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제비뽑기’의 유래
제비는 ‘접다’에서 나왔습니다. 제비뽑기 하려면 뭔가를 적은 종이를 접어야 합니다. ‘접다’의 명사형 ‘접이’의 변형이 제비입니다. 뽑기는 그야말로 ‘뽑는다’에서 온 것입니다.
우리나라에는 제비를 만들어 뽑음으로써 사람의 운명 · 길흉 · 승패 · 당락 · 차례 등을 결정짓는 놀이가 있었습니다.
이 놀이를 우리는 흔히 추첨(抽籤)이라고도 하는데, 본래는 점의 일종으로, 신의 뜻을 묻는 수단의 하나로 행하였으나, 뒤에 차츰 주술적 요소를 벗어나 분쟁을 해결하는 수단의 하나로 행해지게 되었습니다.
전통적인 제비의 방법에는 구슬제비 · 뽑음제비 · 흔듦제비 등이 있으며, 지방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행하고 있습니다.
구슬제비는 복잡한 길이 만들어진 통 속에 구슬을 넣어 그것이 굴러 나오는 결과에 따라 판정하는 것이며,
뽑음제비는 글을 쓰거나 표를 한 제비를 접어놓거나, 또는 화투짝이나 트럼프짝을 안이 보이지 않게 표시를 해 놓고 골라 그 결과를 보는 것이며,
흔듦제비는 가느다란 막대기를 대나무통 등의 그릇에 넣고 흔든 다음 그 막대기에 써 둔 표시에 의해 결과를 보는 것입니다.
그 밖에도 여러 가지 내용이 표시된 과녁에 화살을 쏘아 그 결과를 보는 것도 있습니다.
한편 오늘날 널리 행해지는 사다리 타기나 심지 뽑기 등은 단순히 승부를 겨루는 즐거움을 위한 놀이로 바뀐 것이라 할 수 있으며, 학교배정 · 아파트추첨 · 복권추첨 등도 제비뽑기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