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성을 둘러보고 야경을 즐기기 위해 밤이 오기를 기다렸으나 어찌된 셈인지 이곳은 오후 8시가 지나서도
어둠이 내리지 않는다.
하도 쏘다닌 탓일까 다리가 뻣뻣해지고 피로가 몰려온다. 가까운 양식집에 들러 요기를 하고 볼타바 강가로
내려가 시간 가기를 기다리며 잠시 벤치에 앉아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강가 풍경
프라하성 주위에는 밤을 알리는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하고.
강가의 아름다운 야경. 실물로 보았던 감상보단 좀 떨어지는 느낌이다. 사진기술이 없어서 그렇겠지만.
흐린 날씨에 검은 구름이 감싼 프라하성 야경이다.
구시가지 쪽 카를교 입구. 야경을 즐기려는 인파로 다리에서는 프라하성 방향에서 구시가지로 걸어오기가 힘들
정도였다.
다시금 날이 밝고 프라하에서의 마지막 일정이다. 신시가지 방향으로 간다는 것이 길을 잘못들어 서쪽으로 접어
들고 한참을 걸으니 프라하 국립현대미술관이 나온다. 그 앞에서 딸아이들 한 컷을 찍고.
미술관의 전면 장식이 아주 특이한 모습이다.
다시 발길을 돌려 지도를 들여다보며 10여분 걸어가다보니 신시가지 이정표가 보인다. 이렇게 해외에 나와 길을
잃고 헤매다 목적지로 찾아가는 것도 괜찮은 기분이다.
신시가지. 프라하 국립박물관에서 찍은 신시가지 모습. 제일 앞에 서있는 것이 바츨라프 기마상이고. 그 앞을
바츨라프 광장으로 부른다. 광장이라기보다는 길게 뻗은 대로라고 부르는게 어울리겠지만.
바츨라프는 체코의 영웅으로 칭송되는 인물로 10세기에 보헤미아 기사들과 함께 적군을 물리치고 체코의 국난을
극복했다고 한다. 광장은 이른 아침인데도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다. 기마상 밑으로 세 명의 수호신 조각도 보인다.
근거리에서 찍은 프라하 국립박물관.
바츨라프 기마상 뒤편에 우뚝 서있는 웅장한 건물이 국립 박물관이다. 폭이 100m, 높이 70m의 네오 르네상스
건축의 화려함이 광장 전체와 조화를 이루며, 특히 저녁때에는 조명과 함께 볼타바강 주변의 야경과 함께 프라하
의 명물로 꼽히는데 어제 저녁 너무도 피곤하여 이곳의 야경은 감상하지 못했다.
내부에는 자연사관을 중심으로 전시되어 있으며 동물 화석, 각종 광물과 보석 원석들이 제법 큰 규모로 전시되어
몇시간은 소모해야 둘러볼 수 있다는데 이른 아침 시간이라 아직 문도 열지 않았다.
바츨라프 기마상 앞으로 내려와 다시 한컷 담아본다. 이 광장은 체코 근대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성지로 꼽힌다. 1963년에 시작된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 운동은 1968년 바르샤바 조약군의 침공으로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꺾이었다. 이에 항거하여 시민들은 자유를 외치며 궐기했고 1969년 프라하대학 철학부의 한
젊은이가 이 동상 앞에서 온몸에 기름을 뿌리고 분신 자살을 꾀했다. 전세계에 '프라하의 봄'으로 알려지는 이 사
건은 결국 계엄령이 선포되고 군부에 의해 강제진압되었다.
체코 민주화의 상징 '프라하의 봄'으로 상징되는 역사의 현장. 바츨라프 광장에서는 수많은 체코 젊은이들이
소련과 바르샤바조약군에 대항하여 자유를 부르짖었고 당시 프라하대학 철학부의 얀 팔라흐(Yan Palach)가
분신 자살하고 이어서 또 한명의 청년이 분신했다. 동상 앞에는 당시에 분신한 두 청년의 사진과 그들을 기념하
기 위해 심은 나무가 사진에 보인다. 이곳 광장에서는 각종 집회와 콘서트 등이 열린다고 한다.
바츨라프 동상 남쪽으로는 750미터 정도의 길게 이어진 대로가 쫙 펼쳐져 있다. 대로 양옆으로는 각종 상점과 레
스토랑 등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 항상 많은 인파가 모이는 그네들의 명동거리인 셈이다.
대로변 끝에서 우측으로 뻗은 또 하나의 번화가. 이른 아침인데도 인파가 붐비고 있다.
신시가지 관광을 끝내고 프라하에서의 마지막 일정을 마감해야 한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카운터에 맡겨놓은 짐을
찾아 10여분 걸어나오니 바로 지하철 역이다. 남의 나라에 왔으니 이곳의 지하철도 시승해봐야 한다. 일단 노선을
확인하고 지하로 내려갔으나 우리가 탈 노선이 아니었다.
프라하에는 지하철이 별로 발달하지 못했고 2개노선이 건설되어 있다. 다시 5분쯤 걸으니 공항방향 노선이 있다.
오후 시간인데도 매우 한가한 편. 에스컬레이터는 길이가 우리네 지하철 내의 것보다 두 배 정도는 되어 보인다.
지하철 승강장 역시 오다가다 한 두 명의 승객만이 눈에 띄었다. 지하철 티켓은 우리와 달리 일단 개찰구에 넣으면
날짜와 시간이 찍히고 다시 나온다. 입구에 검표원은 없지만 그렇다고 무임승차했다가 재수없이 지하철 내에서
검표원에게 불시 검표중 적발되면 과태료가 장난이 아니란다.
작지만 아담한 프라하 공항에 도착. 이태리 공항들과는 달리 비교적 깔끔한 편이다. 첫째 공항 이용객이 바글거리
지 않아 좋다.
우리가 타고 갈 소형 비행기. 대형 여객기만 타다가 저 비행기 모습을 보니 웬지 불안하지만, 사고율은 오히려
낮은 편이란다. 영국계 저가항공사로 유명한 이지젯이다. 정원이 약 270명 정도라나.
드디어 영국을 향해 출발이다. 런던에서의 여행길은 고생길이 되려나, 아니면 더욱 멋진 추억을
담아가지고 내 집으로 돌아갈 수 있으려나....
첫댓글 미녀 딸과 즐거운 여행이 아주 아름답습니다. 구경 한 번 자아아알 했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