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대위법
2개 이상의 독립적인 선율을 동시에 결합시키는 작곡상의 기법으로 “대위법”이라는 말은 “한 점과 다른 한 점(point counter point)”에서 생긴 것이며, 여기서 “점”은 “선율”을 가리킨다. 따라서 선율 대 선율의 관계가 바로 대위법이다.
2개 이상의 선율선이 동시에 나타나는 음악에서는 이 조직을 두 가지 관점에서 관찰할 수 있다. 그것을 종적 수직적으로 볼 때에는 각 순간마다 몇 개의 음이 결합해서 화음을 낳고, 화음의 연속에 의하여 만들어지는 긴장과 이완의 음조직을 연구하는 것이 화성학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음의 흐름의 횡적 수평적인 서식을 다루는 것이 대위법이다. 그러므로 푸가같은 악곡의 기반이 된다.
대위법의 학습은 하나의 선율(주제)을 주고 거기에 새로운 다른 선율을 부가시키는 것을 배우는 과정이다. 이 때 처음에 주어진 선율을 정선율이라 하며, 대부분의 경우 전음표로 되어있다. 여기에 부가되는 선율을 대위선율 또는 대선율이라고 하며 2분음표, 4분음표 등으로 된다.
정선율에 맞서는 대선율이 1성일 때는 2성 대위법, 2성일 때는 3성 대위법 하는 식으로 8성 대위법까지 있다. 2개 이상의 선율선을 내포하는 음은 필연적으로 화성적 요소와 대위법적 요소를 함께 가지고 있다.
또 대위법의 기법은 모방이라는 특수한 수법의 바탕이 된다. 모방은 여러 가지 형태로 행하여지지만 한 선율에 맞춰 그것을 뒤쫓으면서 여러 가지로 모방하는 것은 음악의 본질적인 어떤 면과 합치되는 표현 수단이다.
캐논(Cannon)이라 불리는 기법은 이와 같은 모방의 가장 엄격한 모범이며, 2부에서 8부까지 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파헬벨의 카논은 제 1 바이올린의 정선율을 제 2, 제 3 바이올린이 모방을 하면서 계속 이어져가는 곡이다.
6. 푸가
푸가는 한 주제(때로는 2개 내지 3개의 주제, 그 경우에는 2중 푸가 또는 3중 푸가라고 한다)가 각 성부 혹은 각 악기에 정기적이고 규칙적인 모방 반복을 하면서 특정한 조적법칙(調的法則)을 지켜가는 악곡이다.
성악 합창곡이든 관현악이든 아니면 성악과 기악을 합친 악곡이든 간에 모두 통용되며, 모든 대위법적 기법을 가지고 전개되는데, 조적으로는 한 조를 기반으로 하고 그 근친조(近親調)가 그 원조(原調)를 수식하면서 커다란 조적 종지형(終止形)을 형성한다.
푸가는 여러 변천을 거쳐 17세기에 이르러 정비되었는데, 특히 바하와 헨델에 의해 크게 꽃 피웠다. 특히 바하의 이름은 불멸이다. 그는 수많은 푸가를 남겼는데, 그 중 “푸가의 기법”에서는 푸가적인 기법이 이룰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추구했다.
베토벤, 멘델스존, 브람스, 프랑크, 생상 등도 푸가의 발전에서 빠뜨릴 수 없는 이름들이다.
7. 지휘자와 지휘자의 유래
합창, 오페라, 관현악 등을 연주함에 있어서 연주자나 가창자들에게 악곡의 속도, 박자, 강약, 표정 등에 관한 해석의 통일을 기하며, 또 자기의 표현 해석을 지시함으로 연주에 빛을 더하여 음악적으로 마무리하는 작업을 지휘라고 한다. 그리고 그 작업의 담당자를 지휘자, 그 작업에 필요한 방법적 체계를 지휘법이라고 부른다.
지휘자 그 자신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다(물론 성가대의 경우에는 지휘자가 적당히 원하는 소리를 직접 내줄 수 있으면 좋다). 말하자면 상대에게 소리를 내게 하는 연주자이며, 다루는 악기는 "살아있는 연주자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지휘의 역사는 길지만 전문적인 지휘자가 등장하게 된 것은 19세기 들어서 관현악법이 발달하고 악보가 복잡해지면서부터이다.
라이햐르트(J. F. Reichardt : 1752-1814)는 지휘대에서 지휘한 최초의 인물이다. 베버는 1814년에 지휘봉으로써 프라하에서 지휘했고, 멘델스존은 1835년부터 라이프찌히에서 게반트퓻스 관현악단을 지휘했다.
지휘가 근대적인 직업으로서 작곡가로부터 완전히 분리된 것은 한스 폰 뵐로(Hans von Bulow : 1893-1957)부터이다. 그의 지휘는 템포루바토(tempo rubato)가 상당히 많았지만, 그 때는 로맨티시즘 전성기여서 청중들은 열광적으로 받아들였다.
이에 반해 20세기의 위대한 지휘자 토스카니니(A. Toscanini; 1867-1957)는 악보에 충실했고, 연주에 있어서의 주관성, 자의성을 되도록 배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