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댕! 관리사무소에서 주민여러분께 안내말씀 드리겠습니다. 2015년 4월11일 토요일과 4월12일 일요일 이틀 동안 오전 10시부터 '황구지천' 및 산업1단지 일원에서, 권선구 주최 제2회 황구지천 생태환경축제가 열린다고 합니다. 각종 무대공연과 어린이들을 위한 체험학습을 비롯하여 먹을거리, 농산물 직거래장터 등을 운영한다고 하니 주민 여러분의 많은 참석을 바랍니다."
하루 전부터 우리 아파트에서는 방송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개막식이 저녁 7시라고 하지 않았는가. 저녁식사를 일찍 마치고 시골에서 가설극장이 들어오는 날을 떠올리며 설렌 마음으로 찾아 가니 장터는 무르익고 있었다. 낮에는 어린이 글짓기와 그림그리기 대회, 각종 체험 행사뿐만 아니라 성인들을 위한 난타, 오케스트라 연주, 시립합창단의 합창과 무용 등 많은 공연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황구지천' 생태환경축제 다녀왔어요_1
아직 문을 닫지 않은 체험학습 부스로는 한지공예를 비롯하여 몇 군데가 있었다. 그중 구운동에서 마련한 연필인물화의 부스가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몇 명의 가족이 방금 그린 그림을 들고 나간 뒤 손님이 없는 것을 보고 "장사는 잘 되십니까?"하고 웃으며 물어보았다. 그 직원 역시 넌지시 미소로 답하며 모두 열다섯 명의 손님을 그렸다고 했다. 화가님 세 분이 그렸다고 하여 장사를 잘 한 것인지는 알 수가 없었다.
더없이 화창한 날씨 속에 토요일이 되어 오전부터 나온 것으로 보이는 야외 텐트 가족들도 보였다. 공원무대 주변의 먹을거리장터에는 잔치국수를 비롯한 떡볶이와 어묵 등이 인기 메뉴였다. 판매이익금은 불우이웃을 돕는데 쓰인다고 했다. 친구와 가족, 직장동료로 보이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아 잔치를 하고 있는 모습도 보기 좋은 즐거운 장면들이었다. 어느 행사를 막론하고 '금강산도식후경'이라는 말처럼 먹는 잔치 보다 더 큰 잔치가 어디 있으랴 싶었다.
'황구지천' 생태환경축제 다녀왔어요_2
그것도 밖에 나와 여럿이 어울려 먹는 맛은 더 맛있기 마련이다. 산업단지 근처이다 보니 퇴근하여 나온 동료들과 함께 얼마나 분위기 좋은가. 빈속을 채우며 정담을 나누는 것만으로 오늘행사에 부응하는 축제가 될 것 같아보였다. 황구지천 생태환경축제는 생긴지 1년, 지난해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 행사이다 보니 조금은 생소 하게도 느껴진다.
그러나 '오목천교'다리를 시작으로 하여 하류 쪽으로 3,9km의 거리, 양쪽 제방에 핀 벚꽃들로 구름 터널을 이룬다고 하면 어찌 축제를 벌일 일이 아닌가. 그러니 이곳 황구지천생태환경축제는 쉽게 말해서 벚꽃축제일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아름다운 꽃을 피워낸 자연환경에 감사하고, 특히 이곳 구민들의 긍지인 황구지천을 오염에 들지 않게 가꾸고 사랑하며, 우리 손으로 빛내는데 축제의 목적이 있지 않을까싶었다.
'황구지천' 생태환경축제 다녀왔어요_3
또 황구지천의 벚꽃축제는 35만 권선구민의 자랑일 것이다. 화합과 소통을 위한 한마당이 될 것이 분명해보였다. 이런 자리에 수원시 부시장님과 권선구청장님을 비롯하여 시의원님들과 구의원님들, 국회의원님도 빠질 수 없는 자리였다. 그렇게 저녁 7시부터 개막식이 열리고, 이 자리에서 인사말을 통해 모두는 하나 같이 입을 모아 말했다. 우리 권선구민의 생활환경 척도이고 자랑인 이곳 황구지천을 살려나가자고, 또 벚꽃축제를 통해 오늘처럼 우리 구민들이 모두 하나가 되어 화합하며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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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회의식 행사를 마친 뒤 곧 이어진 무대는 이 지역 출신 가수 '유승혁'씨의 노래가 시작된다. 그렇게 헤바그룹의 밸리댄스 등으로 이어지고, 저녁 아홉시 무렵이 되어 끝났다. '오목천공원'은 수원 산업1단지 앞에 있다. 행사는 사실상의 황구지천 벚꽃축제인 만큼 공원 내에 벚꽃을 볼 수 없다는 것이 조금은 아쉽기도 했다.
벚꽃은 낮보다 밤에 보는 것이 끌어안고 싶도록 더 아름다워 보인다. 불빛에 비친 벚꽃의 황홀한 모습을 축제 마당에서도 가까이서 함께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았으랴 싶었다. 밤의 벚꽃아래 그 향기를 맡아가며 행사에 대한 의미를 새긴다면 금상첨화, 제격일 것 같은 자리였다. 해를 거듭할수록 명성도 쌓아가며 그만큼 황구지천의 생태환경도 성숙되기를 바랐다. 강태공들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앉아 세월을 낚는 황구지천의 옛 모습을 상상해보니, 내심 자긍심도 한껏 전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