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1. 재건감리교회 선언(再建監理敎會宣言)
(서울 궁정동교회 내 사택 1947년 7월 16일 입주)
나는 청진(淸津)으로 붙어 귀경(歸京)하니 때는 1947년 6월 16일이다. 모든 자매와 여러 교역(敎役)이 차져 와서 나를 위로하기보다 우리 교회형편을 말하고 음읍(飮泣)을 금치 못한다. 나는 웬 영문도 모르고 같이 눈물을 흘렸다.
그 이유는 우리 교회는 두 파로 갈러져 싸우는 중이라고 해방 전 부일(附日) 협력하던 자들이 한 파가 되고, 그 파를 배척(排斥)하던 자들이 한 파가 되어 호상대치(互相對峙)함이라 한다. 반역파(叛逆派)의 수령은 강태희(姜泰熙)이오, 이것을 반대하는 파의 수령은 변홍규(卞鴻圭)이다. 때에 변(卞)은 미국 예수교 연합회에 가고 없으며 강(姜)은 부일파(附日派)의 투표로 감독이 되였다.
나는 변홍규(卞鴻圭)파에 서서 일하던 전효배(田斅培), 이규갑(李圭甲) 두 목사를 보고 “이 문제를 왜 끄집어내어 이렇게 교회를 소란케 만드는가. 다시는 그런 숙청이니 배척이니 하는 문제를 말하지 말라.” 부탁하고 나는 경북지방(京北地方) 감리사(監理師) 방훈씨(方薰氏)를 보고 양파 합동문제를 역설하니 방(方)은 노하며 “그런 사갈(蛇蝎) 같은 무리는 교회에 나가도 좋다.”고 하야 다시 말을 더 할 수 없어 거절을 당하였다.
그 때는 마침 변(卞)이 미국으로 붙어 귀국한 때라. 나는 이른 아침에 변(卞)을 찾아 만나보고 합동문제를 제출하고 “아무 때던 우리가 청하거든 오라.”하니 변박사(卞博士)는 서슴지 않고 허락한다.
그리하여 이튿날 조조(早朝)에 나는 종교예배당(宗橋禮拜堂)에 가서 강(姜)을 예배당에서 만나 “변홍규(卞鴻圭)가 새로 미국으로부터 돌아왔으니 우리가 그를 청하야 그의 도미(渡美) 보고도 듣고 양파가 모여 합동기도하고 설왕설래 막힌 것을 다 잊어버리고 합동하자.” 권하니 의외로 강(姜)은 대노(大怒)하여 하는 말이 “늙은 것이 그런 쓸데없는 말을 하고 다니니 공연히 오해만 생(生)한다고 합동은 무슨 합동이냐.”고 고성 질책한다. 그러면 나는 다시 강(姜)과 교회 일에 대하야 말할 것이 없다 하고 돌아왔다.
두 파의 사이가 너무 멀어져서 합할 희망이 없다. 합동이라 하기 보다 지금은 감리교(監理敎)가 없어졌으니 불가불 다시 감리교를 건설하지 않으면 불가하다 생각하고 나의 뜻과 공명(共鳴)하는 유시국(劉時國), 이윤영(李允榮) 두 목사를 보고 감리교(監理敎) 재건(再建)을 설명하고 이윤영(李允榮)목사 주택에서 몇 동지가 모혀 기도하고 즉석에서 재건위원(再建委員) 십 여인을 선정하야 회의 조직을 위임하고 그 후에는 이규갑(李圭甲) 목사 주택에 모여 구체적으로 재건회(再建會) 조직성명서를 발포하니 때는 1947년 11월 17일이다.
회의 내용은 양파 누구든지 전에 하던 일을 회개하고 입회하면 모든 허물과 죄를 물문(勿問)에 부(付)하고 같이 악수하고 재건감리회(再建監理會)를 위하야 일하기로 정하고 회원을 모집하니 뜻밖에 동정자(同情者)가 많이 들어와 교역자도 파송되고, 교회도 오 십여 처이다. 그러나 강파(姜派)는 한 사람도 들어오지 않았다. 위원들이 다시 모여 의논하고 이렇게 다수가 모였으니 불가불 연회(年會)와 총회(總會)를 조직하여 가지고 감리교(監理敎)를 다시 운전(運轉)하자 의론하고 1948년 1월 22일로 24일까지 회를 열기로 각 교회에 통첩(通牒)을 발하였다.
<재건 감리교회 선언서 원본>
우리는 1939년 11월로 금일에 이르기까지에 변전무상(變轉無常)한 조선감리교회(朝鮮監理敎會)의 일절조직(組織)들을 비기독교적(非基督敎的) 불구적(不具的) 우상교적(偶像敎的) 사리사욕(私利私慾)의 아희(兒戱)에 불과(不過)한 것으로 주(主)님의 교회(交會)의 신성(神聖)을 모독(冒瀆)하고 감리교회(監理敎會)의 전통적(傳統的) 신앙의 정신(精神)을 말살(抹殺)하여 일제(日帝)의 황도화(皇道化)의 기관(機關)을 만들었고 해방 후(解放後) 역시 분파(分派)를 시사(是事)하여 편향적(偏向的) 불구(不具)의 현상(現狀)이 도저(到底)히 주(主)님의 교회(交會)를 수합(收合)할 수 없음으로 우리는 분연(奮然)히 일어나 좌기(左記) 주장(主張)을 가지고 기독교(基督敎) 조선감리교회(朝鮮監理敎會)를 재건(再建)하여 이의 역사적(歷史的) 전통(傳統)을 계속하여 주(主)님의 교회(敎會)의 천부(天賦)의 사명(使命)을 다하고자 자(玆)에 선언(宣言)하는 바이다.
주장(主張)
1. 우리는 그리스도를 중심한 조선감리교회(朝鮮監理敎會)의 역사적(歷史的) 신성(神聖)을 유지하고 요한웨슬레씨의 신앙정신(信仰精神)을 발휘(發揮)하여 세계감리교회(世界監理敎會) 급(及) 조선 재(在) 주선교사단(駐宣敎師團)과 협조(協調)하여 조선감리교회(朝鮮監理敎會)의 구령사업(救靈事業)에 매진(邁進)한다.
2. 우리는 조선감리교회(朝鮮監理敎會)의 신성(神聖)을 모독(冒瀆)하며 교회의 발전을 방해하는 것은 여하한 조직(組織)이나 개인(個人)을 물론(勿論)하고 차(此)를 부인(否認)하며 배격(排擊)한다.
3. 우리는 현 감리교회(監理敎會)의 기구(機構)의 불구적(不具的) 존재(存在)는 도저(到底)히 교회를 수합지도(收合指導)할 신용(信用)과 역량(力量)이 없음을 지적하고 이를 인정치 않는다.
4. 우리는 교묘(巧妙)한 이론(理論)이나 부자연(不自然)한 현실(現實)을 초월(超越)하여 주(主)님의 교회를 재건(再建)함으로 본지(本旨)에 찬동(贊同)하는 주(主)안에서 형제자매(兄弟姉妹)된 신우(信友) 동지(同志)들과 교역자(敎役者)들의 협동(協同)을 구(求)하며 환영하는 바이다.
西紀 1947年 11月 17日
基督敎朝鮮監理敎會再建委員長 李允榮
同 副委員長 金鎭浩
同 委員 一 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