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피부염, 악화 원인은 ‘이것’
아토피피부염, 악화 원인은 ‘이것’
황색포도상구균(황색포도알균) 모습. 사진제공=미국 CDC, Janice Haney Car
황색포도상구균(황색포도알균)이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피부에 구조적인 영향을 줘 정상적인 피부장벽의 기능을 떨어뜨리고, 증상을 악화시키는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안강모·김지현 성균관대 의대 소아청소년과(삼성서울병원) 교수와 도널드 륭·엘레나 골레바 내셔널 주이시 헬스(National Jewish Health) 교수 공동 연구팀이 황색포도알균이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작용기전을 규명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유럽 알레르기 임상면역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알레르기(Allergy)’ 최신호에 게재됐다.
아토피피부염은 오래 지속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대개 생후 2~3개월부터 나타나며, 심한 가려움증과 반복되는 피부염증이 발생하는 게 특징이다. 특히 아토피피부염 환자들은 외부 자극이나 병원균으로부터 우리 몸을 보호하고, 수분 손실을 방지하는 보호막의 기능을 하는 ‘피부장벽기능’에 이상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피부를 통한 알레르기 항원의 침투가 용이해지고, 세균과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해져 피부감염 빈도가 정상인에 비해 높다.
다양한 독소물질과 지질 단백질을 분비해 피부염증을 악화시키는 황색포도알균은 일반인의 피부에도 존재하지만 성인 아토피피부염 환자 피부의 90% 이상에서 발견되며, 급성 아토피피부염의 주된 원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연구로 황색포도알균이 감염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피부의 지질 조성을 직접 바꿈으로써 피부장벽기능을 더욱 약화시킨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된 것.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질환 부위 모습. 사진제공=미국 NIH
연구팀은 소아 아토피피부염 환자 24명과 정상인 소아 대조군 16명을 대상으로 의료용 테이프를 이용한 피부조직 수집(Skin Tape Stripping) 방법으로 피부 지질 조성상태를 분석하고, 황색포도알균 존재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황색포도알균이 검출된 아토피피부염 발생부분에서는 중증도가 심하고 경피수분손실이 높아서 피부는 더욱 건조해지고, 피부장벽기능이 약해졌다. 특히 피부장벽기능이 약해진 부분의 지질 조성을 분석한 결과, 피부장벽기능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긴사슬지방산의 비율이 작아지고, 상대적으로 피부장벽기능 유지에 불리한 짧은사슬지방산의 비율이 높아졌다.
원인규명을 위한 세포실험 결과, 연구팀은 일반적인 황색포도알균이 피부각질세포로부터 TNF-알파(TNF-α), 인터루킨-1베타(IL-1β)와 같은 염증유발물질인 사이토카인 생산을 유도해 긴사슬지방산 합성에 관여하는 특정 효소의 발현을 억제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이러한 경향은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황색포도알균에서 더 많이 발견됐다.
연구팀 관계자는 “황색포도알균이 이미 알려진 것처럼 피부 염증을 악화시켜서 피부장벽 약화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직접적으로도 피부장벽의 지질 조성 변화와 기능장애를 일으키고 있음을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토피피부염이 심할수록 황색포도알균의 군집이 더욱 많은 경향이 있어 항염증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며 “아토피피부염 환자의 치료에 피부위생관리, 미세먼지 같은 악화요인 관리에도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태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