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부지방회 목회자 신학토론회를 마치고…
2024년 7월 23일 화요일 오후 2시, 옥수교회에서 서울중부지방회 목회자 신학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의 주제는 ‘종말론과 그리스도의 천년통치’였다. 이 토론회는 우리 지방회 목회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졌으며, 다음과 같이 세 사람이 발제를 했다:
발제 1: 세대주의가 한국 교회에 끼친 영향
- 박래광 목사(순복음경동교회)
발제 2: 평신도 성경공부를 위한 종말론
- 박상혁 목사(사랑과평안의교회)
발제 3: 하나님의 성회 종말론 형성 과정
- 김성도 목사(순복음신학교 교수)
박래광 목사는 발제에서 세대주의가 발흥하던 시대적 배경을 소개했다. 세번째 밀레니엄을 바라보면서 그리스도의 재림에 대한 기대가 커졌고 그 과정에서 성경의 예언을 문자적으로 이해하여 특정한 사건과 연결하여 해석하는 사람들이 일어났다. 그때 일어난 것이 다비의 세대주의적 성경해석방법이다. 이들 무리에 속한 할 린지는 바벨론을 유럽연합으로 이해하고 그곳에서 적그리스도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조용기 목사도 재림의 시기와 관련하여 이와 유사한 주장을 해서 비판을 받았다.
세대주의가 시대적으로 독특한 상황 가운데서 일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결국 그들의 성경이해가 왜곡된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것은 이미 그릇된 것으로 판명되었다. 그러므로 세대주의적 신학이 가진 긍정적인 요인들에 대한 언급은 가치없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 정도의 신앙미덕은 세대주의와 상관없이 기독교 신앙 안에는 어느 때나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도리어 우리는 세대주의가 남긴 해악에 더 주목해야 한다. 그 해악은 성경을 문자적으로 이해하는 낮은 차원의 성경해석법이 그 첫째이며, 이스라엘과 교회의 연속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구약의 예언을 이스라엘에 국한하여 해석한 것이 그 두번째 과오이며, 가장 큰 과오는 재림에 대하여 시한부종말론이 일어나기 쉬운 분위기를 조장한다는 점이다.
우리 교단도 성경해석에 대하여 성숙하지 못한 시대에 일어났으므로 세대주의적 성경해석에 깊이 영향을 받았다. 조용기 목사의 종말론 강해는 그 대표적인 과오로 기록될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우리는 종말론에 대한 신학토론회를 열었다. 그리고 종말론에 대한 일반적인 이론과 천년왕국에 대한 주장들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종말신앙에 대하여 대략적으로 다루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질문을 하고 싶었다:
첫째, 기독교 신앙은 종말적이라고 한다. 초대교회부터 이미 종말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어느 질문자는 아예 인간의 타락 때부터 종말은 시작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성경이 예수님의 초림을 종말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그 의미는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만약 그때부터 지금까지 2천년동안 종말이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종말에 대한 성경의 정의를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내가 지난 2년 동안 여러 글을 썼다. (참고: 기독교의 종말신앙에 대한 반성 - 그 날, The Day)
둘째,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성경의 예언을 특정한 사건과 연결지어 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예를 들어, 1948년에 이스라엘이 독립을 얻은 일을 구약 예언의 성취로 볼 것인가가 그것이다. 아니면 구약의 예언은 유대인들의 천년왕국을 말하는 것인가? 그렇게 되면 세대주의적 천년설을 따르게 된다. 그것은 성경을 매우 편협한 문자주의에 입각하여 해석하는 잘못이다.
셋째, 성경의 예언을 해석하는 세대주의적 방법론이 잘못된 것이라면 우리는 계시록을 비롯한 성경의 예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그것은 판단불가인가 아니면 예수님의 비유들처럼 얼마든지 해석할 수 있고 그것의 객관성을 보장할 수 있는가? 나는 요한계시록을 비롯한 성경의 모든 예언들이 충분히 의미있는 본문으로 해석가능하며 그렇게 해야 한다고 확신한다. 이번 토론회에서 요한계시록의 해석과 관련하여 미래주의적 해석에 국한되지 말고 오늘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를 위한 묵시적 해석에 강조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김성도 목사가 발언을 했는데 그런 방식으로 요한계시록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넷째, 그리스도의 천년통치와 관련하여 요한계시록 20장을 상징으로 이해하면 무천년설을 지지하게 된다. 여기서 무천년설은 현천년설을 의미하며, 그리스도께서 십자가를 지심으로 통치자들과 권세들을 무력화하여 드러내어 구경거리로 삼으시고 십자가로 그들을 이기셨다는 골로새서 2장 15절을 그대로 믿는 것이다. 그런데 요한계시록 20장의 천년동안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면 전천년설이나 후천년설을 주장하게 된다. 이것은 개인의 선택으로 남겨둘 영역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내가 보기에는 성숙한 사람들은 상징에 대하여 좀 더 유연한 해석을 하는 것 아닐까 생각해 본다.
다섯째, 이미 1992년에 있었던 휴거소동과 같은 시한부종말론이 다시 일어나지 못하게 종말론을 바르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려면 세대주의적 성경해석을 배격해야 한다. 그것에 대하여 어정쩡한 태도를 취하게 되면 어느 때고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일어날 수 있다. 이미 신천지 집단과 같은 주장을 하는 이들이 있으며, 우리 교회 내부에서도 이미 세대주의적 신학에 바탕을 둔 역사이해가 상식처럼 되어 있는 현실도 문제다. 이런 상황이기에 목회자들이 종말론에 대하여 분명한 입장을 정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이번 토론회는 겨우 첫걸음마를 뗀 것이 아닌가 하고 나는 생각한다. 앞으로 좀더 본격적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
토론회 방식과 관련하여 참가하는 청중들의 신학적 이해도는 다양하므로 다음에는 패널들의 토론에 집중하는 것이 더 유익할 것이라는 생각을 해 본다. 청중은 패널들의 토론을 보면서 유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질문을 받을 때는 사회자가 종이로 받아서 거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다.
<끝>.
https://youtu.be/xzwp_97PhDk?feature=shared
제1발제: 세대주의가 한국교회에 끼친 영향
박래광 목사
https://youtu.be/u3iToPEGbD4?feature=shared
제2발제: 평신도 성경공부를 위한 종말론
박상혁 목사
https://youtu.be/HhAQtW7Ur_Y?feature=shared
제3발제: 하나님의 성회 신학의 형성 과정
김성도 목사
https://youtu.be/pgNIv_uT5Fo?feature=shared
질의와 응답 그리고 총평
https://youtu.be/Y1-ca9TjkI8?feature=shared