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강/ 조규남
전시장에 오랑우탄과 나란히 피그미족이 전시되었다
뉴욕 브롱크스 동물원에서도 벵가를 원숭이 우리에
가둬 구경거리가 되게 하였다
숲을 지붕 삼아 흐르는 콩고강이 운다
침략자들의 총구가 금맥을 조준하고 있어
거슬러오를 수 없는 강물 몸을 뒤척이며 흐느낀다
피그미족은 강에서 떨어져 나온 지느러미
작살로 강을 번쩍 찍어 올리고 싶어도
키가 작아 강에 닿지 못한다
겁에 질려 경련을 일으키는 시조새 고주파에
대서양이 새파랗게 질리고
인도양 목이 메게 울고
태평양 연안 참았던 서러움 뜨겁게 토해내도
떨어져나간 지느러미 찾지 못해
소금기를 받아들일 수도
하늘을 바라볼 수도 없는 콩고강
끓어오르는 울화 어쩌지 못해
숲의 등고선 붙잡고 불뚝거린다
철조망에 갇힌 어미 보노보가
새끼를 껴안은 화면 속 숲이 덮여
4700킬로미터 콩고강이 내 속으로 흘러든다
침략자의 피도 오랑우탄의 피도
피그미족의 피도 붉다고 노을빛으로 물든다
태초에 뒤집힌 탁한 물살 그대로
어디서나 품을 넓혀 숲을 거느린다
카페 게시글
조규남 시인 방
콩고강
정경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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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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