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을 돌며 인사를 드리고 여러 분들을 뵙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짧은 만남들이 이어졌지만, 하루를 돌아보니 얼굴과 말, 손길 하나하나가 또렷하게 남아
마음에 오래 머무는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이곳에서의 생활이 조금씩 시작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안영숙 할머님께서 귤과 사과를 챙겨 주시며 따뜻하게 맞아 주셨습니다.
하나라도 더 챙겨 주시려는 모습에 마음이 먼저 움직였고,
격려의 말씀과 함께 건네주신 포옹은
처음 온 이를 맞이하는 인사라기보다
이미 알고 지내던 사람을 대하듯 자연스러웠습니다.
그 순간, 이 마을에 ‘들어왔다’기보다
주민으로 함께 살아가게 되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경로당에서는 피내골 어른들 여덟 분을 뵈었습니다.
커피와 물을 나누며 새로 지은 목욕탕 이야기와
어르신 무료버스 교통카드에 대한 말씀을 들었습니다.
정책이나 제도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체감하는 변화들을 직접 들을 수 있어 의미가 있었습니다.
어른들 말씀 속에서 철암의 일상이 자연스럽게 그려졌고,
그 자리에 함께 앉아 있다는 사실이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작년에 만두소를 만들어 주셨던 최춘자 어른께서는
몸이 편치 않으셔서 올해는 함께하시기 어렵다고 하셨지만,
“말로는 가르쳐 줄 수 있다”는 말씀으로 마음을 보태 주셨습니다.
몸이 불편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도움의 자리를 열어 두시는 모습에서
관계는 몸보다 마음으로 이어진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한마디가 오래 마음에 남았습니다.
김재극 어른께서는 광활 15기부터 이어 온 시간과 추억을 들려주시며
털신과 가방을 선물로 건네주셨습니다.
오랜 시간 이곳을 지켜 오신 분의 이야기에는
조언이라기보다 삶의 결이 담겨 있었고,
철암에서 어떻게 머물고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하나의 방향처럼 느껴졌습니다.
선물보다도 그 이야기가 더 크게 마음에 남았습니다.
전영자 어머님께서 정성껏 챙겨 주신 반찬에
그동안 감사한 마음을 품고 있었는데,
이날 직접 뵙고 인사를 드릴 수 있어 더욱 반가웠습니다.
말을 많이 나누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이 전해지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장미열쇠 미영·태영이네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도 만나 뵈었습니다.
미영이가 저희 어머니와 할머니께 쓴 편지 이야기를 나누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어제는 미영이를 통해 잠시 인사만 드려 아쉬움이 남았는데,
오늘 이렇게 얼굴을 마주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마음이 한결 놓였습니다.
아이를 매개로 이어지는 관계의 따뜻함을 느꼈습니다.
부임수퍼 어머님께서는 비타음료를 챙겨 주셨고,
홍명계 할머님께서는 갓 삶은 밤을 한 줌씩 손에 쥐여 주셨습니다.
딸처럼 말을 건네시며
“다음에 또 보자”라고 하신 그 말이
단순한 인사 이상으로 마음에 남았습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이 마을이 품고 있는 온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철암동행정복지센터에서는
우종숙 동장님, 안일환 사무장님, 복지팀장님을 뵙고
연말 인사와 함께 선물도 전해받았습니다.
형식적인 방문이 아니라
마을을 향한 관심과 응원이 담긴 자리라는 느낌이 들어
마음이 든든해졌습니다.
하루 동안 많은 분들을 뵙고
많은 마음을 건네받았습니다.
이 하루의 기억들이
앞으로 철암에서의 시간을 지탱해 주는
조용하지만 단단한 힘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을 인사2] 철암에서 맞은 새해 첫인사
첫댓글 인사로 시작하니 기쁩니다. 은서의 인사하는 자세, 어르신 말씀에 귀 기울여 경청하려는 자세 덕분에 이웃들께서도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 하신 것 같습니다. 앞으로 철암에서 있을 일들이 기대됩니다. 응원합니다, 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