 먹고서도 출발할 때 고글.. 헤어밴드 흘린 것을 말해줘서 잃어버리지 않았습니다
(돌.. 시스터즈 누님 고맙습니다.)
돌아오는 버스에서는 휴게소 들러려니.. 휴대했던 마스크가 보이지 않아 ,, 여분으로
가져간 마스크를 사용했습니다..
어디서 흘렸는지 모르나 본의 아니게 백두대간을 오염시킨 것 같아 미안한 맘이 듭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몇 번의 산행때도 접이식 의자.. 스틱 가방... 장갑.. 손수건등.. 많은 것을 흘리고 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중대장님..주워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이러한 흘림이 많음은
산행 경험 많으신 등산 선배님들과 저의 배낭에서도 차이가 있다 생각됩니다.
물론 배낭 방식이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휴대한 등산용품이 단단히 깔끔하게 잘 고정되어 있는 반면 제가 배낭에 휴대한 방식이 허술했다 생각합니다..
군대에서 군장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군인들이 사용하는 배낭 같은 것이죠..
(육군병-포병- 기준입니다..- 특전사나.. 다른 군.. 에 대해서는 모릅니다-아마 지금은 군장 형태가 바뀐 걸로 알고 있습니다)
군장 내부에 넣어야 할 것과 외부에 부착해야 하는 보급품이 정해져 있습니다..
기억을 되살리면 외부에는 모포.. 반합.. 야전삽을 달게 되어있습니다.
우린 보통 군장 꾸린다고 표현했던 것 같고.. 비상상황,, 얼차려 등에서 완전군장..으로 집합..
이런 말 쓰죠..
완전군장을 꾸려 집합하면 고참과 신참의 차이가 확연히 표시가 납니다.
고참병의 군장은 모포의 각이 잘 잡히고 반합,, 야전삽 등이 단단하게 붙어있습니다..
신참의 군장은 붙어있을 건 다붙어 있지만.. 뭔가 2% 부족합니다.
특히 행군이나 구보라도 하면.. 군장에 달린 부착물 등이 덜렁거리고 심지어 떨어지기도
합니다.
아마 저의 등산배낭 꾸린 모습이.. 갓 전입 온 신참의 군장 꾸림일 것 같습니다.
구보나 행군.. 훈련 때도 고참과 신참의 차이는 명확합니다..
많은 부문에서 기본적인 체력 차이라기보다는.. 짬밥.. 경험과 요령이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등산에도 걸음걸이..장거리에.. 유리한 보행방식이 있다고 압니다..
산길을 걸을 때.. 큰 보폭보다.. 작은 보폭.. 잔 걸음으로 걷는 것이 유리하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이번 산행 때.. 저는 평소 보폭보다 좀 더 좁혀 걷는 방식으로 걸어보았더니.. 기분인지 모르나
체력소모적인 면에서 좀 낫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지극히 개인적 느낌입니다)
다음 산행 때도 한번 시도해 보려 합니다.
걸음걸이.. 보행방식을 생각하며.. 몽골 초원을 달리는 몽골말이 떠올랐습니다..
몽골 초원을 달리는 말은.. 유럽 말.. 대륙을 달리는 말과는 다르다고 들었습니다.
영화에서 보는.. 우리가 흔히 보는 멋진 말들의 달리는 모습과 몽골말은 다르다고 합니다..
몽골말은.. 체구도 작고.. 달리는 모습이… 달그닥 달그닥(좀 멋없다 표현하고 싶은데)
하지만 몽골말은 유럽 말에 비해 뛰어난 지구력으로 장시간 달릴 수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또한 말들을 위해 별도의 건초를 준비하지 않아도.. 스스로 먹이를 찾아 생존하도록 훈련되고 기르져.. 그만큼 더 빠른 기동력을 갖출 수 있었다 합니다.
산행 시 발검음도 몽골말 떠올리며 변화를 주어볼까 생각해 봤습니다.
장거리 산행에 문제가 없는 분들은 모르겠으나..
저는 지금까지의 산행도 매번 만만찮고 한계를
느낀 때도 적쟎아서.. 앞으로 있을 종주산행과 장거리 산행을 대비해 효율적인 보행법도 찾아보려 합니다.
군 복무 시절 고참들이 그냥 고참이 된 것은 아님을 압니다.
반복된 훈련과 경험.. 짬밥이 누적되어 강한 정신력과 체력을 갖추었습니다..
잘 걷고 경험 많은 등산 선배님들도.. 백두대간 산행이 때가 되면 그냥 참가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산행을 앞두고 평소에도 꾸준히 몸과 마음을 가다듬고 참석하는 것 같습니다..
평소에도.. 가까운 산.. 둘레길.. 스쿼터 등 각자 다양한 방식으로 꾸준히 자기 관리하고 훈련하여 참석하는 산행인데… 그것을 간과하고 거저 신참인 저는.. 산행 경험아 많아 체력이 좋아 산행을 쉽게 하는구나 착각했습니다.
군대에서 선임병이 국방부 시계 흐른다고 그냥 되는 것이 아니듯.
등산도 무엇보다 자기 관리와 훈련. 등산 짬밥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오르막 이거나.. 긴 시간 걷다 보면 누구나 힘들 때가 있습니다..
군 시절 행진이나 구보때.. 군가를 부르던 생각이 납니다..
일반적으로 보급된 군가 외에도.. 대대가.. 포대가등.. 작은 부대단위의 군가도 있습니다
힘든 일 할 때.. 노동요를 부르며 노동의 고달픔을 좀 덜게 하는 노동요처럼..
돌이켜보면 군가를 부르며.. 구호를 붙이며.. 힘든 순간들을 이겨나가고.. 소속감과
조국에 대한 충성을 다짐했던 기억이 납니다..
백두대간 산행시. 우리 힘들 때.. 구호라도 노래라도.. 떼창 하며 걸으면 힘든 순간도.
즐기며 걸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지금 보다 아주 조금.. 얼마 전 젊을 때의 군 시절이지만..
난 백두대간 산행길을 걸으며 가끔 군생활을 떠올리며 20대 때.. 그 시절 떠올리며 걷습니다
군 복무.. 힘들었고.. 다시 하라면.. 결코 다시 가고 싶지 않지만..
만약 만약.. 조국이 외세로부터 위급해져 위태로워진다면.. 내 가족.. 이나라 위해 기꺼이
부름에 임할 마음의 준비는 갖추고 있지만.. 아마 안 부를 것 같습니다..
러시아에서는 동원령으로 65세 사람도 군 소집영장을 받은 사람도 있다 들었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부를 수도 있으니까.... 대간길 걸으며 꾸준히 체력단련하겠습니다..
마음은 그렇지만 그래도 꼭 이 말은 해야겠습니다.
이 나라에서.. 이강산에서 절대로.. 절대로…never.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된다 말하고 싶습니다.
두서없는 잡설 마치겠습니다..
첫댓글 영해님을떠올릴때면정중동이란단어가뇌리를스칩니다.조용하고은근하고쉼없이전진하는모습이그래몽골말이였군요.진정이시대이나라를생각하며사는그대,찐찐찐멋쟁이입니다!!!
꾸준히.. 오래.. 오래.. 몽골말처럼… 달리지는 못해도.. 걷고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돌 누님은 저포함 함께 걷는 많은 분들의 표상이라 저는 생각합니다.
10차 산행도 기다려집니다.. 그때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