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도 사마르칸트 시압강(검은 강, 고마운 강)을 따라 코나길이라는 동네에 가면 유네스코의 지원을 받으며 사마르칸트 전통종이를 만드는 공방과 장인이 있다.
당시 사마르칸드를 끼고 흐르는 씨압 강 유역에 300여소의 제지공장이 줄지어 자리하고 있어 질 좋은 ‘사마르칸드지’를 대량 생산했는데, 당시 주원료는 아마나 면화 나무였으며, 그런 전통은 1920년대까지 지속되어 왔다. 그러다가 현대적 제지술에 밀려 거의 멸적위기에 처한 것을 최근 다시 복원하고 있으며, 지금은 가끔 면화 나무를 쓰기도 하지만, 뽕나무를 주원료로 쓴다고 한다. 전통제지술의 복원에 대한 그의 자긍심이나 집념은 여간 굳어 보이지 않는다. 그러면서 전수생들을 데리고 전통종이의 제조과정을 다음과 같이 재현해 보여주었다.
마른 뽕나무 섬유를 나무를 태워 만든 잿물 속에 넣어 6~7시간 끓인 다음 나무판 위에 놓고 거볍게 두드려 섬유질이 풀어지게 하고는 물로 깨끗이 씻는다. 씻어낸 섬유를 채에 걸러서 물기를 뺀 다음 널어서 구덕구덕 말린다. 그리고 나서 로울러나 두 널판자 속에 끼워 압축해 물기를 말끔히 빼낸 다음 나무판 위에 널어 말리면 애벌 종이가 된다. 그런 다음 조개 껍데기로 문지르면 반들반들해지고 윤이 나며, 암염 가루를 약간 뿌리면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릴 때 앞뒤가 비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흰 종이는 눈을 자극하기 때문에 요즘은 주로 황지를 제조하는데, 그 목적은 판매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고서 복원이나 전승에 있으며, 전통 그림을 그리는 데도 쓰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