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고기 어(魚)자는, 위는 물고기 머리, 중간(田)은 비늘이 있는 물고기 몸통을, 아래의 4개 점(灬)은 지느러미의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주로 물고기나 물고기 이름에 관련되는 글자에 들어갑니다.
물속에 사는 물고기나 동물들을 나타내는 글자에는 모두 고기 어(魚)자가 들어갑니다. 청어 청(鯖), 미꾸라지 추(鰍), 고래 경(鯨), 뱀장어 만(鰻), 전복 복(鰒), 새우 하(鰕) 등이 그러한 예입니다. 이런 글자들은 소리 부분을 나타내는 글자들이 뜻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청어 청(鯖)자는 '등이 푸른(靑) 물고기(魚)'란 뜻이고, 미꾸라지 추(鰍)자는 '가을(秋)에 많이 잡히는 물고기(魚)'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물고기 이름들은 별로 사용되지 않으므로 암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 물고기와 관련된 글자
▶ 경(鯨:鲸:) : 고래 경, 물고기 어(魚) + [서울 경(京)]
▶ 노(魯:鲁:) : 노나라 노, 물고기 어(魚) + 달/맛있을 감(甘→曰)
▶ 선(鮮:鮮:) : 고울 선, 물고기 어(魚) + [양 양(羊)→선]
▶ 소(蘇:苏:) : 되살아날/차조기 소, 풀 초(艹) + 물고기 어(魚) + 벼 화(禾)
▶ 어(漁:渔:) : 고기잡을 어, 물 수(氵) + [물고기 어(魚)]
▶ 포(鮑:鲍:) : 절인어물 포, 물고기 어(魚) + [쌀 포(包)]
고래도 물에 사니까, 물고기 어(魚)자가 들어갑니다. 서울 경(京)자는 높은 건물의 상형이므로, 고래 경(鯨)자는 '큰 집(京)같은 고기(魚)'라는 뜻입니다. 포경(捕鯨)은 '고래(鯨)를 잡다(捕)'는 뜻입니다. 포경수술의 포경(包莖)은 '남자 줄기(莖)의 끝이 껍질에 싸여(包) 있는 것'을 말합니다. 두 낱말의 발음이 같아서, 포경수술 하는 것을 은어(隱語)로 '고래 잡으러 간다'고 합니다. 백경(白鯨)은 '흰(白) 고래(鯨)'로, 미국의 소설가 멜빌이 1851년에 지은 장편소설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원제목은 《모비 딕(Moby Dick)》으로, 모비 딕이라는 흰 고래에게 한쪽 다리를 잃은 포경선 선장인 에이햅(Ahab)이 바다를 모두 뒤져 백경을 찾아 작살을 명중시켰으나 결국 고래에게 끌려 바다 밑으로 빠져들어 가고 배도 함께 침몰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공자가 살았던 나라 이름이 노(魯)나라입니다. 노나라 노(魯)는 중국 동쪽 해안에 위치하여 '맛있는(甘→曰) 물고기(魚)가 많이 잡히다'는 뜻으로 만든 글자입니다.
고울 선(鮮)자는 원래는 물고기의 이름이었으나, '물고기 이름→생선→날것→싱싱하다→깨끗하다→곱다' 등의 의미가 파생되었습니다. 생선(生鮮)은 '살아(生) 있는 물고기(鮮)'이고, 선도(鮮度)는 '싱싱한(鮮) 정도(度)'이고, 선명(鮮明)은 '깨끗하고(鮮) 밝다(明)'는 뜻입니다. 삼선자장면(三鮮煮醬麵)은 '고기, 해물, 채소 등 세(三) 가지 신선한(鮮) 재료로 만든 자장면(煮醬麵)'입니다.
되살아날 소(蘇)자는 원래 '차조기'라는 풀을 의미하는 글자입니다. 차조기는 생선을 먹고 식중독에 걸렸을 때 해독제나 약용으로 사용되는 풀입니다. 따라서 되살아날 소(蘇)자는 '생선(魚)을 먹고 식중독에 걸렸을 때 차조기 풀(艹)을 먹고 병을 치료하고, 쌀밥(禾)을 먹고 기운을 차려 회복하다'는 뜻에서, '되살아나다'는 의미가 생겼습니다. 심폐소생술(心肺蘇生術)은 '심장(心)과 폐(肺)를 소생(蘇生)시키는 기술(術)'로, 심장과 폐의 활동이 갑자기 멈추었을 때 사용하는 응급처치입니다.
고기잡을 어(漁)자는 '물(氵)에서 고기(魚)를 잡다'는 뜻입니다. 고기 잡는 사람을 어부(漁父)라고 부르는데, 물고기 어(魚)자 대신 고기잡을 어(漁)자가 사용됩니다. 어부지리(漁父之利)는 '어부(漁父)의(之) 이익(利)'이란 뜻으로, 두 사람이 이해관계로 다투는 사이에 엉뚱한 사람이 이익을 보는 것을 일컫습니다. 도요새와 조개가 싸우고 있는 사이에 어부가 쉽게 둘을 다 잡았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하는 고사성어입니다.
절인어물 포(鮑)자의 '절인 어물(魚物)'은 소금에 절여 말린 물고기를 말합니다. 육포(肉脯)나 오징어포(脯)처럼 소금에 절이지 않고 그대로 말린 고기는, 고기 육(肉/月)자에 소리를 나타내는 클 보(甫)자를 합쳐서 만든 포 포(脯)자를 사용합니다. 포(鮑)자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글자인데, 암기를 해야 하는 유일한 이유는 관포지교(管鮑之交)라는 사자성어 때문입니다. 관포지교(管鮑之交)는 '관중(管)과 포숙아(鮑)의(之) 사귐(交)'이란 뜻으로, 우정이 아주 돈독한 친구 관계를 이르는 말입니다. 중국 춘추 시대에 관중(管仲)과 포숙아(鮑叔牙)는 어려서부터 둘도 없는 친구 사이였는데, 관중이 잘못하더라도 포숙아는 항상 이해해 주었는데, 나중에 관중이 제나라의 재상이 되었을 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를 낳아준 이는 부모이지만 나를 진정으로 알아준 사람을 포숙아다.”
조개 패(貝)
마노조개
우리나라에서는 갑골문자를 만든 중국의 고대 국가를 은(殷)나라라고 배웠지만, 중국에서는 상(商)나라라고 부릅니다. 기원전 1600년경 중국 황하강 중류에서 탄생되었던 상(商)나라는 여러 차례 수도를 옮겼는데(아마도 황하강의 홍수가 그 원인으로 짐작됩니다), 마지막 수도가 은(殷)이었기 때문에 은나라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또 은나라를 멸망시킨 주나라와 이후 역사에서도 은(殷)이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은나라에 대해 어떤 유적도 남아있지 않아 19세기 말까지 전설상의 나라로 여겼으나 1928년에 은허(殷墟)에서 갑골문자를 비롯한 대규모 유물이 발굴되고 나서 실재하는 왕조였음이 인정되었습니다.
장사 상(商)자는 원래 높을 고(高)자와 마찬가지로 높은 건물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문명이 발달한 상(商)나라에 높은 건물이 많아 상(商)나라로 불렀고, 상나라 사람이 최초로 장사를 해서 장사라는 의미도 생겼습니다. 따라서 상인(商人)이란 '상나라(商) 사람(人)'이란 뜻과 함께 '장사(商)를 하는 사람'(人)이라는 뜻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사진] 은나라에서 화폐로 사용했던 마노조개
상인(商人)들은 장사를 하기 위해 화폐를 사용하였는데, 처음에는 금속으로 만든 화폐 대신 조개를 화폐로 사용하였습니다. 화폐에 사용된 조개는 마노(瑪瑙)조개인데, 일반 조개와는 달리 모양이 특이하고, 매우 단단하며 광택이 매우 예쁘며, 지름이 1~2㎝정도로 크기는 작은 편입니다. 마노조개는 중국 남부 해안이나 인도양에서 나는데, 당시 황하강 중류에 살았던 중국인들에게는 먼 바다에서 나는 마노조개를 매우 귀하게 여겼으리라 짐작됩니다.
조개 패(貝)자는 마노(瑪瑙)조개의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조개 패(貝)자가 단독으로는 조개를 의미하지만, 다른 글자와 함께 사용될 때에는 돈이나 재물이란 의미로 사용됩니다. 또한 무역(貿易), 매매(賣買), 임대(賃貸), 전세(專貰), 저축(貯蓄), 배상(賠償) 등 경제 관련 용어에도 대부분 들어갑니다.
솥 정(鼎)자가 다른 글자와 만나면 간략화되어 조개 패(貝)자처럼 쓰기 때문에 두 글자를 잘 구분해야 합니다. 둥글 원(員), 법칙 칙(則), 곧을 정(貞), 갖출 구(具)자에 들어가는 패(貝)자는 모두 솥 정(鼎)자가 변한 모습입니다.
- 재물과 재화
▶ 재(財:财:) : 재물 재, 조개 패(貝) + [재주/바탕 재(才)]
▶ 자(資:资:) : 재물 자, 조개 패(貝) + [버금 차(次)→자]
▶ 화(貨:货:) : 재화 화, 조개 패(貝) + [될 화(化)]
재물(財物), 재단(財團), 재산(財産) 등에 들어가는 재물 물(財)자는 '바탕(才)이 되는 돈(貝)이 재물이다'는 뜻입니다.
재물 자(資)자는 자본(資本), 자산(資産), 자원(資源), 투자(投資), 물자(物資), 자료(資料) 등에 사용됩니다.
재화 화(貨)자는 원래 돈이란 뜻을 가졌으나, '돈→재물→상품(商品)' 등의 뜻이 파생되었습니다. 상품(商品)은 상(賞)을 탈 때 받는 상품(賞品)과는 달리, 장사하는 물품(物品)을 말합니다. 재화 화(貨)자에는 될 화(化)자가 들어 있는데, '돈은 상품(商品)으로, 상품은 다시 돈으로 서로 변화(變化)가 가능하다'는 뜻으로 만든 글자입니다. 화폐(貨幣), 통화(通貨), 金貨(금화)에서는 '돈'이란 의미로 사용되지만, 화물(貨物), 백화점(百貨店)에서는 '상품(商品)'이란 의미로 사용됩니다. 백화점(百貨店)은 '백(百)가지 상품(貨)을 파는 상점(店)'이란 뜻이고, 금은보화(金銀寶貨)는 '금(金)과 은(銀)과 보물(寶)과 돈(貨)'이란 뜻입니다.
- 물건을 사고 팜
▶ 판(販:贩:) : 팔 판, 조개 패(貝) + [돌이킬 반(反)→판]
▶ 구(購:购:) : 살 구, 조개 패(貝) + [쌓을 구(冓)]
▶ 매(買:买:) : 살 매, 조개 패(貝) + 그물 망(网/罒)
▶ 매(賣:卖:売) : 팔 매, 날 출(出→士) + [살 매(買)→매]
▶ 무(貿:贸:) : 무역할 무, 조개 패(貝) + [토끼 묘(卯)→무]
▶ 고(賈:贾:) : 장사 고, 성 가, 조개 패(貝) + [덮을 아(覀)→고, 가]
▶ 가(價:价:価) : 값 가, 사람 인(亻) + [성 가(賈)]
물건을 사고파는데, 돈이 필요하다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판매(販賣)에 들어가는 팔 판(販)자는, '돈으로 산 물건을 팔면, 돈(貝)을 되돌려(反) 받는다'는 뜻으로, '장사'라는 뜻도 있습니다.
살 구(購)자가 들어가는 글자로는 구매(購買), 구입(購入), 구독(購讀), 구판장(購販場) 등이 있습니다.
살 매(買)자는 '그물(罒)로 조개(貝)를 잡는 모습입니다. '그물(罒)로 돈(貝)을 끌어 모아 물건을 사다'는 해석과 '그물(罒)로 조개(貝)를 끌어 모으듯이 물건을 사모으다'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팔 매(賣)자는 '사온(買) 물건을 팔면, 물건이 나간다(出→士)'는 뜻입니다. 매매(賣買)는 '팔고(賣) 사다(買)'는 뜻이고, 매국노(賣國奴)는 '나라(國)를 팔아먹는(賣) 놈(奴)'이란 뜻입니다. 종 노(奴)자는 '놈'이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매제(專賣制)는 '오로지(專) 혼자 독점하여 판매(賣)하는 제도(制)'라는 뜻입니다.
무역할 무(貿)자는 무역(貿易)이란 단어에만 사용됩니다. 무역풍(貿易風)은 '무역(貿易)을 하는 배에 불어주는 바람(風)'이란 뜻으로, 아열대지방(난대지방)에 부는 바람으로, 옛 사람들이 이 바람을 타고 무역선을 항해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장사 고(賈)자는 성씨 가(賈)로 쓰였는데, 아마도 가(賈)씨 집안은 장사를 하던 집임이 분명합니다. 가(賈)씨 성으로 가장 유명한 사람은 중국의 가도(賈島)가 있습니다. 이 사람은 당나라의 시인이자 스님이었는데, '글을 여러 번 고침'을 이르는 말인 퇴고(推敲)라는 단어를 만든 장본인입니다.
가격(價格), 물가(物價), 원가(原價), 유가(油價)에 들어가는 값 가(價)자는 '장사(賈)할 때 사람(亻)이 값을 매기다'는 뜻으로 만든 글자입니다. 동가홍상(同價紅裳)은 '같은(同) 값(價)이면 다홍(紅)치마(裳)'라는 뜻으로, 같은 값이면 좋은 물건을 가짐을 이르는 말입니다.
- 돈을 주거나 바침
▶ 사(賜:赐:) : (돈을) 줄 사, 조개 패(貝) + [쉬울 이(易)→사]
▶ 증(贈:赠:) : (돈을) 줄 증, 조개 패(貝) + [일찍/거듭 증(曾)]
▶ 공(貢:贡:) : (돈을) 바칠 공, 조개 패(貝) + [장인 공(工)]
▶ 하(賀:贺:) : (돈으로) 하례할 하, 조개 패(貝) + [더할 가(加)→하]
▶ 상(賞:赏:) : (돈으로) 상줄 상, 조개 패(貝) + [오히려 상(尙)]
▶ 상(償:偿:) : (돈을) 갚을 상, 사람 인(亻) + [상줄 상(償)]
줄 사(賜)자는 '아랫사람에게 돈(貝)을 주다'는 뜻입니다. 하사(下賜)는 '왕이 아래(下) 사람에게 금품을 주다(賜)'는 뜻입니다. 조선 시대에 과거에 급제한 사람은 임금이 하사(下賜)한 종이꽃을 머리에 꽂고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이러한 꽃을 어사화(御賜花)라고 하며, '임금(御)이 주는(賜) 꽃(花)'이란 뜻입니다.
줄 증(贈)자는 '돈(貝)을 거듭하여(曾) 주다'는 뜻입니다. 기증(寄贈), 증여(贈與)에 들어갑니다.
중국 주나라 때 있었던 봉건제도는 왕이 공신이나 친척들에게 땅을 주고 그 땅을 다스리게 하는 대신, 공물(貢物)을 바치게 한 제도였습니다. 원래는 공물로 지방의 특산물을 바쳤으나, 나중에 돈으로 바뀌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바칠 공(貢)자에는 조개 패(貝)자가 들어갑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종 31년(1894년)에는 공물을 돈으로 바치게 하는 대동법(大同法)을 실시하였습니다.
하례(賀禮)는 '축하(祝賀)하여 예(禮)를 차리다'는 뜻입니다. 중국인들은(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예로부터 결혼이나 기쁜 일을 축하(祝賀)할 때 돈을 주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하례할 하(賀)자에는 조개 패(貝)자가 들어갑니다.
금상(金賞), 대상(大賞), 상금(賞金), 상품(賞品), 입상(入賞) 등에 들어가는 상줄 상(賞)자는 '공을 세운 사람에게 재물(貝)을 주다'는 뜻입니다. 이후 '상주다→(상을 주며) 칭찬하다→(상을 받아) 즐기다'는 뜻이 파생되었습니다. 관상식물(觀賞植物)은 '보고(觀) 즐기는(賞) 식물(植物)'이라는 뜻이고, 〈상춘곡(賞春曲)〉은 '봄(春)을 즐기는(賞) 노래(曲)'라는 뜻으로, 조선 성종 때 정극인이 만든 한국 최초의 가사(歌辭)입니다. 조선시대에 단종이 왕위를 빼앗기자 벼슬을 버리고 고향인 전라북도 태인에 은거한 정극인이 그곳의 봄 경치를 읊은 것입니다.
상줄 상(賞)자에 사람 인(亻)자를 붙이면 갚을 상(償)자가 됩니다. '사람(亻)이 상(賞)을 받은 은혜를 갚다'는 뜻입니다. 배상(賠償), 변상(辨償), 보상(報償), 상환(償還) 등에 사용됩니다.
- 돈을 내고 물건을 빌림
▶ 임(賃:赁:) : (돈을 받고) 품팔이 임, 조개 패(貝) + [맡을 임(任)]
▶ 대(貸:贷:) : (돈으로) 빌릴 대, 조개 패(貝) + [대신할 대(代)]
▶ 세(貰:贳:) : (돈으로) 세낼 세, 조개 패(貝) + [세상 세(世)]
품팔이는 품삯을 받고 남의 일을 해주는 것을 말합니다. 품팔이 임(賃)자는 '남의 일을 맡아(任) 해주고 돈(貝)을 받는 것이 품팔이다'는 뜻입니다. 이후 '품팔이→(돈을 주고 남의 힘을) 빌다→세내다'는 뜻이 파생되었습니다. 임금(賃金)은 '품팔이(賃)하고 받는 돈(金)'이고, 임대인(賃貸人)은 '세를 받고(賃) 빌려주는(貸) 사람(人)'이고, 임차인(賃借人)은 '세를 내고(賃) 빌리는(借) 사람(人)'입니다.
빌릴 대(貸)자는 '돈(貝)을 내고 대신(代) 물건을 빌리다'는 뜻입니다. 대여(貸與)는 '빌려(貸) 주다(與)'는 뜻입니다. 은대지제도(恩貸地制度)는 '은혜로이(恩)를 땅(地)을 임대(貸)해주는 제도(制度)'로, 중세 유럽 봉건제에서 영주가 신하나 기사들에게 땅을 주는 대가로 군역 따위의 봉사 의무를 요구한 제도입니다.
세낼 세(貰)자는 전세(傳貰), 월세(月貰), 방세(房貰) 등에 사용됩니다.
- 빚과 관련되는 글자
▶ 부(負:负:) : (빚을) 질 부, 조개 패(貝) + 사람 인(人)
▶ 책(責:责:) : (돈을 갚지 않아) 꾸짖을 책, 조개 패(貝) + [가시나무 자(朿)→책]
▶ 채(債:债:) : (돈으로 진) 빚 채, 사람 인(亻) + [꾸짖을 책(責)→채]
▶ 질(質:质:貭) : 바탕 질, 조개 패(貝) + 도끼 근(斤) X 2
질 부(負)자는 원래 '사람(人)이 갚아야 할 돈(貝)', 즉 빚을 뜻하는 글자였습니다, 이후 '빚→빚을 지다→부담을 지다→짐을 지다'는 뜻이 파생되었습니다. 부채(負債)는 '다른 사람에게 진(負) 빚(債)'이고, 부담(負擔)은 '짐을 지고(負) 메다(擔)'는 뜻입니다.
꾸짖을 책(責)자는 '빌려준 돈(貝)을 제때 갚지 않아 가시나무 채찍(朿)으로 때리면서 재촉하거나 꾸짖다'는 뜻입니다. 이후 '빚→빚을 재촉하다→꾸짖다→책임(責任)을 지우다'는 뜻이 파생되었습니다. 책망(責望)은 '꾸짖으며(責) 원망(望)하다'는 뜻입니다. 면책특권(免責特權)은 '책임(責)을 면하는(免) 특별한(特) 권리(權)'로, 국회의원이나 외교관에게 주어지는 특권입니다.
빚 채(債)자는 꾸짖을 책(責)자의 원래 뜻을 보존하기 위해 사람 인(亻)자를 붙여 만든 글자입니다. 채무자(債務者)는 '빚(債)을 갚을 의무(務)가 있는 사람(者)'이고, 채권자(債權者)는 '빚(債)을 받을(權) 권리가 있는 사람(者)'입니다. 국채보상운동(國債報償運動)은 '국가(國)의 빚(債)을 갚는(報償) 운동(運動)'으로, 1907년 우리 정부가 일본에 진 빚 1,300만 원을 국민이 돈을 모아 갚자는 운동입니다.
바탕 질(質)자는 원래 '돈(貝)을 빌리기 위해 도끼(斤)를 저당물로 잡히다'에서 '저당물'이란 뜻을 가졌습니다. 이후 '저당물→(저당물의) 품질(品質)→본성→바탕'이란 뜻이 파생되었습니다. 물건을 저당 잡힐 때 저당물의 품질(品質)이 중요했기 때문에 품질이란 뜻이 생겼습니다. 질권(質權)은 '저당(質) 잡을 권리(權)'로, 채무자가 돈을 갚을 때까지 채권자가 저당물을 간직할 수 있고, 채무자가 돈을 갚지 아니할 때는 그것으로 우선 변제를 받을 수 있는 권리입니다. 물질(物質)은 '물건(物)의 본바탕(質)'을 뜻합니다.
- 돈이 없음
▶ 빈(貧:贫:) : (돈이 없어) 가난할 빈, 조개 패(貝) + [나눌 분(分)→빈]
▶ 천(賤:贱:賎) : (돈이 없어) 천할 천, 조개 패(貝) + [적을 전(戔)→천]
▶ 탐(貪:贪:) : (돈을) 탐할 탐, 조개 패(貝) + [이제 금(今)→탐]
▶ 적(賊:贼:) : (돈을 훔친) 도둑 적, 조개 패(貝) + 오랑캐 융(戎)
빈곤(貧困)에 들어가는 가난할 빈(貧)자는 '돈(貝)을 여러 사람이 나누어(分) 가져 가난하다'는 뜻입니다. 〈빈처(貧妻)〉는 '가난한(貧) 아내(妻)'라는 뜻으로, 1921년 《개벽(開闢)》지에 발표한 현진건의 단편소설로, 가난한 무명작가와 양순하고 어진 아내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빈혈(貧血)은 '피(血)가 부족하다(貧)'는 뜻으로, 혈액 속의 적혈구가 정상값 이하로 감소한 상태입니다.
천시(賤視), 천민(賤民), 천대(賤待) 등에 들어가는 천할 천(賤)자는 '돈(貝)이 적어(戔) 가난한 사람은 천(賤)하다'는 뜻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고대 중국에서 돈이 있고 없음에 따라 귀천(貴賤)이 정해진 것을 볼 수 있는 글자입니다. 일천즉천(一賤則賤)은 '부모 중 한(一)쪽이 천민(賤)이면 자식도 곧(則) 천민(賤)이다'는 뜻입니다.
탐할 탐(貪)자는 '돈(貝)을 탐하다'는 뜻입니다. 소탐대실(小貪大失)은 '작은(小) 것을 탐하다(貪)가 큰(大) 것을 잃다(失)'는 뜻입니다.
도둑 적(賊)자에 들어 있는 오랑캐 융(戎)자는 갑옷 갑(十)자와 창 과(戈)자가 합쳐진 글자로, 갑옷(十)을 입은 오랑캐가 창(戈)을 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열 십(十)자가 갑옷 갑(甲)자의 원래 모습입니다. 따라서 도적 적(賊)자는 '창(戈)을 든 오랑캐(戎)가 돈(貝)을 도적(盜賊)질을 하다'는 뜻입니다. 〈우적가(遇賊歌)〉는 '도적(賊)을 만난(遇) 노래(歌)'라는 뜻으로, 신라의 화랑이며 승려인 영재(永才)가 지은 향가로, 《삼국유사(三國遺事)》에 실려 있습니다.
- 돈을 실에 뀀
▶ 관(貫:贯:) : (돈을) 꿸 관, 조개 패(貝) + [꿸 관(毌)]
▶ 실(實:实:実) : 열매 실, 집 면(宀) + 꿸 관(貫)
▶ 쇄(鎖:锁:) : 쇠사슬 쇄, 쇠 금(金) + [작을 소(小)→쇄] + 조개 패(貝)
▶ 관(串:串:) : 꿸 관, 뚫을 곤(丨) + 입 구(口) X 2
▶ 붕(朋:朋:) : 벗 붕, 꿸 관(串→月) X 2
☞ 꿸 관(毌)
꿸 관(毌)자는 어떤 물건을 꼬챙이로 꿴 모습입니다. 나중에 뜻을 분명히 하기 위해 조개 패(貝)자가 다시 추가되어 꿸 관(貫)자가 되었습니다. 고대 중국에서는 화폐로 사용한 조개를 줄에 꿰어 다녔던 풍습에서 나온 글자입니다. 관통(貫通)은 '꿰뚫어(貫) 통(通)하다'는 뜻입니다. 시종일관(始終一貫)은 '시작(始)과 끝(終)이 하나(一)로 꿰어져 있다(貫)'는 뜻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열매 실(實)자는 원래 '집(宀)안에 있는 돈 꾸러미(貫)'라고 해서 재물이란 뜻을 가졌습니다. 이후 '재물→열매→곡식이 익다→튼튼하다→참으로→실제로' 등의 뜻이 생겼습니다. 옛날에는 곡식이나 열매가 재물이었습니다. 실학(實學)은 '백성들의 생활에 실제로(實) 도움을 주는 학문(學)'입니다. 조선 후기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의 오랜 전쟁으로 백성들은 생활이 어려워졌지만, 당시의 유학자들은 이론만 중시하였습니다. 실학은 청나라에서 들어온 고증학과 서양의 과학적 사고 방식을 받아들여 백성들이 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자는 학문입니다.
쇠사슬 쇄(鎖)자는 쇠 금(金)자에 작을 소(小)자와 조개 패(貝)자가 합쳐진 글자입니다. 옛날에는 작은 조개(혹은 동전)를 쇠사슬처럼 꿰어 다닌다고 생긴 글자입니다. 나중에 자물쇠라는 의미도 생겼습니다. 연쇄반응(連鎖反應), 쇄국정책(鎖國政策)에 사용됩니다.
조개를 실로 꿴 모습의 글자로는 꿸 관(串)자도 있습니다. 글자에는 실(丨)에 조개가 두 개(口, 口) 꿰어 있는 모습이지만, 원래 조개 다섯 개를 뜻하는 글자입니다.
☞ 벗 붕(朋)
벗 붕(朋)는 꿸 관(串)자 두 개가 나란히 있는 모습으로, 원래 조개 열 개을 뜻하는 글자입니다. 이후 여러 조개들의 모습에서, 무리나 벗이라는 뜻이 생겼습니다. 삼강오륜의 하나인 붕우유신(朋友有信)은 '친구(朋)와 친구(友) 사이에 믿음(信)이 있어야(有) 한다'는 뜻입니다. 붕당정치(朋黨政治)는 '친구(朋)나 무리(黨)들이 모여 하는 정치(政治)'라는 뜻으로, 조선 시대에 같은 지방이나 서원 출신의 친구나 무리들이 서로 파벌을 이루어 정권을 다투던 일입니다.
- 기타(1)
▶ 득(得:得:) : (돈을) 얻을 득, 걸을 척(彳) + 조개 패(貝→旦) + 마디 촌(寸)
▶ 현(賢:贤:) : 어질 현, 조개 패(貝) + [어질 현(臤)]
▶ 패(敗:败:) : 패할 패, 칠 복(攵) + [조개 패(貝)]
▶ 보(寶:宝:宝) : (돈 같은) 보배 보, 집 면(宀) + 구슬 옥(玉) + [장군 부(缶)→보] + 조개 패(貝)
▶ 귀(貴:贵:) : (돈이) 귀할 귀, 조개 패(貝) + 두 손과 물건
☞ 얻을 득(得)
얻을 득(得)자는 '길(彳)에서 손(寸)으로 돈(貝→旦)을 줍다'는 뜻입니다. 일거양득(一擧兩得)은 '손을 한(一) 번 들어(擧) 두(兩) 개를 얻다(得)'는 뜻으로, '한 가지 일로써 두 가지의 이익을 얻는다'는 의미입니다. 같은 말로 일석이조(一石二鳥)가 있습니다. 인터넷 게임에서 득(得)템은 '아이템(item)을 얻다(得)'는 뜻의 속어입니다.
어질 현(賢)자는 '돈(貝)이 많아 여러 사람에게 나누어 주니 어질다'는 뜻입니다. 집현전(集賢殿)은 '현명(賢明)한 사람, 즉 학자들이 집합(集合)한 궁전(宮殿)'으로, 고려에서 조선 초기까지 궁중에 설치한 학문 연구기관입니다. 훈민정음은 집현전의 학자들이 만들었습니다.
☞ 패할 패(敗)
패할 패(敗)자는 '조개(貝)를 손에 든 막대기(攵)로 깨뜨리다'는 뜻입니다. 이후 '깨뜨리다→부수다→해치다→썩다→패하다' 등의 뜻이 파생되었습니다. 부패(腐敗), 패배(敗北) 등에 사용됩니다. 패가망신(敗家亡身)은 '집(家)을 부수고(敗) 몸(身)을 망치다(亡)'는 뜻으로, '집안의 재산을 탕진하고 몸을 망친다'는 의미입이다. 패혈증(敗血症)은 '피(血)가 썩는(敗) 증세(症)'로, 상처나 종기 따위에서 생긴 세균이 혈액 속에 들어가 번식하는 증세입니다.
보석(寶石), 보물(寶物), 국보(國寶) 등에 들어가는 보배 보(寶)자는 '집(宀) 안에 있는 옥(玉/王)과 돈(貝)이 보배'라는 의미입니다.
☞ 귀할 귀(貴)
귀할 귀(貴)자의 윗부분의 글자는 두 손(臼)으로 무언가 귀한 것을 들어올리는 모습이 단순화되었습니다. 두 손으로 들어올리는 것으로 보아 귀중품(貴重品)으로 추측됩니다. '귀하다'라는 의미를 분명히 하기 위해 돈을 의미하는 조개 패(貝)자가 들어갔습니다. ‘배추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에서 품귀(品貴)는 ‘삼품(品)이 귀하다(貴)’는 뜻으로, 물건이 구하기 어려움을 말합니다.
- 기타(2)
▶ 비(費:费:) : (돈을) 쓸 비, 조개 패(貝) + [아니 불(弗)→비]
▶ 찬(贊:赞:) : (돈으로) 도울 찬, 조개 패(貝) + 먼저 선(先) X 2
▶ 뢰(賴:赖:) : (돈 주고) 의뢰할 뢰, 조개 패(貝) + [어그러질 랄(剌)→뢰]
▶ 부(賦:赋:) : 구실 부, 조개 패(貝) + [굳셀 무(武)→부]
▶ 부(賻:赙:) : (돈으로) 부의 부, 조개 패(貝) + [펼 부(尃)]
▶ 빈(賓:宾:) : 손님 빈, 집 면(宀) + 그칠 지(止) + 조개 패(貝)
▶ 저(貯:贮:) : (돈을) 쌓을 저, 조개 패(貝) + [쌓을 저(宁)]
소비(消費), 식비(食費), 학비(學費), 비용(費用) 등에 들어가는 쓸 비(費)자는 '돈(貝)을 쓰면 없어지다(弗)'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찬조금(贊助金)에 들어가는 도울 찬(贊)자는 '돈(貝)을 들고나가(先先) 도와주다'는 뜻입니다. 야구선수 박찬호(朴贊浩)처럼 남자 이름에 많이 사용됩니다.
의뢰할 뢰(賴)자는 '돈(貝)을 주고 일을 의뢰(依賴)한다'는 뜻입니다.
구실 부(賦)자의 구실은 핑계를 뜻하는 말이 아니고, 온갖 세금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부(賦)자는 원래 '군대(武)에서 사용하는 돈(貝)', 즉 군비(軍費)를 뜻하는 글자입니다. 이후 군비→(군비를) 거두다→(군비를) 주다→세금'의 뜻이 파생되었습니다. 부역(賦役)은 '세금(賦)처럼 부과하는 노역(役)'으로 옛날에 성을 짓거나 길을 만들기 위해 백성에게 의무적으로 시키는 노역입니다. 천부인권사상(天賦人權思想)은 '인권(人權)은 하늘(天)이 부여(賦)하였다는 사상(思想)'으로, 18세기 말에 루소와 같은 학자에 의해 주장되었습니다.
부의 부(賻)자의 부의(賻儀)는 초상난 집에 도우려고 보내는 돈이나 물건을 의미합니다. 보통 돈으로 부의를 하므로, 조개 패(貝)자가 들어갑니다.
☞ 손님 빈(賓)
손님 빈(賓)자는 '집(宀)에 재물(貝)을 가지고 들어오는(止) 사람'이란 뜻입니다. 그칠 지(止)자는 발의 상형으로 '가다'는 뜻이 있고, 여기에서는 거꾸로 쓰여 있습니다. 내빈(來賓)은 '온(來) 손님(賓)'이고, 국빈(國賓)은 '국가적인(國) 손님(賓)'입니다.
저금(貯金), 저축(貯蓄)에 사용되는 쌓을 저(貯)자는 '재물(貝)을 모아 쌓아 두다(宁)'는 뜻입니다. 저수지(貯水池)는 '물(水)을 모아 쌓아 두는(貯) 못(池)'이란 뜻입니다.
별 진(辰), 때 신(辰)
조개의 모습
별 진(辰)자는 입을 벌리고 있는 조개의 모습을 본떠 만든 글자입니다. 여기에서 조개는 백합(白蛤) 또는 대합(大蛤)이라고 부르는 무명조개로, 길이가 9cm 정도의 큰 조개입니다. 이런 큰 조개로 옛 중국 사람들은 땅을 파거나 곡식을 수확할 때 농기구로 사용하였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별을 의미하는 글자로 가차되었습니다. 이후 진(辰)자는 십이지(十二支)에 속하면서 12마리 동물 중 5번째인 용(龍)과 짝을 이루었습니다. 임진왜란(壬辰倭亂)은 '임진(壬辰)년에 왜(倭)가 일으킨 난(亂)'입니다.
[사진] 대합(大蛤)
별 진(辰)자는 때나 시간, 일(日)을 뜻하는 글자로도 사용되는데, 이때에는 때 신(辰)자가 됩니다. 석가탄신일(釋迦誕辰日)은 '석가(釋迦)가 탄생한(誕) 날(辰, 日)'로, 음력 4월 8일입니다. 사월 초파일이라고도 하는데, 초파일은 초팔일(初八日)을 말합니다. 한 달에 8일이 3번(8일, 18일, 28일)이 있는데, 이중 '처음(初) 나오는 팔일(八日)'이란 뜻입니다.
별 진(辰)자는 부수이지만, 다른 글자와 만나 소리로 사용되기도 합니다. 이때, '떨리거나 움직이다'는 뜻을 가집니다. 진동(振動)이라는 글자에 들어가는 떨칠 진(振)자, 지진(地震)이라는 글자에 들어가는 벼락 진(震)자, 뱃속의 아기가 움직이는 아이밸 신(娠)자 등이 그런 예입니다.
- 조개와 관련되는 글자
▶ 신(蜃:蜃:) : 무명조개 신, 벌레 충(虫) + [때 신(辰)]
▶ 순(脣:唇:) : 입술 순, 고기 육(肉/月) + [때 신(辰)→순]
▶ 농(農:农:) : 농사 농, 별 진(辰) + 수풀 림(林→曲)
▶ 욕(辱:辱:) : 욕될 욕, 마디 촌(寸) + 별 진(辰)
무명조개 신(蜃)에 들어있는 때 신(辰)자는 조개의 모습이지만, 다른 뜻으로 사용되면서 원래의 뜻을 살리기 위해 벌레 충(虫)자가 추가되었습니다. 신(蜃)자는 '이무기'라는 뜻도 가지고 있습니다. 사막이나 바다에서 볼 수 있는 현상인 신기루(蜃氣樓)는, '이무기(蜃)가 숨을 쉴(氣) 때 보이는 누각(樓)'이라고 옛 중국 전설에 나옵니다. 기운 기(氣)자는 '숨을 쉬다'는 뜻도 있습니다.
입술 순(脣)자는 '입술을 벌리고 닫는 모습이 조개와 비슷하다'고 해서 조개의 상형인 신(辰)자가 들어갔습니다. 순망치한(脣亡齒寒)은 '입술(脣)이 없으면(亡) 이(齒)가 차다(寒)'는 뜻으로, '이웃이 망하면 자신도 위험하다'는 의미입니다. 양순음(兩脣音)은 '양(兩) 입술(脣) 사이에서 나는 소리(音)'라는 뜻으로, 'ㅁ, ㅂ, ㅃ, ㅍ'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아마도 한글을 만들 때, 미음(ㅁ)자를 입술 모양인 입 구(口)자에서 따오지 않았을까요? 입술소리 혹은 순음(脣音)이라고도 합니다.
농사 농(農)자는 상형문자를 보면 수풀 림(林)자가 변형된 글자(曲) 아래에 조개를 의미하는 진(辰)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도구가 발달하지 않았던 고대 중국에서는 조개를 땅을 파거나 곡식을 수확하는 농기구로 사용하였습니다. 따라서 농사 농(農)자는 '수풀(林→曲)에서 조개(辰)로 땅을 일구어 농사를 짓다'는 뜻으로 만든 글자입니다. 소작농(小作農)은 '남의 땅을 빌려 작게(小) 짓는(作) 농사(農)'라는 뜻입니다.
욕될 욕(辱)자는 손(寸)으로 조개(辰)를 줍거나, 손(寸)으로 조개(辰)를 들고 농사를 짓는 모습입니다. '욕되다, 수치스럽다'는 의미가 생긴 유래는 정확하지 않으나, 아마 잡혀온 적으로 하여금 조개를 줍거나 농사를 짓는 노예로 만들어 '수치스럽게 하다'는 뜻이 생겼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욕설(辱說)은 '욕보이는(辱) 말(說)'로, 남의 인격을 무시하는 모욕적(侮辱的)인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